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민들이 누군가를 의견지도자라고 인식할 때에는 그 인물의 됨됨이 에 근거하여 판단할 수도 있지만, 응답자의 인구사회적 특성이 인물을 평가하거나 선호하는 데 영향을 끼치는지 살펴볼 필요가 있다. 대개 의 견지도자라고 인식하는 근거는 의견지도자의 특성에 기인하기도 하지만, 일정 부분 응답자 본인의 인구사회적 특성 때문일 수 있는데, 같은 인물 을 평가하거나, 같은 메시지를 접했을 때에도 응답자의 성별, 나이, 학력, 정치성향에 따라 다른 해석을 내릴 수 있기 때문이다.
일반적으로 회귀분석을 통해 미디어 이용 효과나 메시지 수용을 측 정한 연구들은 응답자의 인구사회적 효과를 배제하고 미디어 이용 변수 자체의 효과에 집중하고자 응답자의 특성을 통제한 후 회귀분석을 실시 하기도 한다. 그러나 이 논문은 응답자가 미디어를 통해 접한 인물을 평 가하는 연구 디자인을 가지고 있으면서도 응답자 본인의 특성이 공적 인 물을 평가하는 데 영향을 줄 수 있을 것으로 가정한다. 따라서 응답자의 성별, 나이, 정치성향, 학력 변수에 근거하여 의견지도자를 인식하는지 살펴볼 것이다. 이에 다음 연구질문을 제기하고 구체적인 가설을 통해 검증하도록 한다.
[연구질문 2] 응답자의 인구사회적 속성은 제시된 인물을 의견지도 자로 인식하는 데 영향을 미치는가?
가설 2-1. 여성 응답자는 인물의 공감능력과 관련한 ‘소통반응성’을, 남성 응답자는 인물의 카리스마에 관련한 ‘소통통제성’을 근거로 의견지 도자로 인식하는 정도가 더 클 것이다.
미디어 수용자의 속성에 주목한 선행연구들은 수용자의 인구사회적 속성에 따라 선호하는 미디어 콘텐츠에 차이가 있다고 한다. 또한 선거 에서 투표행위에 나타나는 후보자 선호에 있어서도 응답자의 인구사회적 속성은 공적 인물을 평가하는 데 영향을 주는 변수이다(신정섭, 2019).
따라서 응답자의 특성에 따라 의견지도자를 인식하는 독립변수의 패턴이 달라질 수 있다. 예를 들어 수용자의 성별에 따라 상품의 광고에 등장하 는 유명인 모델을 선호하는 데 있어 다른 양상을 보일 수 있다. 또한 소 통과정에 있어서도 남성은 체계화하기의 방식을 활용하고, 여성은 공감 하기 방식을 활용하여 메시지를 수용하는 경향이 있다고 한다(Lennon
& Eisenberg, 1987). 이를 참고할 때, 응답자의 성별에 따라 의견지도자 인식에 있어서도 차이가 존재할 것으로 예상하고 가설 2-1을 세웠다.
가설 2-2. 응답자의 연령에 따라 제시된 인물을 의견지도자로 인식 하는 데 미치는 요인의 영향력이 달라질 것이다.
또한 응답자의 연령, 폭넓게 표현하면 세대에 따라 의견지도자 인식 이 달라질 수 있다. 특히 한국사회는 지난 수십 년 간 압축적 근대화와 경제성장을 경험한 특수성 때문에 연령과 세대는 전반적인 가치관 및 이 념성향에 큰 차이를 낳는 변인으로 작용하고 있다. 또한 디지털 매체환 경이 빠르게 변해왔기 때문에 연령에 따라 미디어 이용 습관에도 차이가 있고, 미디어를 통해 메시지를 수용함에 있어서도 차이를 나타낼 수 있 다.
기존 연구들은 인터넷 미디어 및 스마트폰 보급되기 시작할 때부터 연령은 미디어 이용 행태나 미디어 리터러시 차이를 낳는 주요한 요인으 로 다루어졌으며, 연령에 따른 뉴스 플랫폼 선호라던지 연령에 따른 정 치 후보자 선호는 사회과학의 연구 주제가 되어 왔다(Bachmann, &
Zuniga, 2013). 또한 일반적으로 연령이 낮을수록 디지털 매체를 잘 활용 하며, 연령이 높을수록 전통매체에 익숙하고, 전통매체를 주로 활용하는 경향이 있음을 보여주었다. 이처럼 연령이 높을수록 미디어 리터러시가 낮다는 것을 감안할 때, 세대 간 디지털 미디어 이용 패턴이나 리터러시 격차가 존재한다고 볼 수 있으며(김경희·김광재·이숙정, 2019), 연령은 우리나라의 의견지도자를 평가함에 있어서도 유의미한 요인이 될 것이 다. 이러한 연구결과에 기반하여 응답자의 연령 변수가 의견지도자를 인 식하는 데에 영향을 미칠 것으로 예상하고 2-2의 가설을 제기할 수 있 다.
가설 2-3. 응답자의 정치성향에 따라 제시된 인물을 의견지도자로 인식하는 데 미치는 요인의 영향력이 달라질 것이다.
사회과학 연구에서 응답자의 정치성향에 따른 가치관이나 정치성향 에 따른 정책선호, 후보자 지지 등은 밀접한 연관이 있는 변수로 활용되
고 있다. 또한 이용자의 정치성향에 따라 선호하는 매체의 종류가 다를 수 있고, 온라인 공간에서는 정치적 성향을 기반으로 한 인터넷 커뮤니 티를 통해 이용자들이 정보의 선택적 노출을 경험하고, 정치적 집단정체 감(political group identity)을 형성하기도 한다.
개인의 정치성향은 정부 정책결정에 대한 지지, 혹은 선거 후보자에 대한 태도를 예측하는 요인으로 활용되었을 뿐 아니라 미디어를 이용할 때 수용자의 정치성향이 메시지를 대하는 태도에 영향을 줄 수 있다는 점에서 주목할만하다. 즉 동일한 뉴스 메시지를 접했을 때, 수용자의 정 치성향에 따라 적대적으로 지각하거나 우호적으로 지각하는 경향이 나타 나기도 하며, 수용자의 정치성향에 따라 언론사가 제공한 기사의 정파성 에 대해 수용하기도 하고 거부하기도 하는 것이다(송인덕, 2014). 이러한 차이는 소셜미디어를 이용할 때도 나타나는데, 페이스북과 트위터를 매 개로 한 정치적 대화나 토론 과정에서 의견지도자의 의견을 수용하고, 자신의 의견을 표명하는 행위는 수용자의 정치성향과 상당히 관련이 높 은 요인으로 나타났다(김동윤·김위근·조민규, 2015).
따라서 정치성향에 따라 특정 인물, 또는 인물의 메시지를 우호적으 로 지지하거나 적대적으로 지지할 수 있다는 점에 근거하여 응답자의 정 치성향이 제시된 인물을 의견지도자로 인식하는 데 영향을 미칠 것으로 예상하고 위의 가설을 제기하였다.
가설 2-4. 응답자의 학력이 높을수록 의견지도자의 개인적 속성보다 메시지 속성에 기반하여 의견지도자를 인식할 것이다.
응답자의 학력 수준에 따라 의견지도자 인식이 달라질 수 있는지 검 증하도록 한다. 일반적으로 학력은 연령과 더불어 미디어 이용자의 리터 러시를 파악하거나 뉴스 이해도를 파악하는데 자주 등장하는 변수이다 (Hargittai, 2005; Livingston, 2004). 대체로 학력이 높은 미디어 이용자 일수록 디지털 미디어에 대한 리터러시가 높으며, 미디어에 대한 접근이 나 활용능력이 높은 것으로 알려졌다(민영, 2011). 현대사회에서 누구나
디지털 미디어를 이용할 수 있는 것처럼 보이지만, 디지털 미디어를 활 용하는 능력이나 접근성에는 차이가 있기 때문이다. 또한 수용자의 학력 이 높을수록 저널리즘이 제공하는 뉴스의 내용을 비판적으로 소비하는 능력이 뛰어나 메시지를 그대로 수용하기보다는 스스로 사실확인을 하려 는 동기가 강하게 나타난다고 한다(염정윤·정세훈, 2019).
따라서 응답자의 학력수준에 따라 제시된 인물을 인식하는 것에 차 이가 있을 수 있다. 이 연구에서는 의견지도자의 위상을 판단하거나, 의 견지도자의 메시지를 비판적으로 인식하는 데에 응답자의 학력이 영향을 미치는 변수일 것으로 예상하고 위의 가설을 세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