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II. 라오스인 학습자의 격조사 오류 양상
2. 라오스인 학습자의 격조사 오류 양상
2.2. 격조사별 구체적인 오류 양상
2.2.3. 부사격 조사 ‘에’와 ‘에서’오류 양상
다음은 부사격 조사의 오류 양상을 살펴보고자 한다. 우선 부사격 조사 ‘에’를 살펴보 고 부사격 조사 ‘에서’의 오류 양상을 살펴보기로 한다.
1) 부사격 조사 ‘에’의 오류 양상
부사격 조사 ‘에’의 오류는 번역 테스트에서 가장 높은 오류율을 기록하였다. 더 구체 적이 오류 양상은 예문을 통하여 살펴보고자 한다.
① ‘에 → 에서’ 대치 오류 양상
‘에 → 에서’ 대치 오류는 부사격 조사 ‘에’를 써야 하는 위치에 부사격 조사 ‘에서’를 대신 사용한 경우이다.
(93) 가. 공항*에서(ü에) 취직하기 너무 어렵다.(w-SY4) 나. 지금 도서관*에서(ü에) 사람이 많습니다. (t-SY3) 다. 지금 한국*에서(ü에) 날씨가 추워요.(t-SY2·3·4)
(93가)의 예문에서는 ‘공항’이라는 명사 뒤에 부사격 조사 ‘에’를 붙여 사용해야 되는 데 학습자가 ‘취직하다’ 동사에 잘 이해하지 못한 면도 있는데다가 이를 다른 일반 동사 와 같은 성격으로 보고 어떤 동작이나 행위가 일어나는 공간에 부사격 조사 ‘에서’를 쓰 는 것으로 교육을 받았기 때문에 ‘어디에서 무엇을 하다’와 같은 형식으로 ‘취직하다’ 동 사도 ‘어디에서 취직하다’와 같은 문장을 생산한 것으로 볼 수도 있다.
(93나, 다)에서도 마찬가지로 어떤 행위나 사건이 일어나는 장소를 나타내는 명사 뒤 에 부사격 조사를 무조건 ‘에서’를 쓰는 경향도 있으며, 문장을 생산할 때 서술어에 초점 을 두어 파악하여 사용해야 되는데 학습자가 명사에만 초점을 두어 사용하므로 알맞은 격조사를 사용하지 못하고 있다.
(93나)에서는 ‘많다’ 형용사에 초점을 두어 파악하여 ‘에’를 써야 되지만 학습자들은 장소를 나타내는 ‘도서관’이라는 명사에만 초점을 두어 부사격 조사 ‘에’를 부사격 조사
‘에서’로 대치하였다.
(93다)에서도 마찬가지로 ‘춥다’라는 형용사에 초점을 맞추어 부사격 조사 ‘에’를 사용 해야 되는데 학습자가 ‘한국’이라는 고유 명사에만 초점을 두어 부사격 조사 ‘에’를 사용 하는 대신에 부사격 조사 ‘에서’로 대치하여 사용하였다.
라오스인 학습자들이 한국어 부사격 조사 ‘에’나 ‘에서’의 명확한 의미 기능이나 용법 특징을 정확히 파악하지 못하여 모국어의 전치사 용법처럼 명사에 의하여 부사격 조사를 사용하는 경향이 있다. 라오어의 전치사 ‘ຢູ່[u]’와 비슷한 의미 기능을 지니는 부사격 조 사 ‘에서’를 사용하는 것으로 볼 수 있다. 왜냐하면 (107)과 같은 문장은 라오어에서는 맞는 문장으로 쓰이고 있기 때문이다.
② ‘에 → 을/를’ 대치 오류 양상
‘에 → 을/를’ 대치 오류는 ‘에’를 사용해야 하는 위치에 ‘을/를’을 대신 사용한 경우 이다. 이는 라오스인 학습자가 자주 범하는 오류 중의 하나이다. 라오스인 학습자의 오 류 양상은 다음 예문과 같이 볼 수 있다.
(94) 가. 지금 위앙짠*을(ü에) 도착합니다.(t-SY4)
나. 우리는 앞자리*를(ü에) 앉을 수 있어서 다행이었다.(w-SY3) 다. 나는 대학교 시험*을(ü에) 합격했다.(w-SY2)
(94가)의 예문에서는 목적지를 나타내는 ‘위앙짠’이라는 명사 뒤에 부사격 조사 ‘에’를
사용해야 되는데 학습자가 ‘도착하다’ 동사가 요구하는 격조사의 종류를 구별하지 못하 여 ‘도착하다’ 동사가 다른 동사처럼 목적격 조사 ‘을/를’을 요구하는 것으로 파악하여 목적격 조사 ‘을/를’을 썼다.
(94나)의 예문에서도 마찬가지로 ‘앉다’ 동사를 다른 동사처럼 쓰고 있다. (108다)의 예문에서는 ‘합격하다’가 목적격 조사 ‘을/를’을 요구하는 것이 알맞은 것으로 보아 목적 격 조사 ‘을/를’을 써서 오류가 발생하였다.
(94)의 예문에서는 ‘앉다’, ‘도착하다’, ‘합격하다’ 동사가 요구하는 격조사의 종류를 명확히 인식하지 못하므로 인하여 오류를 범하는 경우로 볼 수 있다. 또는 학습자가 기 존에 학습했던 기본적인 한국어 문장 구조에 의하여 문장을 만드는 경향이 있다. 교재에 제시되어 있는 ‘주어(은/는)+목적어(을/를)+ 서술어’의 구조가 있는데 학습자가 이러한 문장 구조에 따라 격조사를 사용하는 경우가 있다. 특히 동사 앞에 나오는 명사에 목적 격 조사 ‘을/를’을 사용하는 경우가 많다.25)
③ ‘에 → 이/가’ 대치 오류 양상
‘에 → 이/가’ 대치 오류는 부사격 조사 ‘에’를 사용해야 되는 자리에 ‘이/가’를 대신 사용한 경우이다. 아래의 예문을 통해 오류 양상을 볼 수 있다.
(95) 가. 시험 시간*이(ü에) 우리 학생들은 특히 조용했다.(w-SY3) 나. 책을 가방*이(ü에) 넣으세요.(t-SY2-3-4)
(95가)의 예문에서는 ‘시험 시간’ 선행 명사 뒤에 부사격 조사 ‘에’를 붙여 써야 되는 데 학습자가 사건이 일어나는 시간을 표시해주는 부사격 조사 ‘에’의 의미 기능을 정확 히 습득되지 못하여 주격 조사 ‘이/가’로 대치한 것으로 보인다.
(95나)에서는 번역 테스트에서 나타난 오류인데 학습자가 ‘가방에 책을 넣으세요.’ 문 장을 쓰려고 했으나 라오어에는 조사가 존재하지 않는데다가 어순도 한국어와 다르므로 라오어 문장을 한국어로 번역할 때 알맞은 격조사를 선택하지 못하여 발생한 오류로 볼 수 있다.
25) 2017년 4월 16일에 라오스인 한국어 학습자를 인터뷰한 결과에 따르면 목적격 조사 ‘을/
를’을 동사와 같이 사용하는 것이 알맞은 것으로 생각하고 있다는 응답이 나왔다. 그렇기 때 문에 동사 앞에 나타나는 명사 뒤에 무조건 목적격 조사 ‘을/를’을 붙여 쓰는 경향이 있다.
④ ‘에 → 은/는’ 대치 오류 양상
‘에 → 은/는’ 대치 오류는 ‘에’를 써야 되는 자리에 ‘은/는’을 대신 쓴 경우이다. 학습 자가 범한 오류문은 다음과 같다.
(96) 여기*는(ü에) 앉으세요.(t-SY2)
(96)은 주체의 행위 ‘앉다’가 미치는 작은 지점의 공간을 나타내는 ‘여기’라는 말과 부 사격 조사 ‘에’를 결합해서 문장을 써야 되는데 라오어의 문장을 한국어의 문장으로 번 역할 때 알맞은 격조사를 파악하여 쓰지 못하므로 오류를 일으켰다.
⑤ ‘에 → 에게’ 대치 오류 양상
‘에 → 에게’ 대치 오류는 ‘에’를 앞에 오는 체언과 함께 붙어 사용해야 하는데 ‘에게’
로 대치하여 사용한 상황이다. ‘에 → 에게’ 오류는 2학년이 가장 높은 빈도를 차지하고 있다.
(97) 그는 우리대학교*에게(ü에) 돈을 주었다.(t-SY2-3-4)
(97)의 예문에서는 받는 대상이 되는 ‘우리대학교’ 명사 뒤에 부사격 조사 ‘에’를 써야 되는데 학습자가 부사격 조사 ‘에’와 ‘에게’의 용법을 구별하지 못한 까닭에 라오어의 문 장을 한국어 문장으로 번역할 때 알맞은 부사격 조사를 쓰지 못한다. ‘그는 우리대학교 에게 돈을 주었다’라는 문장을 보면 학습자가 라오어의 전치사 ‘ແກ່[kɛ:]’를 ‘에게’로 일 대일 번역한 것으로 보이고 있다. 왜냐하면 라오어에서는 유정명사나 무정명사를 구별하 지 않고 동일한 전치사 ‘ແກ່[kɛ:]’를 쓰지만 한국어에서는 주어의 대상이 되는 무정명사 뒤에 부사격 조사 ‘에’를 쓰고 유정명사인 경우에는 부사격 조사 ‘에게’를 사용해야 한다 는 확실히 습득되지 못한 것으로 볼 수도 있다.
⑥‘에 → Ø’누락 오류 양상
다음은 부사격 조사 ‘에 → Ø’ 오류 양상을 살피기로 한다. ‘에 → Ø’ 오류는 번역 테스트에서 많이 나타난 오류 중의 하나이다. 아래의 예문을 통해서 오류양상을 살펴볼 수 있다.
(98) 가. 날마다 여섯 시*Ø(ü에) 일어나요.(w-SY3)
나. 나는 한국*Ø(ü에) 관심이 많아서 한국어를 배웠다.(w-SY4) 다. 지금 비엔티안*Ø(ü에) 도착합니다.(t-SY2·3·4)
(98가)의 예문에서는 시간을 나타내는 명사 뒤에 부사격 조사 ‘에’를 결합하여 써야 되는데 쓰지 않아서 오류가 발생하였다. (98나)에서는 ‘관심이 많다’ 서술구가 ‘한국’이 라는 고유명사 뒤에 부사격 조사 ‘에’를 써야 되는데 쓰지 않으므로 비문이 된다. (98다) 에서도 마찬가지로 ‘도착하다’ 동사가 부사격 조사 ‘에’를 요구하고 있기 때문에 ‘목적지’
를 나타내는 ‘비엔티안’이라는 명사에 부사격 조사 ‘에’를 쓰지 않아서 오류가 발생하였 다. 학습자가 모국어의 문장을 한국어 문장으로 번역한 문장인데 모국어인 라오어에는 부사격 조사 없이 쓰는 습관이 있기 때문에 한국어 부사격 조사를 쓰는 데에 큰 영향을 미치고 있다는 것을 알 수 있다.
이러한 오류를 범하는 것은 학습자의 모국어의 간섭으로 인하여 일어나는 오류 양상 이라고 볼 수 있다. 왜냐하면 (98)와 같은 문장은 라오어에서는 맞는 문장으로 쓰이기 때문에 한국어 문장을 산출할 때 모국어의 간섭으로 부사격 조사 ‘에’를 쓰지 않은 것으 로 보인다.
⑦ ‘Ø → 에’첨가 오류 양상
부사격 조사 ‘Ø → 에’ 첨가 오류는 ‘에’를 쓰면 안 되는 자리에 써서 발생한 오류이 다. 구체적인 오류 양상은 다음과 같다.
(99) 가. 너는 고등학교*에(üØ)를 졸업했어요?(t-SY2·4) 나. 내일*에(üØ) 재미있을 것 같습니다.(w-SY4) 다. 아침마다*에(üØ) 저는 일찍 일어났다.(w-SY2) 라. 매년*에(üØ) 크리스마스가 되면.(w-SY3)
(99가)의 예문에서는 ‘장소’를 나타내는 ‘고등학교’뒤에 부사격 조사 ‘에’와 목적격 조 사 ‘을/를’을 같이 함께 붙여 사용하여 비문이 되었다.
(99나~라)의 예문에서는 시간을 나타내는 말 뒤에 부사격 조사 ‘에’를 붙여 사용하는 경향이 있다. 부사격 조사 ‘에’는 시간을 나타내는 말 뒤에 붙여 쓰인 조사이지만 (백봉 자, 1999:368)에서 제시하였듯이 시간을 나타내는 말이라고 해서 다 부사격 조사 ‘에’를 붙여 함께 사용할 수 있다는 것이 아니라고 하였다. 즉, 대표적인 시간을 나타내는 말을
들면 ‘오늘, 내일, 모레, 어제, 등이 있다. 그러나 학습자가 시간 명사를 분별하지 않고 시간 명사이라면 부사격 조사 ‘에’를 붙여 사용하는 경향이 있다. 부사격 조사 ‘에’와 시 간을 나타내는 말과 결합하여 쓸 수 있는 말과 없는 말을 구별하여 쓰는 습관을 익힐 수 있도록 가르쳐 준다.
2) 부사격 조사‘에서’오류 양상
다음은 부사격 조사 ‘에서’의 오류 양상을 살펴보기로 한다. 부사격 조사 ‘에서’의 대 치 오류는 ‘에서 → 에’ 대치 오류와 ‘에서 → 을/를’ 대치 오류가 나타났다. 구체적인 오류 양상은 다음의 예과 같다.
① ‘에서 → 에’ 대치 오류 양상
‘에서 → 에’ 대치 오류는 부사격 조사 ‘에서’를 사용해야 되는 자리에 부사격 조사
‘에’를 대신 사용하는 것이다.
(100) 가. 나는 라오스국립대학교 한국어학과*에(ü에서) 공부한 지 4년이 되었다.
(w-SY4)
나. 매컹 강*에(ü에서) 수영할 수 있다.(w-SY2) 다. 제 동생은 은행*에(ü에서) 일을 해요.(t-SY3-4)
(100)에서는 ‘공부하다’, ‘수영하다’, ‘일하다’ 동사가 부사격 조사 ‘에서’를 요구하고 있는데 학습자가 부사격 조사 ‘에’로 대치하였다. 라오어의 ‘ຢູ່[u]’ 전치사가 ‘에서’ 및
‘에’와 비슷한 의미 기능이 있지만 일대일로 번역하여 쓸 수 없다는 점을 무시하고 모국 어처럼 부사격 조사를 사용하였다. 이는 라오어 전치사 ‘ຢູ່’의 간섭으로 발생한 오류로 볼 수 있다.
② ‘에서 → 을/를’ 대치 오류 양상
‘에서 → 을/를’ 대치 오류는 부사격 조사 ‘에서’를 사용해야 되는 자리에 목적격 조사
‘을/를’을 대신 사용한 경우이다. 다음 예문과 같이 볼 수 있다.
(101) 가. 제 여동생은 은행*을(ü에서) 일해요(t-SY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