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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I. 다의 범주 교육을 위한 이론적 논의

3. 다의 범주의 구성 원리로서의 개념적 은유

3.2. 개념적 은유의 유형

개념적 은유는 본질, 관습성, 인지 기능, 일반성 층위의 기준에 따라 다양하게 구 분할 수 있는데, 본고는 이들 중에서 인지 기능에 따른 은유의 유형에 대해 논의하 고자 하는데, 개념적 은유는 그 인지 기능에 따라 구조적 은유(structural metaphor), 지향적 은유(orientational metaphor), 존재론적 은유(ontological metaphor)로 구분된 다(레이코프와 존슨 Lakoff & Johnson, 1980: 3-21). 그럼 아래에 이들 은유의 유형 에 대해 그 예를 중심으로 살펴보기로 한다.

3.2.1. 구조적 은유

구조적 은유는 근원영역이 목표영역에 상대적으로 풍부한 지식 구조를 제공함으로 써 추상적인 목표영역이 구체적인 근원영역의 수준으로 구조화되는 것을 말하는데, 이와 관련하여 레이코프와 존슨(Lakoff & Johnson, 1980: 61)은 구조적 은유를 고도 로 구조화되고 명확히 묘사된 하나의 개념 즉, 근원영역을 사용하여 다른 어떤 개념 즉, 목표영역을 구조화하는 것으로 규정하였다. 이러한 구조적 은유의 인지 기능은 근원영역의 구성 요소와 목표영역의 구성 요소 간의 개념적 대응 구조에 의해 이루 어지는데, 아래에 이 구조적 은유에 대해 구체적으로 알아보기 위해 그 목표영역으 로 ‘시간’의 개념이 사용된 경우를 들어 보기로 한다. 먼저, ‘시간’의 개념은 ‘공간’의 개념에 의해 구조화될 수 있는데, 그 예를 보이면 아래와 같다.

(1) ㄱ. 택시를 기다리는 시간이 길다.

ㄴ. 런던 올림픽 개막이 멀지 않았다.

ㄷ. 주말에는 대체적으로 시간이 빈다.

위에서 ‘시간’의 개념을 표현하기 위해 ‘공간’의 개념을 나타내는 서술어 ‘길다, 멀

다, 비다’가 쓰였는데, 이는「시간은 공간」이라는 구조적 은유가 작용한 결과라 할 수 있다. 즉, 우리는 ‘시간’의 개념을 보다 용이하고 생동하게 표현하기 위해 우리에 게 익숙한 ‘공간’의 개념을 나타내는 낱말이나 표현을 사용한다는 것이다.

다음, ‘시간’의 개념은 ‘이동’의 개념으로 구조화될 수 있는데, 그 예를 보이면 아래 와 같다.

(2) ㄱ. 봄이 오면 산과 들에 갖가지 꽃들이 만발한다.

ㄴ. 세월은 유수와 같이 빨리 흐른다.

ㄷ. 어느새 여름이 지나고 가을이 되었다.

위의 예문들에서 알 수 있듯이, 우리는 ‘시간’의 개념을 표현하기 위해 ‘이동’의 개 념을 나타내는 동사 ‘오다, 흐르다, 지나다’가 쓰였는데, 이는「시간은 이동」의 구조 적 은유가 작용한 결과로 볼 수 있다. 즉, 우리는 ‘시간’의 개념을 이보다 구체적인

‘공간’의 개념에 의해 표현한다는 사실을 확인할 수 있다.

마지막으로 ‘시간’의 개념은 ‘자원’의 개념을 통해 구조화할 수 있는데, 그 예를 보 이면 아래와 같다.

(3) ㄱ. 시간이 아직 좀 남았다.

ㄴ. 이 일을 끝내기엔 시간이 부족하다.

ㄷ. 시간을 낭비해서는 안 된다.

위에서 ‘시간’의 개념을 표현하기 위해 ‘자원’의 개념을 나타내는 데에 쓰이는 서술 어 ‘남다, 부족하다, 낭비하다’가 동원되었는데, 이는「시간은 자원」의 구조적 은유 가 작용한 결과로 볼 수 있다. 따라서 우리는 ‘시간’의 개념을 이보다 구체적인 ‘자 원’의 개념을 통해 표현할 수 있게 된다.

요컨대, 구조적 은유는 근원영역과 목표영역 간의 체계적인 대응 구조에 의해 목 표영역이 체계적으로 이해되는 인지 기제라 할 수 있다. 이러한 구조적 은유는 어떤 근원영역을 취하느냐에 따라 목표영역의 서로 다른 측면이 부각된다. 즉,「사랑은 여 행」은 ‘사랑’의 협동적인 측면을 부각하는 동시에 ‘사랑’의 적대적인 측면은 은폐되 나,「사랑은 전쟁」은 ‘사랑’의 적대적인 측면을 부각하는 동시에 ‘사랑’의 협동적인

측면은 은폐된다. 그러므로 구조적 은유의 목표영역을 전체적으로 이해하기 위해서 는 서로 다른 근원영역에 대한 이해를 필요로 하게 된다.

3.2.2. 지향적 은유

지향적 은유는 하나의 개념을 다른 하나의 개념으로 구조화하는 구조적 은유와는 달리 개념들의 전체적인 체계를 상호 관계 속에서 조직화하는 현상을 가리킨다. 이 러한 개념적 은유는 대부분 위-아래, 안-밖, 앞-뒤, 중심-주변 등의 공간적 지향성과 연관되기에 이를 지향적 은유라 지칭한다. 예컨대, ‘행복’과 ‘슬픔’의 개념은 하나의 개념체계를 형성하는데 이들은 서로 간의 관련성에 의해「행복은 위」와「슬픔은 아 래」의 형식으로 조직된다. 여기서 먼저「행복은 위」의 개념적 은유가 적용된 예문 을 제시하면 다음과 같다.

(4) ㄱ. 철수는 너무나도 기쁜 나머지 펄쩍 뛰었다.

ㄴ. 삼촌은 아내의 출산 소식에 마음이 떠 있었다.

ㄷ. 동생은 기분이 좋아서 어깨를 들썩였다.

위의 예문 (4ㄱ-ㄷ)은 공통적으로 ‘행복’의 개념을 나타내는 것들로 이러한 개념을 표현하기 위해 ‘위’의 방향성을 나타내는 서술어 ‘뛰다, 뜨다, 들썩이다’와 같은 낱말 들이 사용되었는데, 이는「행복은 위」의 개념적 은유가 작용하기에 가능한 것이다.

다음,「슬픔은 아래」의 개념적 은유가 적용된 예문을 제시하면 다음과 같다.

(5) ㄱ. 그는 자신이 키우던 강아지가 죽자 슬픔에 빠졌다.

ㄴ. 친구의 안타까운 소식에 내 마음은 가라앉았다.

ㄷ. 영호는 우울한지 어깨가 축 처져 있었다.

위의 예문 (5ㄱ-ㄷ)은 공통적으로 ‘슬픔’의 개념을 나타내는 것들로 이러한 개념을 표현하기 위해 ‘아래’의 방향성을 나타내는 서술어 ‘빠지다, 가라앉다, 처지다’와 같은 낱말들이 사용되었는데, 이는「슬픔은 아래」의 개념적 은유가 작용하기에 가능한 것이다.

이외에 지향적 은유의 예를 더 든다면, 많고 적음은 하나의 개념체계를 형성하는 데 이들은 아래에서 볼 수 있듯이, 서로의 관계 속에서「많음은 위」나「적음은 아 래」의 형태로 은유적으로 조직화된다.47) 먼저「많음은 위」의 개념적 은유가 적용 되는 예문을 제시하면 다음과 같다.

(6) ㄱ. 내일 비가 올 가능성이 높아 보인다.

ㄴ. 중동 지역의 불안한 정세로 인해 기름 값이 올랐다.

ㄷ. 자유무역협정의 체결로 우리의 수출은 크게 늘었다.

위의 예문 (6ㄱ-ㄷ)은 공통적으로 ‘많음’의 개념을 나타내는 것들로 이러한 개념을 표현하기 위해 ‘위’의 방향성을 나타내는 서술어 ‘높다, 오르다, 늘다’와 같은 낱말들 이 사용되었는데, 이는「많음은 위」의 개념적 은유가 작용하기에 가능한 것이다.

다음,「적음은 아래」의 개념적 은유가 적용된 예문을 제시하면 다음과 같다.

(7) ㄱ. 그 일은 성공할 가능성이 낮을 것으로 예상된다.

ㄴ. 정부는 겨울철 채소 값을 소폭 내리기로 결정했다.

ㄷ. 소비 침체로 상인들의 수입이 적잖이 줄었다.

위의 예문 (7ㄱ-ㄷ)은 공통적으로 ‘적음’의 개념을 나타내는 것들로 이러한 개념을 표현하기 위해 ‘아래’의 방향성을 나타내는 서술어 ‘낮다, 내리다, 줄다’와 같은 낱말 들이 사용되었는데, 이는「적음은 아래」의 개념적 은유가 작용하기에 가능한 것이 다.

이러한 은유적 지향성은 임의적인 것이 아니라 우리의 물리적 또는 문화적 체험에 기반을 두고 있다. 예를 들어, 컵에 물을 부으면 그 높이가 올라가고 컵에서 물을 따 르면 그 높이가 내려간다. 이러한 체험들이「많음은 위」,「적음은 아래」의 지향적 은유의 체험적 기반이 되고 또한 반대로 그러한 체험적 기반이 있기에 우리는 쉽게 그러한 지향적 은유를 이해할 수 있게 된다.

요컨대, 지향적 은유는 우리의 일상적인 체험과 밀접한 관련을 맺고 있는데 이러

47) 지향적 은유의 다양한 예에 대해서는 레이코프와 존슨(Lakoff & Johnson, 1980: 37-52) 을 참조할 수 있다.

한 경험적 상관성은 지향적 은유에 대한 이해를 촉진하는 동기가 될 수 있다.

3.2.3. 존재론적 은유

존재론적 은유는 ‘사건, 행동, 활동, 상태’를 ‘대상’이나 ‘물질’로 개념화하는 현상을 가리키는데, 우리는 이 존재론적 은유에 의해 특정 ‘사건’이나 ‘상태’를 지시할 수 있 고 범주화할 수 있으며 양화할 수 있다. 그럼 아래에 먼저 ‘사건’을 ‘사물’로 개념화 하는 예문을 들어 보기로 한다.

(8) ㄱ. 선생님은 오롯이 후대 양성 사업에 자신의 일생을 바치셨다.

ㄴ. 많은 사회단체에서 지진 피해 지역의 주민들에게 아낌없는 후원을 보냈다.

ㄷ. 축구선수 메시는 월드컵에서 훌륭한 활약을 펼쳤다.

위의 예문 (8ㄱ-ㄷ)은 공통적으로 ‘사건’의 개념을 나타내는 것들로 이러한 개념을 표현하기 위해 ‘사물’과 관련된 서술어 ‘바치다, 보내다, 펼치다’와 같은 낱말들이 사 용되었는데, 이는「사건은 사물」의 개념적 은유가 작용하기에 가능한 것이다.

이처럼 존재론적 은유는 ‘사건’을 ‘사물’로 개념화하는 것 외에 ‘상태’를 ‘그릇’으로 개념화할 수 있는데 그 예문을 보이면 다음과 같다.

(9) ㄱ. 카메라에 산천경개의 수려함을 고스란히 담아 놓았다.

ㄴ. 이 경기에서 승리하려면 선수들은 반드시 부담을 덜어야 한다.

ㄷ. 어려운 일에 부딪칠수록 마음을 비우고 대응하는 것이 좋다.

위의 예문 (9ㄱ-ㄷ)은 공통적으로 ‘상태’의 개념을 나타내는 것들로 이러한 개념을 표현하기 위해 ‘그릇’과 관련된 서술어 ‘담다, 덜다, 비우다’와 같은 낱말들이 사용되 었는데, 이는「상태는 그릇」의 개념적 은유가 작용하기에 가능한 것이다.

요컨대, 존재론적 은유는 ‘사건’과 ‘상태’를 이해하기 위해 사용되는데 여기서 ‘사건’은

‘사물’로 개념화되고 ‘상태’는 ‘그릇’으로 개념화된다. 이와 같이 인간에게는 일상적으로 쉽게 접할 수 있는 개념을 통해 보다 복잡한 개념을 이해하려는 인지적 경향이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