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라는 전략과제가 해결되어 한반도에 항구적 평화체제가 구축되어 야 한다는 점을 강조하고자 한다. 마지막 결론에서는 동북아 평화협 력 플랫폼 구축을 위한 주요 정책적 고려사항을 제시하고자 한다.
적 함의를 갖는 것이다. 사실, 동북아의 지리적 범주를 구획하는 것은 지리적 범주 자체가 권력체계의 산물이듯이 경계선과 중심이 모두 가변적인 것이다. 그렇기 때문에 지리적 개념에 따른 동북아 공간은 한반도‧중국‧일본‧러시아‧몽골이 해당되지만, 기능적‧역사적‧국 제정치적 범주에 따르면, 동북아는 미국을 포함하여 아시아‧태평양 지역으로의 확장성을 내포한다.
특히, 평화의 축으로서 동아시아가 아닌 동북아, ‘왜 동북아인 가?’라는 문제의식은 한국의 정치‧경제‧외교안보적 이해가 훨씬 더 크게 걸려있는 동북아에 대한 우리의 주도적 역할, 집중효과 그 리고 가능성이라는 ‘3가지 선택과 집중’이라는 전략적 판단이 작용 했다고 판단된다.35) 먼저, 우리의 주도적 역할에 대한 고려이다. 현 재 동아시아 차원에서는 우리가 적극적으로 제기하고 주도할 영역 이 너무 작고 실제로 한국의 역할이 상대적으로 제한적일 수 있다.
그러나 동북아 차원에서는 분단 극복을 위해 한국이 할 수 있는 역 할이 적지 않다. 더욱이 동아시아의 산적한 문제가 해결된다고 해서 한반도 문제가 자동적으로 풀리는 것이 아닌 반면, 동북아 문제가 해결될 때 한반도의 거의 모든 문제들이 해소될 가능성이 높다. 즉, 동북아 자체에 구심이 생기지 않으면 역내 평화의 구심 형성 또한 불가능하기 때문에 동북아에서 우리의 적극적이고 주도적인 역할이 필요한 것이다. 다음으로 집중 효과에 대한 고려이다. 동아시아로 범주를 넓힐 경우 한국의 노력에 비해 실제 나타나는 정책 효과는 크지 않기 때문에 전략적으로 한국이 정치‧경제‧외교안보적 이해 가 훨씬 더 크게 걸려있는 동북아에 먼저 집중할 필요가 있다. 마지 막으로 가능성에 대한 고려이다. 동북아 공동체 없는 동아시아 공동 체는 없다는 명제는 동북아에서 평화와 공존의 공동체 의식을 부분
35) 이수형, 동북아평화번영 구상: 이론체계‧비전과 목표‧추진전략, 미발간물, p. 3.
적으로나 전체적으로 형성하지 않고서는 동아시아 공동체 형성이 원천적으로 불가능함을 의미한다. 즉, 동북아 협력과 통합을 먼저 사고하지 않고서는 현실적으로 동아시아 협력과 통합은 난망하다.
따라서 동북아라는 내핵을 중심으로 지리적 범주를 동심원적으로 확대해 나가는 정책 추진이 필요한 것이고, 무엇보다도 동북아에 평 화의 플랫폼이 구축되어야만 동북아 플러스 책임공동체도 동심원적 확장을 기약할 수 있는 것이다.
이런 측면에서 평화의 축으로서 동북아 평화협력 플랫폼 구축은 동북아 플러스 책임공동체 형성의 가장 핵심적인 전략과제인 것이 다. 그렇다면 동북아 평화협력 플랫폼이란 무엇을 의미하는가? 일 반적으로 플랫폼 하면 떠오르는 것이 교통수단과 승객들이 만나는 승강장이다. 승객이 필요로 하는 교통수단을 탈 수 있는 유일한 곳 이기 때문이다. 승강장은 교통수단과 승객이 만날 수 있는 거점 역 할을 하며, 교통과 물류의 중심이 된다. 그리고 그 안에서 무수히 많은 가치 교환이 일어나고 거래가 발생한다. 이것이 바로 플랫폼이 다.36) 이러한 뜻을 가지는 플랫폼이란 용어는 정보통신기술의 발달 에 따라 기술 기반의 경영시스템을 구축하면서 매우 다양한 분야에 서 그리고 매우 다양한 의미로 사용된다. 이처럼 다양한 의미를 갖 는 플랫폼이란 용어를 외교안보 영역에 적용했을 경우, 플랫폼이란 의미를 가장 잘 반영하는 것이 바로 북대서양조약기구(NATO, 이하 나토)이다.
나토는 지난 냉전시대 소련의 군사적 위협을 봉쇄하기 위한 집단 방위의 동맹으로 탄생하였다. 그러나 냉전종식 이후 변화된 21세기 의 국제안보환경에서 나토는 전통적인 동맹의 성격이나 단순한 안 보제도 그 이상의 의미를 지닌다.37) 즉, 오늘날의 나토는 외교안보
36) 윤상진, 플랫폼이란 무엇인가? (서울: 한빛비즈, 2012), pp. 1~344.
영역에서 지역적, 국제적 평화협력을 구현할 수 있는 가장 대표적인 플랫폼인 것이다. 평화협력을 위한 외교안보 플랫폼으로서 나토가 갖는 몇 가지 특징이나 속성을 살펴보면 다음과 같다. 무엇보다도 먼저, 나토는 지역적, 국제적 정세 변화에 대한 논의의 장을 제공하 는 정치적‧외교적‧군사적 포럼 역할을 담당한다. 둘째, 나토는 정 세 변화에 적응하고 또한 유사시 대응할 수 있는 효율적 준비성을 갖추고 있다. 셋째, 정세 변화에 민감한 이해관계를 갖는 참여자들 을 하나로 연결시켜 주는 네트워크 효과를 보여주고 있다. 넷째, 지 역의 안정을 유지할 수 있는 강력한 토대를 제공해 줄 뿐만 아니라 회원국의 안보를 책임지는 핵심 동력으로 작동한다. 이러한 나토의 특징과 속성은 경제 및 정보통신 영역에서 나타나는 플랫폼의 역할 및 효과와 대동소이한 것이다.
이런 맥락에서 동북아에 평화와 안보, 안보와 평화의 선순환구조 를 형성하기 위한 동북아 평화협력 플랫폼의 개념 정의를 시도하면 다음과 같다. 동북아 평화협력 플랫폼이란 동북아 역내 국가들이 지 역적, 국제적 현안 문제들을 서로 협의, 조정할 수 있는 만남의 장이 자 서로의 이해관계를 수렴하여 책임감을 가지고 이를 일관되고 지 속적으로 실행해 나갈 수 있는 네트워크 유형의 제도적 형태라고 정 의할 수 있다. 제도주의 관점에서 보았을 때, 동북아 평화협력 플랫 폼이란 제도는 단순히 참여자의 숫자를 강조하는 명목적 다자주의 를 의미하는 것이 아니라, 실제적 다자주의를 강조하는 제도주의자 들38)처럼 하나의 조직 원리로서 일반화된 행위원칙에 바탕을 두고
37) 나토의 탄생 배경과 변화과정에 대해서는 다음을 참조. 이수형, 북대서양조약기구:
이론‧역사‧쟁점 (서울: 서강대학교출판부, 2012), pp. 1~495.
38) John Gerard Ruggie, “Multilateralism: The Anatomy of an Institution,” in Multilateralism Matters, ed. John Gerard Ruggie (New York: Columbia University Press, 1993), pp. 3~47.
셋 혹은 그 이상의 국가 간의 관계를 조정하는 제도적인 형태라는 것을 시사한다.39) 따라서 동북아 평화협력 플랫폼은 제도주의자들 이 강조하는 것처럼 하나의 조직 원리로서 평화와 안보에 대한 불가 분성, 일반화된 행위원칙 그리고 포괄적 호혜성이라는 3가지 속성 을 반드시 가져야 한다.
제도주의자의 논지에 따라 동북아 평화협력 플랫폼의 3가지 속성 의 의미를 제시하면 다음과 같다. 먼저, 불가분성이다. 이것은 행위 영역에 관련된 구성단위들의 집단성을 내포한다. 불가분성은 구성 단위들 내에서 그리고 이들 간에 일정 행위가 시작되었을 경우 그에 따른 비용과 혜택이 확산되는 지리적, 기능적 영역으로 간주할 수 있다.40) 가령, 집단안보 구상에서의 불가분성은 ‘국가라는 행위자 가 평화가 불가분의 것이라고 행동하는 것’이다. 이러한 불가분성은 상당히 다양한 형태를 취할 수 있으며 하나의 기술적인 조건이 아니 라 사회적 구성인 것이다.41) 일반화된 행위원칙은 특정 국가의 속 성에 관계없이 모든 구성원들에게 보편성을 강조하는 규범형태로 나타나는 것으로, 특정 구성원의 이해나 전략적 상황과는 무관하게 참여 국가들의 행동에 대해 적절한 행위를 명시할 수 있는 원칙이 다. 이는 기본적으로 일방주의나 사안에 따라 주기적으로 구축될 수 있는 쌍무주의 논리를 지양하면서 보편주의를 강조하는 것이다. 포 괄적 호혜성은 행위자들이 시간적, 공간적 그리고 쟁점 영역에 대해 어느 정도의 양보성을 견지하면서 그들의 기대가 계속적으로 지속 되고 각 당사국이 매번 똑같은 보상을 주장하지 않는 한, 장기적으
39) 이수형‧윤태영, “동북아 다자안보협력을 위한 한국의 외교전략,” p. 20.
40) James A. Caporaso, “International Relations Theory and Multilateralism: The Search for Foundations,” in Multilateralism Matters, ed. John Gerard Ruggie (New York: Columbia University Press, 1993), p. 54.
41) John Gerard Ruggie, “Multilateralism: The Anatomy of an Institution,” p. 11.
로 혜택을 얻는다는 규범이다. 이는 특정한 시점이나 쟁점보다는 다 양한 쟁점에 걸쳐서 장기적인 측면에서 행위자들이 혜택을 기대하는 공리주의 입장을 강조한다.42) 요컨대, 동북아 평화협력 플랫폼은 참여 국가들 간 평화는 모두를 위한 것이라는 인식적 공감대를 기반 으로 동북아 역내 평화협력을 위한 참여 국가들 간의 보편적 행동원 칙과 포괄적 호혜성에 대한 기대가 충족될 수 있는 그 무엇이다.
나. 추진배경
21세기에 들어와 동아시아 지역은 세계화와 정보화의 정치적, 경 제적 영향이 극적으로 투사되고 또한 교차되는 전략적 영역으로 그 어느 지역보다도 역동적인 경제성장을 보인다. 중국의 부상에 힘입 어 동아시아 지역은 세계경제의 3대 중심축의 하나를 구성하면서 세계경제의 견인차 역할을 담당하고 있다. 향후에도 세계화와 지식 정보화라는 세계사적 변화의 물결을 주도해 나갈 것으로 예상한다.
그럼에도 동아시아 지역에는 과거 지역평화와 협력질서를 위협했던 패권주의 잔재와 배타적 민족주의 성향이 강하게 작용한다. 특히, 동아시아의 핵심 지역인 동북아는 갈등 양상의 지정학적 요인이 협 력지향의 지경학적 요인의 확대, 심화를 저해하여 역내 질서의 유동 성과 불안정성을 증폭시킬 잠재성이 농후하다.
21세기 국제정치의 전략적 영역으로 등장한 동북아 지역은 패권 주의 잔재와 민족주의의 복합적 작용, 경제협력과 정치 갈등의 혼재 그리고 역사적 유산에 기인하는 다양한 지역적 제약요인으로 역내 국가들 간의 갈등을 조정하고 협력을 확대, 심화시킬 수 있는 제도 적 조정기제의 부재라는 구조적 특성을 갖는다. 이러한 동북아의 구
42) 이수형·윤태영, “동북아 다자안보협력을 위한 한국의 외교전략,” p. 2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