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지막으로, 질적 연구 방법을 활용하여 학사경고를 받은 학생들의 경 험을 심층적으로 탐색한 연구들이 있다. 학사경고를 받은 학생들의 경험
을 포괄적으로 분석한 연구, 학사경고 반복 경험에 관한 연구, 극복 경 험에 관한 연구로 구분할 수 있다.
학사경고를 받은 학생들의 경험에 초점을 맞춘 연구로는 박종향 등 (2017), 장애경 등 (2013)의 연구가 있다. 박종향 등 (2017)은 1-2회 학사 경고를 받은 학생 15명을 대상으로 현상학적 접근 방법을 활용하여 자료 를 수집하고 분석하였다. 대학 생활에 대한 인식과 경험, 학사경고 이유 에 대한 인식, 학사경고에 대한 반응과 변화, 학교 지원에 대한 인식과 경험으로 자료가 범주화되었으며, 그 중 학사경고에 대한 반응과 변화를 살펴보면 다음과 같다. 학사경고를 받은 이후의 반응과 경험은 긍정적인 측면과 부정적인 측면이 모두 포함된다. 연구자는 한 번은 괜찮다고 생 각하고, 학사경고 이후 열심히 하려는 마음이 생기며, 좀 더 적극적이고 자기주도적으로 학습을 관리하며, 학습 요령을 파악하는 등을 긍정적인 변화로 분류하였다. 반면 부정적인 경험과 관련해선, 제적에 대한 불안 이 커지고, 휴학을 하거나 군대에 입대함으로써 도피를 하는 것, 재수강 을 강제적으로 해야만 하는 상황에 대한 불편감 등이 포함되었다. 이는 학사경고 이후 학생들이 학습에 대한 의욕이 높아지고 학습 관련 행동에 서 변화가 나타남과 동시에, 회피적 행동을 보이고 심리적 어려움을 경 험할 수도 있다는 양측면을 모두 확인해준다는 면에서 의의가 있다.
Blaney (2014)는 펜실베니아 대학교에 다니는 학생들을 대상으로 심층 면담을 진행하여, 학사경고의 의미, 학업 실패의 원인에 대한 이해, 학사 경고 후 대학 생활에 대한 그들의 경험을 확인하고자 하였다. 6명의 학 생들 각각의 경험을 세밀히 분석하여, 사례별로 경험의 내용을 제시하였 다. 특히 학사경고를 받고 난 이후의 당황스럽고 공포스러운 감정, 수치 심에 혼자 고립되어 지낼 수밖에 없으며, 자신에 대한 개념이 부정적으 로 변화하는 과정에 대해 상세히 서술하고 있다는 점에서, 다른 선행 연 구와 차별성을 띤다.
학사경고를 받은 학생들의 경험에 관한 연구가 축적되면서, 경험의 종 류를 세분화하여 확인한 연구가 진행되고 있다. 크게 학사경고 극복 경 험에 관한 연구와 반복 경험에 관한 연구로 나눌 수 있다. 학사경고 극
복 경험에 관한 연구로는 김명찬 (2013), 장애경 등 (2013), 권해수 등 (2016) 등의 연구가 있으며, 학사경고 반복 경험에 관한 연구로는 현채승 (2016)의 연구가 있다. 학사경고 극복 경험에 관한 연구는 앞서 극복 요 인에 관한 절에서 연구를 소개한 바 있으므로, 본 절에서는 생략한다.
현채승 (2016)은 학사경고를 2회 이상 경험한 대학생들을 대상으로 근 거이론 방법을 활용하여 연구를 진행하였다. 반복된 학사경고 과정 경 험, 학사경고 반복의 원인, 학사경고 반복 후 대처, 학업 지속의 동력에 초점을 맞추어 자료를 분석하였다. 연구 결과를 살펴보면, 학사경고 반 복을 초래한 인과적 조건으로는 학업적 소진과 낮은 학업 동기가 포함되 며, 반복된 학사경고에 대해 반발심을 느끼고, 현상을 외면하며, 제대로 된 대처를 하지 못하는 것이 중심 현상으로 도출되었다. 반복된 학사경 고를 받고 원인을 반추하고, 스스로를 돌아보며, 현실을 심감하고, 이를 통해 새로운 계획을 세우고 실천을 시작하는 과정이 나타나는 것이 확인 되었다. 학사경고에 관한 대부분의 선행연구가 학사경고를 1회 받는 학 생들을 중심으로 자료를 수집한다는 점을 고려할 때, 학사경고 반복 경 험에 주목했다는 면에서 연구의 의의가 크다. 특히 학사경고를 반복해서 받은 학생들에게서 특징적으로 확인되는 면인 ‘외면함’과 ‘대처 없음’이 라는 결과에 주목할 만하다. 학사경고를 반복해서 받는다는 것은 1번째 학사경고 이후 부적응적인 학습 행동이 지속되거나 심화되는 것이다. 현 채승의 연구를 토해 부적응적인 학습 행동의 내용에 외면함, 대처 없음 이 포함되어 있음을 확인할 수 있다는 점에서 의미가 있다. 외면함과 대 처 없음의 세부 내용을 살펴보면, 자신의 학업 부진을 부인하고, 현실을 부정하며, 변화하지 않으려 하는 면, 변수를 예측하지도 계획을 실행하 지도 못하는 면 등이 포함된다. 그러나 현재승의 연구 역시 큰 틀에서는 반복 경험한 학생들의 극복 경험에 관한 연구라고 볼 수 있다. 학사경고 를 반복 경험한 내용보다는 극복 과정에 관한 내용이 주를 이루며, 이는 학사경고 극복 경험에 관한 다른 선행 연구와 크게 차별화되지 않는다는 점이 제한점이다.
이정례 등 (2016) 역시 학사경고를 반복 경험한 학생들에 주목하고, 근
이론방법을 통해 이들의 경험을 분석하였다. 연구 참여자는 2회 이상 학 사경고를 받은 학생이었으며, 2회, 3회, 7회 등 학사경고의 횟수가 비교 적 다양한 학생들이 연구에 포함되었다. 중심현상은 1차 학사경고로 도 출되었으며, 중심 현상을 해결하기 위한 참여자들의 작용/상호작용 전략 으로는 ‘학사경고를 피하고자 애씀’, ‘학업 외 진로/성취 추구’, ‘자기/적 성 성찰’, ‘후회/비난 반복’, ‘개인적 의미 추구’로 나타났다. ‘학사경고를 피하고자 애씀’이라는 범주에서는 전략적으로 학업을 수행하고, 학습 습 관을 바꾸려고 노력하며, 학교 지원 프로그램에 참여하는 등의 하위범주 가 포함되었다. 이러한 행동은 추가적인 학사경고 반복의 확률이 낮아지 는 것과 관련이 있을 것이다. ‘학업 외 진로/성취 추구’에는 전공 외 진 로를 탐색하고, 새로운 적성과 전공에 관해 정보를 수집하는 것, 동아리 활동에 몰두하는 등의 내용이 해당되며, ‘개인적 의미 추구’에는 학업 외 적인 일에 의미를 부여하고, 자기 시간을 갖는 것이 포함된다. 즉, 이정 례 등의 연구를 통해 학사경고를 반복해서 받는 학생들이 전공 공부에 몰두하기보다는 개인적으로 의미가 있는 전공 외 영역에 몰두하는 행동 을 보임을 짐작할 수 있다. 이 밖에도 헛되이 보낸 시간에 대한 후회와 자신에 대한 비난을 반복하고, 의욕이 저하되며, 학습을 회피하기 위해 게임과 아르바이트로 시간을 보내는 내용 역시 포함되었다. 이정례 등의 연구는 학사경고를 반복해서 받는 학생들의 부적응적인 행동, 생각, 정 서를 좀 더 심층적으로 확인할 수 있다는 점에서 의의가 크다. 그러나 학사경고의 횟수에 따라 경험의 내용이 다를 수 있지만, 이에 대한 분석 의 내용을 확인할 수 없는 것이 제한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