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 서방의 대러 및 대북 제재 우회
미국과 EU는 2014년 3월 이래 러시아의 크림 합병에 대한 경제제 재를 지속하고 있다. 특히 미국의 ‘제재를 통한 적성국 대항법(Coun- tering America’s Adversaries through Sanction Act)’은 러시 아‧북한‧이란에 대한 금융, 에너지 산업, 방위 산업 등에 대한 제재 내용을 확대하였다. 이 법은 2016년 대북 제재 및 정책 강화법에다 인권 조항을 추가하여 제재 내용을 강화하였다.86)
UN의 대북 제재도 금융 및 해운에 대해 지속적으로 강화되어 왔 다. 2017년 8월 2371호, 10월 2375호까지 9번의 UN 안보리 대북 제재가 있었다. 2395호는 2375호에 원유 금수 강화, 해상차단, 노 동자 귀국 등 제재를 강화하였다.87) 2016년 9월 한‧미‧일 정상회
86) (1) 자산 동결조치 대상자 추가 확대: 북한에 貴金属 공급자, 대북 로켓‧항공 연료 또는 제트 연료 판매‧양도자, 지정 북한 선박‧항공기에 연료 또는 보급품 공급자, 북한 정부 소유 또는 관리 선박에 보험서비스 제공자, 북한 금융기관 계좌 보유자 등 (2) 대통령의 제재지정 재량 확대에 의한 추가 제재 대상자: 북한에서 석탄‧철‧철광석
구입자, 북한에서 다량의 섬유제품 구입자, 대량의 원유‧액화석유‧석유제품 또는 천연가스 자원을 북한에 판매 또는 양도하는 자, 인권 조항에 따라 북한 노동자 제조물품의 미국 반입 금지, 그리고 이를 알면서 북한 노동자를 고용하는 자 등 87) (1) 북한 원유, 정제유 유입량 규제 : 원유 유입량 연간 400만 배럴(52만 5,000톤)로 현 수준 유지, 휘발유, 디젤유 등 정제유 도입은 50만 배럴(2375호는 200만 배 럴, -75%)로 제한 등 구체적으로 도입량을 설정(2371호 북한산 석탄 수입 금지)
담에서 트럼프 대통령은 북한과 거래하는 모든 국가‧기업‧개인도 제재하는 독자 제재안을 발표하였다.88) 한국도 독자적 대북 제재를 해 왔다. 천안함 사건으로 2010년 5‧24 조치89)를 하였고 박근혜 정부는 2016년 2회에 걸쳐 제재를 발표했으며90) 문재인 정부도 2 차례 걸쳐 독자 대북 제재안을 발표하였다.91)
미국의 대러 제재는 러시아의 방위산업과 에너지 산업에 대한 제 재여서 우리의 신북방정책과 직접 연관될 가능성은 적으나 미국의 대러 인식을 감안할 때 금융조달과정에서 연루될 가능성이 있다. 중 요한 점은 서방의 대러 제재를 한국의 대러 경제협력에 과도하게 민 감한 요인으로 받아들여서는 안 된다는 것이다. 산업별로 오히려 기
(2) 해상 차단 : 2375호의 ‘해상 선박 간 유류 및 석탄 환적 금지’에도 불구 공해상 유류 및 석탄 선박 간 환적 거래가 이루어지자 북한선박을 동의 없이 회원국들이 압류, 조사, 동결 등의 조치를 취할 수 있도록 강화, (3) 해외진출 북한 노동자 2년 내 귀국(2371호 해외 노동자 숫자 현 수준 동결, 2375호 기존 노동자 노동허 가증 갱신 불허)으로 제재.
88) - 북한과의 무역거래 관련 외국금융기관은 미국정부로부터 제재를 받으며, 해당금융 기관의 미국 내 대리계좌나 환 계좌 개설 및 유지 제한 또는 금융거래 차단.
- 북한의 항구 및 공항을 다녀온 선박과 항공기는 물론 북한 항구에 기항했던 배와 물건을 바꿔 실은 선박도 180일간 미국 입항 금지.
- 북한 소재 항구‧공항‧육상 통관소를 소유하거나 운영에 관련된 기관과 개인, 북한 과 중요한 상품‧서비스‧기술을 수출하거나 수입하는 기관과 개인, 북한의 건설, 에 너지‧어업‧IT‧의료‧광업‧섬유‧운송 산업 활동에 연루된 기관과 개인도 제재.
89) (1) 북한 선박의 남측 해역 운항 전면 불허 및 남북교역 중단 (2) 국민의 방북 불허 및 대북 신규투자 불허
(3) 대북 지원사업의 원칙적 보류(영유아등 취약계층 상대의 인도적 지원 제외) 등 남북교류를 전면 중단
* 개성공단과 금강신지구 방북 불허 제외.
90) 북한 기항 제3국 선박의 180일 이내 국내입항 금지 및 북한 단체 30개, 개인 40명에 대한 자산 동결과 여행 금지(이상 3월), 최룡해 등 북한 핵심인사 36명 제재대상으로 지정(12월).
91) (1) 트럼프 미 대통령 방한을 앞두고 북한의 대량살상무기개발자금 조달에 관여해 온 개인 18명을 독자제재 대상으로 추가 지정.
(2) 북한 화성-15형 발사(2017.12.11.)대응으로 ➀ 북한의 WMD 개발 자금 조달 또 는 제재대상 품목의 불법 거래 등에 관여한 북한 20개 단체, 개인 12명을 독자제 재 대상으로 추가하고 ➁ 한국 측과의 거래 금지 및 한국 내 모든 금융자산 동결.
회요인으로 작용할 가능성도 있으며 유라시아 전체의 입장에서 대 러 투자 협력 방안을 마련해 볼 수 있기 때문이다.
<표 Ⅴ-3> 미국의 대러 제재의 신북방정책 연관성 제재 적용 유형 신북방정책 연관 프로젝트
(사업분야) 비 고
제재 적용대상 아닌 경 우(제재 대상인 러시아 개인 및 단체와 직간접 으로 연계되지 않음)
관광‧문화, 보건‧의료, 농업 및 축 산업, 수산 가공단지 조성, 북극항 로 진출, 가스 구매 등
∙ 제재 대상과 연계, 연루될 경우 제재대상이 되므로 주의.
∙ 금융조달 관련 연계 가능성
직접 제재 적용대상이 될 가능성
철도, 가스, 전력망 연결 남‧북‧러 3각협력, 에너지 개발 참여 및 관련 기술 제공, 극동 특구 내 남‧북‧러 산업단지 조성 등
∙ 북한과 연계되면 대북 제재 조 치에도 저촉
제재 간접 연계 가능성 (직접 제재대상이 아니 나 금융조달, 제재 개 인 및 기업과의 연계, 거래 시 제재 대상이 될 가능성이 있음)
조선, 항만, 나호드카 비료공장 건 설, 극동 내 한국 산업단지 조성, 플랜트 사업 등
∙ 제재 리스트에 오르지 않았으나 판단 여부에 따라 제재 대상이 될 수도 있음에 유의
∙ 세컨더리 보이콧 적용하게 되면 제재 가능
∙ 대규모 플랜트 등은 금융조달과 관련해서 연루될 가능성이 있음 자료: 김정기, “신북방정책 추진의 정치적 법적 구조적 제약요인 검토,”미발간물(2018), p. 8.
한미동맹이라는 큰 틀 속에서 미러 관계와 한러 관계의 탈동조화 노력을 전개하고, 미러 관계가 악화된 상황 속에서도 원활한 신북방 정책 추진은 물론 러시아가 북핵 해결과 한반도 평화통일의 긍정적 후원 세력으로서의 역할을 수행하도록 전략적 협력 관계 구축이 꼭 필요하다.
러시아 극동 개발이 성공하기 위해서는 남‧북‧러 3각협력이 불 가피하며 남‧북‧러 3각협력이 북한에 대한 레버리지를 제공함으로 써 한반도 안정화에도 기여할 수 있다는 점을 감안하여 북핵 대화가
가시적 성과를 보이기 이전에 시작하기는 어렵더라도 비핵화 전이 라도 북핵 대화가 어느 정도 성과를 보이기 시작하면 능동적이고 적 극적으로 프로젝트 재개를 고려해 볼 필요가 있을 것이다.
시리아와 동부우크라이나 분쟁보다는 북한 문제에서 미러 간 화 해가 더 가능성이 있다는 점에서 러시아 극동에서의 한‧미‧러 협력 방안에 대해 미국을 적극적으로 설득해 볼 필요가 있다.
한양대 아태지역연구센터의 “대러 제재의 현황 및 대응방안에 관 한 연구”의 연구결과를 보면 서방국가들의 대러 제재에 따른 한국의 실질 GDP는 제재가 지속될 경우 제재의 반사효과로 인해 2022년까 지는 실질 GDP의 증가가 예상되지만, 이후 제재가 중간에 멈추는 경우에는 그러한 긍정적인 실질 GDP 증가폭이 감소한다.92)
서방의 대러 제재는 한국에게 기회 요인의 측면도 가짐을 주목해야 한다. 장기적으로 보면 자동차, 기계산업 등 한국의 주요 수출 산업 에서 생산 증가의 요인이 될 수 있다. 주요 경쟁국인 미국‧EU‧일본 이 제재에 지속적으로 참여하는 동안 러시아 시장에서의 경쟁력 제 고의 기회로 활용할 수 있을 것이다.
<표 Ⅴ-4> 대러 제재의 한국 산업별 영향: CGE분석
92) 한양대학교 산업협력단, “대러 제재의 현황 및 대응방안에 관한 연구,” 미발간물
산업 효과
기타 경공업
모든 시나리오에서 장기적으로도 한국의 기타 경공업 생산이 증가하는 것 으로 나타나고, 오히려 제재를 끝내는 경우에 한국의 기타 경공업 생산 자 체가 증가하는 것으로 나타남.
기타 중공업 단기 제재는 제재가 유지되는 것에 비해서 미세하나마 산업생산 증가효과 는 더 큰 것으로 나타남.
금속철강 단기 제재는 제재가 유지되는 것에 비해서 미세하나마 산업생산 증가효과 는 더 큰 것으로 나타남.
자료: 한양대학교 산업협력단, “대러 제재의 현황 및 대응방안에 관한 연구,” 미발간물(2017), pp. 50~55.
대러 제재 국면을 장기적인 대러시아 기반을 구축한다는 측면에 서 접근하여, 대중 및 유라시아 국가를 통한 우회무역 및 투자방안 을 모색해야 한다. 특히 현재 회복 중인 러시아 자동차 시장에서 구 매수요를 확보하기 위한 공격적 마케팅이 필요하며, 러시아 정부의 산업다각화 전략에 조응한 자동차 분야의 글로벌 가치사슬 설계가 필요할 것이다.
대러 경제제재로 에너지 안보에 대한 관심이 다시 부각되면서 주 요국들이 에너지 수급의 다각화와 에너지 인프라 확충에 노력을 기 울일 것인 바, 이로 인해 파생되는 사업 기회를 포착해야 한다.
LNG 수입이라는 소극적 자세에서 LNG 플랜트 건설과 가스 터빈, 냉동 시스템 등 건설 및 기술 분야에 적극적 협력을 모색할 필요가 있다. 또한 제재 대상이 아닌 전력 부문, 특히 동북아 슈퍼 그리드 사업의 적극적 추진 검토가 필요하다.
산업 효과
석유화학 여타 산업에 비해 미미한 편임.
자동차
초기에 부정적이었다가 추후에 증가하는 것으로 나타나지만, 제재가 지속 되는 경우보다는 제재가 없어지는 부분에서 더 큰 증가를 보임. 효과 상대 적으로 미미함.
기계
초기에 부정적이었다가 추후에 증가하는 것으로 나타나지만, 자동차와 비 슷하게 제재가 지속되는 경우보다는 제재가 없어지는 부분에서 더 큰 증가 를 보임.
금융‧보험서비스 제재 초기에는 증가하지만 제재가 지속되는 경우 오히려 감소함.
사적 서비스 제재 초기에는 증가하지만 제재가 지속되는 경우 오히려 감소함.