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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고전소설교육에서의 비교문학적 관점

II. 베트남 학습자를 위한 한국고전소설

2. 한국고전소설교육에서의 비교문학적 관점

이 연구는 비교문학적 관점에서 한국고전소설교육에 접근하고자 하므로, 한국고전소설교육에 활용할 수 있는 비교문학적 관점에 대 한 이론적 고찰이 필요하다.

이브 슈브렐(Yves Chevrel)에서는 비교문학의 기원과 목표에 대 해 다음과 같이 언급하고 있다. “비교문학은 르네상스 이후 유럽문 화를 주도했던 영국, 프랑스, 독일, 세 나라의 문화를 상호 교류하고 그 차이점과 공통점, 장단점을 파악하기 위해 시작했다.”70)

“비교문

학은 국제적인 시야에서 국가 간의 문학적 관계의 역사를 쓰는 것 을 최우선의 목표로 설정한다. 이는 그 어떤 문학도 고립된 상태에 서 이루어질 수 없으며, 한 나라에서 가장 훌륭하게 성공한 작품은 항상 그 나라 밖에서 얻어진 것을 토대로 하고 있음을 전제로 한다.

다시 말해서 비교문학자의 임무는 <다른 곳에서 온, 다른 곳으로 가 는, 다른 곳에 대해 이야기하는 작품들에 관심을 기울이는 것>에 다 름이 아니다.”71)

.

이브 슈브렐이 지적한 바와 같이, 초기의 비교문 학은 문학사의 한 분야로서 영향과 수용 연구에 한정되었다.

비교문학을 문학사의 한 분야로 간주하는 비교문학자인 반 티겜, 카레, 귀야르를 중심으로 프랑스 학파의 비교문학의 특징을 더 구체 적으로 정리해보면 다음과 같다. 첫째, 국제간의 문학 교류사를 전 제로 한다. 둘째, 영향과 수용을 입증할 수 있는 분명한 자료를 바 탕으로 한다. 셋째, 문학작품 자체의 비교를 강조한다. 넷째, 영향 관계가 없는 문학 간의 비교는 <비교>가 아니라

<대비>이다.

72)

70) Yves Chevrel(1989), La Littérature comparée, 박성창 역(2002), 『비교문학, 어떻게 할 것인가』, 민음사.

71) Yves Chevrel(1989), 박성창 역(2002), 위의 책, 15면.

72) 윤호병(2005), 『비교문학』, 민음사, 47면.

티겜은 실증적 영향을 바탕으로 하지 않는 유사성이나 공통성이 비 교문학의 연구 대상이 되지 않고 일반문학의 연구 대상이라고 주장 한다. 그런데 발전과정에서 비교문학은 영향 관계에 대한 연구에만 한정되지 않고 연구 영역이 확대되어 비교연구 외에 대비연구도 가 능하게 되어 비교문학과 일반문학이 합류될 수 있는 계기가 된다.

김학동은 다음과 같이 대비연구를 정의하고 있다. “작품과 작품 간의 비교에서 어떤 유기적인 영향 관계를 상정하지 않더라도 그 유사현상을 선택하여 해석하는 것이 바로 대비연구가 되는 셈이다

.”

73) 여기서 언급한 유사현상은 인간의 사상과 감정의 보편성에 근 거하고 있다. 그에 의하면 인간의 사상이나 감정의 보편성을 추구하 는 대비연구는 결국 세계 각국의 유사한 문학적 소재, 모티프, 이데 아 등과 같은 것이 그 연구 대상이 되기도 한다고 한다.

그는 또한 “대비연구에서 영향관계를 상정하지 않는 유사현상의 판단이나 선택은 연구자의 주관에 의해서 결정되지만, 그런 유사현 상의 발생원인을 당시의 정치, 사회, 경제, 역사, 문화 및 그 밖의 시대상황과 환경과 관련지어 살피지 않으면 안 된다. 연구자는 대비 연구의 대상으로 선정된 유사현상을 해명해야만 한다. 단순히 그 유 사현상의 병치로서 끝나서는 그 연구 자체에 아무런 의미를 부여받 을 수 없게 된다. 작품이나 작가 및 그 밖의 지적 활동과의 대비에 서 표출되는 유사현상과 비(非)유사현상을 고찰하여 그 이동성(異同

性)이 해명되어야만 된다.”

74)고 강조한다.

한편, 알드릿지(Aldridge)는 문학작품에서의 유사현상을 표현형 식의 유사성과 사고의 유사성과 인간관계의 유사성과 같이 세 가지 유형으로 구분하고 있다. 그 중에서 인간관계의 유사성은 소설이나 연극 같은 데 나타나 있는 인간행동의 복잡성으로, 그 플롯이나 성 격묘사나 주제에 의해서 표현된다고 한다.75)

73) 김학동(1984), 앞의 책, 56면.

74) 김학동(1984), 위의 책, 57면.

75) Alfred Owen Aldridge(1979), 『比較文學 - 日本と西洋』, 南雲堂, 49~52면, 김학동 (1984), 위의 책, 57면 재인용.

위에서 살펴본 바와 같이, 비교문학의 목적은 문학과 문학 간의 비교를 통해서 공통성과 특수성을 찾아내고 그 문학작품들이 창작 된 당시의 정치, 사회, 경제, 역사, 문화 및 그 밖의 시대상황과 환 경을 살펴봄으로써 그 공통성과 특수성에 대해서 해명해야 하는 것 이라고 할 수 있다.

한국과 베트남은 한문문화권에 속했던 나라이므로, 중국으로부터 문화, 제도 사상 그리고 문학 등의 측면에서 많은 영향을 받았다.

한국의 경우 삼국시대부터 한자를 널리 사용했을 뿐만 아니라 이두 나 향찰을 만들어서 한자의 토착화를 위한 노력도 기울였다. 중국으 로부터 유교, 불교, 도교의 사상을 받아들였으며 율령제를 비롯한 정치제도를 수용해서 지배체제를 강화했다. 또한 태학이나 국학과 같은 교육기관을 설립해서 경전과 역사를 가르쳤다. 958년에 과거 제도를 시행해서 과거시험을 통해서 인재를 뽑기 시작했으며, 998 년에 국자감을 설립함으로써 교육제도의 터전을 마련했다.

한국과 마찬가지로, 베트남도 일찍부터 중국과 교류를 했다. 기원

2세기부터 천여 년 동안 중국의 지배를 받으면서 중국으로부터

엄청난 영향을 받았다. 10세기부터 바익당(Bạch Đằng)강에서의 승 리로 중국의 지배를 벗어나서 국가건설을 시작했는데 지배체제를 정비하기 위해서 중국의 정치제도를 수용했다. 1070년에 국자감을 설립함으로써 교육제도의 터전을 마련하고 과거제도를 시행했다. 또 한, 베트남 민족의 문화생활을 기록하기 위해서 한자를 바탕으로 쯔 놈(chữ

Nôm, 喃)이라는 베트남 문자를 만들어서 사용했다.

76)

위에서 언급한 바와 같이 한국과 베트남은 역사·사회적 측면에서 비슷한 점이 많다. 이렇게 비슷한 환경에서 탄생한 한국문학과 베트

76) 쯔 놈(chữ Nôm, 喃)의 형성 시기에 대해서 여려 설이 있는데 기원 초에 한나라 사람 이 자오 찌(Giao Chỉ) 땅을 침략함과 동시에 형성되었다는 설, 2세기에 형성되었다는 설 (Nguyễn Văn San의 설), 풍 흥(Phùng Hưng) 시대인 8세기에 형성되었다는 설(응웬 반 또(Nguyễn Văn Tố)의 설), 딩 띠엔 황(Đinh Tiên Hoàng) 시대인 10세기에 형성되었다 는 설이다. 그 중에 중국의 지배로부터 벗어난 10세기 이후 형성되었다는 설이 가장 유 력하다.(Nguyễn Quang Hồng(2008), Khái luận văn tự học chữ Nôm(쯔 놈(字喃)의 문 자학 개론), Nxb Giáo dục 참조.)

남문학은 영향 관계와 상관없이 표현 형식이나 사고나 인간 관계 등의 측면에서 공통점이 많이 존재하기 마련이다. 그러므로 한국 고 전소설 교육에 있어서 비교문학의 대비연구의 관점을 적용하면 한 국과 베트남 소설에 공통적으로 드러나는 부분을 설명하는 데 있어 효과적일 것이라고 본다.

이때 작품 간 드러나는 인간 관계의 유사성에 대해서는 앞서 언 급한 알드릿지의 견해를 다시 참고할 수 있다. 알드릿지에 따르면, 인간관계의 유사성이란 소설이나 연극 같은 데 나타나 있는 인간행 동의 복잡성으로서, 그 플롯이나 성격묘사나 주제에 의해서 표현된 다.77) 그래서 유사해 보이는 한국 고전소설과 베트남 고전소설을 비교할 때는 서사적 측면, 즉, 플롯이나 주제 또는 인물 유형을 중 심으로 살펴보아야 한다. 이처럼 서사적 측면에서 드러나는 유사점 을 찾아내고 그 원인을 해명하는 과정에서 그 두 작품을 이해해야 할 뿐만 아니라, 그 당시의 역사, 문화, 사회의 배경에 대한 이해로 나아갈 수 있기 때문이다. 그러한 활동을 통해서 목표 작품인 한국 고전소설을 깊이 있게 이해할 수 있을 뿐만 아니라 비교 대상인 베 트남 고전작품을 재이해·재평가함으로써 베트남 작품들을 더 깊이 있게 이해·감상할 기회를 마련해준다. 나아가, 유사점과 비유사점을 해명하도록 하는 노력을 통해서 한국 문화 이해 능력도 증진시킬 수 있으며 자국문화인 베트남 문화에 대한 이해도와 사고력까지 신 장시킬 수 있다.

이상의 관점에서 <취교전>과 <춘향전>을 대비 중심의 비교를 할 때 우선 서사구조를 중심으로 대비해 볼 수 있다. 서사구조는 플롯 의 개념과 상통하는데, 구인환은 플롯에 대해서 다음과 같이 정의하 고 있다. “플롯은 스토리의 전개가 아니요, 필연적인 인과관계에 따 른 사건의 전개를 말한다. 플롯은 주제의 구현을 위한 짜임새요, 소 설의 예술미를 보여 주는 중요한 요소이며, 제재를 적절하게 배열하 는 설계도이기도 한다. 그래서

‘플롯은 주제를 전달하기 위한 행동

77) Alfred Owen Aldridge(1979), 앞의 책, 김학동(1984), 앞의 책, 57면 재인용.

의 배열’이라는 설명이 가능한 것이다.”78) 즉, 플롯이란 시간 순서 에 따라 전개되는 이야기가 아니라 작가에 의하여 짜여있는 일련의 사건들이다. 사건들이 어떻게 짜여있는지는 작가의 역량과 문제의식 에 달려있지만 그 구성에 있어 자국의 문학 전통과 시대의 영향을 받을 수밖에 없다. 그래서 작품의 플롯 또는 서사구조를 이해하면 작가의 역량과 문제의식을 탐구할 수 있을 뿐만 아니라 그 작품에 반영된 문학의 전통과 시대상을 파악할 수 있다.

<춘향전>과 <취교전>은 청춘 남녀의 사랑 이야기이라고 볼 수

있다. <춘향전>의 경우 재색을 겸비한 춘향과, 학문과 풍채가 뛰어 난 이몽룡이 봄날 우연히 만나 서로에게 반해서 백년가약을 맺게 되는데, 이몽룡 아버지의 승진으로 인해 이별하게 된다. 이몽룡이 한양에 간 사이, 신관 사또 변학도가 도임해서 춘향에게 수청을 강 요하는데, 춘향이 이몽룡에 대한 수절을 이유로 변학도의 수청 요구 를 거절하여 가혹한 매를 맞고 옥에 갇혀 죽을 지경에 이르게 된다.

이때 이몽룡이 과거급제해서 암행어사가 되어 내려와서 변학도를 응징하고 춘향을 구출한다. 이후 춘향은 임금으로부터 정렬부인에 봉해지고 이몽룡과 부부로 결합해서 행복한 삶을 누리게 된다.

<취교전>의 경우 재색을 겸비하는 취교와 학문과 풍채가 뛰어난

김중이 봄날에 우연히 만나 서로에게 반해서 백년가약을 맺었는데 김중의 숙부상으로 인해 이별하게 된다. 그 이후에 취교는 가난으로 인해 아버지와 동생을 구하기 위해서 몸을 팔아 마감생의 첩이 되 었는데 악당들의 속임수를 당해서 청루에 팔리게 된다. 청루에서 벗 어나기 위해서 끊임없이 노력했지만 실패하고, 그 과정에서 결국 취 교는 기생의 노릇과 노비의 노릇을 각각 두 번이나 경험하게 된다.

봉기군의 우두머리인 서해와 함께 행복한 삶을 맛보았지만 호종헌 의 속임수에 걸려서 서해가 죽게 되고 자기 자신도 파란만장한 생 활을 청산하기 위해서 전당강으로 몸을 던져 자결한다. 그러나 다행 히 각연 스님에게 구출되어 각연과 함께 수행생활을 하게 된다. 한

78) 구인환, 「소설교육의 방법」, 우한용 외(1993), 『小說敎育論』, 평민사, 86-87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