Ⅳ. 연구 결과
4.1. 학생들의 모델 기반 탐구의 양상
4.1.2. 모델을 이론적 지식과 연결하기
4.1.2.1. 이론적 지식의 선택
[그림 4-8] 학생들이 탐구에 필요할 것으로 예상한 이론적 지식
관한 논의이다. 여기서 학생 1은 기존 모델에 적용했던 이론적 지식을 그대로 사용하는 것이 적절치 않다고 판단하고 이를 수정해야 함을 주장 했다. 다음 대화를 살펴보자.
#43
교사: 자, 이제 세타는 어떻하지? 갑자기 세타가 사라졌잖아 3.0에서..
학1: 세타를 집어넣을 이유가 없지 않나?
교사: 왜요?
학1: 이게 그니까 이거랑 일단 여기선 이걸로 설명했잖아요. 세타가 이거랑 이 거랑 이루는 각인데, 지금 이거 용수철로 바꿔 버렸잖아요. 그러면 세타 자체가 고려 상황에서 제외된 거 아닌가요?
교사: 왜 고려하지 않아도 되죠?
학1: 힘을 설명할 때 지금 여기서 이거 방향이잖아요 2.0에서 설명할 때. 여기 선 그래서 뭐냐 세타에 따라.
학2: 세타를 측정하는 위치가 바뀐 거지. 그래서 제가 세타를 자꾸 얘기하는게.
학1: 아 근데 3.0에서는 세타를 이용해서 힘을 못 표현하지 않아요? 여기서(모 델2.0)는 운동량의 변화량으로 설명했는데 여기는(모델3.0) 이제 아얘 용 수철 kx로 표현해버리니까..여기는 이제 세타로 했는데 여기는 이제 세타 가 사라.. 어디로 갔는지.. 세타를 집어넣을 수가 없지 않나??
학2: 아까 샘한테 계속 세타를 계속 어디로 봐야할지 모르겠다.. 그래서 용수철이 H이후에는 완전 수축됐으니까 바로 차체에 힘이 가해지잖아요. 여기 H로 두면, 원래는 처음 박은 이 지점을 이 지점의 각도를 세타로 봤잖아요.
(중략)
학1: 그니까 학3이 말한 게 탁 수축되어서 강체가 돼 버리면.. 그때는 세타..
이걸 운동량 변화로 쓸 수 있지 않아요? 근데 이거 경우 말고는 제가 아까 설명한 거 정리하면은, 2.0에서는 Δp를 이용해서 설명했잖아요. 근데 3.0에서는 힘을 어떻게 표현할지에 대해서 아예 Δp에 대해 표현하는게 아니라 아얘 kx로 해버리자는 거니까. Δp를 이용해서 설명할 때 세타값을 이용해서 표현하잖아요. 근데 kx로 표현할 때는 이제 Δp로 하지 않으니 까..힘을 표현하는 방식이 달라져버렸으니까..이제 이걸 고려할 때 생각하는 세타도 이제 사라져버리는거죠. 아얘 이제 이 방식을 파괴 해버리고 완전 새롭게 해버렸으니까. 원래 방식에 얽매이지 말고. 이제 딱 새로운 거에서만.. 그니까 힘을 표현하는 방식을 아얘 새롭게 해버 렸다..
위 대화는 모델 3.0에서 RC 카의 가속도를 수학으로 표현하기 위한 논 의에서 이루어진 것이다. 모델 2.0은 RC 카를 무차원의 점으로 취급하므 로 표 4-3 (a)와 같이 충격량과 운동량의 관계를 이용하여 가속도를 수 학으로 나타냈다. 그러나 모델 3.0에서는 표 4-3 (b)와 같이 RC 카를 용 수철을 포함한 탄성체로 취급한다. 이러한 변화가 생기면서 모델 3.0에 어떤 지식을 적용해야 할 것인가에 관한 학생 1과 2의 논쟁이 시작되었 다. 학생 2의 ‘세타를 측정하는 위치가 바뀌었다’, ‘세타를 어디로 봐야할 지 모르겠다’와 같은 발언은 학생 2가 이론의 선택에 있어 모델 3.0을 모 델 2.0의 연속선상에 위치시키고 있음을 알 수 있다. 사실 용수철이 포함 되어 있지 않던 모델 2.0에 용수철을 도입한 것은 학생 2이다. 학생 2는 모델 2.0에서 충돌 시간을 매 충돌마다 일정하게 가정했던 점을 불편하
[표 4-3] 수정된 모델 3.0에 적용할 이론적 지식 선택에 관한 학생 1, 2의 입장 차
모델 2.0과 가속도의 수학적 표현(a) 모델 3.0과 학생 1, 2의 입장 차이(b)
학 생 1
RC 카에 작용하는 충격력은 용수철의 탄성력 이다. 용수철이 차체를 밀어올리는 힘 이므로, 차체의 질량을 이라 하면 RC 카의 가속도는
max
로 나타낼 수 있다.
학 생 2
모델 3.0은 모델 2.0에서 충돌 시간을 정교화 한 것이며 충돌 시간은 RC 카가 만큼 진행 하는데 걸린 시간이므로 RC 카의 가속도는 max
sin
이다.
게 여겼고 이를 정교화하기 위해 모델 3.0에 용수철을 도입하였다. 용수 철을 도입하면 충돌 시간을
(: 충돌 속도)로 나타냄으로써 매 충 돌에서 충돌 시간을 다르게 취급할 수 있다고 생각했기 때문이다. 따라 서 학생 2의 생각에 모델 3.0은 모델 2.0에서 접촉시간을 정교화 한 것일 뿐이므로 적용 이론을 바꿀 필요는 없는 것이다.그러나 학생 1은 용수철이 모델에 도입되었으므로 더이상 운동량과 충 격량의 관계를 이용하여 간접적으로 충격력을 가늠할 필요가 없다고 주 장한다. 학생 1은 ‘여기서(모델 2.0)는 운동량의 변화량으로 설명했는데 여기는(모델 3.0) 이제 아예 용수철 로 표현해 버리니까’, ‘힘을 표현하 는 방식이 달라져 버렸으니까 세타도 이제 사라져 버리는 거죠.’, ‘아예 이제 이 방식을 파괴해 버리고 완전히 새롭게 해버렸으니까. 그니까 힘
을 표현하는 방식을 아예 새롭게 해 버렸다’와 같은 발언들을 통해 이제 충격력을 간접적으로 다룰 필요가 없다는 자신의 의견을 반복적으로 주 장하고 있다. 표 4-3(b)에는 이러한 두 학생의 입장 차가 정리되어 있다.
결과적으로 교사는 탄성력을 충격력으로 직접 정의하자는 학생 1의 의 견에 따라 탐구가 진행되도록 논의를 중재하였다. 모델 2.0에 충돌이론을 적용했던 이유는 충격력을 직접 구할 수 없으므로 RC 카가 방지턱을 타 고 넘어가는 것을 순간적인 충돌로 간주하고 이때 나타나는 운동량의 변 화를 바탕으로 충격력을 가늠하기 위함이었다. 그러나 모델 3.0에 용수철 이 도입되면 용수철이 차체에 가하는 직접적인 탄성력이 충격력이 되므 로 모델 3.0에 충돌이론을 적용하는 것은 효율적이지 못한 선택이 된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학생 2가 이러한 필요성을 인식하지 못한 것은 모델 과 이론적 지식의 연결을 선택의 문제로 바라보지 못했기 때문으로 보인 다.
반면, 학생 1은 모델 2.0에서 충돌이론을 주어진 상황에서 ‘힘을 정의하 기에 적절한 방법’으로 이해하고 있는 듯 보인다. 특히, ‘힘을 표현하는 방식을 새롭게 한다’는 학생 1의 발언은 시사하는 바가 크다. 이는 학생 1이 충돌이론이나 탄성이론의 내용을 아는 것을 넘어 그러한 이론들을 사용하는 목적이 결국 힘을 표현하기 위한 것임을 이해하고 있음을 암시 하기 때문이다. 따라서 학생 1이 적용할 이론적 지식의 변화를 주장한 것은 해당 이론이 고안된 목적을 인식하고 모델-이론의 연결에 관한 합 리성을 판단한 결과라 할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