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II. 라오스인 학습자의 격조사 오류 양상
2. 라오스인 학습자의 격조사 오류 양상
2.3. 라오스인 학습자의 격조사 오류의 원인
2.3.1. 한국어 부사격 조사와 라오어 전치사 차이에 기인한 오류
외국어 학습과정에서는 학습자의 모국어와 목표어가 유사점과 차이점이 큰 영향을 미 칠 수 있다. 많은 학자가 지정하였듯이 모국어가 목표어와 많은 유사점을 지니고 있으면 긍정적인 전이가 많이 도움이 될 수 있는 반면에 유사점이 적으면 부정적인 전이가 많이 방해를 끼칠 수 있다고 하였다. 즉, 대표적으로 크라센(krashen)는 외국어를 학습할 때 목표어에 대한 새로운 지식이 부족하면 모국어에서의 기존 지식에 의존하여 학습한다고
주장하였다. 그리고 브라운(Brown, 2000:224)에서는 언어 간 전이는 제2 언어 학습 초 기 단계에 언어 간 전이가 더욱 많이 발생한다고 언급하였다. 오드린(Odlin, 1989)에서 는 긍정 전이와 부정 전이를 구분할 필요가 있지만 언어적 공통성과 차이점이 영향을 미 쳐 일어나는 오류 항목을 통하여 학습자가 확실히 인식할 수 있도록 교육한다면 부정적 전이도 긍정적 전이로 전환될 수 있다고 지적하였다(이정희, 2003:89).
브라운(Brown, 2000:96)에서는 전이, 과잉일반화, 간섭의 관계에 대하여 제시한 바 에 의하면 전이는 긍정적과 부정적으로 나누었다. 다시 부정적 전이는 과잉일반화와 간 섭으로 나누었다. 제임스(James, 1998:185-187)에서는 언어 내적 요인들을 잘못된 유 추, 오분석, 불완전한 규칙의적용과 형태소의 과잉 사용, 공기 제약의 무시, 과잉 적용, 과잉 일반화를 오류 발생 요인으로 제시하였다.
많은 학자가 지적하였듯이 모국어와 목표어의 차이점이 많으면 부정적 전이가 크다고 하였다. II 장에서 정리한 한국어의 격 실현 방식과 라오어의 격 실현 방식을 보면 양언 어의 큰 차이점이 많은 것을 알 수 있다. 한국어 부사격 조사가 라오어의 전치사와의 비 슷한 의미 기능을 하는 경우가 많은데 일대일로 대응할 수 없다. 그러나 라오스인 학습 자들은 한국어 부사격 조사를 라오어 전치사와 일대일로 번역하여 문장을 형성하는 경향 이 있다.26)
이러한 현상을 통하여 라오스인 학습자들이 한국어 조사를 사용할 때 큰 어려움을 겪 고 있는 것을 예측할 수 있다. 한국어 격조사는 다양한 의미 기능을 지니고 있으므로 학 습자들이 격조사에 대하여 명확히 습득될 수 있도록 명확한 인식을 해주어야 한다. 특히 초급부터 학습해야 되게 되고 일상생활에서 많이 쓰인 한국어 부사격 조사 ‘에’, ‘에서’,
‘에게’와 비슷한 의미 기능을 하는 라오어 전치사의 유사점과 차이점을 구별할 수 있고 바르게 사용할 수 있도록 우선적으로 명확히 교육해 줄 필요가 있다.
부사격 조사 ‘에’와 ‘에서’의 의미 기능과 비슷한 의미 기능을 지니는 모국어의 전치사 의 영향으로 부사격 조사 ‘에’와 ‘에서’를 잘못 활용한 경우가 있다. 예를 들어보면 부사 격 조사 ‘에’는 다양한 상황에서 장소, 시간, 원인, 방향 등의 의미 기능을 지니고 있는 것을 구별하지 못할뿐더러 모국어의 전치사와 일대일로 번역하여 쓰는 습관이 있다. 다 시 말하자면 한국어 부사격 조사 ‘에’ 및 ‘에서’와 라오어 전치사의 차이점에 대하여 잘 이해하지 못하여 모국어의 지식을 바탕으로 격조사를 사용하는 경우가 있다.
26) 2017년 4월 16일에 한국어 부사격 조사 ‘에, 에서’에 대하여 라오스국립대학교 한국어학과 에서 한국어를 전공하는 학생들과 인터뷰한 결과에 따르면, 한국어 격조사를 사용할 때 라오 어의 전치사로 번역해서 쓰고 있다. 이를 통하여 라오스인 학습자들이 한국어 부사격 조사와 라오어의 전치사의 차이의 간섭으로 오류가 발생한 것을 알 수 있다.
다음은 앞서 라오스인 학습자의 오류 양상을 분석한 결과를 바탕으로 다시 오류 원인을 정리해 보고자 한다. 본 절에서는 라오어의 전치사의 간섭으로 인하여 발생한 오류 양상을 살펴보기로 한다. 대표적인 라오어 전치사를 들면 ‘ຢູ່[u]‘, ’ຈາກ[ja:k]’, ‘ແກ່[kɛ]’가 있다.
(103) 가. 지금 도서관*에서(ü에) 사람이 많습니다.(t-SY3) 나. 지금 한국*에서(ü에) 날씨가 추워요.(t-SY2·3·4) 다. 고등학교*에서(ü를) 졸업했어요?(t-SY4)
라. 그는 우리 대학교*에게(ü에) 돈을 주었다.(t-SY2·3·4)
(103가)의 예문에서는 ‘많다’ 형용사에 초점을 두어 파악하여 ‘에’를 사용해야 되는데 도 불구하고 학습자가 어떤 행위나 동작이 일어나는 장소를 나타내는 명사 뒤에 부사격 조사 ‘에서’를 써야 된다는 경우만을 생각하므로 올바른 격조사를 선택하지 못한다. 학 습자들이 ‘도서관’이라는 명사에만 초점을 두어 부사격 조사 ‘에서’로 대치하였다. 부사 격 조사 ‘에’나 ‘에서’의 특징이나 의미 기능을 익히지 못하여 모국어의 전치사 ‘ຢູ່[u]’와 일대일로 번역하여 사용한 문장으로 볼 수 있다. 문장과 같은 경우에는 라오어에서 맞 는 문장으로 쓰이기 때문이다.
(103나)에서도 마찬가지로 ‘춥다’라는 형용사에 초점을 맞추어 부사격 조사 ‘에’를 사 용해야 되는데 학습자가 장소를 나타내는 ‘한국’이라는 고유 명사에만 초점을 두어 부사 격 조사 ‘에서’를 사용하였다. 오류 양상을 볼 수 있는 바와 같이 라오스인 한국어 학습 자들은 라오어 전치사와 비슷한 기능을 지니는 부사격 조사 ‘에서’를 명확히 구분하지 못할 때 부사격 조사 ‘에’나 목적격 조사 ‘을/를’을 사용해야 되는 자리인데도 불구하고 부사격 조사 ‘에서’를 쓰려는 경향이 있다. 이러한 현상을 통하여 라오어의 전치사가 부 사격 조사 ‘에’와 ‘에서’를 사용할 때 큰 영향을 미치고 있다는 것을 알 수 있다.
라오어 전치사를 대표적인 예를 들면 다음의 <그림 9>과 같다.
<그림 9> 라오어 전치사와 한국어 격조사 유사점
위의 <그림 9>에서 보는 바와 같이, 유일한 라오어 전치사 ‘ຢູ່[u]’가 한국어 부사격 조 사 ‘에’, ‘에서’와 형용사 ‘있다’ 및 ‘에 있다’와 비슷한 의미 기능을 나타내고 있다는 것 을 보면 라오어의 전치사 ‘ຢູ່[u]’가 한국어 부사격 조사 ‘에’, ‘에서’를 사용하는 데에 큰 영향을 미치기 마련이다. 따라서 라오스인 한국어 학습자들에게 한국어 부사격 조사 ‘에’
나 ‘에서’를 교육할 때 유의할 수 있도록 인식을 심어 줄 필요가 있다.
(103다)의 예문에서는 학습자가 한국어의 동사 ‘졸업하다’의 특징이나 의미 기능을 정 확히 인식하지 못하여 모국어의 문장 형식처럼 ‘고등학교에서 졸업했어요?’를 알맞은 문 장으로 파악하여 오류를 생산한 것으로 보인다. 서술어 ‘졸업하다’가 ‘고등학교’를 목적 어로 요구하는 대상인데도 불구하고 부사격 조사 ‘에서’로 대치하여 사용하였다. 학습자 가 모국어의 전치사 ‘ຈາກ[ja:k]’과 영어의 전치사 ‘from’처럼 목적격 조사 ‘을/를’을 사 용하는 대신에 부사격 조사 ‘에서’를 사용하여 오류를 일으킨 것으로 볼 수도 있다. 아래 의 <그림 10>에서 볼 수 있듯이 한국어 부사격 조사 ‘에서’가 라오어 전치사‘ຈາກ[ja:k]’
과 비슷한 의미 기능을 지니고 있다.
<그림 10> 한국어 부사격 조사 ‘에서’와 라오어 전치사 유사점
위의 <그림 10>에서 보는 바와 같이, 부사격 조사 ‘에서’가 라오어의 전치사 ‘ຈາກ [ja:k]’과 ‘ຢູ່[u]’와 비슷한 의미 기능을 지니고 있다. 학습자들이 모국어의 전치사와 같 은 의미 기능을 지닌다고 해서 번역하여 쓰려는 경우가 있다. 앞서 언급하였듯이 학습자 들에게 유의하도록 가르쳐 줘야 한다.
(103라)의 예문에서는 받는 대상이 되는 ‘우리대학교’ 명사 뒤에 부사격 조사 ‘에’를 쓰 는 것이 맞는데 학습자가 부사격 조사 ‘에게’로 대치하였다. ‘그는 우리대학교에게 돈을 주었다’라는 문장을 보면 학습자가 라오어의 전치사 ‘ແກ່[kɛ]’를 ‘에게’로 번역하여 문장 을 형성한 것이다. 이 문장은 라오어에서는 맞는 문장으로 본다. 왜냐하면 라오어에서는 유정명사나 무정명사를 차별 없이 동일한 전치사 ‘ແກ່[kɛ]’를 쓰지만 한국어에서는 주어
의 대상이 되는 무정명사 뒤에 부사격 조사 ‘에’를 쓰고 유정명사인 경우에는 부사격 조사
‘에게’를 쓴다. ‘그는 우리 대학교에게 돈을 주었다’는 라오어의 전치사의 간섭으로 인하 여 오류가 발생한 것으로 볼 수 있다. 다음의 <그림 15>에서 볼 수 있듯이, 한국어 부사 격 조사 ‘에’, ‘에게’와 라오어 전치사 ‘ແກ່[kɛ]’의 의미 기능을 비교해볼 수 있다.
<그림 11> 한국어 부사격 조사‘에/에게’와 라오어의 전치사 ‘ແກ່[kɛ]’유사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