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Tidak ada hasil yang ditemukan

조합유치원의 설립목적-사립유치원과의 차별화

본 장을 시작하기 위해 우리는 다시 1년 전 비리유치원 사태로 돌아가 서 비대위 대표였던 북극성이 처음 사회적협동조합유치원을 기획하게 된 배경부터 살펴보아야 할 것이다. 아이가행복한사회적협동조합과 아이가 행복한유치원 모두 북극성의 아이디어에서 출발한 것이기 때문이다. 비 대위 활동의 막바지에 이르러 한유총과의 싸움이 지지부진해지고 유치원 3법 개정도 정치논리에 좌우되는 상황을 보이자 북극성은 기존 공/사교 육의 이분법적 체계 안에서는 ‘유아교육 정상화’를 이룩할 만한 방안이 없다고 결론내렸다. 국·공립유치원은 그 수가 너무 적어 사립유치원의 대안이 되지 못했고 유치원3법을 비롯해 사립유치원과 관련한 제도 개혁 이 이루어지지 않은 상황에서 “무엇을 먹이는지도 모르고 어떻게 교육시 키는지도 모르는” 곳에 아이를 보낼 수는 없었다고 북극성은 말했는데,

특히 비대위 활동을 하며 알게 된 사립유치원 운영의 실상과 익명의 내 부고발자들로부터 받은 갖가지 제보들은 사립유치원에 대한 그의 불신을 더욱 강화시켰다.

북극성은 동탄 내 위치한 20여개 유치원의 2015년부터 2018년까지 회 계자료를 분석한 결과 원장 월급부터 시작해서 교구교재, 현장학습, 각종 행사 등과 같은 곳에서 새어나가는 돈이 너무 많았다고 설명했다. 예를 들어 회계자료에는 1년동안 현장학습을 8번 간 것처럼 기록하고 체험비 를 받아놓고는 실제로는 4번 밖에 가지 않았다던가, 페이백(payback)이 라고 칭하는 거래업체 간 리베이트 방식을 통해 현금성 할인을 받아놓고 장부에 기재하지 않는 등의 횡령이 빈번히 일어났다는 것이다. 뿐만 아 니라 북극성은 사립유치원들이 초임 교사를 담임으로 하고 연차가 높은 교사를 보조교사로 하는 방식으로 인건비를 줄이거나, 정부가 교사에게 직접 지급하는 처우개선비 명목의 수당을 착복해 왔다는 증언들을 제보 받는 등 사립유치원이 여러 가지 부당한 방식으로 이득을 취하여 왔다고 말했다. 이러한 문제들에 대해 교사가 항의하려고 해도 업계에 소문이 나면 더 이상 일자리를 구할 수 없기 때문에 입을 다물 수 밖에 없고, 결국 사립유치원의 착복 행위는 관례처럼 굳어지게 되었다고 북극성은 설명했다.

이러한 자료들을 종합하여 그는 사립유치원의 “이윤을 창출할 수 있는 구조”가 비리유치원 사태를 촉발시킨 주요 원인이라고 결론내렸다. 교육 사업이라는 명목 아래 유치원을 세웠는데 “자기네들 돈 투자한만큼 남겨 먹어야”되니 점차 교육보다 ‘사업’에 치중하게 되었고 결국 “다 쪼개고 다 빼돌려서 자기네거로 만드는” 지경에 이르렀다는 것이다.

북극성: 맨처음에 사립유치원 비리 터지고 나서 그 이 회계에 대한 돈이 이 유치 원에 남아있으면 안된다라는 생각이 딱 들었던게, 돈이 남아있으니까 이 돈을 어떻게든 굴려볼려고 했던 그 설립자와 원장들의 생각이 짙었던거 같아. 눈에 돈이 보이니까.

자연스레 ‘돈이 남지 않는 구조의 유치원’을 만들어야겠다고 생각한 북

극성은 여러 사례들을 찾던 중 사회적협동조합과 조합이 운영하는 어린 이집에 대한 정보를 접하고 협동조합유치원을 기획하게 되었다. 사회적 협동조합은 비영리로 운영되는 단체이기 때문에 이익을 남길 수 없고 또 한 이익을 배분할 수 없기 때문에 북극성의 기획에 적합한 방식이었다.

사회적협동조합이란 협동조합기본법에 의거 협동조합 중에서 ‘지역주민 들의 권익·복리 증진과 관련된 사업을 수행하거나 취약계층에게 사회서 비스 또는 일자리를 제공하는 등 영리를 목적으로 하지 아니하는 협동조 합’을 말한다(협동조합기본법 제3조). 따라서 자본이 우선하여 결합된 회 사와 달리 인적 결합을 바탕으로 하며(한정미 2013), ‘이윤’이 목적이 아 니라 ‘사업의 이용’ 자체를 목적으로 한다. 아이가행복한유치원(이하 조 합유치원)은 유치원을 이용하고자 하는 학부모들이 조합원으로서 출자의 무를 이행하고(출자금 납입) 이용의무를 부담하면(소위원회 활동 등) 유 치원에 자녀를 보낼 수 있게 된다.

북극성은 유치원회계와 조합회계를 완전히 분리시켜 학부모들이 내는 금액 중 원비는 유치원회계로 시설사용료는 조합회계로 산입되도록 만들 었다고 설명했다.31) 원비 외에 유치원은 정부로부터 누리과정지원금(‘21 년 기준 원아당 26만원)을 지급받지만 지원금과 원비를 합쳐도 유치원회 계는 마이너스가 될 수 밖에 없다. 소모성 경비 등 유치원에 들어가는 예산들을 조합의 예산으로 책정하여 처음부터 “마이너스될 수 밖에 없는 구조”로 만들었기 때문이다. 북극성은 적자가 나는 부분에 대해 “조합에 서 유치원에 회계를 지원해 주는 방식”(유치원 운영 전입금 등)을 설계 31) 2020년 기준 조합원 유치원 비용(출처: 아이가행복한사회적협동조합 네이버

카페)

항목 납부 금액 납부기준

출자금 가구당 400만원 가입시 1회

가입비 가구당 100(5세)/70(6세)/30(7

세)만원 가입시 1회

시설사용료 원아당 14만원 월별

조합비 가구당 3만원 월별

아침저녁돌봄/차량이용료 원아당 신청시 월별

원비 원아당 10만원 월별

했는데 이러한 재정적 지원 과정에서 “엄마아빠들이 볼 수 밖에 없는 감 시”의 체제가 작동한다고 설명했다. 왜냐면 유치원 자금운용의 최고결정 권자는 원장이며 조합의 최고결정권자는 학부모인 조합원들이기 때문에, 예산심의 과정에서 부모들이 운용내역을 확인할 수 있고 또 적자가 발생 한 이유에 대해 소명을 요구할 수 있는 권한이 주어지기 때문이다. 이것 이 북극성이 사회적협동조합을 이용하는 방식이었으며 유치원 회계투명 성을 담보하는 방법이었다.32)

‘돈이 남지 않는 구조의 유치원’이 가진 두 번째 의미는 ‘반값 원비’의 실현을 통해 ‘공공성’을 기획하는 것이었다. 이것 또한 사립유치원에 대 한 대항적 실천 중 하나였다. “남겨먹는게 기준”이 되어버린, 즉 ‘이윤의 극대화’가 사립유치원의 주요 사업 목적이 되어버린 현실에서 매해 원비 는 계속 올라가고 이는 가계에 부담이 될 수 밖에 없다. 북극성은 “남겨 먹는” 돈을 제하고 오로지 “애들하고 선생들하고 잘 먹고 잘 키울 수 있 는” 돈만 받는 구조의 조합유치원이야말로 학부모들이 고대하던 ‘반값 원비’를 실현할 수 있다고 말했다. 유아교육에서 공공성의 의미가 저렴한 교육서비스 제공을 통해 접근성을 높이는데 있다는 김종해(2004)의 연구 에 비춰볼 때, 상대적으로 낮은 비용으로 동일한 교육과정(누리과정)을 받을 수 있다는 점은 조합유치원의 공공성을 대변한다고 볼 수 있다.

아침돌봄과 저녁돌봄 시간을 연장하여 맞벌이 부부도 편하게 유치원에 자녀를 맡길 수 있다는 점도 공공성의 한 측면을 담당한다. 조합유치원 은 방과 외 돌봄교실을 운영, 일정 금액을 내면 아침 7:30부터 저녁 7:30 까지 자녀를 맡길 수 있는데, 이러한 돌봄서비스는 다른 사립유치원에서 는 제공하지도 않을 뿐더러 기타 다른 사적인 방법을 동원해 해결하려고 해도 비용적인 측면에서 많은 부담이 된다. 북극성은 한달 기준 총 9만 원의 합리적인 비용만으로33) 유치원에서 하루의 대부분을 보내야하는 맞벌이 가족의 아이들이 유치원 공간을 가정처럼 편하게 느낄 수 있도록 32) 회계투명성을 담보하는 또다른 방법은 유치원 회계를 1년 단위마다 자발적

으로 공시하는 것이었다.

33) 2020년 기준. 아침돌봄은 3만원, 저녁돌봄은 6만원을 내면 돌봄교실을 이용 할 수 있다.

식사 등 여러 돌봄의 측면에서 실질적인 자원을 제공하고 있다고 설명했 다. 다른 사립유치원들과 차별화되는 조합유치원만의 돌봄서비스 제공은

‘부담 가능한 범위 내에서 양질의 서비스(김종해 2004)’를 제공해준다는 점에서 육아 지원의 다각화를 통해 접근성과 공공성을 높였다고 볼 수 있다(유해미·김문정 2013).

나아가 돌봄의 확대는 비용 및 접근성의 측면에서 공공성에 기여할 뿐 만 아니라 “실제적, 정서적, 사회적으로 돌봄을 공유하는 공동체”를 지향 하는 공동육아적 실천과도 맞닿아있다. 조합유치원은 공동육아 교육철학 에 기초하여 교육을 실시하고 있는데, 이는 ‘놀이중심, 생태교육, 통합교 육’과 같은 교과적인 측면에서뿐만 아니라 유아-부모-교사의 3주체에 기 반하는 공동육아공동체를 형성하는 데에 궁극적 목표가 있다. 즉, 아이들 에게 제도권과 차별화되는 교육을 제공하는 데에 만족하지 않고 부모와 교사 ‘모두의 인권이 실현되는 가운데’ 상호돌봄의 관계망을 형성하는 것 이 조합유치원이 공공성을 실현하는 또하나의 방법적 도구가 된다. 초기 조합원의 일원으로 대외이사 및 교육이사를 역임하며 조합유치원의 공동 육아 교육 및 조직체계의 설계를 담당한 깊은산은 “나에게 친절한 상담 사이자 나에게 서비스 제공하는 사람”으로 인식되고 있는 유치원 교사들 의 현실을 지적하며 이들도 교육의 한 주체로 인정받을 때 “시장질서의 가치”를 넘는 ‘공동육아의 가치’가 실제적 의미를 지닌다고 설명했다.

깊은산: 근데 특히 동탄의 엄마아빠들이 가장 많이 착각하는게 이제 이 교사들에 대한 생각이 ‘교사는 서비스를 하는 사람이다’라는 생각이 엄청 강해요.

누구한테? 나한테. 내 아이를 가르치는 선생님이 아니라 나에게 친절한 상담사이자 나에게 서비스 제공하는 사람이라고 생각하는…. 그래서 예 를 들어서 교사가 뭐 말을 친절하지 않게 한다 나한테? 그건 나쁜 교 사…. 그래서 물론 교사는 친절하게 얘기해줄 필요는 있는데 그 교사는 아이들의 선생님인데…. 아직까지 그런 것들은 좀 많이 낯설어요. 그러니 까 이게 이 공동육아라는 지점이 우리가 일반 사립에서 시장질서에서 아 이를 맡기고 당연하게 생각하고 왜냐면 내가 고객이니까 내가 고객이다 보니까 내가 받아야 될 가치, 그니까 비리유치원 같은 경우에도 분노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