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북한의 경제발전 이론과 정책에는 확실히 일련의 변화가 발생하 여 종전의 수직적 경제관리이론 및 정책과 비교했을 때 이미 다른 점이 있다. 그러나 아직까지 심층적인 이론과 정책의 조정을 언급하기에는 아 직 이르다. 현재 북한이 보여주고 있는 경제노선의 변화는 일종의 ‘혁신’
이라고 할 수 있다. 그러나 사회주의 경제체제개혁론의 관점에서 보면 북한 경제정책의 변화는 여전히 초보적인 단계에 머물러 있다.
먼저, 북한이 비록 중앙 계획경제의 비중을 낮추어 지방 및 기업소에 일부 생산계획 방면의 자주권을 부여하여 기업이 생산한 상품을 직접 판매하는 비율을 높이고 기업소의 원자재 구입, 생산, 판매 가격 등에 대 한 결정권한을 확대했으며, 배급제를 축소하여 소비자가 자유롭게 구매 상품을 선택할 수 있는 기회를 조성한 것 등의 조치를 취했지만 이런 행 동들은 아직 시장 메커니즘이 축소된 계획경제의 기능을 대체한 것이라 고 말하기는 어렵다. 시장경제의 핵심적인 문제는 가격의 자유화로, 북 한은 아직 근본적인 가격 자유화 조치를 취하지 않았고 단지 지방 경제 부문과 기업소에 일부 상품의 가격 결정권을 준 것에 불과하며 북한의 가격체계는 여전히 상대가격구조의 조정과 경미하거나 유한한 탄력을 갖는 단계에 머물러 근본적으로 시장 메커니즘의 시기에 진입하지 못했 다. 그 외에도 북한의 물자공급 능력이 심각하게 부족한 상황 하에서 암 시장의 물가상승이 거센 것도 가격자유화의 어려움이 더욱 커지게 한다.
다음으로, 북한 경제변화의 내용면에서는 사회협력단체의 소유범위 및 개인의 부업경제범위가 일부 확대되었을 뿐이고 토지를 포함하는 생산재의 소유권 영역에서는 아직 큰 변화가 나타나지 않고 있다. 그 외에 독자 경영을 하는 외국기업은 아직 경제개발지구와 특구 이외의 지역에 설립될 수 없고 신의주 특별행정구, 개성공업지구, 금강산 관광 지구 등지에서만 독자경영을 할 수 있도록 허용하여 외자 유치에 한계
성이 크다.
그러나 북한의 경제 질서와 정책의 조정은 경제의 회복과 발전에 일 정부분의 긍정적 효과를 발휘하여 장기간 동안 견지해 온 중앙 집중적 계획경제체제의 비효율성을 완화하여 지방 경제부문의 자율성을 제고하 고 대외 경제관계를 개척했으며 농업 생산재의 공급을 확대했다. 특히
2002년 7월에 임금, 소비재 및 생산재 가격의 가격조정과 상대가격구조
를 조정하고 일부 상품가격의 자유화 권한을 확대하여 정규 분배체제로 부터 암시장으로 유입되는 물자의 규모를 억제하여 정규 경제부문의 발 전에 새로운 활력을 불어넣었다. 한편 지방기업이 중앙의 비준을 거쳐 일부 상품에 대해 가격자유화를 실시하는 것은 이미 기업이 생산효율을 제고하는 동력이 되었다.
그 외에도 북한 원화의 평가절하는 외환과 물자가 암시장으로 유입되 는 것을 감소시켰고 경제부문의 대외수출을 촉진하였으며 외자도입 및 국내가격과 국제가격 간의 유기적 연계의 강화 등에 유리하다.
향후 북한의 경제정책변화에 대한 평가와 예측, 즉 조정의 범위․속 도 및 성격 등의 문제는 다음과 같은 지표의 변화로 측정할 수 있다.
첫째, 계획경제의 축소정도. 그 중에는 국가계획을 대상으로 하는 물 자 품목의 많고 적음, 그리고 차지하는 비중이 얼마나 되는지, 생산단위 의 생산액 중 직접 판매액이 어느 정도의 비중을 차지하는지, 생산단위 가 구매생산판매 및 가격에 대해 어느 정도의 자주권을 갖는지, 소비자 의 상품구매 선택권의 변화, 즉 주민의 월 소득 중에서 자유구매의 지출 정도, 생산재와 소비재의 거래에서 비국영 상업망을 거쳐 거래되는 비 중, 국가 재정지출 중 인민경제 지출이 감소하는 정도, 국가재정에서 중 앙재정 비율의 감소추세 등을 포함한다.
둘째, 가격조정 정도. 가격조정의 폭과 자유화 정도, 즉 에너지 및 교 통운수가격의 상승폭과 빈도, 소비재 국정가격의 표준, 소비재가격의 자 유화 정도, 자유화 품목, 지역간 가격격차 및 계절별 상품가격 변화상황,
이중가격의 적용범위(적용 상품 종류), 국가가격과 자유가격의 차이, 생 산단위와 상업유통단위의 가격결정 권한 등.
셋째, 각종 소유제기업의 다양화 정도. 국내총생산(GDP)에서 국유기 업, 집체소유기업, 기타기업(외자기업․사영기업)이 각각 차지하는 비율, 집체소유기업, 외자기업, 사영기업의 수.
넷째, 대외무역 정책의 변화 정도. 생산단위가 대외무역에 대한 결정 권을 갖는지의 여부, 북한 원화와 외국 돈의 태환 조정상황, 수출가격의 결정방식(국내시장과 국제시장의 반영상황), 수출가격의 결정방식(생산 단위와 수출부문의 생산원가 및 환율에 대한 민감도), 외환 관리방식, 즉, 생산부문의 외환 사용권 유무 여부, 수출입 관세 책정 방식과 생산부 문의 반응, 경제의 대외 의존도 및 변화추세, 즉, 수출입액이 국내 총생 산에서 차지하는 비중.
다섯째, 외자유치 제도와 정책의 조정정도. 북한은 공급 능력을 제고 하고 해외시장을 확보하며 선진기술을 획득하기 위해 외자를 대량으로 유치할 것이다. 그러나 줄곧 외자도입에 영향을 미쳐 온 소프트 및 하드 웨어적 투자환경이 크게 개선될 수 있을지의 여부가 관건이다. 특히 경 제특구 당국의 특구 내 경제정책에 대한 결정권(법률제정권, 세율결정 권, 허가권 및 기타 경제정책, 그리고 상술한 권한과 중앙저부의 정책간 의 마찰정도)의 유무, 경제특구 이외 지역에서 외자기업의 100% 독자경 영 허용 여부, 새로 건립한 경제특구의 발전상황 등에 달려있다. 만약 상 술한 경제영역의 정책조정이 적정 수준에 도달하고 순조롭게 추진된다 면 북한은 진정한 경제 개혁개방 단계에 진입할 것이다. 이는 북한경제 의 신속한 회복과 발전에 유리할 뿐 아니라 동북아지역의 경제개발과 협력을 촉진하는데도 도움이 된다. 그러므로 향후 북한 경제정책의 조정 과 변화는 그 자신의 경제발전 문제일 뿐 아니라 이 지역의 경제개발과 협력의 과정에도 직․간접적인 영향을 미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