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 후진타오 집권 2기 중국의 대동북아 정책
2007~2008년 사이 17차 당 대회와 11기 전인대 개최를 계기로 후진타오와 원자바오가 당 총서기와 국무원총리에 연임됨으로써 후-원 집권 2기를 맞게 되었다. 과거 5년 동안 대내 정치적 지지기 반을 쌓고 대외관계에 대한 자신감을 갖게 됨으로써 후-원 지도부 는 2013년까지 자신의 동북아정책 구상을 보다 적극적으로 추진할 수 있는 내적 동력을 확보하게 된 것으로 평가된다. 더욱이 중국의 현 지도부는 경제성장세가 지속되도록 하여 중국을 경제대국으로 도약시켰으며, 베이징올림픽을 성공적으로 개최하여 대내 단결을 도 모하고 국제사회에서 중국의 위상과 이미지를 크게 제고시켰다. 그 러나 다른 한편에서는 중국의 국력이 제고됨에 따라 국제무대에서 다양한 형태의 ‘중국위협’ 인식이 확산되고 있으며, 국제문제에 대해 중국이 책임 있는 자세를 보여야 한다는 국제사회의 요구가 증대되 어 중국에게는 커다란 부담이 되고 있다. 특히 2008년 미국발 금융 위기로 촉발된 세계경제위기 극복을 위해 세계 최대 외환보유국인 중국의 적극적인 역할이 요구되고 있다.
내부적으로 중국은 티벳 장족 폭동, 쓰촨 대지진, 신쟝 위구르 분리운동, 그리고 빈부격차와 군체성 시위 빈발 등 많은 문제를 안 고 있다. 티벳문제와 신쟝문제는 지속적으로 중국의 통합을 저해하 는 요소로 작용할 전망이며, 균형발전정책에도 불구하고 지역 간, 계층 간 빈부격차가 축소되기 어려울 것이며, 경제·사회적 불안정이 심화될 것으로 보인다. 특히 전 세계적 경제위기 여파로 중국의 대 외 수출 증가세가 축소될 가능성이 높고, 중국의 경제발전 증가율 이 7%대까지 낮아질 것으로 우려되고 있다. 경제성장률 하락은 실
업률 상승으로 이어져 사회불안을 가중시킬 것이다.12 오바마가 대통 령 경선 기간 중 중국의 인민폐 환율 절상 필요성을 강도 높게 주 문해 왔고 미국의 대중 무역역조폭이 쉽게 감소할 것으로 보이지 않 기 때문에, 미국 신정부 하에서 중·미 간 경제통상 마찰도 심화될 가능성이 있다. 중국은 상당기간 동안 대내 문제해결에 적지 않은 비용과 시간을 쏟아야만 할 것이다. 이는 당분간 중국으로 하여금 대외 문제에 대한 적극적 개입정책보다 국제질서의 안정유지에 집중 하도록 할 것이다.
앞으로도 중국은 미국과의 관계가 안정적으로 유지되도록 하는 데 대외정책의 최우선 순위를 부여할 것으로 보이며, 미국과 세계 및 지역 안정과 평화유지를 위한 협의채널을 지속하고 핵 확산방지 와 환경보호 등 기존 국제규범 준수 노력을 보임으로써 대미관계를 안정적으로 유지해 나가려 할 것이다. 오바마 미국 행정부가 일방주 의 외교정책에 따른 부작용을 거울삼아 동아시아에서도 동맹국과 의 안보관계를 강화하여 중국을 포위하려는 의도를 완화하고 중국 을 국제사회의 건설적 동반자로 존중해 준다면, 중국은 동아시아에 서 미국세력을 배제시키기보다는 미국과의 협력을 중시하는 방향으 로 행동할 것이다. ‘조화로운 세계’ 구축을 대외정책의 핵심 담론으 로 제시하고 있는 현 중국의 지도부는 국력에 부합하는 방향으로 대외관계를 점진적으로 발전시키려 하면서도(有所作爲) 동시에 기존 국제체제에 도전하는 모습을 자제하는 ‘韜光養晦 전략’을 병행함으 로써 국제사회에서 책임을 다하는 강대국으로서의 역할을 추구할 것으로 기대된다. 2012년까지는 대만에서 중국과의 현상유지를 바 라는 국민당이 집권하기 때문에 대만문제로 인하여 미·중 간 갈등 이 크게 부각되지 않을 전망이다.
중국이 동아시아에서 명실상부한 강대국으로 도약하기 위해서는 지역 강대국인 일본과의 관계를 안정적으로 정립해야 한다. 미국의
북핵문제와 중국 협력 유도방안신상진
동맹국인 일본과 대결국면을 지속하게 되면 중국은 중-미-일 3각 관계에서 전략적으로 불리한 위치에서 벗어나기 어렵기 때문이다. 동 아시아에서 중국은 미국, 일본에 의해 고립될 수밖에 없으며, 이에 따라 중국은 막대한 희생과 대가를 지불해야만 한다. 후진타오 집 권 1기와 고이즈미 일본정부가 미국과 굳건한 동맹관계를 유지하면 서 중국에 대해 대결지향적 외교정책을 전개함으로써 중국이 동아 시아에서 성취하려 했던 목적들을 달성하기가 어려웠다. 2005년 동 아시아정상회의 개최과정에서 일본이 호주와 인도, 뉴질랜드를 가입 시킴으로써 중국이 의도했던 방향으로 작동되지 못하도록 했던 것 도 중·일관계가 순탄치 못했기 때문이었다.
2008년 5월 후진타오가 중국 국가주석 신분으로는 10년 만에 일본을 방문하여 일본과 ‘전략적 호혜관계’를 강화하기로 한 사실 은 향후 중국의 대일정책 방향을 전망해 보는 데 중요한 시사점을 제공해 준다. 중국과 일본은 영토문제와 역내 주도권을 둘러싼 갈 등으로 인해 구조적으로 경쟁적인 관계에 있지만, 지역의 안정유지 와 번영이라는 측면에서는 공통의 이해관계를 가지고 있으며, 경제 적으로 긴밀한 상호의존관계에 있다. 따라서 중국은 동북아의 중요 한 국가인 일본, 한국과 협력관계를 유지하는 데 보다 적극적인 자 세를 보임으로써 지역협력 과정을 주도해 나가려 할 것이다. 아세안 +3 틀 내에서 뿐만 아니라 한·중·일 간 독자적인 협력 논의에도 전 향적인 입장을 보일 전망이다.13 오바마 미국 신행정부가 동아시아에 서 일방적으로 일본과의 동맹강화를 중시하는 정책을 전개하지 않 고 중국과도 건설적 협력을 강조할 것으로 예상된다는 점도 중국이 한, 일과의 관계를 개선하는데 긍정적인 환경을 제공해 줄 것이다.
원유와 철강 등 지속적으로 경제발전을 도모하는데 필요한 자 원을 안정적으로 확보하기 위한 국가 간 경쟁이 어느 때보다 치열해 지고 있어서 동북아에서 유일하게 자원을 수출할 수 있는 러시아
의 전략적 가치는 더욱 증대될 것으로 보인다. 특히 중국은 앞으로 도 높은 경제성장세를 유지하기 위해서는 어떤 나라보다도 자원 확 보문제에 심혈을 기울여야 할 처지에 있기 때문에 러시아와의 전략 적 협력을 더욱 강화할 것이다. 아울러 중국은 서북부지역의 안정을 유지하고 첨단 군사무기장비를 도입하기 위해서도 러시아와 ‘전략적 협력동반자관계( )’를 지속적으로 강화해야 할 것이다.14
그러나 2008년 그루지야사태를 통해 드러난 바와 같이, 중국이 러시아와 군사협력을 강화하여 미국에 대항하는 전략을 채택하지 는 않을 것이다. 대내 정치·경제적으로 불안하고 국제사회에서 영향 력이 과거와 비해 크게 약화된 러시아와의 전략적 관계를 강화하기 위해 중국의 경제발전과 평화애호국가로서의 이미지 제고라는 더 중 요한 전략목표를 포기하지 않을 것이기 때문이다.
다자외교와 지역주의를 통해 국제질서의 다극화를 도모하고 국 제사회에서 영향력을 강화하려는 중국의 외교노력은 앞으로도 지 속될 것이다. 중국은 일본과의 경쟁관계로 인해 가까운 장래에 동 북아에서 자신이 주도하는 지역 협력체를 형성하기가 쉽지 않다고 보고 아세안+1과 아세안+3를 바탕으로 하여 동아시아 지역 협력체 를 형성해 나가려는 의도를 보여 왔다는 점에서, 2012년까지 아세안 과 자유무역지대를 창설하기 위해 대아세안 외교를 적극화 할 것이 다. 동북아에서는 북핵 6자회담의 진전 여부에 따라 6자회담을 동 북아 안보문제를 다루는 지역 다자협력체로 발전시키는데 적극적인 자세를 보일 것으로 전망되며, 세계적인 경제위기로 인한 경제성장세 둔화에 대처하기 위해서도 한·일과의 3자 경제·금융협력을 강화하 려 할 것이다.
북핵문제와 중국 협력 유도방안신상진
나. 후진타오 집권 2기 중국의 북한·북핵정책
2013년 초까지 중국은 외교안보정책 결정권자가 바뀌지 않고 대 외정책 기조에 큰 변화가 없을 것이기 때문에 북핵문제에 대한 기존 의 입장에도 커다란 조정은 없을 것으로 보인다. 대내 경제건설에 유 리한 주변환경 조성을 대외정책의 핵심 기조로 유지할 것으로 보여, 중국은 한반도의 평화와 안정유지, 한반도 비핵화 그리고 북핵문제 의 안정적 관리를 북핵정책의 기본 원칙으로 삼게 될 것이다.
그러나 향후 중국이 북한문제와 북핵문제를 다루는 과정에서 다소간의 정책조정을 보이는 것은 불가피할 전망이다. 부시 정부와 달리 미국 신정부가 북한과의 직접대화 채널을 보다 적극적으로 가 동하게 될 것으로 예상된다는 점에서 본다면, 중국은 6자회담 틀 내에서뿐만 아니라 중·미 양자관계 차원에서 전략대화 등 고위급 채널을 통해 미국과의 북핵 협력을 강화할 것으로 보인다. 중국은 미국과 북한이 북핵문제의 직접적 당사자라는 입장을 보이면서도, 북한에 대한 자신의 영향력을 과시하면서 미국으로 하여금 북한과 대화과정에서 중국과 협의 필요성을 갖도록 할 것이다. 이를 위해 서도 중국은 북핵 6자회담의 효용성을 적극 부각시키려 할 것이며, 6자회담이 효율적으로 작동하도록 노력할 것이다. 미국 신정부도 6자회담 틀의 효용성을 무시하지 못할 것이므로 북핵문제 해결과정 에서 중국의 역할 활용 필요성을 계속 인식할 것이다.15
2009년은 중국과 북한이 국교를 수립한 지 60주년이 되는 해로 서 2008년 6월 시진핑 중국 국가부주석 방북 시 합의한 바에 따라 고위급 상호 교환방문 등을 통해 전통우호협력관계를 복원하기 위 한 노력을 강화할 것이다. 김정일 위원장의 건강상태가 장거리 여행 을 감당할 만큼 회복되기 어려울 가능성이 있는 것으로 보여, 김영 남 최고인민회의 상임위원장과 박의춘 외무상 그리고 군부실세 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