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〇 전

삼가 생각건대, 백성을 편안하게 해주기를 간절하게 염려하고, 나라를 풍족하게 하 려는 마음을 진실로 돈독하게 해야 하니, 천시를 따라 잃지 않음은 요(堯)임금의 평질 (平秩)의 정치160)를 본받음이요. 지리를 다하여 남김이 없음은 우(禹)임금의 구혁(溝洫) 의 제도161)를 본받은 것입니다. 들에 개간되지 않는 땅이 없다면 백성은 전답을 받은 집이 있을 것이니, 집에는 여덟 식구의 재물을 넉넉하게 하여 이미 곤궁하고 굶주리는 근심이 없고, 나라에는 9년의 비축을 쌓아 홍수와 가뭄의 재앙에 대비할 것입니다.

그러나 백성의 마음은 농사에 게을러 스스로 안일하여지고, 국가의 법은 마음을 격 려하고 뜻을 권면하게 되니, 한편으로는 좋아하는 사람이 있어 몸소 곡식의 중요함을 보고 농사에 힘쓰고, 다른 한편으로는 반드시 이보다 심한 사람이 있어 일을 다투어 하여 쟁기질을 깊이 하고 김매기를 쉽게 할 것이니, 오직 경작하고 수확하는 즐거움을 이롭게 할 것이니, 어찌 손과 발바닥에 굳은살이 생기는 수고로움을 마다하겠습니까?

‘수누화전법(水耨火田法)’162)으로 (봄 여름 가을) 삼시(三時)를 따르는 일163)을 당하 여 아버지는 묵정밭을 일구고, 아들은 파종하는 일로 마땅히 몸의 부지런함을 다하여 야 합니다. 이미 봄에 농사짓는 공(功)으로 마침내 가을에 추수하는 희망을 보니, 봄에 심지 않으면 가을에 거둘 수 없으니, 무엇으로써 창고마다 채우겠습니까? 이를 북돋으 며 이를 천거하여야164) 반드시 집집마다 경사를 일으킬 수 있는데, 하물며 안식(安息) 의 날을 만나 어찌 과업을 권장하는 마음을 추대하지 않겠습니까?

엎드려 바라옵니다. 추서(鄒書)에서의 ‘어기지 말라.165)’함을 체득하고, 노어(魯語)에 서의 ‘근본에 힘쓰라.166)’함을 염려하여 특별히 힘써 경작하라는 조서를 내려 게으른 160) 평질(平秩)의 정치 : “희중에게 명령하여 산봉우리에 머물게 하여 양곡이라고 부르고, 뜨는 해를 공손히 맞이하여 봄 농사를 고르게 다스리도록 하였다.〔命羲仲, 宅嵎夷, 曰暘谷. 寅賓出日, 平秩 東作.〕”( 書經 , <堯典>.)

161) 구혁(溝洫)의 제도 : 周代에 田地 사이에 灌漑를 하거나 배수를 위해 설치했던 水路이다. 古制 에 夫의 전지 사이에 있는 것을 溝라고 하고, 100夫의 전지 사이에 있는 것을 洫이라 하였다.( 書 經 , <大禹謨․禹貢>.)

162) 수누화전법(水耨火田法) : 옛날 농사짓는 한 가지 방법으로 밭에서 초목을 불태우고 이것을 갈 아엎어 비료의 대신으로 하는 것을 火耕이라 하고, 밭에 물을 대어 풀매는 일을 대신하는 것을 水耘이라 하는데 수운은 水耨라고도 한다.

163) 삼시(三時)를 따르는 일 : 三時는 농사일을 하는 세 계절, 즉 봄 여름 가을로, 春耕은 봄에 씨를 뿌리는 일, 夏耘은 여름에 김을 매는 일, 秋收는 가을에 수확하는 일을 말한다. “故務其三時, 脩其 五敎, 親其九族, 以致其禋祀. 於是乎民和而神降之福. 故動則有成.”( 左傳 , 桓公 6년條.)

164) 이에 북돋으며 이를 천거하여야 : 원문에는 ‘是蔉是藨’이나 문맥상 ‘是蔉是薦’으로 바로 잡아 국 역하였다.

165) 추서(鄒書)에서 어기지 말라 : “鄒書”는 孟子 를 가리키며 ‘어기지 말라’라고 한 말은 “농사철 을 어기지 않으면 곡식을 이루 다 먹을 수 없다.〔不違農時, 榖不可勝食也.〕”( 孟子 , <梁惠王 上>.)는 것이다.

166) 노어(魯語)에서 근본에 힘쓰라 : “魯語”는 論語 를 가리키며 ‘근본에 힘쓰라’는 말은 “군자는

사람들로 하여금 힘쓰게 한다면 작은 섬에 가든 서울에 가든 해마다 일만의 세금167)을 거두어들일 것입니다. (그러므로) 가라지168)가 아니면, 가을에 삼백의 곡식창고를 수확 할 것이니, 부유함이 어찌 백성에게만 그치고, 곡식이 (나라의) 창고에서 썩어나가지 않겠습니까?

삼가 선정을 공경히 따르고, 외람되오나 응당 지관(地官)169)으로 하여금 전국의 지 형을 살펴보아 곡식을 파종하게 한다면, 비록 후직(后稷)170)의 직책에는 부족할지라도 6부가 바로잡히고 국가의 비용171)이 다스려져 영원히 농부의 충심을 간직할 것입니다.

農爲政本, 旣盡厚生之方, 食惟民天, 恭陳力穡之榮. 敢將一得之懇, 庸瀆萬機之聰. 歷觀富 國之謀, 咸有生財之道. 春省耕而秋省斂, 晏嬰之勸於齊王; 野有莩而民有飢, 孟軻之責於梁 王, 茲皆知黎民之艱食, 乃能培邦國之大根. 恭惟念切裕民, 心敦足國, 順天時而不失, 效唐 堯平秩之治; 盡地利而無遺, 體夏禹溝洫之制. 野無不闢之地, 民有受田之家, 家饒八口之資, 已無阻飢之患; 國儲九年之畜, 亦備水旱之災. 然民情惰農而自安, 而國法勵心而勸志, 上有 好者, 躬自重穀而務農, 下必甚焉, 爭事深耕而易耨, 惟利耕獲之樂, 豈憚腁胝之勞? 水耨火 田, 當赴三時之務, 父菑子播, 宜竭四體之勤. 旣做東作之功, 終見西成之望, 不穡不稼, 何 以致千倉之盈? 是蔉是藨, 必有興百室之慶, 矧値安食之日, 盍推勸課之心? 伏望體不違於 鄒書; 念務本於魯語, 特降力耕之詔, 俾勵怠惰之人, 則如坻如京, 歲取十千之稅. 不稂不莠, 秋收三百之囷, 富豈止於蒼生, 粟當腐於倉稟? 謹當恪遵善政, 濫膺地官, 相九土播穀種, 縱 乏后稷之責, 掌六府治國用, 永肩農扈之忠.

근본에 힘쓰니, 근본이 확고하게 섬에 도가 발생한다.〔君子務本, 本立而道生.〕”( 論語 , <學 而>.)는 것을 말한다.

167) 일만의 세금 : “十千之稅”는 詩經 <小雅․甫田篇>에서 “반듯한 저 큰 밭에서 해마다 十千을 받는다.〔倬彼甫田, 歲取十千.〕”는 말에 대하여 鄭玄은 “1井에 1夫를 세받는데 그 전지는 100묘이 다. 通에는 10부를 세받는데 그 전지는 1천 묘이며, 成에는 100부를 세받는데 그 전지는 1만 묘이 다.〔井稅一夫, 其田百畝. 通稅十夫, 其田千畝. 成稅百夫, 其田萬畝.〕”라고 하였다. 또 朱子는 “十 千이란 1성 되는 전지를 이른 것이다. 사방이 10리면 밭이 9만 묘인데 그 중 1만 묘를 공전으로 한다. 대개 9분의 1로 하는 법이다.〔十千, 謂一成之田. 地方十里, 爲田九萬畝, 而以其萬畝爲公田.

蓋九一之法也.〕”라고 하였다.( 經世遺表 卷5 <地官修制>.) 168) 가라지 : 稂莠. 곡식을 해치는 잡풀을 말한다.

169) 지관(地官) : 戶曹의 별칭이다.

170) 후직(后稷) : 后는 군주, 稷는 五穀이라는 뜻이다. 고대 중국 전설상의 농사를 관장하는 장관으 로 周나라의 시조라 전해지는 전설상의 인물이다. 어머니 姜原이 거인의 발자국을 밟아 임신하고, 태어나서 금방 버려졌다고 하여 棄라고 불렸다.

171) 국가의 비용 : 國用. 국가에서 豊儲倉을 설치하여 祭祀 賓客 사냥 喪葬 및 흉년에 필요한 비용 을 모두 여기에서 지출하였는데, 이것을 국용이라고 한다. 국용의 출납과 회계에 관한 일은 都評 議使司 三司 司憲府가 각각 직책에 따라 관장하였다.

신라 김유신이 백제의 멸망을 하례하는 전을 의작함

〔擬新羅金庾信賀滅百濟箋〕

(하늘은) 순일한 덕을 지닌 자를 도와172) (착한 사람에게는 복을 주고) 악한 사람에게 는 재앙을 주니, 하늘의 도는 어그러지지 않고 (초목의 꽃처럼) 아름답습니다.173) (그 러므로) 우리의 무용을 떨쳐 난(亂)을 다스려 천자의 군대가 이룬 공을 빛나게 하였으 며, 승전보고서가 신속하게 아뢰어져 칭송하는 소리가 우레처럼 일어나 성대하였습니 다.

삼가 생각건대 왕께서는 불세출의 용맹과 지혜와 진실로 하늘이 허여(許與)한 성신 (聖神)으로 (예전의) 지극히 어진 성인보다 나라를 태평성대로 만들고, 뜻은 옛 사람의 업적과 공적보다 뛰어납니다. 큰 교화로 백성의 삶을 어루만지고, 마음은 서로 바로 잡 아주는데 돈독하며, 의리는 먼 지방까지 생각하여 베풀고, 위엄은 우매한 이를 다스리 는 일이 행하여졌습니다.

토대를 견고한 뽕나무 뿌리에 매어두면174) 수고롭게 동쪽으로 향하여 정벌175) 하지 아니하여도 정벌될 것이고, 변방에 융마(戎馬)176)의 진애(塵埃)를 평정하면 누가 남쪽 으로 내려와 기르겠습니까? 작고 바다를 등진 쇠약한 백제(百濟)가 우리를 원수로 삼 아 큰 나라가 망하면 업신여기겠다고 창을 몰래 숨기고 와 국경을 침범하겠습니까?

이에 만약 싹튼 강아지풀처럼 험준한 지세를 의지하고 눈앞의 안일함만을 꾀한다면 이것은 솥단지 안에서 헤엄치는 물고기177)와 같을 것입니다. 매번 함부로 포악하고 교 활한 짓을 하면서 침을 흘리니, 여러 차례 조두(刁斗)178)로 경계하였으나 불화의 씨가 172) 순일(純一)한 덕(德)을 도와 : “오직 하늘은 순일한 덕을 도운 것이며, 상나라가 아래 백성들에 게 요구한 것이 아니요. 오직 백성들은 순일한 덕을 따른 것이다.〔惟天佑一德, 非商求于下民, 惟 民歸于一德.〕”( 書經 , <商書․咸有一德 8章>.)

173) 하늘의 도는 ~ 아름답습니다 : “하늘이 진실로 아래 백성을 돕는다. 죄인이 내쳐져 복종하니, 하늘의 명이 어긋나지 아니함이 초목처럼 아름답다. 모든 백성이 진실로 번성할 것이다.〔上天, 孚佑下民. 罪人, 黜伏, 天命弗僭, 賁若草木. 兆民, 允殖.〕”( 書經 , <商書․湯誥 5章>.)

174) 토대를 견고한 ~ 뿌리에 매어두면 : <否卦> 九五 爻辭는 망하지 않을까 망하지 않을까 조심 하며, 마음을 튼튼한 뽕나무그루에 매어두듯 삼가고 경계해야 한다는 뜻이다. “其亡其亡, 繫于苞 桑.”( 周易 , <否卦>.)

175) 수고롭게 동쪽을 하여 정벌함 : “동쪽을 정벌하면 서쪽 오랑캐가 원망하며, 남쪽을 정벌하면 북 쪽 오랑캐가 원망하면서 왜 우리를 뒤에 하는가라고 말한다.〔東面而征, 西夷怨, 南面而征, 北狄 怨, 曰: 奚爲後我.〕”( 孟子 , <盡心 下>.)

176) 융마(戎馬) : 군대에서 쓰는 말로 흔히 전쟁에 쓰이는 말을 말한다.

177) 솥단지 안에서 헤엄치는 물고기 : 매우 위험한 상태에 있거나 살아갈 날이 얼마 남지 않았는데 도 그 위험이 목전에 다가오는 것을 모르고 있는 것을 비유한 것이다.( 左傳 , 襄公 29년. 및 漢書 , <張綱傳>.)