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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넷 매체 시대의 인플루언서

는 전문가들이 매체에 재현되었던 방식과는 달리 전문성과 개성은 물론, 일상적이고 친근한 이미지에 기반하여 대중에게 호감과 신뢰를 얻는 것 이 최신 트렌드로 여겨진다. 전문가 셀러브리티의 등장은 전문성의 영역 과 대중문화 장의 교차로 이해할 수 있는데, 대중매체는 백종원(요리연 구가)이나 허지웅(문화평론가), 설민석(한국사 강사)같은 인물을 출연시 켜 셀러브리티의 독특한 캐릭터를 구축함으로써 전문성을 활용하는 동시 에 대중에게 흥미를 제공하는 것이다.

최근 방송의 트렌드라 할 수 있는 시사·교양 장르의 연성화와 미디 어 장르의 혼성화 경향은 결과적으로 다양한 전문가 셀러브리티를 낳았 을 뿐 아니라, 때로는 공론장에서 화자가 ‘대중적 명성을 얻지 못함’은 하나의 약점이자 낙인이 되기도 한다. 정치평론가 변희재가 그를 ‘듣보 잡’, ‘변듣보’라고 지칭한 진중권을 상대로 한 소송2) 에서 법원은 진중권 의 모욕죄를 인정하고 300만 원의 벌금형을 선고한 바 있다(중앙일보, 2009). 물론 이 소송은 상대방에게 모욕적인 언어를 구사했는가가 핵심 쟁점이었지만, ‘듣보’ 즉 대중적으로 유명하지 않다는 사실이 인터넷 공 론장에서 그의 설득력을 폄하하거나 대중에게 의견지도자로서의 자질을 충분히 갖추지 못한 것으로 간주되는 최근의 인터넷 공론장 문화를 반영 하고 있다.

협소한 국내 미디어 시장에서 다채널 방송의 성공적인 안착이 과연 가능 할 것인가를 두고 학계와 방송산업계의 논의가 격렬했을 정도로 국내의 다채널·다미디어 환경의 역사는 길지 않다. 그러나 이러한 미디어 환경 에서 불과 20여 년이 지난 오늘날, 우리나라에서는 수많은 케이블 방송 채널을 시청하게 됨은 물론, 2000년대 인터넷 이용, 2010년대 종편채널 출범과 소셜미디어의 유행까지 경험하게 되었다.

새로운 매체환경으로 인하여 새로운 매체활동을 통해 등장한 유력자 를 볼 수 있는데, 최근 이러한 사람들은 ‘인플루언서’라고 불리우고 있다.

인터넷 매체에서는 이제 개인들이 가상 공간에 글을 쓰는 것을 넘어 개 인이 제작한 방송 콘텐츠까지도 상당한 시청자를 끌어모을만큼 인기를 끌고 있는데, 인기 콘텐츠를 생산한 사람들은 상당한 영향력과 유명세를 얻게되었다. 또한 다양한 매체를 이용하는 환경으로 인하여 과거 대중매 체 시대에 만들어진 유명인의 개념이 확장되었으며, 각 분야마다 다양한 유명인이 등장하였다. 국내 소셜미디어 공간에서 많은 팔로워를 가진 사 람들은 이미 대중문화 영역에서 인기와 유명세를 가졌던 사람이 많지만 (노명우, 2012a), 인터넷 글쓰기활동 또는 인터넷 방송활동으로 대중적 명성을 얻고, 자신의 커리어로 연결되는 경우도 늘어나고 있다. 개인 미 디어 플랫폼에서 명성을 획득한 사람들은 대중매체에 출연하는 연예인에 버금가는 인기를 얻기도 하고, 인터넷 저널리즘 활동을 통해 신문방송의 기자에 버금가는 사회적 영향력을 얻기도 한다.

온라인 공론장에서의 명성을 획득하는 데 성공하여 대중적 유명세를 얻은 사람은 경제적 이득을 얻을 뿐 아니라 여러 가지 사회적 영향력을 갖는다. 특히 소셜미디어는 셀러브리티의 영향력에 힘입어 대중의 여론 을 환기시키거나 공익적 활동의 참여를 촉진시키기도 한다. 예를 들어 2014년 2월 인기 가수이자 유명 트위터 이용자였던 이효리가 쌍용차 노 조 해고자의 생계지원 프로젝트인 ‘노란봉투 캠페인'에 동참하여 47,000 원을 보낸 것이 알려지자 이 캠페인은 사회적으로 큰 이슈가 되었고, 당 초 목표액보다도 많은 금액 모을 수 있었다(미디어오늘, 2014). 그녀는 파워 트위터리안 이전에 유명 대중가수이지만, 그녀가 트위터 활동을 시

작한 이래 사회적 이슈에 적극 발언해왔다. 노동운동 이슈의 성격이 강 해 대중적으로 알려지지 않았던 캠페인임에도 불구하고 이효리의 참여는 큰 파급효과를 발휘했으며(안차수, 2014), 약 3개월의 캠페인동안 목표금 액을 상회하는 금액을 모았다.

또 다른 예로 영향력있는 인터넷 논객이자 파워 트위터리안 중 하나 인 진중권의 사례를 들 수 있다. 그는 현재 한 대학의 교수로 재직중이 지만, 임용이 된 2012년 이전까지만 해도 그는 비정규직 강사·연구교수 의 지위를 가지고 시사평론가 및 작가로 활동한 바 있다. 그는 중앙대학 교에서 2003년~ 2009년까지 강의를 맡았지만, 그의 반(反)정부적 정치성 향 표출에 부담을 느낀 학교 측이 일방적으로 강의를 취소하여 강단을 떠났을만큼, 주류 학계의 시각에서 볼 때에는 취약한 위치의 비정규직 학자에 불과하다. 그러나 온라인 공간과 출판계에서 진중권의 대중적 영 향력은 결코 주류 학계에서 활동하는 학자 못지 않았는데, 그동안 그가 온라인 논객으로서 활발하게 활동한데서 기인한다고 보아도 과언이 아니 다3). 과거 우리나라의 의견지도자가 주로 학력이 높고 정치권력을 동반 하며, 중요한 사회적 결정을 내릴 수 있는 사람이었다면(김세은, 2006), 온라인 미디어에서 명성을 얻은 의견지도자들은 경계를 넘나들며 다양한 분야에서 활동하며, 대중에게 영향력을 발휘하는 사람이다.

온라인 미디어 이용 중에서도 1인 미디어의 시작이라 볼 수 있는 블 로그에 주목해보자. 블로그는 자신의 일상과 경험을 보여주거나 사회문 화적 지식과 정보를 공유하기 위해 이용하는 온라인 공간이다. 블로그 이용 초창기에는 비슷한 관심사를 가진 사람과 정보를 공유하고, 친교를 맺는 모습이 나타났는데, 블로그가 본격적으로 전세계 사람들의 주목을 받게 된 계기는 2000년대 초반 일어난 9·11 테러나 이라크전쟁 등 굵직 한 사건이 터졌을 때부터이다. 블로거들이 직접 사진을 찍어 올리고 기 사를 써서 정보를 널리 알리는 역할을 하며 언론사 못지않은 저널리즘 활동에 참여하자 1인 미디어는 대안적 저널리즘을 수행하는 매체로서 기 대와 주목을 받았다.

3) 2012년 10월 기준 ‘한국인 트위터 영향력’ 순위에 따르면 진중권은 6위에 랭크되어있 다(노명우, 2012a)

온라인 커뮤니티 및 소셜미디어를 활동을 통해 온라인 플랫폼에서 나름의 유명세나 영향력을 획득한 사람들이 등장하는데, 카미스 등은 이 러한 유명인들을 ‘마이크로 셀러브리티’라고 일컫는다(Khamis, Ang &

Welling, 2017). 마이크로 셀러브리티들은 전국민이 알만한 유명 정치인, 운동선수, 방송연예인은 아니지만, 특정 전문 분야, 또는 특정 미디어 플 랫폼에서 활발한 소셜미디어 활동을 통해 나름의 유명세와 영향력을 가 진 존재이다. 페이스북이나 트위터같은 대중적 플랫폼에서 다수의 팔로 워와 팬들을 확보한 이들은 대중매체 유명인의 자리를 위협하기도 한다 (Marwick & Boyd, 2011). 국내에서도 블로그, 트위터, 아프리카TV, 인 스타그램 등 플랫폼에서 명성을 얻은 사람들이 그 영역을 확장하여 텔레 비전 방송에 출연하기도 하고, 상품의 광고모델로 활약하거나, 책을 출판 하는 모습이 나타나고 있다.

개인방송 플랫폼 중 글로벌 동영상 채널로서 유투브가 대표적이라 면, 국내에서는 ‘아프리카TV’를 빼놓을 수 없다. 2000년대의 사용자 제작 콘텐츠를 뜻하는 UCC(User Created Contents)의 열풍을 이어받아 2006 년 처음 서비스를 시작한 아프리카TV는 국내 최대의 개인방송 플랫폼 으로서의 지위를 굳혀가고 있다. 실시간 쌍방향 커뮤니케이션이 가능한 아프리카TV는 2018년 현재 월 방문자 수(MUV)는 600~800만 명을 기록 하고 있을만큼(아프리카TV·교보증권 리서치센터, 2018) 대중적 매체가 되었다. 실시간성과 쌍방향성의 매력을 바탕으로 아프리카TV는 온라인 공간에서 그 영향력을 확대하고 있으며, 우리나라에 유명 인터넷 방송인 을 대거 등장하게 했다.

개인방송은 전통매체의 특징이었던 일방향적 커뮤니케이션과 달리 시청자와 즉각적으로 소통하고 감정을 공유하는 방식을 취하고 있는 점 이 인기를 끌고 있으며, 방송의 채팅창은 (그것이 부정적인 기능을 수행 하는 점은 논외로 하더라도) 이용자의 활발한 소통의 장이자 가상 커뮤 니티와 같은 기능을 수행하고 있다. 특히 출연자들 중 많은 시청자를 확 보한 방송인들은 매스 미디어를 통하지 않고도 상당한 유명세를 얻게 되 었으며, 이 플랫폼에서 유명세를 획득한 일부 개인방송 운영자들은 연간

수 억원 대의 고소득을 올리기도 한다4)(안진 & 최영, 2016; 동아일보, 2016). 또한 인기 방송인이 만든 콘텐츠나 유행어는 과거의 텔레비전 방 송이 그랬듯, 유사 포맷을 유행시키거나, 대중적으로 널리 쓰이는 유행어 를 낳기도 한다.

2010년대에 들어 스마트폰 보급이 대중화되자 팟캐스트와 같은 형태 의 개인방송도 인기를 끌기 시작했다. 팟캐스트는 애플의 아이팟(iPod)과 방송(broadcast)의 합성어로 오디오 형식의 콘텐츠를 인터넷망을 통해 제공하는 서비스다. 그중에서도 딴지일보가 제작한 <나는 꼼수다>는 2011년 4월 처음 방송을 시작하여 국내에서 큰 인기를 끌었던 정치 팟캐 스트이다. 사회적으로 유력한 매체 저널리스트는 아니었던 김어준과 주 진우 기자, 소위 명망있는 정치인이 아니었던 정봉주 등 이 방송의 진행 자들은 한국의 정치사회 분야에서 상당한 영향력을 얻게 되었다. 또한 많은 구독자를 확보하여 당시 사회적 여론 형성에도 기여했다는 평을 받 고 있다.

물론 이 방송 출연자들은 전직 정치인, 현직 저널리스트라는 점에서 전통적 의미의 엘리트 속성을 어느정도 지닌 측면도 있지만, 이들이 제 작한 <나는 꼼수다> 와 이를 계기로 등장한 다양한 정치평론 미디어는 기존의 저널리즘이 제공하는 정치뉴스와는 분명한 차이가 있었다. 특히 정치와 시사 분야 팟캐스트가 패러디를 생산하고, 제도권 언론에서 배제 되거나 축소된 이슈를 조명한 점, 그리고 대안적인 발화의 양식을 통해 제도권 정치권력에 대한 비판과 보수언론이 주도하는 ‘올드미디어’에 관 한 대항적인 미디어라는 점에서 더욱 주목받았다(이기형· 김태영· 김지 수· 박휘서· 유동림, 2013).

‘나꼼수’의 편향성과 내용에 관한 논란은 논외로 하더라도 ‘팟캐스트 열풍’은 학계와 언론 전문가들로 하여금 새롭게 부상하는 플랫폼의 효과 에 주목하고, 또한 ‘대안적인’ 저널리즘의 가능성에 대한 논의를 촉발시

4) 물론 아프리카TV와 같은 개인 방송에서 시청자의 주목을 끌어 별풍선을 받는 행위 는 많은 사회적 비판을 받고 있다. 선정성이 가진 부정적 측면은 논외로 하더라도, 아 프리카TV 플랫폼에서 일부 인기 출연자는 인기 연예인 이상의 고수입을 올리고 있 으며 이는 더 많은 사람들이 개인방송 운영에 관심을 갖게 하는 동기가 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