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II. 라오스인 학습자의 격조사 오류 양상
2. 라오스인 학습자의 격조사 오류 양상
2.2. 격조사별 구체적인 오류 양상
2.2.2. 목적격 조사 ‘을/를’오류 양상
다음은 목저격 조사의 오류 양상을 살펴보고자 한다. 대치 오류 양상, 누락 오류 양상, 첨가 오류 양상의 순으로 살펴보기로 한다.
① ‘을/를 → 이/가’ 대치 오류 양상
‘을/를 → 이/가’ 대치 오류는 문장 안에서 목적격 조사 ‘을/를’을 사용해야 되는 위 치에 주격 조사 ‘이/가’를 대치하여 사용하는 것을 말한다. 다음의 예문을 통하여 라오 스인 학습자의 오류 양상과 오류 원인을 살피고자 한다.
(85) 가. 친구*가(ü를) 많이 사귀었다.(w-SY4)
나. 한국 친구*가(ü를) 다 다시 만나면 좋겠다.(w-SY3) 다. 저는 한국 가사*가(ü를) 정말 좋아합니다.(w-SY2) 라. 당신은 고등학교*가(ü를) 졸업했어요?(t-SY2·3·4)
(85)의 예문에서는 학습자가 한국어 ‘사귀다’, ‘만나다’, ‘좋아하다’, ‘졸업하다’와 같은 타동사들의 의미와 기능의 특성을 무시하고 이 타동사들이 취하는 목적어 뒤에 목적격 조사 ‘을/를’을 사용해야 하는데도 불구하고 다른 문장 성분에만 초점을 맞추어 문장을 생산하기 때문에 잘못된 격조사를 대치하여 오류를 발생하는 것으로 볼 수 있다.
(85가)의 예문에서는 ‘친구를 많이 사귀었다’라는 문장을 쓰려고 했으나 ‘사귀다’가
‘친구’라는 명사를 목적어로 요구하는데도 불구하고 주격 조사 ‘이/가’를 붙여 사용하여
‘*친구가 많이 사귀었다’ 비문이 되었다. 이러한 오류를 범하는 것은 학습자가 ‘사귀다’
타동사가 목적어를 필요로 하는 것을 파악하지 못하여 목적격 조사 ‘을/를’을 사용해야 하는 ‘친구’ 뒤에 주격 조사 ‘이/가’를 대치하는 것으로 보인다.
(85나)의 예문에서는 ‘만나다’ 타동사가 ‘한국 친구’라는 명사를 목적어로 요구하고 있 기 때문에 ‘한국 친구’ 뒤에 목적격 조사 ‘을/를’을 사용해야 되는데 학습자가 ‘만나다’
동사를 주동사로 판단하지 못하고 ‘좋다’ 형용사에 초점을 맞추어 주격 조사 ‘이/가’를 사용하는 것으로 예상된다.
(85다)의 예문에서는 ‘좋아하다’ 동사는 ‘가사’라는 명사를 목적어로 요구하고 있는데 불구하고 학습자가 ‘가사’ 명사 뒤에 목적격 조사 ‘을/를’을 주격 주사 ‘이/가’로 대치하 여 사용하는 것은 ‘좋아하다’ 동사에 초점을 맞추어 격조사를 사용하지 않아 명사에만
초점을 두어 잘못된 격조사를 사용하는 것으로 예상된다.
(85라)의 예문에서는 ‘졸업하다’가 목적어를 필요로 하고 있는데도 불구하고 학습자가
‘고등학교’라는 말 뒤에 목적격 조사 ‘을/를’을 주격 주사 ‘이/가’로 대치하였다. 학습자 가 ‘졸업하다’ 타동사가 목적어를 필요로 하는 것을 파악하지 못하는데다가 모국어와 한 국어의 어순이 다르므로 문장 성분을 구별하지 못하여 어디에 초점을 두어 격조사를 사 용해야 할지를 파악하지 못했다. 이러한 오류를 예방하기 위하여 한국어와 모국어의 문 장 구조 차이점이나 동사 분류에 대한 것도 익힐 수 있도록 가르쳐줘야 된다.
예문 (85)에서 ‘을/를 → 이/가’ 오류를 보면 다음과 같이 오류 원인을 정리할 수 있 다.
첫째, 모국어와 한국어의 문장구조나 문장 성분의 차이점을 파악할 수 있는 지식이 부 족한 것으로 보인다.
둘째, 한국어 서술어의 개념에 대한 이해가 부족한 것으로 볼 수 있다. 즉, 타동사, 자 동사, 형용사 그리고 어느 것이 주동사인지를 구별하지 못하는 것으로 보인다.
② ‘을/를 → 에’ 대치 오류 양상
‘을/를 → 에’ 대치 오류는 목적격 조사 ‘을/를’을 사용해야 하는 위치에 부사격 조사
‘에’를 대신 사용하는 것을 말한다. 예문을 통하여 라오스인 학습자의 오류 양상과 오류 원인을 살피고자 한다.
(86) 가. 나는 대학교*에(ü를) 졸업한 후에 취직할 것이다.(w-SY4) 나. 그 관광지*에(ü을) 한번 구경해야 한다.(t-SY2·3·4)
다. 저하고 친구 같이 춤을 연습하고 교실*에(ü을) 청소해요.(w-SY2) 라. 나는 언제나 그 추억*에(ü을) 생각한다. (w-SY3)
(86)의 예문은 목적격 조사 ‘을/를’을 부사격 조사 ‘에’로 대치하여 범하는 것은 학습 자가 목적격 조사 ‘을/를’과 부가격 조사 ‘에’가 요구하는 서술어를 구별하지 못하여 ‘장 소’를 나타내는 명사 뒤에 부사격 조사 ‘에’를 붙여 사용하는 경향이 있다.
(86가)의 예문에서는 ‘졸업하다’ 타동사가 ‘대학교’를 목적어로 요구하기 때문에 목적 격 조사 ‘을/를’을 써야 되는데 학습자가 ‘졸업하다’가 목적어를 필요로 하는 것을 파악 하지 못하여 오류를 일으켰다. (100나)에서는 ‘구경하다’ 타동사가 ‘그 관광지’를 목적어 로 요구하고 있기 때문에 목적격 조사 ‘을/를’을 사용해야 되는데 학습자가 ‘구경하다’
타동사가 목적어를 필요로 하는 것을 생각하지 못하여 장소를 나타내는 말 뒤에 부사격 조사 ‘에’를 쓰는 경우가 많이 보인다. (100다)의 예문에서는 ‘청소하다’가 ‘교실’을 목적 어로 요구하는데 ‘장소’를 나타내는 ‘교실’ 뒤에 부사격 조사 ‘에’를 붙어 과잉 적용하였 다.
(86다~라)의 예문에서는 ‘생각하다’가 ‘추억’이라는 말을 목적어로 요구하는데도 불구 하고 학습자가 ‘청소하다’ 타동사가 목적어를 필요로 하는 것을 파악하지 못하여 부사격 조사 ‘에’로 대치하여 오류를 범한 것으로 볼 수 있다.
(86가~다)와 같은 경우에는 목적격 조사 ‘을/를’을 사용해야 되는데 학습자가 문장 성 분과 서술어를 구별하여 격조사를 사용하지 못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문장 성분을 어 느 하나에만 초점을 두어 생각하여 격조사를 사용하고 있는 것을 보면 ‘장소’를 나타내 는 명사라면 주성분이 되는 서술어의 특성을 무시하고 목적격 조사 ‘을/를’을 부사격 조 사 ‘에’로 대치하여 사용하는 것을 보였다.
라오스인 학습자의 오류 양상을 보면 ‘을/를 → 에’ 오류가 발생하는 원인 중의 하나 는 양어의 격 실현 방식이나 문법체계가 다르기 때문인 것으로 보인다. 한국어는 조사에 의하여 격을 나타내는 반면에 라오어에는 어순과 전치사에 의하여 격을 나타낸다. 한국 어에서는 조사가 서술어에 의하여 결정되지만 라오어에서는 전치사가 명사에 의하여 결 정되기 때문에 ‘장소’를 나타내는 명사 뒤에 ‘에’를 쓰려는 경향이 있다. 이러한 오류를 예방하거나 제거하기 위해서는 기본적으로 양언어의 격 실현 방식이나 조사와 전치사의 차이점을 이해할 수 있도록 교육이 필요하다.
③ ‘을/를 → 은/는’ 대치 오류 양상
‘을/를 → 은/는’ 대치 오류는 목적격 조사 ‘을/를’을 사용해야 하는 위치에 ‘은/는’을 대신 사용한 경우이다. 다음의 예문을 통하여 오류 양상과 오류 원인을 밝히고자 한다.
(87) 가. 돈*은(ü을) 많이 벌고 다른 사람에게 도와주고 싶다.(w-SY4) 나. 춤*은(ü을) 추는 모습과 노래하는 비투비를 기억하고 있다.(w-SY3)
(87가)의 예문에서는 ‘벌다’ 타동사가 ‘돈’이라는 명사를 목적어로 요구하기 때문에 목 적격 조사 ‘을/를’을 사용해야 되는데 학습자가 문장의 상황 맥락에 초점을 맞추어 생각 하지 못하므로 보조사 ‘은/는’을 대치하여 오류를 일으킨 것이다. (89나)에서도 마찬가 지로 ‘추다’ 타동사가 ‘춤’이라는 명사를 목적어로 요구하고 있는데도 불구하고 학습자가
‘은/는’으로 대치하여 오류를 범하였다.
이러한 오류를 범하는 것은 위에서 언급하였듯이 학습자가 같은 문장 내에 나타난 문 장 성분의 관계를 잘 구별하지 못하여 잘못된 격조사를 취하는 것이 많다.
④ ‘을/를 → (으)로’ 대치 오류 양상
‘을/를 → (으)로’ 대치 오류는 목적격 조사 ‘을/를’을 사용해야 하는 위치에 부사격 조사 ‘(으)로’를 대신 사용하는 오류를 말한다. 다음과 같이 예문을 볼 수 있다.
(88) 매일 저는 학교에 오토바이*로(ü를) 타고 가요.(w-SY2)
(88)의 예문에서는 ‘타다’ 타동사가 ‘오토바이’라는 명사를 목적어로 요구하므로 목적 격 조사 ‘을/를’을 사용해야 되는데 학습자가 ‘타고 가다’가 목적어를 필요로 하는 것에 초점을 맞추지 못하여 교통수단을 나타내는 명사 뒤에 부사격 조사 ‘(으)로’를 사용하여 오류를 범하는 것으로 볼 수 있다. 학습자가 ‘N을/를 타고 가다’의 문형과 ‘N으로 가다’
를 같은 문형으로 보아 ‘*오토바이로 타고 가다’라는 문장을 쓰는 것으로 보인다. 이러 한 오류를 범하는 것은 결합된 동사가 나타날 때 어느 것이 주동사이고 어느 것이 보조 용언인지를 구별하지 못하여 잘못된 격조사를 선택하는 경우가 많다.
⑤ ‘을/를 → 에서’ 대치 오류 양상
‘을/를 → 에서’ 대치 오류는 목적격 조사 ‘을/를’을 써야 되는 자리에 부사격 조사
‘에서’를 대치하여 오류를 범하는 것을 말한다. 김호정 외(2010:6)에서 제시하였듯이 학 습자가 높은 급으로 올라갈수록 조사의 대치 오류를 다른 오류 유형보다 더 많이 범하는 경향이 있고 더 적극적인 교육이 필요다고 하였다. 라오스인 학습자도 마찬가지로 ‘을/
를 → 에서’ 대치 오류는 저학년에서는 나타나지 않았으나 오히려 고학년에서만 나타났 다. 라오스인 학습자가 오류를 범하는 오류는 다음과 같다.
(89) 고등학교*에서(ü를) 졸업했어요?(t-SY4 )
(89)의 예문에서는 서술어 ‘졸업하다’가 ‘고등학교’를 목적어로 요구하는데도 불구하 고 학습자가 목적격 조사 ‘을/를’을 부사격 조사 ‘에서’로 대치하여 오류가 발생한 것이 다. 한국어 부사격 조사 ‘에서’를 사용하여 ‘고등학교에서 졸업했어요?’라는 문장을 생산
한 것은 학습자가 ‘졸업하다’ 타동사에 대하여 명확하게 학습하지 못하여 ‘졸업하다’는
‘행동’을 나타내는 동사로 보아 앞에 오는 장소명사에 ‘에서’를 쓰는 것으로 볼 수도 있 다.24) 학습자의 모국어 차원에서 보면 ‘고등학교에서 졸업했어요?’와 같은 문장은 부사 격 조사 ‘에서’가 라오어의 전치사 ‘ຈາກ[ʨa:k]’과 비슷한 의미 기능을 하는 경우가 있기 때문에 학습자가 라오어의 전치사 ‘ຈາກ[ʨa:k]’의 의미를 한국어 부사격 조사 ‘에서’와 일대일로 번역하여 문장을 생산한 것으로 볼 수도 있다. 또는 학습자가 영어의 전치사
‘from’처럼 부사격 조사 ‘에서’를 사용하는 것으로 볼 수도 있다. 그러나 한국어의 부사 격 조사‘에서’도 마찬가지로 동사에 따라 사용이 결정되지만 라오어의 전치사는 명사에 의하여 결정된다. 학습자들이 모국어 전치사를 한국어 부사격 조사와 일대일로 번역하여 문장을 만든 경우이다. 이에 따라 학습자에게 라오어의 전치사와 한국어의 부사격 조사 에 대하여 정확하게 이해할 수 있도록 가르쳐 주어야 된다.
⑥ ‘을/를 → 에게’ 대치 오류 양상
‘을/를 → 에게’ 대치 오류는 ‘을/를’을 사용해야 하는 위치에 ‘에게’를 대신 사용한 경우이다. 다음 예문을 통하여 오류 양상 및 오류 원인을 밝히고자 한다.
(90) 돈은 많이 벌고 다른 사람*에게(ü을) 도와주고 싶다.(w-SY4)
(90)의 예문에서는 ‘*다른 사람에게 도와주다’에서 ‘돕다’ 서술어가 ‘사람’을 ‘목적어’
로 요구하고 있다. 그러나 학습자가 ‘다른 사람’이라는 명사 뒤에 부사격 조사 ‘에게’로 대치하여 오류를 범하였다. 이는 학습자가 주동사 ‘돕다’와 보조용언 ‘주다’의 결합으로 이루어진 ‘도와주다’ 파생동사가 ‘다른 사람’을 목적어로 요구하는 것을 이해하지 못하여 부사격 조사 ‘에게’와 비슷한 의미 기능을 하는 라오어의 ‘ແກ[kɛ]່’전치사의 의미를 번역 하여 문장을 만든 것으로 보인다. 왜냐하면 라오어에서는 ‘다른 사람에게 도와주고 싶다’
와 같은 문장을 맞는 문장으로 쓰이기 때문이다.
이러한 오류를 예방하기 해서는 한국어의 부사격 조사와 라오어의 전치사의 유사점과 차이점을 인식할 수 있도록 교육해야 한다고 본다. 예를 들면 라오어 전치사의 의미를 한국어의 부사격 조사의 의미로 일대일로 대응하여 사용하는 것을 조심하도록 하고 한국
24) 2017년 4월 16일에 ‘고등학교에서 졸업했어요?’에 대하여 라오스인 한국어 학습자에게 인 터뷰한 결과에 의하면, ‘장소’를 나타내는 말 뒤에 ‘에서’를 쓰는 것이 틀리지 않다는 응답이 나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