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거부한다. 양적연구의 신뢰도와 타당도 개념은 질적 연구와는 무관하며, 실증주의 연구의 동시적, 예측적, 수렴적 기준에 주의를 기울일 필요가 없다고 주장한다(조영달, 2015: 340). Wolcot(1994)은 질적 연구자에 게는 타당성의 용어보다 ‘이해(understanding)’라는 용어가 더욱 적합 하다고 말한다. 좋은 질적 연구는 제대로 수행된 연구, 정확하고 믿을만 한 연구이다. 독자가 읽었을 때 ‘그런 일이 일어날 수 있지.’라고 생각 할 만큼 그럴듯한 이야기여야 한다44). ‘내가 겪지 않았지만 그러할 것 으로 여겨진다.’고 신뢰할 수 있는 연구여야 한다(신경림·조명옥·양진 향, 2004: 360). 따라서 존재하는 세상을 바라보는 명확한 인식론과 그 것을 인식하는 체계적인 틀을 갖추고, 신빙성과 진실성을 지니며, 구체적 실천과 검증의 과정을 보여주는 노력이 필요하다.

질적 연구 전통 내에 위치하지만 내러티브 탐구는 고유의 독특성으로 인해 이에 적합한 용어와 검증의 기준이 필요하다. 내러티브 탐구는 개인 의 이야기된 현상을 연구 대상으로 한다는 점, 연구자와 참여자 관계성에 근거한 공동 작업이라는 점의 특징을 가진다. 그래서 Maanen(1988)은 연구 텍스트에서 현장의 인식 가능성을 강조였고, 분명함(apparency)과 있음직함(verisimilitude)의 준거를 제시하였다. Crites(1986)는 내러티 브 탐구에서 사건을 시간적 순차에 따라 이야기할 때 나타나게 되는 인과 관계의 환상(the illusion of causality)을 피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말했 다. 또한 Clandinin과 Connelly(2000)는 좋은 내러티브란 독자를 초대하 며(invitational), 신빙성(authenticity)과 적절성(adequency), 그럴듯함 (plausibility)의 속성을 가져야 한다고 말했다. 이와 같이 훌륭한 내러티 브 탐구를 위해 연구 공동체 내에서 준거에 대한 고민과 논의가 계속되고 있다.

특히 내러티브 탐구에서는 연구 텍스트와 관련해서 사실과 허구의 구분

44) 부이텐디이크는 좋은 현상학적 기술이란 우리가 고개를 끄덕일 수 있는 어떤 것, 즉 우리가 이미 겪은 적이 있거나 혹은 겪을 수도 있었던 그렇지만 겪지 못한 경험으로 인정할 수 있는 어떤 것이라는 것을 보여주기 위해 ‘현상학적 끄덕임’이라는 표현을 사용하였다. 체험은 좋은 현상학적 기술을 불러 모으고, 좋은 현상학적 기술은 체험을 되살린다. 즉 체험은 좋은 현상학적 기술을 정당화하고, 좋은 현상학적 기술은 체험을 정당화한다(Manen, 1990: 59).

문제가 가장 빈번히 제기되는 쟁점이다. 하지만 Riessman(2008: 67)은 개인의 담화에 있어서 연대기적 진실여부가 우선적으로 고려할 사항은 아 니라고 설명한다. 현상과 해석이 서로를 필요로 하면서 서로를 구체화하 듯이 현상은 해석과정의 산물이며, 화자의 가치관과 관심에 따라 동일 사 건을 다른 방식으로 서술하는 것이 가능하기 때문이다. 또한 개인이나 인 간관계에 대한 문화적으로 적절한 이야기들은 역사에 근거하여 만들어지 며, 개인들이 이룬 커뮤니티와 사회구조 및 제도라는 틀 안에서 합의된 다. 내러티브 탐구에서는 진실(trust)이 아닌 신빙성(trustworthiness)이 중요하다(Riessman, 1993: 68)45).

Riessman(2008)은 좋은 내러티브 탐구를 위해 네 가지 방법과 기준 -설득성(persuasiveness), 대응성(correspondence), 일관성(coherence), 실용성(pragmatic use)-을 제시한 바 있다. 설득성이란 그럴듯함이라는 기준과 유사하며, 화자의 담화 상 증거를 통해 이론적인 주장을 뒷받침하 고, 그 자료에 대한 대안적인 해석을 고려하였을 때 극대화된다. 따라서 연구자는 해석적 진술을 상세히 기록하고 독자를 연구로 초대하여 압도하 고 자극할 필요가 있다. 또한 현장 텍스트를 해석하고 연구 텍스트를 구 성할 때 지속적인 반성과 비판적 연구자로서 깨어있음을 유지하여야 할 것이다. 대응성이란 연구 결과물을 연구 참여자에게 제공하여 참여자들의 생각을 수렴하는 것을 의미한다. Lincoln과 Guba(1985)는 참여자 검토

45) Lewis(1961)의 『산체스네 아이들』은 전통적인 인류학 현지조사 방법으로 연구 된 생애사 연구이다. 많은 사람들이 이 글을 소설과 논문의 중간이라고 생각하지만 얼 마만큼의 허구와 사실이 섞여있는지에 대한 관심을 넘어 그가 제시한 ‘빈곤의 특수 문화’라는 개념은 설득력을 얻었다. 멕시코의 한 연구가 한국어로 번역되어 출판될 만큼 널리 읽히고 좋은 연구라고 인정받을 수 있는 이유는 내용에 등장하는 아이들 하 나하나가 모두 일관성을 가진 살아있는 인물로서 떠오르기 때문이다. 또한 그 사람들 의 이야기가 단순히 재미있는 이야깃거리로 그치지 않고 그 뒤에 숨어있는 구조적 사 회문제를 생각하게 해주기 때문이다. 독자들이 발견하게 되는 것은 멀리 타역 멕시코 빈민들의 생활에 들어있는 이국적인 면모, 곧 문화들 사이의 차이와 다양성이라기보다 모든 인간들에게 주어진 공동의 조건과 인간의 한계, 문화들 사이의 공통분모이다. 우 리는 어디에나 있기 마련인 가난한 사람들의 생활양식, 상위계층이 있기 때문에 어쩔 수 없이 있게 마련인 하위계층 사람들의 특수한 문화가 민족이나 국가 사이의 경계까 지 넘어서는 공통성을 가진다는 사실을 발견하게 된다(Lewis, 1961: 752). 내러티브 탐구에서 허구와 사실의 문제제기를 하는 독자들, 일반화 가능성에 대한 논의를 하고 자 하는 실증주의적 패러다임을 가진 독자들에게 이 연구는 ‘신빙성’의 의미를 설명 하는 좋은 예가 될 것이다.

(member’s check) 절차를 통해 연구자의 재구성이 적합한 재현이라고 인정받으면 연구의 신빙성이 향상된다고 주장했다. 하지만 참여자의 삶에 대한 연구자의 관점과 그들 자신의 관점이 반드시 일치할 필요는 없다.

최종 분석에의 저술과 이에 대한 책임은 연구자에게 있다(Riessman, 2008: 68-72).

좋은 내러티브 탐구는 총체적, 국지적, 주제적으로 일관되어야 한다. 화 자가 이야기를 하면서 얻고자 하는 전반적인 목표(총체적 일관성)와 내러 티브 안에서 이루고자 하는 바(국지적 일관성), 여러 텍스트를 하나로 묶 는 반복적인 주제(주제적 일관성)에 의거하여 내용이 이해 가능하다면 연 구자의 해석은 힘을 얻게 된다(Agar & Hobbs, 1982: 29). 마지막으로 내러티브 탐구는 다른 연구의 토대가 되고 이에 기여해야 한다. 어떻게 해석을 도출하였는가를 서술하고, 작업을 시각화하며, 어떻게 일련의 변 화가 이루어졌는지 상세히 설명하고, 다른 연구자에게 기초적인 자료를 제공함으로써 연구의 실용성을 확보한다면 그 연구는 보다 좋은 내러티브 연구로 인정받을 것이다.

이에 본 연구는 다음과 같은 구체적인 질 제고 노력을 시도하였다. 첫 째, 설득성 제고를 위해 풍부한 자료와 구체적 서술을 강조했다. 주된 자 료 원천인 면담자료 이외에도 참여자의 삶을 풍성하게 보여줄 수 있는 복 합적이고 다양한 자료원을 수집하였다(부록 6). 또한 풍부한 진술을 위해 참여자의 표현과 삶의 언어를 있는 그대로 사용한다.

둘째, 연구자로서 깨어있음을 유지하기 위해 연구자 노트를 작성했다 (부록 5). 연구자 노트에는 연구자의 과거 경험과 가정(assumption)46), 면담 전후 연구자 생각의 변화, 자료 수집 과정에서 떠오르는 아이디어, 자료의 해석 시 숙고의 과정을 상세하게 담았다47). 이는 참여자의 삶과 연구자의 삶을 동시에 살아가는 삶의 이야기, 즉 일기와 같다48). 또한

46) 연구자의 위치, 연구에 영향을 주는 어떤 편견이나 가정을 이해하도록 하기 위해 연 구의 초기부터 연구자의 편견을 명확히 하는 것이 중요하다(Merriam, 1998).

47) 자료의 분석과 해석에 대한 연구자의 즉시적인 생각이나 아이디어를 생생하게 기록 하는 것이 중요하다(Spradley, 1979).

48) Lincoln과 Guba(1985)는 연구자 자신과 연구 방법에 대한 성찰적 일기쓰기 (reflexive journal)를 제안한 바 있다.

연구자의 고민, 오류, 한계 등을 정직하게 기록했다. 특히 면담 직후 1시 간 이내에 면담 후기(부록 4)를 작성하여 해석의 과정을 상세하게 담고 자 노력하였으며, 연구를 진행하면서 중요한 결정이 이루어지는 과정과 연구에 미친 영향을 자세히 밝혔다.

셋째, 대응성 확보를 위한 참여자 검토를 실시했다. 이는 대부분의 질적 연구에서 광범위하게 사용되는 기법이며 연구결과와 해석의 신빙성에 대 한 정보제공자의 검증을 받는 것이다(Lincoln & Guba, 1985; Merriam, 1998; Miles & Huberman, 1994). 특히 주제 분석의 내러티브 구성 절 차에서 알 수 있듯이 연구자와 참여자의 내러티브 텍스트 공유와 피드백 의 반영은 필수적인 과정이다. 현장 텍스트, 연구 텍스트 결과를 정보제 공자에게 보여주어 그들 이야기의 정확성을 확인하였으며, 부적절한 의미 부여를 막고, 언어와 시각을 교정할 수 있는 기회를 가졌다.

넷째, 동료 검토를 실시하였다. 질적 연구자는 항상 연구가 제대로 진행 되고 있는가? 연구의 결과가 정확한가? 에 대한 질문을 끊임없이 던지고 이에 답하기 위해 숙고하는 과정을 거친다. 또한 다양한 목소리를 내는 공동체를 구성하여 검증을 받고자 한다(Denzin & Lincoln, 2000;

Stake, 1995). 내러티브 탐구에서는 연구의 전 과정에서 일어나는 결정 들에 대해 방심하지 않고 숙고하는‘깨어있음’이 강조된다. Clandinin 과 Connelly(2000)는 이를 위해 연구 공동체 안에서 연구를 수행하는 것이 유용하다고 제시한 바 있다. 연구자 역시 연구 텍스트로의 이행 과 정에서 연구 동료들과 함께 2회의 검토 절차를 가졌다49).

49) 1차 검토(2016.08.24)는 경제교육학회 학술대회에서 내러티브를 발표하고 연구 분 석의 조언을 듣고자 하였으며, 2차 검토(2017.02.23)는 경제교육을 전공하는 대학원 학생들, 선배 연구자들과 함께 개인적으로 세미나를 주최하였다. 동료 연구자들은 현장 텍스트에서 연구 텍스트로의 이행 때 기존 이론에 너무 매몰된 점을 지적하였고, 이는 연구 설계를 다시 재정비하는 계기가 되었다. 내러티브 탐구는 살아있는 경험 그리고 이야기 안에서 말해진 경험에서 탐구가 시작되어야 한다는 점을 상기시켜 주었다. 시 간이 지남에 따라 탐구 현상의 기반 이동이 이루어졌고, 현상 분석의 정체기에서 보다 깊이 있는 이해의 단계로 불안정한 움직임이 이루어졌음을 알 수 있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