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 남북한 실질적 통합과 주변국의 역할 : 환경과 사례
Ⅵ. 남북한 통합을 위한 종교교류의 제도화 방안
의문점을 해소하기 위해서는 북한상황에 대한 정확한 판단근거를 제공해 야 할 것이다.
넷째, 통일지향적인 종교문화를 만들기 위해서는 궁극적으로 각 종교의 교리와 신앙내용에 대해 남북한의 각 종단이 공감대를 형성하도록 상호 노력해야 한다. 종교활동에서 물질적인 면을 무시할 수는 없지만 삶의 고 통에 허덕이는 사람들의 정신적인 괴로움을 달래주는 것이야말로 종교 본 연의 자세라고 하지 않을 수 없다. 따라서 종교계는 종교 본연의 활동을 강화하는 차원에서 대북 교류협력에 임해야 한다.
다섯째, 남북한 종교교류 진행하면서 소홀하기 쉬운 부분이 제3국을 떠 돌거나 한국으로 들어 온 탈북자들을 돕는 문제이다. 어떤 이유에서건 북 한체제를 탈출해 온 탈북자들이야말로 앞으로 통일과정에서 중요한 역할 을 할 수 있는 통일의 선봉대라고 할 수 있다. 따라서 이들의 안전을 보 장하고 희망하는 나라에서 새로운 생활에 적응할 수 있도록 최대한 지원 하는 노력을 아끼지 말아야 한다. 반세기간 국제사회와 격리되어 암흑 속 에서 헤매던 이들에게 종교의 사랑과 자비를 실천하는 것 역시 통일 지향 적 종교문화 창출에 기여하는 중요한 수단이 될 것이다.
2. 종교교류‧협력 제도화의 원칙과 방향
종교교류‧협력을 제도화하기 위한 기본방향은 첫째, 남북한 종교교류협 력은 분단된 사회체제에서 파생되는 남북한간의 이질화 및 갈등을 해소함 으로써 민족통합을 이루는데 긍정적으로 기능해야 한다. 둘째, 남북한의 종교현실에 대한 정확한 이해를 증진시키는 방향으로 추진되어야 한다. 셋째, 화해와 포용을 목표로 하는 종교기관이 먼저 종교적 신념과 신앙의 근거하여 체제와 이데올로기를 초월하는 종교공동체를 만들어 가야 한다. 넷째, 종교교류 제도화는 「남북기본합의서」와 「교류‧협력 부속합의서」에 명시된 관련조항의 이행에 그 기초를 두어야 한다.
제도화의 원칙으로는 첫째, 남한 종교기관간의 지나친 경쟁을 지양하 고, 둘째, 인적교류를 통한 인간적 이해에 중점을 두며, 셋째, 가급적 북 한의 종교기관을 파트너로 한 비정치적 협력을 강화해 나가야 한다.
3. 종교교류‧협력 제도화 추진 전략
제도화 추진의 수단은 (1) 물질적 인센티브와 (2) 민족전통 및 문화자 원을 고려할 수 있다. 북한이 외화벌이 및 대북지원성 교류‧협력을 선호 하는 점을 고려, 이를 적극 활용하는 프로그램을 개발해야 한다. 북한의 요구를 현실적으로 수용하되 이를 이용한 다양한 프로그램을 개발‧제시하 는 방안을 마련해야 한다. 뿐만 아니라, 북한이 종교교류 과정에서 ‘민족
대단결’을 부각시키고자 할 것이므로 남한의 종교기관과 단체는 북한의
이러한 접근을 회피할 것이 아니라 북한이 주장하는 민족주의와 민족문 화, 역사, 주체사상 등에 대한 이해를 바탕으로 이에 대한 남한 각 기관 과 단체의 입장을 사전에 정리하여 민족주의 담론을 충분히 활용하는 제 도화 전략을 구사해야 할 것이다.
또한 남북한간의 종교적 차이가 크기 때문에 문화적 충격을 완화시키고 상호이해를 도모하기 위해서는 점진적이며 단계적인 교류를 추진하는 것 이 바람직하다. 실질적 통합단계에서는 화해협력단계를 거치면서 북한종 교에 대한 연구를 바탕으로 남북종교계 상호간의 화해와 협력이 실현되 고, 남북연합단계를 거치면서 종교지도자 수준의 접촉과 왕래가 빈번하게 이루어질 것으로 예상된다. 따라서 사회 다른 분야와 남북교류협력의 균 형을 맞추어 가면서 남북한 사회에 혼란과 갈등을 최소화하도록 점진적이 고 단계적인 제도화 프로그램을 추진해야 할 것이다.
이런 점에서 현 단계에서 남북 종교교류는 사회 여러 분야와의 균형과 보조를 맞추며 점진적이고 단계적으로 시작하여 신뢰를 쌓은 후 이를 바 탕으로 법제화의 단계로 진입하는 방식으로 진행해야 한다. 우선 (1) 인 적 왕래, 종교행사 등 시범적인 남북화합을 위한 교류를 확대하고 이를 정례화하고, (2) 시범적 교류와 협력사업이 점차 확대되면 이를 규제할 법적 장치를 마련한다. 그리고 시범사업으로 추진된 교류가 법적인 틀에 서 진행되면 이러한 교류사업이 정기적으로, 정례적으로 개최될 수 있도
록 ‘종교문화협정’을 체결하여 안정된 관계를 형성하는데 중점을 두어야
한다.
이러한 기본방향과 원칙 하에 종교교류를 제도화하기 위한 구체적인 전
략으로 (1) 범종교간 협의체 구성, (2) 정부의 정책적 지원, (3) 북한 종 교단체들의 입지 고려, (4) 인도적 지원과 포교와의 신중한 연계, (5) 종 교교류협력 내용의 다변화‧체계화, (6) 종교와 민족주의에 대한 입장 정
리, (7) 북한의 경제개혁 조치 적극 활용 등의 다양한 방법을 강구한다.
4. 종교교류 제도화를 위한 구체적 프로그램
종교교류 제도화를 위한 구체적 프로그램으로는 (1) 남북종교인 교차 방문 추진, (2) 종교문헌 및 종교문화재의 교류확대, (3) 화해와 용서 대 집회 등을 추진한다. 3.1절과 6.25, 광복절 등 국가절기와 각 종교의 절 기행사에 민족화해와 평화통일을 위한 범종단 합동집회를 정례화하고 각 종 행사를 개최한다. 이러한 공동집회를 평양이나 새로 들어선 신의주 행 정특구, 금강산 등에서 부흥집회 형식으로 개최하는 방안도 고려해 볼 수 있다.
또한 (4) 국내유민과 탈북자들에 대한 공동 지원사업, (5) 종교건물 복원 및 개척사업, (6) 학생교환 및 학술교류, (7) 지역개발 프로잭트를 공동추진하는 방안도 추진할 수 있다. 특히 북한은 시‧군‧구역별로 자력 갱생체제를 유지하고 있기 때문에 개발프로잭트를 북한 전역을 200여 개 지역으로 구분하여 지역별로 추진하면 매우 효율적일 것이다. 각 교단차 원에서는 단기적인 식량지원과 더불어 북한선교에 기여하고 주민생활 향 상을 도모할 수 있는 개발원조 프로그램을 만들어 시행할 필요도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