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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II. 변화 범주 동사의 의미 유형 구분의 실제

2.2. 대상 소유에 따른 의미 유형

2.2.2. 대상 무소유의 경우

다음 ‘사다’와 밀접한 관련성을 가지는 다른 동사 ‘팔다’의 의미 범주에 대해 알아 보기로 한다. 이를 위해 ‘사다’의 경우와 마찬가지로 ‘팔다’의 사전의미를 검토해 보 는 것으로 시작하기로 하자. ‘팔다’의 사전의미를 제시해 보면 아래와 같다.

팔다 [동사]

(1) 값을 받고 물건이나 권리 따위를 남에게 넘기거나 노력 따위를 제공하다.

(2) 주로 여성을 대상으로 하여 돈을 받고 윤락가나 윤락업을 하는 사람에게 넘기다.

또는 사람을 돈을 받고 물건처럼 거래하다.

(3) (‘눈’, ‘정신’ 따위와 함께 쓰여)주의를 집중하여야 할 곳에 두지 아니하고 다른 데로 돌리다.

(4) 자기의 이익을 위하여 무엇을 끌어다가 핑계를 대다.

(5) 옳지 아니한 이득을 얻으려고 양심이나 지조 따위를 저버리다.

(6) 돈을 주고 곡식을 사다.

위의 ‘팔다’의 사전적 의미를 살펴보면, 먼저 그 기본의미는 ‘파는 이가 사는 이에 게 돈을 받고 해당 상품을 넘김’을 뜻하는데, 이는 앞선 ‘사다’의 기본의미와 대립관 계를 보이는 것이다. 따라서 이 역시 ‘소유변화’로 포괄할 수 있는 의미로, ‘팔다’의 의미 범주에 대해 ‘사다’의 경우와 마찬가지로 기본적으로 ‘소유변화’라는 추상적인 원형의미를 설정할 수 있을 것으로 본다. 그러나 ‘사다’의 경우와 다른 점은 ‘팔다’는

‘사다’와 동일한 상거래 장면을 연상시키지만 ‘사다’가 ‘사는이’의 관점에서 묘사되는 데 반해, ‘팔다’는 ‘파는이’의 관점에서 묘사된다는 점에서 대조적이다. 따라서 ‘팔다’

는 ‘사다’와 반대로 ‘파는이’에게로 소유가 전이됨을 뜻한다. 따라서 ‘팔다’의 원형의 미는 총체적으로 ‘소유변화’에 ‘동작의 주체인 주어에 소유가 있음’으로 설정할 수 있 겠다. 그리고 이러한 원형의미를 바탕으로 구체적인 의미가 나타나게 되는데, 이 과 정에서 ‘팔다’의 의미 변이에 결정적인 역할을 하는 요소는 ‘사다’의 경우와 마찬가지 로 대상 요소라 할 수 있다. 따라서 ‘팔다’의 경우도 대상에 따른 의미 확장에 따라

그 의미 범주를 분석해 보기로 하겠다.

먼저, 앞서 논의하였듯이, 기본의미는 그 동작의 대상으로 ‘물건이나 권리’가 오는 경우에 해당한다. 이 경우 그 대상은 동작의 주체인 주어에서 부사어67)로 나타나는 상대방에게로 그 소유가 바뀜을 뜻하는데, 이 경우 앞서 논의한 ‘주다’의 경우와 유 사한 의미를 보이는데, 이들의 서로 다른 점은 ‘주다’는 대가성이 없는 소유 변화를 의미하는 데 반해, ‘팔다’는 대가성이 있는, 즉 동작의 주체가 돈을 받고 해당 상품의 소유권을 이전하였다는 점에서 차이가 있다.68) 다음 그 동작의 대상이 ‘사람’과 같은 명사로 바뀌게 되면 이 경우에는 ‘사람’을 은유적으로 상품화하여 거래의 대상으로 삼음을 뜻하는데 이 역시 상품을 제공하는 자의 입장에서 돈을 받고 사람에 대한 소 유권을 전이하는 뜻, 즉 ‘소유변화’로 볼 수 있는 경우이다. 그리고 그 대상이 ‘눈이 나 정신’과 같이 추상적인 대상인 경우, 그러한 대상이 동작의 주체인 주어에서 이탈 하여 빠져 나감을 뜻하는데, 이 역시 해당 대상을 소유하던 데에서 소유하지 않는 상태로 변화되었음을 의미한다고 볼 수 있기 때문에 여전히 ‘소유변화’라는 의미로 포괄할 수 있는 용법이라 할 수 있다.

다음, 그 대상으로 ‘이름’과 같은 명의가 사용된 경우인데, 이는 해당 대상의 가치 를 이용함을 뜻하는데, 이 역시 소유하고 있던 것을 자신의 필요에 의해 그 소유권 을 다른 데로 이전한 사건으로 은유적으로 개념화할 수 있는 경우로, 이 역시 ‘소유 변화’로 포괄할 수 있는 의미라 할 수 있다. 동작의 대상으로 ‘양심이나 지조’가 오는 경우도 이와 마찬가지의 해석으로 볼 수 있는 경우인데, 모두 어떤 특정 목적을 위 해 대상이 지니고 있는 가치를 이용한다는 점에서 공통된다. 마지막으로 그 대상이

‘쌀’로 특정되는 경우가 있는데, 이는 동작의 주체인 주어가 상거래 활동에서 쌀을 파는 것이 아니라 오히려 돈을 주고 쌀을 구입한다는 뜻으로, 대립적인 의미를 보이 는‘사다’의 의미를 지니고 있는 특수한 용법이라 할 수 있다. 그러나 이 경우 역시 동작의 주체인 주어가 돈을 지불하고 쌀을 소유하였다는 점에서 ‘소유변화’의 원형의 미는 여전히 성립되는데, 단지 그 동작의 대상인 쌀이 다른 ‘팔다’의 경우 그 대상이 동작의 주체인 주어에서 이탈되는 데 반해, 여기서는 그 대상이 동작의 주체인 주어 가 소유하게 된다는 점에서 서로 다르다. 이상의 ‘팔다’의 의미 범주에 대해 논의한

67) 여기서 이 부사어는 필수적인 항이 아닌 임의적인 항이기 때문에 동사의 의미 변이에 결정적인 역할을 하지 못하는 것으로 볼 수 있다.

68) 이는 ‘팔다’가 상거래 동사이기에 자연스럽게 나타나는 의미로 볼 수 있다.

사항을 대상을 기준으로 정리해 보면 다음과 같다.

① 주어가 상품의 소유권을 이전: 상품을 팔다

② 주어가 특정의 정신 상태에서 이탈: 정신을 팔다

③ 주어가 타인의 명의를 부정적으로 사용: 이름을 팔다

④ 주어가 곡식을 소유: 쌀을 팔다

이와 같이 ‘팔다’의 의미 범주는 대상의 성격에 따라 4가지로 구분할 수 있는데, 이러한 의미들이 공통적으로 가지는 의미는 앞서 설정한 원형의미인 ‘소유 변화’와

‘해당 대상이 주어를 이탈함’69)이다. 그리고 ‘팔다’의 구체적인 의미들은 이 두 가지 의 원형의미를 중심으로 하여 은유적으로 확장되어 가는 것이다. 여기서 우리가 이 들 구체적인 의미들을 서로 구분하기 위해 주목해야 할 점은 ‘사다’의 경우와 유사하 게 원형의미 중에서 ‘대상이 주어에서 이탈함’이 구체적으로 의미하는 바를 밝혀내는 것이다. 이는 ‘이탈’이 은유적으로 의미하는 바를 구체적으로 밝히는 작업으로 이를 통해 ‘팔다’의 의미가 원형의미를 기반으로 은유적으로 확장되는 모습을 볼 수 있는 유용한 방식이 될 수 있고, 또 위에서 일차적으로 구조화한 ‘팔다’의 의미를 교육적 목적에 맞게 재차 범주화하는 기준이 될 수 있다는 점에서 그 의의가 있다고 할 수 있다. 그럼 아래에 ‘팔다’의 용법에서 나타나는 ‘이탈’의 구체적인 유형을 알아보고 이를 기준으로 ‘팔다’의 의미 범주를 재구조화해 보기로 한다.

우선, ‘이탈’은 어떤 대상이 어떤 곳을 떠나 더 이상 그 곳에 있지 않음, 즉 ‘없음’을 뜻한다. 이러한 의미는 ‘팔다’의 기본의미라 할 수 있는 위의 (1)에서 드러남을 알 수 있다.70) 다음 (2)와 같이 정신적인 대상이 쓰인 경우의 ‘이탈’은 주어에 있어야 해당 대상이 없게 되어 정상적인 상태가 아니거나 바림직한 상태가 아님을 뜻한다. 즉, 여 기서의 ‘이탈’은 주어가 정상 상태에서 벗어남을 의미한다고 볼 수 있다. (3)의 경우,

69) ‘쌀을 팔다’의 경우는 위에서 언급하였듯이, ‘쌀을 사다’는 의미로 쓰이는 특수한 용법이 기는 하나, 쌀을 구매하는 자가 돈을 주고 그 쌀을 구입하였다는 점에서 돈을 팔고 쌀을 산 행위를 묘사하는 것이기 때문에, 주어를 이탈하는 대상은 실제적으로 그 대상으로 쓰 인 ‘쌀’이 아닌 ‘돈’이라 할 수 있다.

70) 여기서 ‘사람을 팔다’의 경우, 구체적으로 없어진 것은 ‘사람의 몸’이 아닌 ‘사람의 자유’

라 할 수 있다. 즉, 그 사람의 자유는 그 사람이 결정할 수 있는 것이 아니고 그 사람을 산 주인에게 그 결정권이 있음을 뜻하게 된다.

‘팔다’의 대상으로 쓰인 ‘명의나 명분’과 같은 추상적인 대상은 그 동작의 주체가 해 당 대상의 가치를 이용하는 것을 볼 수 있는데, 이는 앞선 ‘사다’에서 그 대상의 가치 를 이용하는 경우와 유사한 경우라 할 수 있다. 즉, ‘있다는 것’은 언제든지 ‘사용 가 능하다는 것’을 의미하는 것과 마찬가지로 ‘이탈되었다는 것’은 그것을 사용하여 그 대상의 가치가 감소되었거나 없어짐을 뜻하는 것으로 해석할 수 있다. 끝으로 (4)의 경우 비록 특수한 용법이기는 하나, 주어가 돈을 주고 쌀을 구입하였으므로, 실제적 으로 대상으로 쓰인 ‘쌀’이 아닌 ‘돈’이 주어에서 없어짐을 뜻한다고 볼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