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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한발전모델에 관한 기존 연구는 주로 북한의 체제 전환과 개혁 개방을 전제로 한다.1) 사회주의 체제 전환(급진적 혹은 점진적) 및 개혁‧개방(중국식 혹은 베트남식) 사례에 초점을 맞추는 연구가 대 부분이지만, 최근 이마저도 감소하는 경향이 있다. 특히 이러한 관 점은 북한발전모델의 체제 전환 목표와 경로를 주로 북한의 시장화, 민영화, 자유화, 민주화 등으로 제시하고 있다. 그러한 북한발전모 델은 북한 현실을 볼 때 당장은 실현 가능성이 낮은 것이 사실이다.

즉, 대외적 요인(대북제재, 북미 관계 악화)과 대내적 요인(코로나 19(Corona Virus Disease 19: COVID-19) 상황과 자연재해에 따른 경제상황 악화)으로 당장 체제 전환과 개혁개방을 추진하기는 어려 운 것이다. 최근 북한은 시장화나 자유화가 아니라 오히려 국가통제 를 강조하고 있다.

북한 경제발전모델 연구에서 간과되었던 점은 바로 경제발전의 정치적 요인 혹은 정치적 변수이다. 북한의 시장화, 경제개혁, 경제

1) 신상진, 뺷중국의 개혁개방 현황과 전망: 북한의 중국식 개혁 개방 모델 수용 가능성 과 관련뺸 (서울: 통일연구원, 1992); 남궁영, 뺷북한의 경제특구 투자환경 연구: 중국‧베트 남과의 비교뺸(서울: 통일연구원, 1995); 오승렬, 뺷중국경제의 개혁개방과 경제구 조: 북한경제 변화에 대한 함의뺸(서울: 통일연구원, 2001); 김성철, 뺷국제금융기구와 사회주의 개혁개방: 중국베트남 경험이 북한에 주는 함의뺸 (서울: 통일연구원, 2001); 이교덕 외, 뺷북한체제의 분야별 실태평가와 변화전망: 중국의 초기개혁개방과 정과의 비교분석뺸(서울: 통일연구원, 2005); 김석진, 뺷중국베트남 개혁모델의 북한 적용 가능성 재검토뺸(서울: 산업연구원, 2008); 남궁영양일국, “중국베트남의 개 혁‧개방과 북한,” 뺷한국동북아논총뺸, 제76호 (2015), pp. 111~134; 박형중, “김정은 시대 북한 경제 변화에 대한 평가: 1980년대 후반 중국과의 비교,” (통일연구원 Online Series CO 15-09, 2015.4.29.), pp. 1~6, <https://www.kinu.or.kr/pyxis-api/1/

digital-files/fe7dbd4c-e9f6-4580-b6b5-392b96331f66> (검색일: 2021.9.15.);

양문수, “김정은 시대 북한의 경제개혁 조치: 중국과 비교의 관점,” 뺷아세아연구뺸, 제 59권 3호 (2016), pp. 111~134; 윤철기, “북한경제의 저발전 극복을 위한 대안적 체제 전환 모델의 모색: 아래로부터의 체제전환 모델 구상과 북한체제에 적용 가능성 및 성공조건,” 뺷통일문제연구뺸, 제30권 1호 (2018), pp. 215~261.

정책, 경제노선 관련 연구는 양적‧질적 성과가 있었다. 그러나 제도 주의적 비교정치경제의 관점에서 다양한 북한발전모델 논의에 접근 하거나 대안적 북한발전모델을 제시한 연구는 부족하다. 따라서 중 국, 중앙아시아, 동유럽 등 체제 전환국 사례분석을 통해 북한발전 에 주는 함의를 도출하는 종합적이고 체계적인 비교 연구는 현시점 에서도 매우 중요하다.2)

체제 전환 관점 외에 레짐(regimes)의 핵심 구성요소로 아시아 지 역의 발전모델을 제시한 연구도 있다.3) 레짐의 네 가지 핵심 구성요 소는 국가 제도, 사회경제적 요인, 외부 세력, 경제정책 패러다임이 다. 네 변수에 따라 발전모델(혹은 레짐 유형)을 크게 네 유형으로 분류할 수 있다. 첫째, 발전국가(developmental)와 재건된 발전국 가(reconstructed developmental)로 일본, 한국, 대만이 여기에 속 한다. 과거 발전국가 모델에서 국가 제도는 집권화, 업적주의, 유능 한 관료제를 특징으로 한다. 사회경제적으로는 통합성과 응집력이 높은 성장 지향적인 사회경제 연합으로 구성되어 있다. 외부 세력으 로는 미국의 적극적인 군사적, 경제적 지원을 포함하며, 경제정책은

2) 이에 대한 선행연구는 다음을 참고. 김병연, “사회주의 경제개혁과 체제 이행의 정치 적 조건: 구소련, 동유럽, 중국의 경험과 북한의 이행 가능성,” 뺷비교경제연구뺸, 제12 권 2호 (2005), pp. 215~251; 김병연, 뺷체제이행과 경제통합: 동유럽, 중국, 독일, 그리고 북한뺸(서울: 대한발전전략연구원, 2009); 김병연, “북한의 체제이행과 남북경 제통합통일 모형,” 뺷경제논집뺸, 제48권 1호 (2009), pp. 1~20; 김병연양문수, 뺷북 한경제에서의 시장과 정부뺸(서울: 서울대학교출판문화원, 2012); 양문수, 뺷북한경제 의 시장화: 양태성격‧메커니즘함의뺸(파주: 한울, 2010); 이석 편, 뺷남북한 경제통 합 연구: 북한경제의 개혁 및 이행 전략뺸(서울: 한국개발연구원, 2012); 정형곤 외, 뺷체제전환국의 경제성장 요인 분석: 북한 경제개혁에 대한 함의뺸(세종: 경제정책연구 원, 2014); 정형곤‧김병연이석, “북한의 시장화 현황과 경제체제의 변화 전망,”

(KIEP 정책연구 브리핑연구보고서 12-26, 2013.1.15.), p. 1~10, <https://www.

kiep.go.kr/gallery.es?mid=a10102010000&bid=0002&act=view&list_no=2524>

(검색일: 2021.10.5.).

3) 레짐의 핵심 구성요소와 유형 분류에 대한 설명은 다음을 참조. John T. Pempel, A Region of Regimes: Prosperity & Plunder in the Asia-Pacific (Ithaca: Cornell University Press, 2021), pp. 11~22.

‘내장된 중상주의(embedded mercantilism)’와 인적자본 훈련을 통 한 급속도의 기술개발을 특징으로 한다. 재건된 발전국가의 국가 제 도 중 정당정치는 분절되어 있고 관료제는 정당 목표에 귀속되어 있 다. 사회경제적인 연합은 파편화, 전 세계로 진출한 기업, 대외적으 로는 세계화에 대한 압력과 전 세계 시장 점유율의 하락 상황에 직면 해 있다. 마지막으로 경제정책과 관련해서는 중상주의가 도전받고 혁신은 방해를 받고 있다.

둘째, 모조 발전모델(Ersatz) 유형으로 말레이시아, 태국, 인도네 시아를 포함한다. 이 모델의 경우 국가 제도는 분절되어 있고 종족 과 파벌 정치, 저

숙련 관료제의 특성이 있다. 사회경제적 변수로는

분절된 사회경제 연합, 외부 세력은 투자 지원, 경제정책은 의존적 인 발전과 저숙련 인적자본과 중등 소득 함정(middle income trap) 을 특징으로 한다.

째, 약탈적인 발전모델(Rapacious)이다. 이는 마르코스 치하의

필리핀

, 북한, 미얀마를 포함한다. 국가 제도는 권력 집중과 정치적 으로 선출된 정치

엘리트, 저 숙련 관료제의 특성을 보인다. 사회경제

적 변수는 최소한으로 제한적인 상

호의존의 정부-기업 관계이다.

외부 세력은 레짐

별로 차

이가 있고, 경제정책은 약탈적이고 최소한 의 정책 도구를 사

용하며 저숙

련 인적자본이 특징이다.

째, 중국모델이다. 중국의 정치제도는 권력 집중도가 높고 능력 있는 정치인과 업적주의가 혼합되어 있다. 사회경제적 변수는 당- 국가의 통제하에 있고, 외부 세력은 성장과 무역에서 전 세계적 지 원을 받으며 FDI(Foreign Direct Investment, 외국인직접

투자)에

의존적이다. 경제정책은 선별적인 세계화와 급속도의 기술 발전과 정교하고 고

숙련인 인적자본을 특징으로 한다.

이러한 중국모델과 관련하여 중국과 베트남은 체제 전환기 구조

적 경기침체를 아직은 겪지 않았다. 기존 연구들은 그 이유를 경제 정책에서 찾았다. 예를 들어 급진적(big bang) 개혁 혹은 점진적 (gradualism) 개혁, 초기 조건의 차이, 경제적 부존자원 등에 해당 한다. 하지만 이러한 경제적 접근은 체제 전환국의 정치적 조건과 경로를 무시한다는 한계가 있다. 특히 공산당 붕괴와 같은 심각한 정치적 동요와 불안정은 경제침체를 초래하고 이후 몇 년 동안 제 도발전에 부정적인 영향을 미

쳤다. 성공적 개혁정책을 추진하는 데

가장 중요한 것은 반드시 특정 국가가 일관성 있는 정치 구조를

갖춰야

한다는 점이다.4)

따라서 북한발전모델은 발전의 주체인 북한의 정치적 현실과 수

가능성이 가장 중요한 조건이 되어야 한다. 북한발전모델 탐색을

해 타국 사례와 비교할 때도 그 기준은 북한과 같은 후발 국가의 저발전이 지속하는 요인과 저발전 상

태에서 탈

출할 수 있었던 대안 적인 발전경로를 제시하는 분석 틀이 되어야 한다.

본 연구에서 제시하는 국가-시장 공진이론은 북한의 장기적 저발 전의 원인을 찾을 근거를 제공할 수 있다는 점에서 의미가 있다. 반

시 핵 문제나 대북제재만이 저발전 원인이라고 볼 수는 없으며, 원인을 해명하지 못하면 핵 문제가 해결되고 대북제재가 해소되

라도 북한은 결국 저발전 상태를 벗어나지 못할 것이다. 북한 체제 와 제도에 대한 개

분석에 치중하기

보다는 일반

적인 이론 틀로 현 재 북한 상황을 관

찰하면, 저발전 원인에 대한 불확실성을 낮 춘 추 론

이 가능할 것이다.

구체적으로 국가-시장 공진이

론은 후

발국의 발전

단계를 시장형성

(market-building)단계와 시장

보존(market-preserving)단

계로 구

4) Andrew G. Walder, “China’s National Trajectory,” in Fateful Decisions: Choices that will Shape China’s Future, eds. Thomas Fingar and Jean C. Oi (Redwood City: Stanford University Press, 2020), p. 338.

분하고, 시장형성단계에서 필요한 정치-행정적 제도복합체와 시장

존단계에서 필요한 정치-행정적 제도복합체가 상이하다는 점에

안한 분석 틀이다. 후진국의 경제이륙 이전 시장형성단계에서는 선진국의 최적 제도와는 거

리가 먼

‘약한(weak)’ 제도복합체(비민주 적‧비법치적)가 다양한 형태의 ‘적응적 임기응변’을 통해 시장수요 를 창출하는 역할에 주목해

야 한다. 이 단계에서 후발국은 가용한

든 방법

을 통해

투자를 유치하도록 하는

‘벌집

전(beehive campaign)’을 시행할 필요가 있다. 이는 경제이륙을 위한 시장형성

계에서 선진국에서 관측되는 국가 관료제의 전문화, 사적 소유권 의 확립, 사법제도 도입 등 시장을 관리하는 공급 측면의 제도가 후 진국에 매우 불충분하다는 점에 착목하는 것이다.

따라서 본 연구는 발전모델이 북한의 민주화나 자유화, 시장화 등 급

격한 체제 전환을 유도하기 보다 북한의 국영 섹터와 국가통제 등

정치‧경제적 특성을 최대한 활용하면서 북한이 원하는 발전방식이 나 국가전

을 설계하도

록 유도하는 것을 지향한다. 즉 북한의 국가

-시장 공진체제 속에서 적정 수준의 거버넌스(행정

효율성 개선과

시장제도 확립 등)와 제도화를 통한 발전모델 구축 방안을 도출하는 것이다.

주변국

들과 국제기구와의 협

력 과정에서도 기존 워싱턴 컨센서

(Washington Consensus)‧베이징

컨센서 스(Beijing Consensus) 같

은 발전모델 대신 현 북한 체제에 최적화된 단계적인 개선 방향을 포함한 발전모델 프로그램을 적용하는 것이다. 따라서 이러한 발전 모델을 적

할 수 있는 새로운 북한개발 컨센서스는 북한의 발전 수 요 및 체제 특성과 개발 협력 사업을 연계하는 방식으로 발전모델을

계하는 것이다.5)

5) 북한의 체제 특성 및 수요와 국제 개발 협력을 연계한 연구는 다음을 참조하라. 박지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