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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필간에 관한 부

110)

〔筆諫賦〕

납약(納約)을 하되 통한 곳으로부터 해야 하니111) 惟納約之自牖兮 간언은 진실로 기미(幾微)가 있는 것을 귀하게 여기네. 諫固貴於有幾 진실로 유사함에 가탁(假託)하여 올바르고 좋은 길로 이끈다면 苟托類而善導兮 허물을 고치고 마음을 바로 잡을 수 있네.112) 可繩愆而格非

외면의 잡기를 누르고 내면을 경계하면 槩外技而警內兮

마치 사람이 충성을 다하는 것처럼 아름답네. 美若人之藎忠

110) 필간에 관한 부 : 筆諫은 서법에서 붓을 운용하는 도리를 빌어 勸諫하는 일을 말한다. “穆宗이 정치가 편벽되었는데, 한번은 公權에게 ‘서법은 어떻게 하면 더없이 좋아지는가?’ 하고 묻자 그가 대답하기를 ‘붓을 쓰는 것은 마음에 달려 있으니, 마음이 바르면 필체가 바르게 된다.’고 하니, 목 종이 얼굴빛을 고치고 그것이 간언인줄 알았다.” 하였다.( 舊唐書 , <柳公權傳>.) ‘賦’는 한문문체 의 하나이다. ‘賦’는 본래 詩經 의 표현방법의 하나로서, 작자의 생각이나 눈앞의 경치 같은 것을 있는 그대로 드러내 보이는 것을 말한다.

111) 납약(納約)을 하되해야 하니 : 임금에게 나아가 말을 함에 있어서 임금이 잘 아는 것부터 말하여 임금을 깨우쳐 주는 것을 말한다. “맺음을 들이되 통한 곳으로부터 하면 끝내 허물이 없을 것이다.〔納約自牖, 終无咎〕” 하였는데, 이에 대해 傳에서는 “‘納約’은 임금에게 나아가 맺는 도를 말하고, ‘牖’는 ‘開通’의 뜻이다. 사람의 마음은 가려진 바가 있고 통한 바가 있는데, 가려진 바는 어두운 곳이고 통한 바는 밝게 아는 곳이다. 그러니 임금이 밝게 아는 곳에 나아가 아뢰어서 임 금이 믿기를 구하면 쉽게 깨우칠 수 있다.〔納約, 謂進結於君之道, 牖, 開通之義. 人心有所蔽有所 通, 所蔽者 暗處也, 所通者 明處也. 當就其明處而告之, 求信則易也.〕”고 하였다.( 周易 , 坎卦 六四 爻辭 및 傳言.)

112) 허물을 고치고수 있네 : 穆王이 伯冏에게 말하였다. “나는 어질지 못하니, 진실로 좌우전후 에 있는 선비들이 그 미치지 못함을 보좌하며, 허물을 곧게 하고 그릇됨을 바르게 하여 그 잘못 된 마음을 바로잡아 선대의 공을 잇고자한다.〔惟予一人無良, 實賴左右前後有位之士, 匡其不及, 繩 愆糾謬, 格其非心, 俾克紹先烈.〕”( 書經 , <周書․冏命>.)

이에 한마디 말에서 신임을 받으면 爰取信於片言兮 임금의 마음을 선으로 채우게 할 수 있네. 俾君心以善充

돌아보건대 마음은 지극히 미묘하니 顧方寸之至微兮

실로 모든 일을 검속(檢束)하네.113) 實萬事之攸攝

이 예능을 밖으로 드러내는 것도 斯藝能之發外兮

마음을 보존하는 것에서부터 확충하네. 自存中而乃擴

만일 내면을 잘 간직하여 정도를 얻는다면 儻內持之得正兮

획을 긋는데 누가 조금이라도 어긋나랴. 孰少差於施畫

필적을 바르게 하려는 마음을 알고자 하는데 知欲正乎筆跡 어찌 스스로를 삼가하고 돌아보지 않는가. 盍反觀乎自飭 잡고 쓰는 것이 거칠고 정밀하기 때문에 由秉用之麤精兮

마음이 바로 곧고 굽음으로 나타나네. 心乃見其曲直

저 재주 하나도 잘 다스리는 것도 彼一藝之善治兮

오히려 스스로 터득하는 기술이 있는데 猶自得之有術

하물며 임금의 한 마음에서 矧人主之一心兮

스스로 끝없이 변화가 나오는 일에 있어서야. 寔萬化之所自 진실로 조존(操存)114)의 사이에서 정도(正道)를 잃으면 苟操存之失正兮 어떻게 아름다운 정치를 이룰 수 있겠는가. 詎美治之能致

어찌하여 저 어두운 자는 망각하여 胡彼昏之罔覺兮

일찍이 가까운데 두고서 구하지 않는가. 曾莫求乎在邇

한갓 부딪친 곳에서 발생하는 것만 물으니 問徒發於所觸兮 우매하게도 이것을 들고서 저것을 본받네. 昧提此而準彼 아! 선생115)은 바른 도(道)를 잡아 懿先生之秉正兮

일찍부터 마음을 서예에 노닐게 하였네. 夙游心於書藝

113) 검속(檢束)하네 : 임금을 대할 때의 예절은 곧 위의 있는 행실을 가지고 벗을 사귀는 도리처럼 하여야함을 말한 것이다. 詩經 <生民之什․旣醉 8章>에서는 “붕우가 단속해 주었나니 / 위의 로써 단속해 주었네.〔朋友攸攝, 攝以威儀.〕”라고 하였다.

114) 조존(操存) : “操存”은 ‘操則存’의 준말로, 마음을 다스려서 올바른 방향으로 이끄는 것을 말한 다. “孔子曰:操則存,舍則亡,出入無時,莫知其鄉,惟心之謂與.”( 孟子 , <告子 上>.)

115) 선생(先生) : 穆宗에게 筆諫한 柳公權(778∼865)을 가리킨다. 柳公權은 穆宗 景宗 文宗 3代에 걸 쳐 奉職한 名臣으로 처음에는 王羲之體를 배웠으나, 이에 그치지 않고 當代의 필법을 두루 섭렵 하여 우아한 자형과 강건한 필세로 스스로 일가를 이루었다는 평가를 받았다. 대표작으로 <神策 軍碑>, <玄秘塔碑> 등이 있다.

직언하는 계책을 받들어 마음에 심고 奉訐謨而植內兮

쉽게 앎으로 훈계를 극진히 하였네. 因易曉而致誡

성정(誠正)116)의 한 단서를 심문(審問)하여 叩誠正之一端兮 바른 붓에 깊은 깨달음을 가탁(假託)하네. 寓深喩於正筆

이 잠규가 몸에 가깝고 간절하니 此規箴之近切兮

저 마음에 감화하고 깨달음이 이처럼 빠르네. 彼感悟之斯速 이에 묵묵히 생각하는 데에서 스스로 알아 爰自會於默思兮 거의 정도 나아가 마음을 바로잡아 중도에 부합하네. 庶就正而協中

아! 시작이 있고 끝이 없다면 嗟有始而無終兮

무용(無用)한데에 바른 말을 두었구나! 置格言於無用

삼가 천 억년까지 경계를 남기니 祗貽誡於千億兮

임금에게 명감(明鑑)117)을 밝게 하네. 昭明鑑於人牧

다시 말하다. 重曰

간언(諫言)의 고귀함은 기미(幾微)에 있으니 諫貴有幾

기미가 아니면 무슨 이익이 있겠는가. 非幾奚益

비유를 끌어다가 지극하게 하면 引喩之至

억지로 하지 않아도 받아들이네. 不強以入

나의 붓이 바르면 我筆之正

저절로 마음도 바르네. 自心之正

나의 마음이 바르지 못하면 我心非正

이에 붓도 바르지 못하네. 筆斯不正

마음속에 있으면 밖으로 드러나니 存內形外

아! 공경하지 않겠는가. 嗚呼不敬

116) 성정(誠正) : 여기서 “誠正”은 大學 八條目의 가운데 ‘誠意’와 ‘正心’을 말한다.

117) 명감(明鑑) : 인재를 알아보는 밝은 감식안을 말한 것이다.

․ 상사가 인재를 추천하여 임금을 섬기다

118)

에 관한 부

〔上士事君以人賦〕

아름답다 대신(大臣)이 임금을 보필함이여! 猗大臣之弼后兮

모든 책임이 모인 곳을 맡아 任百責之攸萃

유사(有司)를 대신하여 홀로 수고로우니119) 代有司而獨賢 어찌 하늘의 조화로 이루어진 묘한 재주를 폐기하랴. 奈天工之廢棄 그러므로 선정(先正)120)이 임금을 보필할 때 故先正之右辟 진실로 인재를 추천하는 것보다 귀한 것이 없고 允莫貴於以人

덕(德)이 같은 이를 불러 보필하고 呼同德以輔佑

어진 이를 등용하여 근신(近臣)으로 삼네. 進厥良而臣隣 암혈(巖穴)121)의 기이한 인재를 모으고 罄巖穴之奇材 초야(草萊)122)의 준걸을 끌어올려 引草萊之俊傑

왕실의 고굉지신(股肱之臣)으로 삼아 作股肱於王室

이목관(耳目官)에 보내 힘써 노력하게 하네. 寄耳目於宣力 아! 새벽부터 밤늦도록 서로 공경하고 합심하여 謇夙夜以協恭 끝없이 임금을 계옥(啓沃)123)하고 동인(同寅)124)이 되어 亘啓沃而同寅

많고 많은 신하들이 藹多士之濟濟

편안함을 이루어 백성을 새롭게 하네. 致以寧而新民

위에서 추천하여 널리 구하면 上推薦而旁求

아래에서는 서로 사양하며 망설이네. 下相讓而優游

모두 마음을 다하여 보필함이 밝으니 咸輸忠而謨明

임금의 계책에 보불(黼黻)125)을 바라네. 期黼黻乎皇猷

118) 상사가 인재를임금을 섬기다 : “하등의 신하는 재물로 임금을 섬기고, 중등의 신하는 자기 몸으로 임금을 섬기고, 상등의 신하는 인재를 추천하여 임금을 섬긴다.〔下臣, 事君以貨, 中臣, 事 君以身, 上臣, 事君以人.〕”( 荀子 , <大略>.)

119) 홀로 수고로우니 : “이것이 왕의 일이 아님이 없건만, 나만 홀로 어질다 하여 수고롭다는 말이 다.〔此莫非王事, 我獨賢勞也.〕”( 詩經 , <小雅․北山>.)

120) 선정(先正) : 선대의 어진 사람을 말한다.

121) 암혈(巖穴) : ‘巖穴之士’의 준말이다. 속세를 떠나 깊은 산중에 은거하는 선비를 말한다.

122) 초래(草萊) : 풀이 무성하고 황폐한 토지를 말한다.

123) 계옥(啓沃) : 충성스러운 말을 임금에게 아룀을 말한다.

124) 동인(同寅) : 높은 벼슬아치들이 서로 공경하는 동료라는 뜻으로 쓰던 말이다.

125) 보불(黼黻) : 임금이 예복으로 입던 下衣인 袞裳에 놓은 도끼와 ‘亞’자 모양의 繡를 말한다. 黼는

모든 장인이 이 때문에 기뻐하고 百工以之而煕哉

모든 일들이 이 때문에 편안해지네. 庶事以之而康哉

시운이 모이지 않을 적에 형통하여 亨時運於未屯

나라의 운수가 끝없이 이어지네. 綿國祚於無彊

위대한 상사의 명석한 견해는 偉上士之灼見

오직 어진이가 보배임을 아니 知所寶之惟賢

진실로 어진 이를 꺼려하고 능력 있는 이를 질투하면 苟妨賢而嫉能 이것은 소인(小人)의 자기 멋대로 함이네. 是小人之自專 누가 마음을 다하여 이를 아름답게 하겠는가 孰盡心而休茲

그 닦음을 간략히 하고 돌아보네. 簡厥脩而顧諟

주공(周公) 같은 큰 성인도 아름답게 여기고 美周公之元聖 뱉고 움켜쥠126)을 부지런히 하여 선비를 맞이하였네. 勤吐握而迎士 인걸(人傑)의 명석한 식견을 아름답게 여기니 嘉仁傑之明識 도리(桃李)127)를 대궐의 문에 모이게 하네. 聚桃李於公門

어찌 다만 한 때의 훌륭한 일이겠는가 豈但一時之盛事

진실로 만세의 본받을 만한 법이로다. 誠萬世之式遵

저 장문중(臧文仲)은 어진 이를 폐하여 彼臧仲之蔽賢

앉아서 지위를 훔쳤다는 비판을 남겼네.128) 坐貽譏於竊位 공손홍(公孫弘)은 동자(董子)129)를 물리치니 公孫之擯董子 대중이 서로 그의 시기와 질투를 꾸짖었네. 衆交詆其疾忌 아! 태학사(太學士) 동각(東閣)130)에서 이미 속이니 嗟東閣之已詐 검은 빛과 흰 빛으로 된 도끼머리 모양의 무늬를 말하며, 黻은 푸른빛과 검은 빛으로 된 ‘己’자 두 개가 등지고 있는 모양의 무늬를 말한다.

126) 뱉고 움켜쥠 : 史記 魯나라 <世家>에 나오는 周나라 어진 재상, 周公 旦의 어진 이를 대우 하는 마음을 말하고 있다. “史記魯周公世家篇, 然我一沐三捉髮, 一飯三吐哺, 起以待士, 猶恐失天下 之賢人.”( 論語 , <學而>.)

127) 여기서는 추천한 인재를 말한다.

128) 장문중(臧文仲)은 어진비판을 남겼네 : 范氏가 말하였다. “장문중이 노나라에서 정사를 하는 데, 만약 어진 이를 알고서 천거하지 못하면 이는 어진 이를 가림이니, 불명의 죄는 적고 폐현의 죄는 크다. 그러므로 공자는 그를 어질지 못하다고 하고 또 지위를 도둑질하였다.〔臧文仲爲政於 魯, 若不知賢, 是不明也. 知而不擧, 是蔽賢也. 不明之罪小, 蔽賢之罪大. 故孔子以爲不仁, 又以爲竊 位.〕”( 論語 , <衛靈公> 第15章 註.)

129) 동자(董子) : 董仲舒로 중국 前漢 때의 대학자로 한때는 학문에 열중하여 3년 동안이나 자기 집 밭을 들여다보지 않기까지 하였다고 전해진다.( 史記 , <儒林列傳>.)

130) 동각(東閣) : 동쪽으로 열린 쪽문이라는 뜻으로, 고관이 빈객을 예우하며 招致하는 것을 비유한 말이다. 漢나라 公孫弘이 재상이 된 뒤에 “起客館, 開東閤, 以延賢人.”이라는 고사에서 유래한 것