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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난(애드립)과 논쟁의 뒤섞임 등은 온라인 공론장 특유의 맞대응하기의 모습으로 ‘주고 받기’의 소통을 통해 전략적인 언술활동이 일어나는 것이 다. 최근의 온라인 공론장에서는 촌철살인의 되받아치기 화법이 미디어 이용자들에게 카타르시스를 주고, 치고받는 스타일의 화법이 사람들에게 열렬한 지지를 얻고 있다. 그리고 공론장에서 뛰어난 레토릭을 보여준 사람들의 소통과정이 대중에게 널리 전달됨으로써 온라인 공간에서 유력 자로 인정받으며, 많은 추종자가 생겨난다. 이러한 현상은 마치 제왕적 화자의 설교적 연설보다 자유롭게 노변정담을 나누는 형태의 말하기 방 식이 청자를 설득하는데 더 효과적이라는 제이미슨의 논의와도 맞닿아 있다.

말로서 논쟁하는 것에 주목하는 이유는 사회에서 레토릭 교육을 활 성화함으로써 시민의 정치적 능력을 복원하는 것이 민주주의와 밀접한 관련이 있기 때문이다(Jamieson, 1988). 많은 커뮤니케이션 연구자들은 온라인 공간이 가진 교류 가능성으로 인하여 온라인 매체를 통한 사회정 치적 참여와 지역사회활동 참여를 진작시킬 수 있는 것으로 보았다 (Campbell & Kwak, 2010; Coleman & Gotze, 2001; Dahlgren, 2009). 매 체이용과 사회참여를 지지하는 연구 관점에 따르면, 온라인 공간에는 사 회에 참여할 수 있는 다양한 플랫폼이 존재할 뿐 아니라 맞대응하기의 레토릭을 통해 참여와 논쟁을 증진시키는 커뮤니케이션 환경을 긍정적으 로 평가한다. 온라인 공론장을 경험하며, 말하기와 토론의 교육이 수반될 때, 시민들의 의사소통과 토론 효능감은 증대될 수 있으며, 궁극적으로 참여적 시민성을 기르는 데에도 기여할 수 있다(이준웅·김은미·김현석, 2007; 이준웅·김은미·이귀혜·유정아·장윤재·김현석, 2007).

공감(empathy)과 비슷한 개념으로 사용되었던 심리학적 개념은 ‘동정 (sympathy)'이라는 감정이었는데, 다른 사람의 곤경을 보고 측은함을 느 끼는 감정과 공감하기는 다른 개념이다(Rifkin, 2009). 일반적으로 공감은 타인의 느낌을 있는 그대로 체험하는 것이라면 동정은 타인과의 정서적 일치와는 상관없는 개념이라고 할 수 있다. 즉, 공감하는 사람과 공감 대 상자 간의 정서가 일치하는 것을 뜻한다면, 동정은 그런 타인의 느낌을 체험하는 것과 상관없이 고통을 당하고 있는 타인에게 위로를 해주려는 느낌, 도움을 주려는 느낌이라고 할 수 있다.

그렇다면 소통의 영역에서 공감이 가진 중요성이나 공감의 역할은 어떻게 설명할 수 있을까. 커뮤니케이션 연구 분야에서도 공감과 관련한 연구들이 이루어졌는데, 소통하는 상대방의 관점을 공유하거나, 미디어에 서 받은 메시지에 감정이입을 하는 행위가 소통 과정에서 특정한 반응을 유발할 수 있다는 점에서 공감은 소통행위의 중요한 결과라고 할 수 있 다. 우선 공감의 하위 차원들 중 관점 취하기(perspective-taking)와 커 뮤니케이션 효능감 간에 긴밀한 관계가 있다고 보고 이런 관계를 탐색한 연구들(Redmond, 1985)이 있다. 이 연구자들은 화자의 관점 취하기가 높 을수록 타인을 이해하고 타인의 반응을 예측할 수 있기 때문에 커뮤니케 이션 및 대인관계 효능감이 증가하게 된다는 점에 주목했다.

또한 공감을 통한 미디어 메시지와의 동일시를 다룬 연구들에 따르 면, 인터넷을 이용할 때 이용자들은 게시판이나 SNS에서 타인의 글을 읽으며 글쓴이의 의견이나 생각에 대해 동감하고 그에 대한 유대감을 느 낄 수 있다. 이 때 매개된 메시지를 통해 화자에게 감정이입이 일어나는 경험은 미디어를 통한 설득과도 연결될 수 있다. 설득적 메시지는 등장 인물의 상태, 상황과 대상에 대한 수용자들의 간접적인 경험들을 활성화 시킴으로써 공감적 반응을 일으키고, 이렇게 나타난 공감은 강력한 인지 적이고 정서적인 과정을 통해 설득력을 더욱 높인다고 한다(Campbell &

Babrow, 2004).

한편 공감감정이 반영적(reflective) 커뮤니케이션을 고양하여 대인관 계에 긍정적인 영향을 미치거나 도움행동을 야기할 수 있다. 마케팅 심

리학에서도 소비자가 광고를 본 후, 광고에서 나온 설득메시지와 공감메 시지의 효과를 측정하고 비교하는 실험을 한 결과 설득 커뮤니케이션보 다 공감 커뮤니케이션을 활용한 쪽이 심리반응, 광고반응, 그리고 신뢰감 및 심리자본에 더 효과적이라는 결과가 나타난 것이다(김항중·허순향·남 승규, 2015). 이처럼 기존 연구들은 메시지를 통해 직접적인 설득을 시도 하는 것보다 청자에게 공감할 수 있는 내용을 소구하는 것이 오히려 효 과적인 설득을 할 수 있음을 보여준다.

리프킨(2009)은 커뮤니케이션 기술의 진보 덕분에 폭넓은 인터넷 네 트워크에서 다양한 사람들이 서로 대면하게 되면서 ‘공감’의 영역이 보다 확대되고 있다고 한다. 그가 공감이라는 개념을 새로운 패러다임으로 제 시한 이후, 최근 학문세계에서도 설득 커뮤니케이션을 위한 새로운 개념 으로서 공감에 주목하고 있다. 리프킨의 저서 <공감의 시대>에 따르면 현대사회에서 ‘공감’의 확대는 보다 민주적인 세계시민사회를 형성하며, 나아가 우리의 삶의 질을 높이는 토대를 마련할 수 있다고 한다(Rifkin, 2009). 현대사회에서 정보의 교류 뿐 아니라 정서적 공감에도 주목하게 된 것은 단순히 감정에 호소하는 것이 중요해졌다는 의미가 아니며, 우 리 생활세계의 글로벌화와 새로운 미디어 이용이 종합적으로 연관된 것 이다. 리프킨에 따르면 코스모폴리탄, 즉 세계시민이 된다는 것은 타자에 게 마음을 열고 다양한 사람들과 교류하여 공감적 유대감을 형성하며 친 근감을 느끼는 과정이다. 또한 현대인이 살아가는 도시의 환경은 각양각 색의 사람이 모여 교류하며, 미디어 공간 역시 물리적 지역성을 초월한 공간이다. 따라서 이러한 맥락에서 폭넓은 공감능력을 가졌다는 것은 곧 다양한 문화의 폭을 이해하고, 사람들과 소통할 수 있는 능력을 가진 것 이기에 중요한 요인이다.

실제로 2008년부터 미국 대통령선거를 위한 후보 경선 과정에서 대 통령의 중요한 자질로서 ‘공감’의 항목이 새롭게 포함되었다는 점에 주목 해야 한다(Rifkin, 2009; p.558). 과거 선거 여론조사에서 물어보는 전형 적인 질문이 누가 경제를 발전시킬 수 있나, 누가 강력한 국가를 만들 수 있나에 기반했던 것과 달리, 일정 수준의 경제적 안정과 민주주의를

달성한 사회에서는 후보자의 공감능력이 대중을 설득하고 대중의 지지를 이끌어내는 중요한 요인이 된다는 것이다.

이야기를 통해 지식과 정보를 소비하고, 화자의 언변을 통해 감동을 느끼는 것은 비단 정치 영역에만 존재하는 것이 아니다. 말하기와 듣기 는 신문 방송과 같은 미디어가 등장하기 훨씬 전부터 존재했던 인류 고 유의 커뮤니케이션인데, 전세계적으로도 최첨단 미디어의 보급이 빠르게 이루어진 현대 사회에서 연사를 직접 만나 이야기를 듣는 ‘강연’이 많은 사람들에게 각광받는 이유는 무엇일까. 2015년 기준 국내 대중강연 시장 규모는 순수강사료 기준으로 2조 원 정도로 추산된다9). 국내 출판사의 시장규모가 4조 원 정도에서 수 년동안 정체된 상황임을 감안할 때 최근 우리나라의 강연이 얼마나 인기있는 콘텐츠인지 가늠할 수 있다10). 강연 은 언변이 좋은 화자의 말하기라는 매우 전통적인 커뮤니케이션 방식을 취하지만, 그렇다고 미디어를 배제하거나, 뉴미디어 커뮤니케이션의 특성 인 상호성을 배제하는 것은 아니다. 현대의 강연은 과거의 정치연설과 달리 현장에 있는 청중들과의 소통과 교감을 염두에 두고 있음은 물론, 인터넷 또는 텔레비전 방송용으로 2차 가공된 콘텐츠로 활용하는 것 역 시 고려하여 만들어진다.

강연이라는 형식은 자칫 전통적이고 일방향적인 커뮤니케이션 방식 인 것처럼 보이지만, 온라인 중계나 온라인 포스팅 등 다양한 플랫폼 이 용을 염두한 콘텐츠라는 점, 강연이 공감과 이야기를 통한 커뮤니케이션 이라는 점에서 현대적 레토릭이라 할 수 있다. 또한 교양강연의 인기는 현대인의 생활 패턴과도 밀접한 관련이 있다는 게 전문가들 공통된 분석

9) 최근 국내 기업교육시장 5조2,000억 원 가운데 강연이 57%인 2조9,960억 원을 차지하 고 있으며 이 중 강사료가 63%인 1조7,700억 원을 차지하고 있다. 기업 외에도 대학 교, 지자체, 이벤트 강연, 토크콘서트 등의 대중 강연까지 포함하면 국내 강연시장은 연 2조원을 상회할 것으로 볼 수 있다(한국일보, 2015).

10) 대중 강연의 인기는 비록 국내에만 국한된 현상이 아니다. 대표적으로 TED는 “널리 퍼져야 할 아이디어”(Ideas worth spreading)를 모토로 운영되고 있는 릴레이 강연 형태이다. TED는 미국에서 시작한 국제 컨퍼런스 형태의 대중 강연으로 미국 뿐만 아니라 유럽, 아시아 등 여러 국가에서 TEDx란 형식으로 각 지역에서 독자적인 강 연회를 개최하기도 하며, 특히 TED 강연회와 다른 강연회의 동영상 자료를 인터넷에 올려 널리 공유되는 콘텐츠이다. 세계적으로 저명한 인사가 발표를 하기도 하지만, 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