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에서 자신의 건강과 관련해 적극적인 의사결정 참여자로 변화된다 (Yamin, 1996: 418).
셋째, 인권은 인류에 대한 최소한의 도덕적 의무 내역을 제공하고 국 민국가를 초월하는 책무성 기제(a mechanism of accountability)를 생성 한다(Wolff, 2012a: 16). 세계인권선언과 사회권규약에서 적절한 의무 할 당이 이루어지지 않은 점은 한계지만 건강권 의무 설정은 계속 진행 중 이며 인권 접근법이 의무 할당 이슈와 관련해 상당한 주목과 열린 조사 를 받았기 때문에 여타 정치 철학보다는 매우 안정적으로 보인다(Wolff, 2012b: 224; Goodman, 2005: 644). 여기서 책무성이란 정부가 건강권에 대한 의무를 어떻게 수행하였는지를 보여주고 설명하고 확인시키는 과 정으로서, 시정해야 할 것을 설명․제시해야 하는 법적 강제를 포함한다 (Potts, 2008: 13-14). 국제 공동체에 의한 책무성 기제의 예로 유엔 인권 메카니즘을 들 수 있고, 여기에는 국가별 인권상황 정기검토(Universal Periodic Review), 국제인권조약 비준 국가의 조약 이행․준수 심의, 특 정 주제나 특정 국가를 담당하는 특별절차(Special Procedures of the Human Rights Council)가 포함된다. 특정 주제의 하나로 건강권이 포함 되어 있다. 일국적 차원에서도 국가인권위원회, 인권단체를 비롯한 시민 사회단체, 지역사회 풀뿌리 조직에 의해 정부의 책무성 기제가 적극적으 로 생성․작동될 필요가 있다.
첫째 ‘건강’의 난해성은 지식 질서와 생명유지 질서 사이의 틈 측면과 다양한 건강 결정요인 측면에서 기인하는 건강의 불확정성에서 기인하 고 건강의 불확정성은 다양한 건강 개념 정의로 표출되고 있다. 이렇게 서로 다른 건강 개념은 서로 다른 건강권의 개념 형성에 영향을 미친다.
더욱이 ‘권리’나 ‘인권’으로서 건강을 이해한다는 것은 규범적 차원의 건 강을 포함한다는 것이므로 쉽지 않다. 따라서 건강권은 권리 개념에 ‘건 강’ 요소를 추가하여 이해할 필요가 있다. 다양한 건강 결정요인으로 인 한 건강의 불확정성은 인권의 불가분성․상호의존성․상호연관성 측면 에서 건강권과 여타 권리의 관계를 검토하도록 요구한다. 지식 질서와 생명유지 질서 사이의 틈으로 인한 건강의 불확정성은 “과학에 의해 서 술되는 사실의 영역 바깥에 존재하는 모든 것”이 동등한 의견의 지위를 가질 수 있도록 건강에 대한 상호 참여․협상․논의가 가능한 숙의 민주 적 제도에서 접근할 필요가 있다(Greco, 2004: 16).
둘째, ‘인권’의 난해성은 인권을 단일 차원의 개념으로 이해할 수 없다 는 데서 연유한다고 볼 수 있다.12) 권리는 복잡한 규범이고 이를 이해하 기 위해서는 적어도 권리의 권리보유자․의무담지자․근거․내용이라 는 4가지 요소를 고려해야 한다(Nickel 지음, 조국 옮김, 2010: 259; 조효 제, 2007: 101). 제대로 된 인권으로 인정받기 위해서는 인권의 작동방식 도 인권적이어야 하기 때문에 세계인권선언에 명백히 혹은 암묵적으로 제시된 인권의 작동방식인 평등과 차별금지, 법․규정에 근거한 접근방 식, 자율성과 자기결정, 인도주의와 평화적 방식, 민주적 원칙(참여와 책 임성), 공동체 배려와 사회 전체의 복리 고려할 필요가 있다(조효제, 2007: 99-100). 이와 일부 중첩되지만 세계인권선언과 여타 국제인권문 서에서 도출된 인권 원칙(human rights principles)은 보편성과 양도불 가성, 불가분성, 상호의존성과 상호연관성, 차별금지와 평등, 참여와 포 함, 책무성과 법의 지배 원칙으로 구성되어 인권 이행 지침으로 제시되 어 있다(Stamford Interagency Workshop on a Human Rights-Based
12) 이보다 더한 비판으로는 인권의 의미가 모호하고 불확정적이라는 주장이며, 그 이유로 인권의 철학적 토대가 부족하다는 주장이 있다(Erk, 2011: 3-8).
approach in the Context of UN Reform, 2003: 1-2). 또한, 인권 이해에 서 그것의 출발 지점인 인간 존엄성 개념과 그 의미를 사회적으로 논 의․합의하기 위한 철학적․윤리적 숙의 과정도 고려할 필요가 있다.
Talbott에 의하면 기본적 인권의 도덕적 인식 과정은 지속적인 역사적․
사회적 과정으로서 도덕적 추론의 상향식 중심의 균형모델13)이기 때문 에 만사에 숙고하면서 지속적으로 전진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주장하였 다(Talbott, 2011: 62-77, 82-83).
셋째, 건강을 인권으로 간주하는 것의 난해성은 건강권 비판 주장이 지니는 직관적 호소력과 건강권 존재의의에 대한 고찰 부족에서 연유한 다고 볼 수 있다. 우선 건강권 비판 주장 가운데 건강권의 모호성 측면 에서는 인권의 요소와 권리의 논리구조를 통해 건강권을 검토하고 건강 권 내용을 구체화하기 위한 숙의민주주의 측면에서 접근할 필요가 있다.
건강권에서의 자원희소성 문제는 자원배분 측면에서 여타 영역을 고려 하는 인권의 불가분성․상호의존성․상호연관성 원칙과 자원배분을 위 한 민주적 과정 측면에서 숙의 민주적 제도에 유념할 필요가 있다. 민주 주의 약화라는 비판에서는 자력화 측면에서 권리보유자에 주목할 필요 가 있고 인권 내용의 구체화 과정에서 정치적 판단과 투쟁의 개입, 적극 적 의무 보호 과정에서 사법부․정부․국가인권위원회․시민사회․권 리보유자 등의 협력 등에 대한 민주주의적 접근이 필요하다. 한편, 건강 권의 핵심적 존재의의 측면에서 인간 존엄성 강조는 건강권이 여타 인권 과 함께 인간 존엄성의 필수불가결한 조건으로 선언되는 것이므로 인권 의 불가분성․상호의존성․상호연관성 측면에서 건강권 이해가 필요하 다. 권력 문제의 강조는 권리보유자를 자신의 건강에 대한 의사결정 참 여자로서 인식하게 되면서 민주주의적 관점을 통해 건강권을 이해할 필 요가 있다. 의무와 책무성 기제는 의무담지자에 주목하고 의무담지자의 책무성 실현을 위해 민주주의적 관점에서 접근할 필요가 있다.
지금까지 살펴본 ‘건강권에서의 3중의 난해성’은 건강권을 단일 속성
13) 균형모델이란 도덕적 추론의 하향식 구조와 상향식 구조의 결합한 모델을 말한다(Talbott, 2011: 62-77).
이나 차원으로 이해할 수 없고 건강권 이해를 위해 권리의 논리구조(인 권의 요소), 인권의 불가분성․상호의존성․상호연관성 원칙, 숙의 민주 주의 이론 측면에서 접근할 필요성을 보여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