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Ⅳ. 연구 결과

4.1. 학생들의 모델 기반 탐구의 양상

4.1.4. 모델에 현상을 반영하기

4.1.4.1. 모델 평가하기

Giere(2001)에 의하면 모델을 실험 데이터와 직접 비교하는 것은 불가능하며, 모델에 의해 예측된 결과와 실험으로 얻은 데이터의 특정 측면을 비교함으로써 가능하다. 따라서 모델의 평가는 모델이 예측 한 현상과 실험으로 얻은 데이터 사이의 정합성에 대한 평가라 할 수 있 다. 이때 모델의 예측은 ‘RC 카의 충돌 속도에 따라 가속도의 크기는 증 가할 것이다’와 같이 통상 모델에 포함된 변인들 사이 관계를 보여주는 일반적 진술문의 형태이다. 반면, 실험 데이터는 관심 변인들 사이 관계 를 명확히 드러내지 않는다. 따라서 실제 과학자 활동에서 모델의 평가 는 모델의 예측한 바에 관한 참 또는 거짓의 이분법적 판단이 아니다.

이는 종종 모델의 예측과 실험 데이터가 ‘어느 정도로 잘 맞는가’ 또는

‘어떤 조건에서 잘 맞는가’ 즉, 정도(degree)의 판단에 관한 문제가 된다 (Giere, 2001). 또한, 실험 데이터가 보여주는 것은 현상에 관한 다양한 특징들이 복합적으로 얽힌 결과이므로 이러한 다양한 특징 중 ‘무엇을 중요하게 볼 것인가’에 관한 판단이 요구될 수 있다. 이러한 점들을 고려 할 때 모델 평가하기에서 의미 있는 활동은 데이터 해석을 중심으로 나 타날 것임을 예상할 수 있다. 데이터 해석은 실험 데이터에서 모델이 예 측한 것을 평가할 수 있을 만한 일반적 진술을 도출하는 과정이라는 측 면에서 E→ M 이동으로 간주할 수 있다. 그러나 이러한 복잡한 데이터 해석은 이론 검증을 위한 ‘잘 맞는 실험’을 주로 경험해 온 학생들에게는 낯선 상황이다.

그렇다면 이러한 복잡한 상황에서 학생들은 어떻게 데이터를 해석하였 을까? 먼저, 평가의 맥락을 긍정적 평가의 맥락과 부정적 평가의 맥락으 로 구분했을 때 긍정적 맥락에서는 위에서 논의한 의미 있는 활동이 거 의 관찰되지 않았다는 점에 주목해 보고자 한다. 다음 사례를 살펴보자.

사례 1

교사: 자, 이제 데이터를 보시고 설명할 수 있는 걸 찾아봐. 전체가 아니어도 특정 부분만 설명하는 것도 있을 거니까. 다 찾아봐요.

학3: 폭이 넓어질수록 올라가는 게 잘 보여요.

교사: 나중에 추가할 게 있으면 추가하고요.

학3: 다시 수정 3.0

교사: 3.0은 이제 우리가 만들어야지. 설명할 수 있는 부분, 작은 부분이라도 찾 아보자. 그것만 하고 있는거야. 다른거 하지 말고

학3: 찾았어요. 일단 추세선을 그려보면, 다 증가하는 그래프가 나와요.

학2: 증가하는 기울기가 높아질수록 더 커져요.

교사: 오케이. 그럼 발견되는 패턴부터 해봐요. 학2이 다시

학2: 높이가 높아지면 기울기가 더 커진다. 그니까, 높이가 높으면 속도에 다른 가속도의 변화량이 더 크다. 이렇게 말할 수 있지 않나요?

교사: 그러네요.

학2: 그게 18cm에서 잘 나타나는 거 같아요.

교사: 그죠. 18cm가 기울기가 커지는 것도 잘 나타나고..

학1: 맞아요.

사례 2

교사: 설명할 수 있는거 없어? 얘 이렇게 능력 안돼 2.0? 하하 학2: 네, 속도 빨라지면 a 늘어난다. sin이 커지면 a 늘어난다.

학3: a가 늘어난다는 설명할 수 있네요

학2: 속도랑 세타가 a랑 비례한다는 거. 그거 설명할 수 있고. 떨어지는 점은 딱히 안보이고

교사: 너비가 일정할 때는 세타가 커지면 a가 커지는 게 맞고, 그리고 같은 방 지턱에서 v가 커질 때 a가 커지는 것도 맞고.

위 사례들에서 모델에 관한 긍정적 평가는 모델이 수학적으로 예측한 현상이 실험 결과(그림 4-15의 (a))와 부합하는가를 확인하는 활동으로 나타났다. 이 연구에서 진행한 방지턱 탐구는 RC 카의 충돌 속도 및 방 지턱의 너비와 높이를 조작변인으로, RC 카의 수직 방향 가속도의 최댓 값을 종속 변인 중 하나로 삼고 있다. 실험 결과 그림 4-15(a)는 조작 변인의 변화에 따른 종속 변인의 변화를 보여주는 그래프 형태이므로 학 생들은 그래프에 나타난 관계를 단지 ‘읽어냄’으로써 모델의 예측을 확인 하고 모델을 긍정적으로 평가하고 있다. 이와 같이 단순 확인을 통해 모 델을 평가할 수 있었던 것은 데이터가 모델에 포함된 관심 변인들을 중 심으로 정리되어 있고 그 안에 변인들 사이의 관계가 비교적 명확히

(a)

(b)

[그림 4-15] 10개의 방지턱에서 얻은 충돌 속도에 따른 가속도 데이터(a), 사례 13 관련 데이터(b). 점선은 충돌 속도가 대략 9 km/h인 선을 표시한 것이다.

드러나 있기 때문이다. 따라서 모델의 평가에서 데이터에 관한 별도의 판단이나 해석이 요구되지 않았으며 모델의 예측과 데이터 사이 정합성 에 있어 정도(degree)의 문제가 쟁점이 되지 않았다.

반면, 모델의 설명력에 대한 비판적 관점이 제기되는 부정적 평가 맥락 에서는 긍정적 평가 맥락에 비해 고차원적인 논의가 관찰되었다. 이에 지금부터는 모델의 설명력에 대한 비판적 평가맥락에서 이루어진 논의 사례 13과 16을 중심으로 이에 관한 논의를 이어가고자 한다.

#13

학2: 샘 저 설명하려던거 먼저 할래요!!! 봐바요!! 이 너비가 10이고 18이면 두 배 차이 나잖아요. 높이는 똑같이 3으로 같단 말이에요. 이렇게 했을 때 세타가 얘가 훨씬 작죠? 근데 그래프 보면은 10cm 일 때 3일 때 시속 9km 정도에 있거든요. 근데 가속도가 60이거든요. 근데 여기서도(18cm) 세타가 차이가 있는데도 (10cm 경우랑)가속도가 같아요.

교사: 그것만 놓고 보면 너비가 넓어지는 거는 가속도에 별로 영향을 못주는 거 같아요.

학2: 너비가 넓어지는 게 세타에 관련이 있는데 세타에 관련이 있으면 변화가 있어야 되는데 변화가 없잖아요

교사: 아. 그래서 모델 2.0이 그건 설명 못하는 거 같다?

학2: 네.

#16

학2: 샘 아까 제가 얘기한 거에 좀 덧붙이면, 18*2.5 에서 오히려 가속도가 커졌어요. 12, 속도가 12일 때.

학3: 그거는 중간에 피크를 찍고 끊겼나보네.

교사: 3.0에서? 100가까이 간거??

학2: 아뇨. 세타가 더 작은데도 더 커졌어요. 18*2.5에서 속도 제일 빠른거. 거 기서는 세타가 더 작은데도 더 커졌어요.

학생 2는 그림 4-15(a)에 나타난 10개의 그래프 중 (b)에 제시된 두 그 래프에 집중하였다. 모델 2.0은 RC카의 수직 방향 가속도 , 충돌 각도

, 충돌 속도 에 관해   ∆

sin

와 같은 관계를 예측한다. 이에 따르면 방지턱의 너비가 넓은 경우 방지턱 각도 가 작아지므로 가속도 의 크기는 감소해야 한다. 그러나 그림 4-15의 (b)에서 대략 9 km/h라는 같은 속도로 충돌했음에도 너비가 넓은 방지턱의 가속도와 너비가 좁은 방지턱의 가속도가 비슷하게 측정되었다. 학생 2는 이 부분을 지적하면 서 ‘너비가 넓어진다는 것은 세타와 관련이 있는데 그렇다면 가속도 상 에 눈에 띠는 변화가 있어야 하지만 그렇지 않기 때문’이라고 이유를 밝 혔다. 학생 2가 발견한 현상은 방지턱의 너비가 넓어 경로가 길어지는 경우 예상보다 자동차의 가속도가 증가하는 변칙적 현상으로 교통 공학

분야에서는 이미 알려진 것이다(A.H.Lav, 2018).

위 대화에서 학생 2는 변칙 현상을 특정하기 위해 모델 2.0에서 중요한 변인인 충돌 각도()를 중심에 두고 생각하고 있음을 알 수 있다. 그러 나 충돌 각도는 그림 4-15의 실험 데이터에 직접적으로 드러나지 않는 변인이다. 이는 학생 2가 모델 2.0의 렌즈를 통해 데이터를 바라보고 있 음을 암시한다.

만일, 모델 2.0에 관한 정보가 없는 상태에서 그림 4-15의 (a)를 바라본 다면 명확히 드러나는 경향성 이외에 복잡한 10개의 그래프에서 어떤 특 징이 의미 있는 것인가를 가늠하기 어려웠을 것이다. 따라서 모델의 예 측 즉, 식   ∆

sin

가 보여주는 변인들 사이 관계를 바탕으로 데이 터를 바라보았다는 점은 학생 2가 다양한 특징들이 함축된 데이터 안에 서 의미 있는 특징을 발견하는데 모델이 핵심적인 역할을 한 것으로 생 각할 수 있다. 다음 사례 15는 모델의 예측과 어긋나는 경향성을 데이터 로부터 찾아낸 위 사례에 비해 데이터 해석과 관련한 조금 더 복잡한 사 고 과정을 보여준다.

#15

학2: 접촉시간에 따라 뭔가 알아보기가 쉬운 거 같긴 해요. 그니까 짧을 때를 뭔가.. 그 뭐라해야돼.. 해석하면 좋을 거 같애요.

교사: 그니까 닿아있는 동안의 시간이.. 거기에 뭔가 있어 보이는데.

학2: 되게 난해해요.

교사: 그런거에 비춰보면 모델 2.0이 좀 딸리는 게 맞긴 맞다. 그치?

학2: 그죠. 접촉시간 t가 아예 짧아버리면 설명 못해요. 아무것도 못해요. 그렇지 않아요? 오히려 10*1 경우는 가속도가 줄어들었어요.

교사: 오케이, 그래서 이게 필요한 거야(손으로 그린 보조데이터).

(보조 데이터 확인 중)

학2: 떠서 안 나온거네..

위 사례에서 학생 2는 RC 카와 방지턱 사이의 접촉시간이 모델 2.0의 설명력과 관계가 있다는 의심을 제기하고 있다. ‘접촉시간 t가 아예 짧아

버리면 설명 못 해요. 아무것도 못 해요’라는 학생 2의 발언은 학생 2가 접촉시간이 짧은 영역을 모델 2.0의 한계가 드러나는 영역으로 생각하고 있음을 보여준다. 접촉시간에 따라 모델의 설명력에 관한 판단이 달라질 수 있음을 지적했다는 점에서 이는 학생 2가 모델과 데이터 사이 정합성 의 판단을 단순 참․거짓의 판단이 아닌 ‘정도(degree)의 문제’로 인식하 고 있음을 보여준다. 학생 2는 단순히 모델이 설명할 수 없는 개별 현상 을 찾아낸 것이 아니라, 데이터를 해석하여 ‘접촉시간이 짧아지면 모델 2.0의 설명력이 떨어진다’는 일반적 패턴을 찾아냈다.

이때 학생 2가 접촉시간을 중심으로 정도의 문제를 파악하고 있다는 점 은 중요하다. 실험 결과 4-15에는 접촉시간에 관한 정보가 전혀 드러나 있지 않다. 따라서 가령 ‘방지턱의 경로가 짧으면 설명이 잘 안 된다’와 같이 비교적 실험 결과에 직접적으로 드러나는 해석이 오히려 학생들이 도출하기 쉬운 형태일 것이다. 그러나 그러한 해석은 모델을 평가하고 수정할 때 크게 도움이 되지 않는다. 방지턱 경로의 길이는 모델 2.0에서 고려하는 주요한 요인이 아니기 때문이다. 반면, 접촉시간은 모델 2.0에 포함된 요인이므로 이를 중심으로 데이터를 바라보는 것은 모델 2.0의 설명력을 저해하는 원인을 가늠하는 데 도움을 줄 것이다. 그렇다면 학 생 2는 어떻게 접촉시간이라는 특정 기준을 초점으로 데이터를 바라보고 정합성의 정도를 파악할 수 있었을까?

학생 2가 접촉시간을 실험 데이터 해석에서 중요한 위치에 두고 있는 것은 우연이 아니다. 모델 2.0은   ∆

sin

와 같은 수학적 관계를 예 측한다. 그러나 그림 4-15(a)에 나타난 실험 데이터의 일부만 설명할 수 있을 뿐이다. 이에 학생 2는 이러한 낮은 설명력을 ‘매 충돌 시 RC 카와 방지턱의 접촉시간(∆)은 일정하다’는 모델 2.0의 이상화 조건 때문으로 보았다. 이에 이러한 이상화 조건을 해제하고 접촉시간을 정교화할 필요 가 있다는 제안을 지속적으로 제기해왔다. 학생 2가 접촉시간을 초점으 로 데이터를 바라본 것은 이와 같은 문제의식 때문이었다. 즉, 학생 2는 모델과 데이터 사이에서 자신이 모델에 관해 갖고 있는 문제의식을 중심 으로 데이터를 바라보았고 이는 결과적으로 데이터의 해석에서 요구되는

‘정도(degree)의 판단’이 모델과 밀접하면서도 효율적으로 이루어질 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