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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대사회의 매체 환경이 빠른 속도로 변화했음에도 누군가 신문과 방송에 출연한다는 것은 여전히 사회적으로 전문성과 권위를 갖추었거나 공인된 인물임을 상징한다. 또한 대중매체가 보편화된 이래 신문과 방송 에 자주 출연하는 사람은 대중문화 영역에서 관심을 받고, 친숙한 이미 지를 가진 사람임을 의미한다. 또한 뉴스에 자주 등장하는 사람은 사회 적으로 정치적·경제적 권력을 가졌거나, 전문가로서 권위를 가진 사람인 경우가 많다. 언론법 분야에서도 '공인(public figure)'이란 누구인가를 둘러싸고 다양한 논의가 진행되었는데, 공인의 기준은 논쟁의 여지가 있 지만 ‘미디어에 대한 높은 접근성’을 가진 사람이며, 특정한 인물의 행위 가 우리 사회의 공적인 관심사와 직접적인 상호 연관성을 갖는가 하는 것이 중요한 기준이다. 이를 근거로 정치인, 공무원, 공적 인물, 기업인, 배우와 운동선수와 같은 유명인들은 공인에 해당되는 것으로 보고 있다 (이재진·진승현, 2018).

그렇지만 인물이 대중 매체에 자주 출연하는 것 자체가 의견지도자 로서 자격이 되는지, 또한 대중에 대한 영향력을 높이는지에 주목한 연 구는 거의 없다. 다만 광고마케팅 영역에서 유명인이 등장할수록 상품판 매 효과나 브랜드 인지도 상승효과에 기여하는가에 주목한 연구가 진행

되었으며, 정치후보자의 미디어 출연이 선거득표에 도움이 되는가가 논 의되는 정도이다. 매체를 매개하여 메시지 효과를 극대화하기 위한 수단 으로써 마케팅 및 광고 분야에서도 의견지도자 효과는 중요한 연구대상 이었으며 특히 상품을 소비할 때에 의견지도자의 효과에 주목하였다 (Chan & Misra, 1990; Flynn et al, 1996). 소비자들은 상품을 구매하고 선택하는 과정에서 불안과 위험요소를 줄이고 만족을 극대화하기 위하여 탐색을 하는데, 그들은 좋아하는(admire) 사람의 소비를 모방하거나, 혹 은 자신보다 지식과 경험이 풍부한 사람의 조언을 따르려는 경향이 있기 때문이다.

따라서 광고와 마케팅 분야에서는 브랜드 이미지 인식이나 상품판매 효과에 유명인의 영향이 얼마나 효과적인지를 측정하기 위하여 많은 연 구가 이루어졌다. 그리고 20세기 중후반 상품 판매에 있어 텔레비전과 신문광고의 효과가 절대적인 영향력을 끼치던 시대에 매체 출연을 통해 인기를 얻은 모델의 광고효과가 긍정적 영향을 끼친다는 사실이 증명된 바 있다(Chan & Misra, 1990). 이 연구들은 광고 마케팅 분야에서 나타 나는 유명인의 인도스먼트(endorsement) 효과를 분석함으로써 유명인의 영향력과 그들이 가진 높은 몸값을 설명할 수 있게 된다. 매체에 자주 출연하는 유명인은 자신의 명성과 인기를 손쉽게 다른 것에 전이시킬 수 있기 때문에 자본주의 소비문화의 총아로 자리 잡으며 소비자에게 막대 한 영향력을 발휘한다는 것이다. 제품 간의 차별성이 줄어들고 광고매체 의 영향력이 커지면서 시장에서의 경쟁은 더욱 심화되었는데 이에 따라 시장에서 유명인의 이미지에 대한 의존도는 더욱 커졌으며, 그 결과 매 체에 자주 출연하는 사람은 소비자의 관심을 끌거나 유지시키는 훌륭한 수단이 되었다(Erdogan, 1999). 명성과 주목이 곧 경제적 효과로 이어진 다는 사실은 이제 현대 미디어 자본주의 사회에서 상식으로 여겨지게 되 었다.

인물의 매체활동을 통한 영향력은 광고나 대중매체 콘텐츠에서 범위 를 넓혀 정당, 정부, 이해집단, 외교에 이르기까지 사회의 각 영역으로 확대되었다 유명인의 정치적 인도스먼트는 정치 선거에서 후보자 마케팅

이나 대중 동원의 수단으로 활용되는데, 특정 지지자 그룹을 대상으로 정책여론을 끌어내거나 전당대회, 정치광고 등의 흥행을 도모하는 것이 다. 유명인의 빈번한 미디어 노출은 대중들로 하여금 선거나 정책홍보에 관심과 관여를 증대시키고, 유명인이 가진 품격과 전문성 덕분에 정당과 후보의 신뢰를 높여 주기도 한다.

유명인 정치문화, 혹은 정치인의 유명인화 현상은 미국 뿐 아니라 전세계에서 흔히 나타나고 있는 현상이다(안차수, 2014; Street, 2004;

Wood, Corbett & Flinders, 2016). 활발한 매체활동을 하는 유명인의 정 치적 영향력에 관한 대표적인 사례는 미국의 방송인인 오프라 윈프리의 오바마 지지가 대표적인 사례이다. 유명인 정치의 범람은 오락과 이미지 정치에 의한 숙의민주주의의 후퇴라는 비평가들의 비판을 받기도 했지 만, 2000년대 이후 새로운 미디어 환경에 맞는 참여 진작이라는 차원에 서 긍정적으로 평가받기도 한다(Street, 2012). 그만큼 대중매체 종사자 뿐 아니라 공적 영역에서 활동하는 사람들도 매체활동을 통해 사회적 영 향력이 증대될 수 있음을 경험하고 있기 때문이다. 엘리트 정치인 역시 다양한 미디어 플랫폼을 활용하며 대중과 소통함으로써 전문성보다 평범 함(normality)을 보여주고, 권위보다 친숙함(just like us)을 강조하는 모 습을 볼 수 있다.

물론 인물의 매체 출연과 인물의 영향력 간의 상관관계를 다룬 연구 결과들이 항상 일관된 결과를 보고하는 것은 아니다. 고전적 논의에서 카츠와 라자스펠트의 연구는 매스 미디어가 개인에게 끼치는 직접적인 효과보다 미디어 정보를 중개해주는 의견지도자의 대인적 영향력이 중요 하다고 주장하였다(Katz & Lazarsfeld, 1955). 그러나 하릭의 연구는 매 스 미디어 노출과 정치인의 인지도에는 직접적인 상관관계가 있다고 보 고하며, 매스 미디어의 정보를 중개해주는 의견지도자보다도 매스 미디 어에 자주 출연하는 것이 선거 승리에 더 효과적이라고 주장하였다 (Harik, 1971). 국내에서도 방송을 통해 정치후보자의 선거토론을 시청한 후, 인지도가 낮았던 후보에 대한 시청자의 호감도와 지지도가 이전에 비해 상승하였다는 연구를 찾아볼 수 있다(박연진·김관규, 2016).

최근 들어 공적 인물의 소셜미디어 이용이 활발해지고(석승혜·조성 남, 2016), 시사·교양 장르의 연성화와 미디어 장르의 혼성화 경향으로 인하여 우리 사회에도 다양한 전문가 셀러브리티가 등장함에 따라(한미 소·윤태진, 2017) 매체 출연을 통해 유명세를 얻는 것이 의견지도자로 인 정받는 데 중요한 요인이 되고 있다는 관점도 있다. 소위 ‘네임드’와 ‘듣 보’라는 호명은 인지도에 따라 공론장에서 설득력을 인정하거나 폄하하 는 온라인 커뮤니티 문화를 반영하고 있다.

매체활동에 관한 선행연구들은 대체로 인물이 매체에 자주 출연하는 것이 높은 대중적 인지도를 얻어 결국 경제적, 사회적, 문화적 차원에서 대중에게 영향력을 행사하고 있음을 보여준다. 하지만 단순히 잘 알려진 인물이라는 사실만으로 사람들을 설득할 수 있거나 타인의 행동에 영향 을 끼칠 수는 없을 것이다. 따라서 이 연구를 통해 의견지도자의 매체 출연과 인지도가 대중들로 하여금 인물을 의견지도자로 인식하게 하는 변수인지, 인물의 메시지가 대중에게 영향력을 미치는지 살펴보고자 한 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