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Tidak ada hasil yang ditemukan

辨〕

1.06. 하량별 271)

〔河梁別〕

이역(異域)에서 갇혀 지낸 십구(十九)년272) 異域拘囚十九年

고향은 아득히 천 만 리라네. 故鄕蒼茫千萬里

두 마음이 한 마음 되었으나 二肝腸作一肝腸

오늘 하량(河粱)에서 당신과 헤어지네. 今日河梁分與子

소년의 의기로 형제의 정 맺고 少年意氣結兄弟

만년에 온갖 고생 도리어 함께 하네. 晩歲辛苦還相同

발해 가에서 수양을 기르고 먹이며 牧羝啖旃渤海邊

연산(連山)에서 종기를 붙잡고 피를 마셨네. 扶瘡飮血連山中 두 사람만이 어려움(艱難)을 서로 알고 있었는데 艱難相識只兩人 한 사람은 도리어 돌아가고 한 사람은 남아 있네. 一人還歸一人在 나라의 은혜 갚지 못하고 도리어 나라를 등지니 報國不成反負國

신은 아홉 번 죽을지라도 후회 없네. 臣雖九死臣未悔

잠시 삶을 훔치는 부끄러움을 받아들이고 包羞偸得暫時生 한 치 풀자리 펴고 임금 은혜 갚고자 하네. 欲展寸草酬君恩 그대는 돌아가 무릉(蘇陵)273)의 묘에 머리 숙여 절하고 君歸稽首武陵墓 271) 하량별(河粱別) : <河梁別>은 李陵의 시인데, 원래 “河粱”은 河水를 건너지른 다리를 말한다.

漢나라 때 이곳에서 李陵이 蘇武와 작별하면서 <河梁別> 시를 썼으므로, 후대에는 이별하는 장 소를 뜻하는 말이 되었다.( 漢書 卷54 <李廣傳>.)

272) 이역(異域)에서 갇혀 ~ 십구(十九)년 : 蘇武는 漢 武帝 때 匈奴에 사신으로 갔다가 19년간 억 류되어 온갖 고초를 겪고 귀국하였고, 李陵 역시 한 무제 때에 흉노를 정벌하러 갔다가 패하여 결국 흉노의 單于에게 투항한 뒤 그곳에서 20년간 지내다가 병사하였다.( 漢書 卷54 <李廣蘇建 傳>.)

273) 무릉(武陵) : “武陵”은 漢 武帝 때 충신 蘇武와 李陵 두 장군을 가리킨다.

고신(孤臣)의 천고(千古) 원통을 한번 씻어줄 수 있는가. 一洗孤臣千古冤

1.07. 상사일

274)

에 봉산 임시숙소에서

소 찬성275)의 시에 차운하다. 이름은 세양 이다.

〔上巳日 寓宿鳳山

次蘇贊成韻 名世讓

석양의 길가는 꽃다운 풀이 무성하고 萋萋芳草夕陽路

늘 하늘 끝에서 미혹하게 살아가네. 一向天涯迷去住

하물며 아름다운 절기를 만나 객중에서 지내니 況逢佳節客中過 술을 마셔도 기쁘지 않고 창자는 토하려고 하네. 對酒無歡腸欲吐

멀고 긴 길에서 고향을 돌아보니 故園回首隔長途

오늘 봄빛은 예전과 다름없네. 今日春光依舊無

늘그막에 부역의 고통은 배(倍)나 많으나 老來行役倍多苦

소년의 즐거움은 참으로 잠깐이라네. 少年歡樂眞須臾

남이 번뇌하는 모습에 부질없이 흥청거리고 惱人光景渾謾與 새는 맑은 소리를 조롱하니 제비소리만 남아있네 鳥弄晴聲燕留語 회계산(會稽山)과 낙수(洛水)는 어디쯤에나 있는지 稽山洛水在何許 눈을 들어도 술잔이 떠 있는 곳은 보이지 않네. 擧眼不見浮觴處 헛되이 시구만 가지고 봄 풍경에 화답하나 空將詩句答春風 고향에 가는 길이 천 리 같아 한스럽네. 恨入家山千里同 변방의 강하는 아득하고 서쪽 길은 요원(遼遠)하니 䦕河杳杳西路永 어느 때 말 머리 동쪽을 향해 돌아오려나. 馬首何時還向東

274) 상사일 : 음력 3월 첫 巳日을 말한다. 魏나라 이후로는 이 사일을 따지지 않고 음력 3월 3일을 상사일로 정했는데, 삼짇날이라고도 부른다.

275) 소 찬성 : 蘇世讓(1486∼1562)을 말한다. 중종 때 문신으로, 본관은 晉州, 자는 彦謙, 호는 陽谷 退齋 退休堂. 시호는 文靖이다. 문명이 높고 律詩에 뛰어났으며, 글씨는 松雪體를 잘 썼다. 그의 유저 陽谷文集 과 글씨로 '任參贊權碑'와 '蘇世良夫人墓碣'이 있다.

1.08. 안정관

276)

에서

동 화사 규봉277)의 시에 차운하다. 이름은 월이다.

〔安定館

次董華使圭峯韻 名越

내 마음도 매달려 있는 기(旗)처럼 我懷如懸旌

바람을 따라 펄럭이며 불안하네. 隨風飄不定

하물며 이 길은 마을이 요원(遼遠)하고 況茲道里永

하늘의 해는 쉬이 저물어 어두워지네. 天日易昏暝

자못 군막 안에서 논평을 만났으나 頗遭幕中評

일이 있어 괜히 살피지 못하였네. 遇事漫不省

공연히 말 등에 걸터앉아 있으니 空餘跨鞍馬

다시 봄 경치를 마주할 수 없네. 無復對煙景

지난날의 전쟁터 개성(開城)에서는 開城舊征戰

구름 그림자가 흘겨보는 사이에 지나가네. 一瞥過雲影

옛 자취는 물을 곳이 없으니 古跡問無處

가슴속을 씻겨주는 팔병(八餠)의 차278)를 기다리네. 滌胸須八餠

때때로 새로운 시구를 찾으려 時時覓新句

사방을 돌아보며 목을 수고롭게 하네. 四顧勞轉頸

누가 바쁘게 일하는279) 날을 알고 誰知鞅掌日

풍류와 운치를 아는 이280)와 함께 하려나. 賞音與之倂 나무를 흔들면 부유(蜉蝣)281)가 웃고 撼樹笑蜉蝣 276) 안정관 : 평안도 順安縣에 있는 安定館이다.( 海東歷史 , <朝鮮部>.)

277) 동 화사 규봉 : 董越(1430~1502)을 말한다. 자는 尙矩, 호는 圭峯, 寧都 사람이다. 한림원 시강 으로서 1488년에 明帝의 卽位詔書를 가지고 왔다. 그때의 부사는 王敞이었는데 그의 자는 漢英, 호는 竹堂이고 江寧 사람이다. 관직은 工科給事中이었다. 동월은 征東日錄 , 朝鮮雜誌 1卷, 使錄 1卷, 朝鮮賦 1卷 등의 저술이 있고, 그의 시문집으로는 圭峯文集 42卷이 있다. 그의 朝鮮賦 는 우리나라의 風土를 賦의 문체로 서술한 책으로 自註를 곁들였고, 1卷으로 되어 있다.(

殿閣詞林記 .)

278) 팔병(八餠)의 차 : 여덟 덩이의 차로 頭綱八餠茶를 말한다. 仲春 이전에 京師에 도착한 白茶나 勝雪茶 등의 새 차를 頭綱이라고 한다. 蘇軾의 시에서 “상인께서 내가 머뭇대는 뜻을 물어보니 / 팔병의 두강차를 내려 주길 기다려서 그런다네.〔上人問我遲留意, 待賜頭綱八餠茶.〕”라고 하였 다.( 蘇東坡詩集 卷36 <七年九月……>.)

279) 바쁘게 일하는 : “鞅掌”은 물건을 등에 지고, 또 손에 든다는 뜻으로 바쁘게 일하는 모양을 말 한다.

280) 운치를 아는 이 : “賞音”은 풍류와 운치를 알아주는 사람으로, 곧 친구를 말한다.

281) 부유(蜉蝣) : 하루살잇과에 속하는 잠자리 비슷한 작은 곤충을 말한다. 여름과 가을에 물가에서 떼 지어 나는데 산란 후 수 시간 만에 죽는 하루살이를 말하며, 인생의 덧없음을 비유한 말이다.

종을 치면 한 치 몽둥이만 번거롭네. 擊鍾煩寸梃

⸘의 앎도 스스로 헤아리지 못하고 ⸘識不自量

오히려 붓 끝을 시험하려고 하네. 猶欲試毫穎

공은 한번 씻어내기를 바라고 期公一湔拂

나는 의관이 단정함을 바라네. 歛我衣冠整

마음에 헛되이 근심 있으니 有懷徒耿耿

힘을 다하여도 이를 길 없네. 極力無由騁

베개를 빌려 잠깐 잠을 자는데 借枕暫成睡

또 사람이 불러 깨었네. 又被人喚醒