• Tidak ada hasil yang ditemukan

시장메카니즘의 도입

Ⅳ. 「7․1 경제관리개선조치」의 성과와 한계

한 가지 기준, 즉 쌀 가격을 기준으로 통일시켰다. 동시에 향후 상품의 수요와 공급이 변동하는데 따라 상품유통과 화폐유통을 원만히 보장하 기 위해상품가격을 고정시키지 않고 능동적으로 계속 조절하기로 하였 다. 이러한 사실을 통해 북한은 국정가격을 결정함에 있어 수요와 공급 의 원리가 작동하는 농민시장가격을 기준으로 삼았음을 알 수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북한은 생산물의 가격은 시장원리가 아닌 국가가 조정한다는 원칙을 포기하지 않았다. 국가가격제정국 관리의 발언에 따

르면 “앞으로 생산이 활성화되면 수요와 공급의 균형을 고려하여 가격

을 다시 제정할 수 있지만 공급자가 제 멋대로 할 수는 없다”고 하면서, 가격은 철저히 중앙과 지방 행정단위에서 조절토록 하는 체계가 세워져 있기 때문에 향후 시장의 원리가 그대로 가격에 반영되는 일은 없을 것 임을 밝히고 있다.28 따라서 국정가격의 결정에 있어서 비록 시장메카니 즘이 도입되었다 하더라도 북한이 계속 국가 가격결정원칙을 고수함으 로써 불완전한 형태로서 기능할 수밖에 없는 한계를 지니고 있다.

국가유통망인 국영상점을 통한 상품은 국정가격에 공급되지만 종합시 장의 상품은 시장가격에 거래된다. 종합시장에서 가격은 한편으로는 수 요와 공급에 의해 결정되지만 다른 한편으로는 당국이 가격에 대해 일 정한 상한선, 즉 한도가격을 설정하고 있다. 북한은 쌀, 기름 등 주요 지 표 상품의 한도가격을 설정하고 이들 상품의 수요와 공급에 따라 10일 에 한번씩 가격을 검토․조정하고 있다고 한다.29 그렇지만 한도가격이 설정된 품목은 평양 통일거리시장의 경우 19개에 불과하고,30 이들 품목 은 실제로 한도가격을 넘어 거래되는 현상이 발생하고 있다.

이와 같이 현실적으로 상품공급이 제약된 상황에서 한도가격이 지켜

28 조선신보 , 2002년 7월 26일.

29 조선신보 , 2003년 12월 22일.

30아사히신문에 따르면 통일거리시장에는 쌀 등 19개 품목에 한도가격이 설정 되어 있다. 연합통신 , 2004년 8월 31일.

지는 것은 어려운 일로서 평양을 방문한 외국인들은 통일거리시장에서 한도가격이 지켜지지 않고 있다고 증언하고 있다. 2004년 3월 이코노미 스트지의 기사는 통일거리시장에 고시된 쌀값의 한도가격은 240원이지 만 실제로 250원에 거래되고 있었다고 전한다.31 북한이 종합시장 내에 도매반을 운영하여 가격경쟁 체제를 도입한 것은 한도가격을 넘어서 거 래되는 현상을 막기 위해 행정적 통제보다는 경쟁에 의한 견제라는 주 장도 제기되고 있다.32 따라서 종합시장에서는 사실상 시장가격에 의해 상품이 거래되고 있다고 보면 틀림없다.

북한이 7․1조치에 따라 도입한 시장메카니즘은 국가 주도의 가격조 정과정을 거쳐야 한다는 점에서 제한적임은 분명하다. 그러나 가격결정 에 있어서 시장메카니즘의 작동과 국가의 통제 중 어디에 무게가 실리 고 있는지는 김용술 무역성 부상의 7․1조치에 대한 설명을 통해 어느 정도 윤곽을 잡을 수 있을 것이다. 그는 시장원리에 따라 독자적으로 결 정되는 기초가격에 대해 국가는 경제관리체계에서 이탈하지 않도록 조 정만 한다고 설명하면서 향후 가격의 변동폭은 5~10% 정도로 예견하 였다.33 이를 통해 가격결정에 있어서 시장메카니즘이 우선시되고 있다 고 해석해도 무방할 것이다.

북한이 쌀가격의 현실화와 관련하여 고려한 생산원가, 국제시장가격, 국내 수급상황의 세 가지 요소는 가격결정기구가 단순히 국가 가격제정

31 연합통신 , 2004년 6월 30일.

32 조선신보 , 2004년 9월 7일.

33일본 방문 중 김용술 북한 무역성 부상이 비공개 세미나(2002.9.2)에서 강연 한 내용의 원문은 다음과 같다. “이 기초가격이라는 것은 말 그대로 기초가격 으로서 국내 수요와 공급에 의하여 생산자와 구매자, 기업과 기업이 독자적 으로 가격을 설정하고 거래할 수 있다는 것입니다. 물론 그 쪽에 대해서는 국가의 정책의 경제관리체계로부터 이탈하지 않도록 국가가 조정하게 되어 있습니다. 아직 시작한지 두달 밖에 안되었기 때문에 확신적으로 말씀드릴 수는 없지만 제 감각으로는 5%, 10% 그 정도에서는 가격차가 나올 것으로 예상하고 있습니다.” KDI 북한경제리뷰 , 제4권 제10호 (2002.10), p. 46.

원칙에 따른다고 보기는 어렵다. 더구나 수요와 공급에 따라 결정되는 암시장의 쌀가격에 맞춰 국정가격을 현실화한 것이나 모든 가격을 제 가치대로 계산한다는 북한의 주장에 따른다면, 국가의 가격제정권한이 란 현실에 존재하는 시장가격을 국가의 조정과정을 통해 국정가격으로 추인하는 기능밖에 없는 명목적인 것일 가능성이 높다.34 결국 북한은 국가의 가격제정․통제 기능을 표명하고 있지만 이는 과도기적인 현상 일 뿐, 수요와 공급의 원칙에 기초한 가격기구의 도입을 암묵적으로 인 정하고 있는 것이다. 북한은 시장메카니즘의 도입을 통해 물량동학에서 가격동학에 기초한 자원배분체계로 경제체계를 변화시켜나가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