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론적으로 미충족의료가 높을 것으로 예상되는 특성을 지닌 집단에 서의 미충족 경험률과 기존 문항의 연관성, 그리고 개발한 문항의 연관 성을 비교했다. 구체적으로는 미충족 여부를 예측 가능한 그룹으로 소득, 시간 자유도, 주관적 건강수준의 세 가지를 선정하였다. 예측그룹 1은 세 요소 중 어느 한 가지라도 낮은 쪽에 속하는 경우를 가정하였고, 예측그 룹 2는 두 가지씩 낮은 쪽에 속하는 경우를 가정하였다. 예측그룹 1에 비해 예측그룹 2에서 미충족 경험률이 더 높을 것이라는 가설 하에 각 문항과 연관성에 어떻게 차이가 나는지 살펴보았다.
제2절 연구 결과
있었는지를 먼저 물었다. 이 때 ‘증상이 경미하여 굳이 병의원을 방문하 지 않아도 괜찮을 것으로 판단한 경우’는 제외하도록 안내 문구를 삽입 했다. 이는 ‘증세가 경미해서’라는 기존 문항의 선택지가 충분히 해석되 거나 활용되지 못하고 버려지는 것을 보완하기 위한 방법이며, 한편으로 는 의료필요의 하한선을 제시하는 역할을 할 것으로 기대했다. 의료필요 의 상황은 기존의 급성, 만성, 응급, 예방 의료필요로 구분하지 않았다.
이는 전문가가 판단한 의료필요의 정의에 해당하며, 본 연구에서 확장한 의료필요의 정의를 적용하면 이용자의 관점에서 언제 의료를 필요로 하 는지를 반영해야 한다. 여기에는 생물학적 차원의 의료필요 외에도 정신 적이고 심리적으로 의료가 필요한 상황과 사회적으로 구성된 의료필요가 포함된다. ‘증상이 점점 심해져 참고 견디기가 힘들어져서’, ‘상태가 궁금 하거나 불안하여 상담이나 검사, 건강검진을 받아보고 싶었던 경우’ 나
‘특별한 증상이 없이 일상적인 건강검진’을 하는 것은 기존의 ‘급성질환’
이라는 기준이나 ‘예방적 진료’와 겹치기도 하지만 겹치지 않는 부분도 포함한다. 사람들이 이러한 상황에서 의료 필요를 느끼고 이용하고자 한 다는 것은 초점집단 논의로부터 드러난 것이다. 만일 의료필요가 없었다 면 미충족의료 역시 성립되지 않기 때문에 미충족의료 경험 문항은 의료 필요가 있다고 응답한 사람에 한하여 이루어지도록 설계했다. 의료필요 가 있었다고 응답한 사람에서 기존에 의료패널에 포함된 미충족의료 문 항을 먼저 묻고, 다음으로 본 연구에서 개발한 미충족의료 문항을 배치 했다. 같은 사람에게 두 종류의 문항을 함께 물음으로써 어떠한 차이를 보이는지 비교할 수 있다. 개발한 미충족의료 문항은 첫 번째는 의료 찾 기, 선택, 도달 단계, 두 번째는 의료 이용 중 단계, 세 번째는 의료이용 결과 단계로 크게 세 단계의 의료이용 단계를 나누었다. 각 단계에서 네 가지를 물었는데 우선 해당 단계에서 지난 1년 사이에 미충족(이용을 원 활하게 하지 못했거나 기대에 미치지 못해 불만족했던 경험)이 있었는지 를 확인하고 그 당시의 의료필요 상황이 무엇이었는지, 미충족 이유는 무엇이었는지를 물었다. 분석을 위해 의료필요 상황은 가장 최근의 일을, 미충족 이유는 가장 중요한 것을 하나씩만 답하도록 하였다. 미충족 경
험의 연속적 유형을 반영하기 위해 각 단계에서 대표적으로 발생 가능한 미충족 유형을 매치했다. 의료 찾기, 선택, 도달 단계에서는 이용 지연과 미이용을, 의료이용 중 단계에서는 과소이용과 이용 포기를, 의료이용 결 과 단계에서는 의료 재이용을 각각 배치하고 미충족 경험 중 다음과 같 은 경험이 얼마나 자주 있었는지를 물음으로써 경험의 정도를 파악하고 자 했다. 이렇게 미충족의료의 유형을 분류함으로써 기존의 지표에서 미 충족의료를 정의하는 ‘미치료’ 또는 ‘미이용’으로부터 이용과정에 발생 가 능한 다양한 미충족 경험을 측정할 수 있게 하였다. 각 의료이용 단계 별 미충족 이유의 선택지는 연구 1에서 파악된 경험을 개념화하여 구성 하였다. 의료 찾기, 선택, 도달 단계에서는 ① 전공과목에 결정의 어려움,
② 병의원 선택의 어려움, ③ 가용한 병의원의 부족, ④ 혼자 내원하기 어려움, ⑤ 병의원 운영 시간대에 맞추어 가기 어려움, ⑥ 의료비 걱정으 로 구분하였다. 기존 문항에서 정보가 부족해서라는 문항이 사실 여러 종류의 미충족으로 구분될 수 있고, 시간이 없어서라는 질문 역시 결국 은 가용한 의료기관과의 거리와 병의원 내원 가능한 시간 등이 복합적으 로 포함된 것이기 때문에 가능한 분리하였다. 기존 문항에서 의료를 이 용하지 못한 이유는 주로 개발한 문항에서 찾고 선택하는 단계와 맞물린 다. 단지 의료기관까지의 거리가 멀거나 정보가 부족한 것 외에도 ‘어느 곳을 선택하는 것이 좋을지 잘 몰라서’ 나 ‘근처에 갈 만한 병원이 없어 서’ 라는 선택지가 포함된 것은 면담에서 의료를 이용하는데 사람들이 느끼는 미충족에 의료인과 의료기관에 대한 신뢰 부족이 큰 부분을 차지 하는 것으로 나타났기 때문이다. 사람들은 단지 낮은 질이나 질의 불균 등함으로 인한 불안 외에도 나에게 사기를 치지 않고 수익을 앞세우지 않는 진정으로 나에게 좋은 방향으로 진료해줄 그야말로 ‘믿을 수 있는’
의사나 의료기관을 찾기를 가장 원하고 또 어려워했다. 의료이용 중과 결과 단계의 미충족 이유 부분은 기존에 아예 측정되지 않던 미충족 영 역이다. 의료이용 중 단계에서는 ① 의료진의 태도, ② 충분한 설명 부 족, ③ 시설이나 진료 환경의 문제, ④ 절차와 과정의 어려움, ⑤ 예상 이상의 의료비, ⑥ 대기시간 대비 짧은 진료시간 으로 구분했다. 의료비
의 경우 단지 의료를 이용하기 전에 고려하는 것만이 아니라 의료를 이 용하는 중에도 늘 고려하며 부담을 가지고 상황에 따라 의료를 중간에 포기하거나 적게 받게 만드는 요인이 되기도 하므로 다시 선택지에 포함 되었다. 의료이용 결과 단계에서의 이유는 ① 효과의 미흡함, ② 사후관 리 설명 부족, ③ 불안함과 궁금증 미해결, ④ 의료진으로 인한 불쾌함,
⑤ 과도한 상업성으로 구분했다. 의료진과의 접촉 중 불쾌한 경험이라는 이유는 의료이용 중 단계의 의료진 태도와 비슷하지만, 이용 중 느낀 것 과 결과적으로 그러한 태도가 존엄성을 훼손하였다면 별개의 이유가 될 수 있을 것이라 판단했다. 과도한 상업성 역시 단지 의료이용의 과정에 서 경험하는 것이기도 하지만 의료를 이용한 전반에서 받을 수 있는 인 상에 가까워 결과 부분의 이유로 포함하였다. 의료인과의 커뮤니케이션 은 진료와 검사과정 자체에 대한 것도 있지만 환자가 의뢰한 어떤 증상 이 앞으로 어떻게 될 것이고 어떻게 관리해야 하는지에 대한 것도 포함 이 된다. 이는 의료를 이용한 후 이용자가 어떤 행동을 취해야 하는지 알고 자신의 증상에 대해 예측할 수 있게 해준다는 점에서 결과 부분의 미충족 이유로 포함하였다.
다음으로 의료필요 충족을 위한 대응자원은 의료인 인맥, 의료이용에 대한 주 정보원, 미충족의료 발생시 대응할 수 있는 가능성으로 구분하 였다. 대응 가능성은 두 종류로, 하나는 미충족시 다시 이용하기를 원한 다면 이를 대체할 의료자원이 충분한지와, 불만과 개선요구를 하는 편인 지를 물었다. 이 부분부터는 처음에 의료필요가 없었다고 응답한 사람도 포함하여 조사하였다.
학력이나 직업, 소득과 같은 일반적인 사회경제적 특성에 대해서는 거 부감을 줄이기 위해 맨 마지막으로 배치하였다. 가구원의 수는 가구 유 형에 따라 의료이용의 패턴이 다를 수 있어 포함시켰으며, 시간 운용의 자유도는 맨 마지막 문항으로 포함시켰다. 거주지와 성별은 조사 당시 조사원이 체크하는 것으로 되어 있어 따로 문항으로 구성하지는 않았다.
영역(문항 수) 개념
주관적 건강과 의료 이용(10)
주관적 건강상태(5점 척도) 삶의 질 (EQ-5D)
건강보험 유형 민간의료보험 유무 의료이용 민감도 의료이용 개선정도 인식
(지난 1년 간) 미충족의료 경험 -표준형(18)
의료 필요 (2)
의료필요 경험 여부 의료필요 종류
기존문항-의료패널(2) 미충족의료 경험 유무
미충족의료 경험 이유
개발 문항 (14)
의료 찾기, 선택, 도달 미충족의료 경험 유무 당시 의료필요상황 의료이용 중
당시 미충족 이유
의료이용 결과 미충족으로 인한 결과 유형과 빈도 (지난 1년 간)
미충족의료 경험 –단축형(6)
의료선택, 추구, 도달 미충족의료 결과 유형에 따른 경험 유무 의료이용 중
당시 미충족의료 이유 의료이용 결과
의료필요 충족을 위 한 대응자원(4)
의료이용에 관한 소셜 네트워크 의료이용에 관한 정보원
미충족의료 대응 가능성 대체 의료자원의 충분함 불만 제기, 개선요구 경향
일반적 특성(8)
학력 경제활동
취업상태 직업유형 종사상 지위 월평균 가구소득
가구원 수
시간 운용의 자유도
표 16. 1차 미충족의료 측정도구의 문항 구조
2) 단축형 설문문항의 개발
의료필요 여부를 포함하면 표준형 문항으로 미충족의료 경험을 측정 하기 위해 16개의 문항이 필요하다. 단 두 문항으로 대리지표(proxy)의 역할을 할 수 있었다는 것은 기존 미충족의료 지표의 장점이다. 따라서 측정도구에서도 더 부담 없이 활용할 수 있도록 단축형을 함께 만들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