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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델에 관한 과학철학적 논의

Ⅱ. 이론적 논의

2.2. 모델에 관한 과학철학적 논의

2.2.1. 과학 이론에 관한 구문론적 관점과 그에 대한 비판

20세기 초반에 카르납(Carnap), 헴펠(Hempel), 네이글 (Nagel) 등 논리 실증주의자들은 분석 철학적 담론을 이용하여 과학 이 론의 본성을 밝히는 작업을 수행하였다. 그 당시 러셀(Russell), 비트겐 슈타인(Wittgenstein)등에 의해서 발전한 논리학은 수학적인 물리 이론 을 보편명제로 전환하여 분석할 가능성을 제공하였다. 이를 이용하여 과 학 이론을 언어적 진술들로 분석하고자 했던 논리 실증주의자들의 관점 을 구문론적 관점이라고 부른다(김진영, 2012). 논리 실증주의자들에게

있어 이론이란 명제들의 체계이며, 이 체계는 실제 세계에 대한 경험이 나 관찰을 통해 그 확실성과 참이 판별된다(김정숙, 1992). 논리 실증주 의에서 이론은 관찰 불가능한 것이므로 관찰과 엄격히 구분된다는 이론 -관찰 이분법을 철저히 따랐다. 따라서, 관찰에 의해 이론의 확실성이 판별된다는 점을 해명하기 위해서는 이론 진술과 관찰 진술을 연결해야 만 한다. 이에 논리 실증주의자들은 이론 진술과 관찰 진술이 어떻게 연 결될 수 있는가를 언어 논리적으로 규명하려 했고 이에 관한 규칙인 소 위 ‘대응 규칙’을 정식화하고자 각고의 노력을 기울였다.

일례로 조작적 정의를 통해 이론 용어와 관찰을 연결하려 했던 브리지 만(Bridgman)의 시도를 들 수 있다. 브리지만의 조작적 정의에 따르면, 어떤 이론적 개념의 의미는 그 개념을 측정할 때 사용된 조작에 의해 완 벽하게 규정된다. 그러나 이는 과학 활동을 지나치게 단순하게 바라본 결과이다. 가령, ‘길이’를 조작적으로 정의하고자 할 때 그것이 분필의 길 이인지, 천문학적 거리인지, 원자의 지름인지에 따라 다양한 조작들이 사 용된다. 따라서 ‘길이’라는 개념은 그 조작의 수만큼 다양한 요소들의 집 합 즉, 열린 집합이 되므로 언어 논리를 통한 명시적 정의가 불가능하다 (http:// zolaist. org). 브리지만 이후 관찰 진술을 이론 진술로 산뜻하게 정리하려 했던 다른 시도들도 대부분 성공하지 못했다(이상원, 2008). 쉽 게 말해서 대응 규칙이란 형식적 계산에 등장하는 용어를 미리 이해하고 있는 용어와 연결하기 위한 것이다. 가령, ‘는 입자의 위치를 뜻한다’와 같은 대응 규칙을 생각해볼 때 ‘입자의 위치를 정말로 관찰할 수 있느냐’

고 묻는 순간 대응 규칙을 규정하고자 하는 논리 실증주의자들의 시도가 과학의 실제와 얼마나 동떨어져 있는지 알 수 있다(http://zolaist.org).

결국, 언어 논리를 중심으로 이루어진 논리 실증주의의 이론 정당화 틀 은 수많은 비판에 직면해야 했다. 그들의 틀은 과학사를 포함하여 당시 진행되고 있는 실제 과학 활동과 거리가 멀다고 여겨졌기 때문이다(이상 원, 2008). 주된 비판은 이론 진술-관찰 진술의 구분이 유지되기 힘들다 는 것 그리고, 이론을 진술들의 집합으로 보는 관점 자체가 문제라는 것 이다(http://zolaist.org).

먼저, 이론-관찰 이분법이 실제 과학과 얼마나 동떨어져 있는 것인지 살펴보겠다. 논리 실증주의에서 말하는 ‘관찰’이란 도구를 사용하지 않고

직접적 감각에만 의존하여 반복으로 관찰될 수 있는 것만을 말한다는 점 에서 매우 강한 기준이라 할 수 있다. 다시 말해, 즉각적, 직접적, 주어진 것(the given)을 넘어서는 관찰은 인식적 의미를 갖지 못한다는 것이 실 증주의의 정신이다(이상원, 2008). 따라서 도구를 사용하거나 언어적 차 원에서 포착하기 힘든 실험과 같은 과학적 실천은 그들의 관심에서 벗어 나게 되었다(이상원, 2008). 논리 실증주의의 주요 인물들이 활동하던 19 세기 중반에서 20세기 초반은 물리학의 혁명기로 상대성 이론과 양자 역 학이 출현하였고, 실험 과학에서도 원자 구조를 이해하는데 기여한 일련 의 실험들이 있었다. X선, 전자의 발견, 제만 효과, 방사선의 발견, 중성 자의 발견과 같은 실험은 모두 도구를 사용한 것이며 인간의 감각기관으 로는 관찰할 수 없는 원자 이하의 세계에 관한 것이다. 논리 실증주의의

‘관찰’ 개념을 적용한다면 당시 원자의 구조에 관해 결정적 이해를 제공 한 이러한 실험들은 이론 진술의 정당화에 아무런 기여를 하지 못하게 된다.

또한, 논리 실증주의에서 전제하는 (어떠한 이론에도 물들지 않은)완전 히 중립적인 관찰이 가능하다는 점은 쿤(Kuhn), 핸슨(Hanson), 파이어아 벤트(Feyerabend) 등의 과학철학자들에 의해 부인된다. 그들에 의하면 관찰은 우리가 이미 가지고 있는 기대, 신념, 개념, 이론, 패러다임 등에 의해 제약된다는 것이다. 따라서 관찰은 언제나 이론부하적(theory- laden)이다(정병훈, 1985). 핸슨에 의하면 관찰자가 어떤 장면이나 대상을 볼 때 그가 갖는 주관적인 경험은 망막에 맺히는 상에 의해 결정되는 것 이 아니라, 관찰자의 경험과 지식의 영향을 받는다. 언덕 위에 솟아오르 는 태양을 바라보는 티코 브라헤와 케플러는 시각적으로 같은 것을 보고 있으나 과학적 자료로서는 다른 것을 보고 있다. 따라서 그들은 같은 것 을 보고 있지 않으며 같은 자료에서 출발하고 있지도 않다(Hanson, 1958).

이러한 비판들은 논리 실증주의의 구문론적 관점에서 이론-관찰 이분 법이라는 핵심적 전제를 매우 위태롭게 만든다. 관찰의 이론부하적 성격 을 받아들인다면 관찰 진술은 언제나 이론의 언어로 구성되어 있음을 인 정해야 하기 때문이다(정병훈, 1985). 이론-관찰 이분법에 대해 파이어아 벤트는 다음과 같이 비판하고 있다.

‘... 관찰과 이론의 구분은 아직도 많은 철학자들에 의해 지지되고 있다. 그러나 그 초점은 대체 무엇인가? 과학의 문장이 긴 문장과 짧은 문장으로 분류할 수 있다는 것을, 혹은 직관적으로 명백한 것과 그렇지 않은 것으로 분류할 수 있다 는 것을 부정할 사람은 없을 것이다. 그러나, 어느 누구도 그것을 중요하게 생 각하지 않는다. 왜냐하면, 그러한 구분은 오늘날 과학이라는 작업에서 어떤 결 정적 역할도 하지 않기 때문이다.’

-Feyerabend, 1975 구문론적 관점의 또 다른 문제점은 이론과 현상을 연결시키는 대응 규 칙에 있었다. 실제 과학 활동에서 이론과 현상의 연결은 논리 실증주의 자들이 생각하는 것과 같이 단일한 논리적 정의로 환원할 수 있는 것이 아니다. 실제로 과학자들은 언어적 진술들을 포함하여 실험 장치, 측정 방법, 다양한 인과적 관계 등의 방법을 통해 이론과 현상을 연결시킨다 (Suppe, 2000). 가령, 온도는 기체분자운동론, 열팽창 이론, 복사 이론 등 다양한 이론과 연관될 수 있다.

요컨대, 과학 이론을 언어적․명제적 논리로 완벽히 환원할 수 있다고 보는 구문론적 관점으로는 과학 이론이 수행하는 복잡하고 다양한 활동 들을 이해할 수 없다.

2.2.2. 과학 이론에 관한 의미론적 관점

카르납(Carnap)은 다음과 같이 대응 규칙의 필요성에 관해 피력한다.

‘이론적 법칙으로부터 경험적 법칙을 직접 연역해낼 수는 없다. 왜냐하면 이 론적 법칙은 이론 용어들을 포함하고 있고, 반면에 경험적 법칙은 관찰 용어만 을 포함하고 있기 때문이다. 예컨대 기체에 관한 이론적 법칙들은 눈으로 볼 수 없는 분자들의 운동만을 다루고 있지만, 우리가 관찰할 수 있는 것은 기체의 온 도, 압력과 같은 속성들뿐이다. 따라서 전자에 관한 법칙(이론적 법칙)으로부터 후자에 관한 법칙(경험적 법칙)을 유도하기 위해서는 무언가, 즉 “이론 용어를 관찰 용어와 관련시키는 일련의 규칙들”이 더 추가되어야 한다. 예컨대, 특정 진동수의 전자기파를 특정 색과 연결하거나, 분자들의 평균 운동에너지를 온도 와 연결하는 규칙 등이 이에 해당한다.’

- Carnap, 1974

(물리학에 국한해서 이해할 때) 카르납의 입장은 충분히 이해할 수 있 다. 물리학과 수학이 차별화되는 지점은 ‘이론과 현상의 연결’이며 그러 한 연결에 관한 해명이 필요하다는 점에는 동의할 수 있기 때문이다. 그 렇다면 대응 규칙을 규명하려는 논리 실증주의자들의 시도들이 실패로 돌아간 이유는 무엇일까? 이러한 난점은 근본적으로 이론에서 현상으로 이어지는 과정 사이에 존재한다고 여겨지는 불연속 지점을 특정하기 위 해 이론과 관찰 사이에(그것도 감각기관에 의한 직접 관찰) 선을 그었기 때문으로 보인다. 이러한 작업으로 인해 논리 실증주의자들은 불가피하 게 이론과 관찰 사이를 논리적으로 매끄럽게 연결하는 대응 규칙을 찾아 야만 했던 것이다.

그렇다면 이와 같은 구문론적 관점의 문제점에 대해서 과학철학자들은 어떻게 대응하였는가? 과학 이론에 대한 의미론적 관점의 옹호자들은 구 문론적 관점의 핵심적인 전제인 이론-관찰의 이분법 자체를 거부한다.

그리고 ‘대응’이란 언어적으로 정의된 규칙이 아닌, 수학적인 모형과 세 계 사이에 이루어지는 것으로 보았다(김진영, 2012). 다시 말해, 이론과 관찰을 분리하고 이 둘 사이 대응 규칙을 찾는 대신에 모형과 실제 세계 를 분리하고 이 둘 사이 대응을 관심의 대상으로 삼은 것이다.

이와 같은 관점의 전환은 과학의 실제를 설명하지 못한다는 구문론적 관점에 대한 비판에 대해 어떻게 해명하였는가? 이와 관련하여 Giere(1988)는 교과서의 내용을 바탕으로 한 통찰을 통해 모델 개념을 제시한다. Giere는 교과서야말로 과학 지식이 전파되는 중요한 매체라고 생각했다. 과학자들은 교과서를 통해 이론을 배우므로 과학자들이 생각 하는 이론의 실제적 의미를 알고자 한다면 교과서를 분석하는 것은 하나 의 좋은 방법이 될 것이다. Giere가 보기에 교과서에 새겨진 과학 지식 에 대응 규칙과 같은 것은 없었다. 교과서에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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와 같은 형태로 개념적 속성에 관한 정의가 명시되어 있으나 그런 언급들은 적어 도 논리 실증주의자들이 생각하는 대응 규칙은 아니었다. 또한, 교과서에 서는 ‘질량’, ‘가속도’, ‘힘’과 같은 개념들을 직접 관찰할 수 있는지 없는 지, 또는 이러한 개념이 이론 용어인지 관찰 용어인지를 구분하는 것이 관심의 대상도 아니었다. 그러나 Giere는 과학자들이 실제 세계의 대상