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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중의 사상: 선행선보, 악행악보(善行善報, 惡行惡報) 160

위에서 분석한 바와 같이 <춘향전>과 <취교전>은 여성의 인간으 로서 살 권리를 짓밟는 봉건사회의 질서에 반항하는 목소리다. <춘 향전>의 경우 춘향의 이도령과의 사랑 성취와 일부종사의 지향에 장애가 된 것은 신분 차별이 비인간적인 정도로 극심한 신분제의 불합리성이다. 반면, <취교전>의 경우 김중과의 사랑 성취와 인간다 운 삶의 지향에 장애가 된 것은 지배층의 부정부패와 돈을 최고의 가치로 숭배하는 사회의 폐단이다. 이렇게 보면 <춘향전>과

<취교

전>에서 다룬 문제가 다른 점이 보인다. 그렇지만 남권중심사회에 살던 여성의 인간으로서 살 권리에 초점을 맞춰 볼 때 상당히 비슷 한 점이 발견된다. <취교전>에서 춘향은 천한 기생 신분 때문에 수 난을 겪게 되고 <취교전>에서 취교는 가난 때문에 타향살이를 하게 된다고 서술되어 있지만 앞서 분석한 바와 같이 궁극적인 원인은 바로 그들의 ‘아름다움’이다. 여성이 남성의 성적 대상으로 인식되었 던 가부장제사회에서 재색이 뛰어난 여성들이 늘 남성지배층이나 부자남성의 피해자가 될 위험에 대면하였으며348) 그들이 자기의 행 복을 추구하거나 지킬 수 있는 길이 험난하였다.

실된 마음을 제고하고 있음을 알 수 된다. 한결같은 춘향의 마음은 융통성이 없고 포악한 변학도를 이겨낸다. 춘향이 변학도로 인해 죽 음을 당했다 할지라도 춘향이 패배했다고 하기는 어렵다. 춘향은 변 학도와의 대결의 과정에서 민중으로부터 공감과 찬양을 얻었고 변 학도는 민중으로부터 반감과 비판을 일으켜버렸기 때문이다. 그래서

<춘향전>의 춘향은 이도령과 재결합하고 정렬부인이 될 수 있었던

반면 변학도는 봉고파직을 당한 것으로 끝맺는 것은 선한 사람이 복을 받고 악한 사람은 벌을 받는다는 일반 민중의 소망이 반영된 것이라고 보아야 타당하다.349)

<춘향전>과 마찬가지로 <취교전>도 취교의 인생을 통해서 마음

이 제일 중요하다고 강조한다. 쩐 딩 쓰는 <취교전>이 사람의 마음 을 시험하기 위해 창조되었다며 마음(心)에 대한 소설이라고 보고

있다.350)

<취교전>에서 취교의 형상화를 통해서 완유가 ‘심’에 대해

서 논의했지만 완유가 논의한 ‘심’은 불교의 ‘심’이 아닌 현실적이며 적극적인 것이다.351) 취교는 온갖 세상풍진을 겪었음에도 독자들로 부터 인정과 찬양을 받을 수 있었던 까닭은 바로 취교의 진실된 마 음 때문이다. 취교는 오탁한 환경에서도 마음만은 더럽히지 않았다.

결국 효도가 지극한 취교는 다시 부모의 품으로 돌아가고 김중과 재결합하고 열녀라는 칭송을 받게 된다. 까오 휘 딩(Cao Huy Đỉnh) 은 이러한 결말은 이 세상에서 행복 누리기를 바라는 고통스러운 민중의 간절한 소망이라352)고 한다. 응웬 록(Nguyễn Lộc)도 <취교 전>의 결말은 현실의 이치에 맞지 않지만 선한 사람이 어떤 어려움

349) 정하영은 춘향을 기생에서 정렬부인에까지 높여준 것은 <춘향전>의 작자군의 춘향에 대한 사랑의 표시라고 보고 있다. 그는 “춘향의 신분을 이동시킨 것은 선(善)과 악(惡), 진(眞)과 가(假)에 대한 작자의 명확한 입장을 밝힌 것이”라고 설명한다. 여기서 정하영 이 지적한 ‘사랑의 표시’나 ‘선(善)과 악(惡), 진(眞)과 가(假)에 대한 입장’은 ‘선행선보, 악행악보(善行善報, 惡行惡報)’라는 민중의 소박한 소망으로 이해될 수 있다.(정하영 (2003), 『춘향전의 탐구』, 집문당, 73-74면.)

350) Trần Đình Sử(2007), 앞의 책, 111면.

351) Cao Huy Đỉnh, Triết lý đạo Phật trong Truyện Kiều(<취교전>에 나타난 불교의 철 학), Lê Xuân Lít(2007), 앞의 책, 946-947면 참조.

352) Cao Huy Đỉnh, 위의 논문, Lê Xuân Lít(2007), 위의 책, 944면.

이나 시련을 겪더라도 결국 행복을 누릴 수 있다는 민중의 꿈에 부 합하다고 보고 있다.353) 한편 까오 휘 딩은 취교의 보은보원(報恩報

怨)을 통해서 완유가 선한 사람은 복을 받고,

악한 사람은 벌을 받

는다는 민중의 사상을 반영한다고 보고 있다.354) 이렇게 보면 <취 교전>에서 취교를 통해서 선행선보·악행악보라는 민중의 사상과

‘심’의 철리를 반영한다고 할 수 있다.

위에서 논의한 바와 같이 마음이 가장 중요하다고 강조하는 것에

<춘향전>과 <취교전>이 비슷한 점이 보인다. <춘향전>의 경우 춘

향의 이도령과의 애정 성취 과정이나 변학도와 대결 과정에 가장 결정적인 요인은 바로 춘향의 마음이다. <취교전>의 경우 김중과의 애정 성취 과정이나 엄청난 고난을 극복해서 집으로 돌아가는 과정 에는 가장 결정적인 요인은 역시 취교의 마음이다. 한결같은 마음은 춘향이 모든 시련을 이겨내고 이도령과 재결합하게 한다. 마찬가지 로 순결한 마음은 취교가 오탁한 생활에서 자기를 지켜내고 고개를 들고 김중을 대면할 수 있게 한다. <춘향전>과 <취교전>의 결말에 춘향이 이도령과 재결합해서 행복한 부부생활을 누리게 된 반면 취 교가 김중과 육체적 관계를 가지지 않고 우정으로 지내게 된 데에 다른 점이 보이지만 마음씨가 고운 춘향과 취교는 엄청난 고난을 겪었는데도 결국 좋은 결말을 보게 된 것이 비슷하다. 또한 어사출 도에서 착한 춘향은 구출 받고 포악한 변학도는 봉고파직을 당한 것과 취교의 보은보원에서 자기를 도와준 사람에게 보답하고 자기 에게 해를 준 사람에게 벌을 준 것은 전개 양상이 다르지만 기능이 유사하다고 할 수 있다. 즉, 선한 사람이 복을 받고, 악한 사람이 벌 을 받는다는 민중의 사상을 반영한다. 이렇게 보면 마음을 중요시하 는 것과

‘선행선보·악행악보’는 한국민족과 베트남민족의 사상의 공

통점이라고 할 수 있다.

353) Nguyễn Lộc(1994), 앞의 책, 356면.

354) Cao Huy Đỉnh, 앞의 논문, Lê Xuân Lít(2007), 앞의 책, 947면 참조.

IV. <취교전>과의 비교를 통한 <춘향전> 교육 방안

Ⅱ장과 Ⅲ장의 내용을 바탕으로 <취교전>과의 비교를 통한

<춘향전>

수업을 설계하고 진행하였다. 이 장에서는 수업 관찰 자

료, 학습자의 심층면담 자료와 소감문, 비평문 등을 분석하여 <취교 전>과의 비교를 통한 <춘향전> 교육의 효과를 검증하고, 도출된 문 제점에 대한 보완 방안을 마련하였다.

1. <취교전>과의 비교를 통한 <춘향전> 교육의 목표

와 방법

Ⅱ장에서 논의한 바와 같이 베트남인 한국어 전공 학습자들은

어문교육과정을 통해서 문학에 대한 지식을 축적하였고 문학 감상 능력과 문학적 사고력도 갖춘 상태라 할 수 있다. 어문 교과서에 외 국문학작품이 수록되지만 이는 베트남 문학 작품에 비해 비교적 미 미한 비중을 치지하고 있다. 그래서 베트남인 한국어 전공 학습자의 문학 지식은 대부분 베트남 문학에 대한 지식이라고 할 수 있다.

베트남의 어문교육과정에는 고전문학작품이 상당한 비중을 차지 하고 있으며, 그 중 <취교전>이 가장 큰 비중을 차지하고 있다. 학 습자는 중학교 4학년과 고등학교 1학년 때 6주에 걸쳐서 <취교전>

의 형성배경, 작품의 사회상, 서사구조, 인물, 주제, 표현 기법, 자연 경관 및 인물 묘사에 대한 풍부한 지식을 배운다. 또한 학습자는 어 릴 때부터 베트남 전통 예술이나 어머니의 자장가를 통해서

<취교

전>을 많이 접한다. 나아가 최근

<취교전>을 각색한 드라마 <교외

전(Kiều ngoại truyện, 翹外傳)>이 온라인을 통해서 상영되어 학습 자가 <취교전>의 사회문화적 배경을 영상을 통해 더 가까이 느끼고

깊이 이해할 수 있게 한다.

따라서 베트남인 한국어 전공 학습자를 위한

<춘향전>

교육에 있어서 비교 연구의 이론과 스키마 이론을 도입해서 <취교전>을 접 목시키고자 한다. 베트남 학습자들의 베트남 문학과 <취교전>에 대 한 기존 지식을 충분히 활용하면 학습자로 하여금 친근감을 가지고

<춘향전>의 수업에 능동적이며 적극적으로 참여하고 <춘향전>을

보다 깊이 이해함으로서 문학 감상 능력과 서사적 사고력, 문화 이 해능력을 신장시킬 수 있다.

앞서 축취영은 중국인 한국어 학습자를 위한 비교·탐구를 통한 한국어 문학 교육을 논의한 바 있다. 이 논의에서는 한국어 문학 교 육의 목표를 첫째, 한국 문학 작품의 표현 기법 파악과 장르적 특징 이해, 둘째, 작중인물 이해를 통한 인간 행위의 보편성과 동양 문화 의 공통성 파악을 통한 한·중 문화의 이질성과 작자의식의 차이점 인식, 셋째, 작품의 주제 이해 및 한·중 문화의 동질성과 이질성의 이해를 통한 상호 문화 능력 향상, 넷째, 비교·토의 활동에서 이루어 지는 학습자 간 및 교사와 학습자의 대화를 통한 작품 이해와 문화 이해 심화와 같이 네 가지로 제시하였다.355) 본 연구는 이를 참조하

<취교전>과의 비교를 통한 <춘향전>

교육의 목표를 다음과 같

이 제시하고자 한다.

① <춘향전>의 창작배경을 이해하는 데에 <취교전>의 창작배경에

관한 스키마를 활용해서 작품의 사회 배경을 보다 깊이 파악함으 로써 한국과 베트남의 전통 문화 이해 능력을 향상시키는 동시에 인물 이해와 주제 이해에 대한 배경 지식을 마련하도록 한다.

② <춘향전>과 <취교전>의 서사구조의 비교를 통해 베트남 학습자

의 기존 스키마를 동원해서 <춘향전>의 서사구조를 탐구하고 서 사적 사건의 연관 관계를 이해함으로써 작자의 의도를 파악하고 학습자 자신의 서사적 능력을 신장시키도록 한다.

355) 축취영(2012), 앞의 논문, 156-157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