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Tidak ada hasil yang ditemukan

관공서의 지원에 대한 기대와 현실

II. 연구지 풍월신명판 개괄

2) 관공서의 지원에 대한 기대와 현실

풍월신명판이라는 단체를 유지함에 있어 외부의 대중과 형성할 수 있는 또 다 른 네트워크는 관공서이다. 풍월신명판은 관공서를 통해 동호회 활동에 필요한 금

전 및 비금전적인 지원을 받을 수 있다. 이러한 지원은 풍월신명판 외에 많은 단 체에게 열려 있는 공식적인 지원사업에 풍월신명판이 응모하여 그 기회를 얻는 것으로 이루어진다.

현재 풍월신명판이 관공서를 통해 받는 지원 중 가장 두드러지는 것은 운봉구 의 사회단체활동 지원사업에 따른 재정적 지원이다. 사회단체활동 지원사업은 2004년 각 자치구의 사회단체 보조금 지원조례의 제정에 따라 본격적으로 시행되 었다.10) 풍월신명판은 운봉구에 활동근거를 두고 있는 단체로서 운봉구 사회단체 활동 지원사업에 응모자격을 갖고 있다. 풍월신명판은 사회단체활동 지원사업의 시행 이래로 문화예술분야에 공모하여 활동에 대한 지원금을 받아오고 있다. 운봉 구의 지원금은 상설공연을 시작한 2009년 이전까지는 수입․봉사․정기공연 등 각종 대외공연의 진행에 따른 제반사항에 사용되었으나, 상설공연의 시행 이후에는 무 대시설 및 소품 구입, 인쇄비, 찬조공연단체 섭외비 등 공연과 직접적으로 관계되 는 항목에 한정하여 지출된다.11)

비금전적인 지원은 시민예술활동에 대한 지원의 일환으로 문화예술관련 법인을 통해 전문가의 강습이나 공연의 기회를 얻는 것이다. 풍월신명판이 참여했던 실례 중 하나는 서울문화재단이 기획한 서울댄스프로젝트이다. 이는 탈춤패가 주축이 되어 해당 사업에 응모하여 참여단체 중 하나로 선정 및 진행되었다. 당시 프로젝 트의 내용은 현대무용전공의 전문가에게 몸을 사용하는 방법을 익히고 난 뒤 하 나의 프로그램을 익혀 전체 프로젝트의 행사에서 공연하는 것으로 이루어졌다.

시민예술활동에 대한 지원은 서울시내 동호회와 교류할 수 있는 자리를 제공하기 도 한다. 다른 동인집단과의 교류는 본 동호회에서 익숙하게 접한 것 외에 새로운 예술표현을 접할 수 있는 기회가 된다.

한편, 공식적인 지원사업 외에 비공식적인 연망을 통해 동호회 운영에 지원을 받기도 한다. 일례로 풍월신명판은 연습실 인근 지하철역 두 곳에 초급강습 및 공 연의 포스터와 현수막을 게시함으로써 단체를 홍보해왔다. 본래 지하철역 구내의 홍보물 부착은 지하철운영기관인 서울메트로가 광고업무를 위탁한 대행업체와 직

10) 사회단체활동 지원사업은 “사회단체에서 직접 수행할 목적으로 계획한 사업” 즉 각 사회단체가 추진하고자 하는 대외활동에 대해 금전적인 지원을 하는데, 활동에 수반하는 재정 중 30% 이상은 해당 단체가 자체 부담해야 한다(2015년 2월 운봉 구 사회단체활동 지원사업 설명회자료 참조).

11) 이러한 변화는 지원처에서 지방자치단체 재정의 낭비를 막기 위해 사회단체 지원 금의 사용범주를 보다 명확하게 제시하길 요구하며 지원금의 사용방식을 체크카드 결제방식으로 제한한 것과도 연관된다.

접 금전적인 계약을 맺어야 가능하다. 하지만 풍월신명판은 지하철역의 명절맞이 문화행사를 치러주는 대가로 시민게시판을 비롯하여 구내의 빈 공간에 포스터와 현수막을 게시할 수 있도록 허가받았다.

가입과 탈퇴가 자유로운 동호회인 풍월신명판에서 신입회원 모집은 중요한 문 제이다. 회원의 존재는 곧 단체의 존속을 의미하며, 풍월신명판을 알리고 신입회 원을 유치할 수 있는 홍보는 동호회의 유지를 위해 필수적이다. 하지만 정식 광고 매체를 이용하기 위해서는 비영리단체인 동호회에서 감내하기에 버거운 비용을 들여야 한다. 그 외의 홍보물 부착은 불법에 해당하며 설령 몰래 붙이더라도 미관 상의 이유로 금세 떼어져 효과를 보기 힘들다.12) 반면 비공식적으로나마 허가를 받고 안전하게 부착된 포스터와 현수막은 불법광고물로 오해받지 않고 오래 붙어 있을 수 있어 많은 유동인구를 대상으로 풍월신명판과 단체의 활동을 알리는 효 과를 갖는다.

지역사회에서 벌어지는 각종 문화예술행사에 대한 홍보지원은 청중이나 관객의 입장에서 관람의 형태로 수동적으로 문화를 향유하는 것을 넘어 창작․연행․제작자 로서의 능동적인 참여를 도모할 수 있도록 한다(황익주 2002: 196-199). 그러나 2010년부터 이어졌던 지하철역 두 곳에서의 홍보는 현재 한 곳으로 축소되었다.

풍월신명판의 홍보물 부착을 승인해주었던 역(장)과의 관계가 안정적으로 유지되 지 않았기 때문이다. 비공식적인 경로를 통한 홍보가 성사되는 데는 지역 기반의 시민활동과 문화행사에 호의적인 역장 개인의 성향이 중요하게 작동한다. 하지만 특정 지하철역에서의 근무는 임기가 정해져 풍월신명판이 인근 지하철역의 역무 실과 공연과 홍보로써 호혜적인 관계를 형성하였더라도 그것은 한시적이며 관계 의 불안정함을 동반한다. 사실 관공서를 통한 지원은 그 당락이 보장되지 않으며 관공서와 풍월신명판의 관계는 안정적이라고 보기 힘들다. 지원정책의 변화, 담당 직원의 교체와 더불어 풍월신명판 회원의 변동으로 관공서와 풍월신명판 간의 지 속적인 관계를 유지하는 것이 쉽지 않기 때문이다.

관공서와의 관계가 밀접하지 않은 것은 회원들 사이에서 아쉬우면서도 자부심 을 갖도록 만든다. 관공서와의 친밀한 관계를 통해 기대하는 것은 더 많은 지원금 을 받는 것이다. 입장료를 받지 않는 야외의 무료상설공연을 치르기 위해서는 회 비와 찬조금을 통한 수입보다는 각종 부대비용으로 사용되는 지출이 더 많을 수

12) 오프라인활동 중심의 동호회는 2014 국민여가활동조사 결과 중 동호회 활동 활성 화의 조건으로 “동호회 참여나 확대를 위한 정보 필요”가 23.5%로 2위에 선정(문 화체육관광부 2014: 97)될 만큼 그 정보를 찾는 것은 쉽지 않다.

밖에 없다. 따라서 시나 구의원, 구청직원과 이야기가 잘 된다면 지금보다 더 많 은 지원금을 받을 수 있지 않을까 하는 것이다. 하지만 공식적이든 비공식적이든 관공서를 통해 얻는 다양한 형태의 지원에 일방적인 증여는 없다. 풍월신명판은 운봉구에서 사회단체 보조금을 받고 운봉구의 주관행사에 찬조공연을 해준다. 때 때로 일정과 참여자 모집의 어려움으로 인해 회원들 사이에서는 “이거 꼭 해야 해?” 하는 볼멘소리가 나온다. 그러나 찬조공연에 응하는 것은 일종의 답례의 의 무이며, 또다시 “구에서 지원금 받을라면 가서 해줘야한다” 라는 현실적인 당위가 그 불만을 압도한다.

[사례 II-3] 자립적인 동호회 운영에 대한 자부심

“우리는 사실 관이나 국가의 지원을 안 받고 자발적으로, 독립적으로 운영하는 단체로 [있다는 것,] 그거를 자부심으로 생각하고 있어요. 관이나 이런 데서 지 원금을 받잖아요. 그럼 규제가 많아요. 그쪽에도 다 뭐 정산을 해야 하고 […]

이런 것들이 많잖아요. 그런 것들 다 해줄 수 있긴 한데, 굳이 우리 [내부적으로 마련하는] 운영비로도 다 해결할 수 있는 걸. [외부에서 지원 받기 위해 뭘 더 하려고] 안 한다.”

- 성현주(여, 40대) 면담, 2015년 1월 27일

오히려 관과의 관계는 조금 부족하더라도 아주 협력적인 것도, 아주 관계가 없 는 것도 아닌 현재의 상태를 유지하는 편이 더 낫다고 보게 된다. 이는 [사례 II-3] 성현주의 진술에서 확인할 수 있듯이 외부의 금전적인 지원을 덜 받으면서 도 충분히 자생할 수 있다는 자신감과 “이만한 곳이 없다”는 자부심으로 연결된 다. 아마추어의 활동은 동네를 기반으로 한 상업시설과 관공서 등을 통해 지원을 받을 수도 있지만 무엇보다 자력이 중요하다(Finnegan 2007[1989]: 282-288).

자칫 관공서의 특정인과 잘못 관계를 맺을 경우 풍월신명판은 관변단체로 전락할 수 있다. 따라서 적당히 부족한 관과의 관계는 그러한 가능성을 차단하고 “순수한 동호회”로 남아 있기 위해 나을 것이라고 믿는다. 이는 풍월신명판의 성격을 특정 이념이나 지향에 관계없이 다양한 사람들이 전통예술이라는 매개 하나만으로 모 이는 집단으로 귀결시킨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