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참여한 부모들이 추구한 가치

숲이랑놀자에는 7가족이 있었다. 오로라와 북극성네의 새미(5살)와 리 오(4살), 한나와 작은샘네의 볼트(6살)와 통통이(2살), 루피와 에디네의 아리엘(5살), 써니와 봉반장네의 레오(4살), 꽃마리와 소나무네의 맥스(5 살), 종달새와 산까치네의 꽃님(4살)과 별님(2살), 진주네의 쌍둥이자매 소피와 루비(4살)였다.28) 동탄에 거주하고 있다는 공통점 외에는 아무런 접점이 없었던 이들이 숲이랑놀자유치원에 모이게 된 까닭을 찾자면 시 간을 거슬러 비대위가 한창 활동하던 때로 되돌아 가게 된다.

비대위 대표였던 북극성은 활동 당시를 회고하며 “유치원은 반성할 기 미가 보이지 않고, 정치적인 문제로만 이야기가 되고 우리가 너무 순수 했구나라는 회의가 들기도 했다. 바뀌는 모습이 빨리 보이지도 않으니 까”라고 말하며 사립유치원과 기존 유아교육체제에 대한 강한 회의를 느 꼈다고 고백했다. 북극성은 원래 “이런 일”에 관심이 없었고 ‘아이들 교 육은 아내가, 기관이 알아서 하겠지’라고 생각했다고 한다. 그런데 유치 원이 아이들 먹는 음식을 가지고 장난을 쳤다는 기사를 읽고 너무 화가 났기 때문에 첫 비대위 모임에 찾아가게 되었고 “어쩌다보니 내가 대표 가 되어 얼굴을 팔고 있었다”고 이야기했다. 그에 따르면 처음 비대위는 순수한 학부모들만 있었고 정치적 색깔도 없었는데 정치적인 집단들이 서로 데려가서 이슈화를 하려는 행태에 진절머리를 느꼈으며, 결국 정치 인이나 사립유치원, 정부기관의 힘을 빌리지 않고 그들의 영향력과도 상 관없는 “부모들이 직접 만들고 운영하는 유치원”을 기획하게 되었다고 한다. 고민을 거듭하는 와중에 “공동육아와 사회적협동조합이 필터링”되 기 시작했고 비대위 카페에 협동조합유치원에 대한 아이디어를 올려 조 합원이 될 사람들을 모집하기 시작했다고 북극성은 회고했다.

그러나 유치원을 지으려면 설립주체가 땅과 건물을 가지고 있어야 한 다. 협동조합이 유치원을 운영하겠다고 해도 조합 소유의 교사(校舍) 및 28) 구성원들의 명칭은 모두 유치원에서 사용하던 별명이며, 아이들의 나이는

참여관찰 당시인 2019년을 기준으로 작성하였다.

교지가 없으면 설립이 불가능한 것이다. 때마침 법이 개정되어 사회적협 동조합이 운영하는 유치원의 경우에는 국가나 지자체 소유의 시설·건축 물을 유치원 교사(校舍)로 사용할 수 있게 되었고29), 화성시 교육청과의 협의 끝에 동탄2신도시에 위치한 목동이음터 건물에 입주하기로 결정하 였다. 목동이음터가 공사 중이었기 때문에 당장 입주를 하기는 어려웠고 유치원은 물론 조합도 만들어지기 전이라서 공사가 끝나는 2021년 초에 맞춰 협동조합유치원을 개원하기로 계획하였다. 유치원 교사를 확보한 북극성은 비대위 카페에 공고를 올려 조합 발기인을 모집하였고, 1월에 열린 조합 설명회에서 한나네와 꽃마리네를 포함한 몇몇 사람들이 조합 원으로 새롭게 합류하게 되었다. 그 중 북극성네와 한나네, 꽃마리네 세 가족이 1년의 유예기간 동안 따로 터전을 마련하여 직접 공동육아를 해 보기로 결정하였다.

이러한 결정은 한나(女, 40대)의 영향이 가장 컸다. 예전부터 공동육아 에 뜻이 있었던 한나가 1년의 기간 동안 함께 공동육아를 해보자고 나머 지 두 가족을 설득했던 것이다. 한나가 공동육아에 관심을 가지게 된 최 초의 계기는 아이가 가진 희귀질환과 관련이 있었다.

연구자 : 처음에 조합에는 어떤 경로로 가입하게 된거야?

한 나 : 나는 조합… 조합에는[조합이] 그때는 있는 줄 몰랐고, 그냥 공동육아를 해보고 싶어서 맘카페에 공동육아 검색을 했더니 인제 조합설명회, 1차 설명회가 있다는 공고문을 보고 참여하게 됐지.

연구자 : 그러면 비리유치원 사태랑은 상관없이 원래 공동육아에 관심이 있었던 거야?

한 나 : 공동육아에 관심이 있어서…. 공동육아에는 관심이 쭉 있었고. 근데 이제 나도 이제 관심만 있다가 음 참여를 해야지 했던 계기가 있어. 아이[볼트]

가 다섯 살땐가 2018년? 그때 11월쯤에 인제 희귀질환 판정을 받고 12월 에 수술을 하고 그러면서 더 이 아이가 살면서 여러 스트레스 상황을 겪 잖아. 그런 상황들을 ‘어떻게 하면 좀 더 잘 받아들이고 이겨내고 하면서

살아갈수 있을까’ 고민을 하다가 좀 더 아이에게 힘이 되는 공동체를 좀 형성을 해야겠다는…. 그래서 이제 공동육아를 해봐야겠다라고 생각을 하면서 1월부터 이제 적극적으로 알아봤지.

한나는 볼트가 다녔던 유치원이 비리유치원 사태 당시 “안 걸린” 유치 원이었고 원장님도 좋은 분이었다고 말했다. 그는 비리유치원 사태로 인 해 유치원을 그만둔 것이 아니라 볼트가 갑작스레 희귀질환을 판정 받아 수술까지 하게 되면서 기존 유치원을 그만두게 된 것이라고 설명했다.

볼트가 가진 질환은 스트레스 상황에 매우 취약한 병이었다. 한나는 아 이가 살면서 겪게 될 스트레스 상황들을 잘 받아들이고 이겨낼 수 있을 만한 힘을 길러주는 것이 중요하다고 판단했다. 아이가 자신의 환경을 스스로 극복하는 “힘”, 그리고 아이에게 그 “힘”을 줄 수 있는 “공동체”

가 필요하다는 생각은 곧 공동육아에 대한 관심으로 이어졌고, 공동육아 를 함께 할 사람을 찾다가 우연히 조합설명회 공고를 보고 설명회 자리 에 참석하게 된 것이다.

5살의 활달하고 명랑한 남자아이인 맥스의 엄마 꽃마리(女, 30대)는 ‘아 이가 크는 환경’에 주된 관심을 가지고 공동육아를 시작하였다. 맥스는 병원의 의료과실이 원인이 되어 아토피를 앓고 있었는데 음식이나 주변 환경에 민감하게 반응하였다. 유치원에 갈 나이가 되었지만 맥스의 아토 피에 맞는 유기농 식단을 차려주는 유치원이 없어 고민하던 꽃마리는 남 편인 소나무의 비대위 출신 직장 동료로부터 북극성이 준비하고 있던 조 합유치원을 소개받았다. 조합설명회에서 만난 한나의 공동육아 제안에 적극적으로 호응하게 된 것도 맥스의 건강에 좋은 적절한 환경을 제공해 주고 싶다는 이유에서였다.

꽃마리: 그 전에 이제 [맥스한테] 폐렴이 왔는데 거기 경기도의료원에서 이제 그 항생제가 과다복용이 된거야. 그러면서 장이 완전 무너지면서. 처음에 이 렇게 그 발목에 이렇게 어 막 긁네? 이 정도였다가 한 일주일 사이에 이 제 [아토피가] 다 퍼진거야. 농가진이 오면서. 그러면서 뭐 어린이집 못 가고…. 그래서 여기 이사왔어, 목조주택으로 알아보다가. 그리고 내가 동

탄 가고 싶어했고.

2월 마지막 주, 터전을 구하고 청소를 마친 세 가족은 공동육아 모집글 을 지역 맘카페에 올렸고 이를 보고 찾아온 종달새네, 루피네와 삐삐네 가 합류하게 되었다. 루피(女, 40대)는 비리유치원 사태가 터지고 나서도 여러 유치원설명회를 다녀봤는데, 매번 원장의 “돈 얘기”에 “찝찝한 마 음”이 들었다고 말했다. 그는 원비가 “비싼 데”면 “커리큘럼”도 좋고 아 이도 많이 배우고 좋은 유치원일 것 같긴 했지만 또 한편으로는 “돈으로 키우는 게 아니라 진짜 진심으로 다해서” 아이를 키우고 싶다는 막연한 바람으로 숲이랑놀자를 찾아왔다고 설명했다.

루 피: 하기사 우리나라에서, 우리나라의 교육을 받으려면 이렇게 키워야되는게 맞구나라는 생각을 했지만, 한편으로는 좀 마음에 좀 걸렸지. 뭔가 잘못됐 는데, 돈으로 키우는 거는 아닌거 같은데 근데 내가 할 수 있는, 내가 알 수 있는 방법이 없다보니까 그걸 내가 할 수 있는게 없다보니까 뭐 비싼 데가 좋은데구나. 뭐 이렇게 뭐 많이하고 커리큘럼이 좋고 뭐 시간적으로 뭐 많이 소요하고 이런데가 좋은갑다 생각을 했던거지. [중략] 오빠[루피 의 남편]도 그 얘기를 하더라. [숲이랑놀자가] 너무 괜찮다고. 자기가 원하 는 그런거라고. 돈으로 키우는게 아니라 진짜 진심으로 다해서 아이를 키 우니까.

루피에게 있어 ‘돈과 진심’은 자본주의적 교환가치와 무관하게 작동한 다. 그는 아이가 잘 자라기 위해서는 돈으로는 살 수 없는 다른 무언가 가 더 필요하다고 생각했다. “진심”으로 표현된 그 무언가는 유아교육 시장에서 일반적으로 통용되는 교환가치인 “커리큘럼” 등으로는 대체할 수 없는 것이다. 남들보다 조금 늦은 나이에 첫 아이를 낳게 되면서 어 떻게 하면 아이를 잘 키울 수 있을까 늘상 고민했던 루피에게 ‘숲이랑놀 자 공동육아’와 루피네 부부를 맞이해준 한나, 꽃마리는 그 “진심”을 채 워줄 수 있는 존재로 보였다.

요컨대 이들이 처음 숲이랑놀자를 기획했을 때는 공동육아를 하며 대안

적/공동체적 교육을 할 수 있을거라고 기대하였다. 그리고 동시에 그렇 게 ‘만들기 위한’ 실천들을 이어나갔다. 획일적 커리큘럼보다는 시간에 구애받지 않는 자유놀이를, 어른이나 교사의 개입보다는 아이들이 스스 로 주도하는 방식으로 하루생활을 엮어나가려고 했던 이들의 ‘숲이랑놀 자 규칙’은 이러한 대안적/공동체적 공간 만들기의 실천과 맞닿아 있다.

마지막으로 아름네, 써니네가 이들과 뜻을 함께 하고 싶다는 마음을 밝 히며 합류하였고, 3월 중순에 이르러 총 8가족으로 숲이랑놀자 품앗이공 동육아가 시작되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