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 연구에서는 학생들 사이의 활발한 대화를 통하여 의미 있는 학습이 이루어 진다고 하는 사회적 구성주의를 토대로, 과학과 교육과정이 요구하는 협력적인 학 습 환경을 조성하기 위하여 협동학습을 실시하였다. 이 때 효과적인 협동학습을 위 한 방안을 마련하고자 문화적 차원으로서 심리적 속성인 집단주의 성향의 측면에 서 소집단을 구성하여 중학교 과학 학습에 협동학습을 적용했을 때의 교수 효과를 조사하고 협동학습에 대한 학생들의 인식도 알아보았다. 또한, 협동학습 과정에서 나타나는 학생 간의 언어적 상호작용을 분석하고 집단 간의 차이를 비교하였다.
연구 Ⅰ에서는 중학교 1학년을 대상으로 협동학습 전략을 12차시에 걸쳐 적용 하여 학생들의 집단주의 성향을 고려한 이질적 소집단과 동질적 소집단 구성의 효 과를 조사하였다. 연구 결과, 학업 성취도에서 수업 처치의 주효과가 나타났고 수 업 처치와 집단주의 성향 수준 사이의 상호작용 효과가 나타났다. HC 수준 학생들 의 학업 성취도는 세 집단의 차이가 거의 없었던 것에 비해 LC 수준 학생들의 학 업 성취도는 동질 집단의 경우가 이질 집단보다 더 높았고, 이질 집단은 통제 집단 보다 낮게 나타났다. 이로 볼 때 인지적 측면에서 좀 더 효과적인 협동학습이 이루 어지기 위해서는 학업 성취도 측면에서는 이질적이 되도록 하고, 성별로는 동질적 이 되도록 하면서, 동시에 집단주의 성향 측면에서는 이질적인 집단보다 동질적인 집단을 구성하는 것이 바람직할 것이다.
정의적 측면에서의 분석 결과, 자신감, 과학 수업 환경에 대한 인식, 친화성, 규 칙의 명확성 영역에서 수업 처치의 주효과가 나타났다. 자신감과 친화성 영역에서 처치 집단의 점수가 통제 집단보다 높았고, 과학 수업 환경에 대한 인식, 규칙의 명확성 영역에서 동질 집단의 점수가 통제 집단보다 높았다. 과학 학습 동기, 관련 성 영역에서 수업 처치와 집단주의 성향 수준 사이의 상호작용 효과가 나타났고, HC 수준 학생들의 경우 동질 집단과 이질 집단의 점수가 통제 집단보다 높았다. 교사 주도의 강의식 수업에서 교사의 친절하고 반복적인 설명에도 불구하고 과학
개념의 이해가 어려워 과학학습에 자신감이 다소 부족했던 학생들이 소집단 내에 서 대화하면서 학습할 수 있는 협동학습을 통하여 자신감도 키우고 구성원들과 더 친해질 수 있게 된 것으로 보인다. HC 수준 학생들은 규범을 중요시하고 LC 수준 학생들은 개인의 사고방식을 중요하게 여기는 경향이 있어(Triandis, 1995), 이질 집 단 학생들은 조 활동 규칙에 대한 관점의 차이로 인해 조 활동에 어려움이 있었을 것으로 보인다. 이러한 결과 또한 집단주의 성향 측면에서 이질적인 집단 구성을 가급적 피할 것을 시사한다. 한편, LC 수준 학생들은 과학 협동학습이 자신의 목표 나 동기와 관련이 있고 유용하다는 것에 대한 인식이 낮았으므로 점수, 경쟁, 성취 에 민감한 LC 수준 학생들의 과학 학습 동기를 향상시키기 위해 개인 활동에 대한 보상을 추가적으로 실시하는 것도 고려해 볼 필요가 있다.
협동학습에 대한 인식을 설문과 면담으로 조사한 결과, 협동학습이 좋아졌다고 응답한 비율은 HC와 LC 수준 학생들 모두 증가했지만 협동학습이 싫어졌다는 응 답 비율은 이질 집단의 LC 수준 학생의 경우에 높게 나타났다. 또한, 조점수로 개 인을 평가하는 것에 대해 긍정적으로 생각하는 비율은 HC 수준 학생들보다 LC 수 준 학생들의 경우에 낮게 나타났다. HC 수준 학생들이 토의가 잘 되었다고 응답한 경우는 상대방의 의견을 존중하고 성취도가 낮은 친구도 배려할 때로, 답을 빨리 찾았을 때나 토의 결과가 정답이었을 때 토의가 잘 되었다고 응답한 LC 수준 학생 들과는 차이가 있었다. 이와 같이 집단주의 성향에 따른 협동학습에 대한 인식에서 의 차이는 존중, 배려, 여유를 중요시하는 지 또는, 신속함, 정확성, 점수를 중요시 하는 지로 요약할 수 있었다. 이는 협동학습 과정에서의 질적인 차이를 가져올 수 있을 것으로 생각되며, 특히 이질 집단에서 LC 수준 학생들의 학업성취도가 낮았 기 때문에 이질 집단에서의 대화 양상을 심도 있게 조사해 볼 필요가 있다.
연구 Ⅱ에서는 과학 협동학습 과정에 대한 심층적 연구를 위하여 연구 Ⅰ의 연 구 대상 소집단 중 8개의 소집단을 대상으로 4차시 동안 학생들 사이의 언어적 상 호작용을 개별 진술, 상호작용 단위, 갈등행동 단위 수준에서 분석하고 집단주의 성향에 따른 이질 집단과 동질 집단에서의 언어적 상호작용을 비교하였다. 개별 진 술 수준의 분석 결과, 이질 집단과 동질 집단 모두 과제 관련 진술의 하위 영역의 분포가 비슷하게 나타났고 설명하기의 비율이 가장 높았다. 학업 성취도, 학업 성 취도의 향상과 언어적 상호작용 사이의 관계를 조사한 결과, 학업 성취도, 학업 성
취도의 향상은 과제 관련 진술의 합계와 유의미한 상관을 나타냈다. 토론학습이나 협동학습과 같은 소집단 학습에서는 학생들이 지식 구성 관련 대화를 많이 하는 것이 학습에 도움이 된다는 것을 이 연구에서도 확인할 수 있었다. 이질 집단에서 HC 수준 학생의 개별 진술 빈도와 과제 관련 진술의 빈도가 LC 수준 학생보다 높 게 나타났다. 이는 연구 Ⅰ에서 이질 집단에서 HC 수준 학생들의 학업 성취도 점 수가 LC 수준 학생들보다 높았던 것과 일치하는 결과로, 이질 집단에서 HC 수준 학생들이 협동학습 활동에 더욱 적극적이었고 LC 수준 학생들은 적극적으로 참여 하지 않은 결과로 생각된다. 또한, 연구 Ⅰ의 협동학습에 대한 인식 조사 결과와 같이 협동학습에서 중요하게 생각하는 부분이 배려와 협력인지, 성취와 경쟁인지와 같이 집단주의 성향 수준별로 서로 달랐던 점이 협동학습에서의 어려움으로 작용 하여 상호작용에 영향을 미친 것으로 보인다.
이러한 양상은 상호작용 단위 수준의 분석 결과에서도 유사하게 나타났다. 즉, 상호작용 단위의 유발 빈도는 이질 집단보다 동질 집단에서 높게 나타났고, 이질 집단에서 HC 수준 학생의 상호작용 단위의 유발 빈도가 LC 수준 학생보다 높게 나타났다. 또한, 이질 집단과 동질 집단 간에는 상호작용 단위 수준에서의 질적인 차이가 있었다. 이질 집단에서는 과제 관련 대화가 대칭적, 점진적으로 확장되지 못하여 이유를 자세하게 설명하지 않고 간단하게 답을 말해주는 식으로 진행되었 고, 서로 다른 주제의 대화를 주고받기도 하였다. 이에 비해 동질 집단에서는 모르 는 친구가 이해할 수 있도록 자세하고 친절하게 설명해 주거나, 서로 상반된 의견 에 대해 열띤 토의를 통해 상대방을 이해시키기 위한 대립적인 대화가 진행되었다. 이러한 상호작용의 질적인 차이가 학업 성취도의 차이와 협동학습에 대한 인식의 차이를 가져온 것으로 보인다. 과제 관련 상호작용이나 누적형 대칭적 정교화 상호 작용의 빈도는 학업 성취도 검사 점수와 유의미한 상관이 있었다.
갈등행동 단위 수준의 분석 결과, 갈등행동 단위의 유발 빈도는 전체적으로 낮 은 편이었으나 집단별로 비율이 비슷했다. 특히, 동질 집단에서 LC 수준 학생은 회 피와 경쟁, HC 수준 학생은 협력의 유발 빈도가 조금 높았다. 동질 집단에서 HC 수준 학생과 LC 수준 학생 사이에는 갈등행동 단위 수준에서 질적인 차이가 있었 다. 갈등 문제에 대해 경쟁 전략으로 접근할 때는 문제가 해결되지 않은 상태에서 부정적인 감정만을 표출하기 보다는, 경쟁적으로 의견을 내어 대화를 하면서 상대
방의 의견을 경청하고 교사에게 질문하거나 교과서를 찾거나 다른 조의 발표 의견 을 듣는 것과 같이 시간적 여유를 가지고 해결점을 찾을 수 있는 방법이 있음을 지도할 필요가 있다. 또한, 갈등 문제에 대해 회피 전략으로 접근하는 것은 자신의 생각을 점검하고 조원의 학습을 도와야하는 협동학습의 책무성을 저버리는 행동임 을 설명해주어 갈등 문제를 회피하지 않고 협력적으로 해결할 수 있도록 지도할 필요가 있다.
한편, 학생이 가진 집단주의 성향 측면만큼이나 중요한 학습 주제, 교사의 수업 방식, 개성, 성향 등과 같은 수업의 구성 요소 측면에서 이 연구의 결과를 살펴볼 필요가 있다. 학습 내용인 화학 부분을 간단한 기구를 활용한 실험, 시범실험, 동영 상, 자료해석하기 등 다양한 학습 자료를 제공하여 실시하였고, 처치에 참여한 두 교사의 전공 과목이나 수업 지도 성향이 다른 데에서 오는 한계가 있었지만 이를 극복하기 위하여 교사 스스로 노력하였고, 두 교사 모두 학생들을 이해하고 보살펴 주며 새로운 도전을 두려워하지 않는 적극적인 성향이었으며, 학교의 관리자도 협 동학습에 우호적이었기 때문에 이러한 상황들이 위와 같은 연구 결과가 도출되는 데에도 상당 부분 기여한 것으로 보인다.
결론적으로 과학 협동학습에서 학생들의 집단주의 성향은 학업 성취도, 과학 학습 동기, 과학 수업 환경에 대한 인식, 협동학습에 대한 인식에 영향을 미치며, 소집단 구성원 사이의 상호작용에도 영향을 미쳤다. 집단주의 성향에 따라 이질적 으로 구성한 소집단에서 LC 수준 학생의 학업 성취도가 통제 집단보다도 낮았으며 LC 수준 학생의 과학 학습 동기가 낮게 나타났고 HC 수준 학생과 LC 수준 학생 간의 상호작용이 활발하지 않았다. 반면에 집단주의 성향을 고려하여 동질적으로 구성한 소집단의 경우에는 학업 성취도나 학업 성취도의 향상과 유의미한 상관관 계를 나타내는 상호작용의 빈도가 비교적 높았으며 학생들의 과학 수업 환경에 대 한 인식이 높게 나타났다. 이처럼 과학 협동학습에서 집단주의 성향에 따른 집단 구성이 학습 과정과 결과에 영향을 미칠 수 있으므로, 과학 협동학습이 효과적으로 이루어질 수 있도록 소집단을 구성할 때 이 연구에서와 같이 학생들의 성적에 따 른 이질적인 집단 구성과 성별에 따른 동질적인 집단 구성 이외에 학생들의 집단 주의 성향을 고려할 필요가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