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연구는 우리나라의 의견지도자의 특성과 응답자(시민)의 특성을 독립변수로 활용함으로써 어떤 인물의 메시지가 설득력이 있는지 예측하 는 것이다. 그런데 연구자가 수집한 의견지도자들은 출처에 따라 세 그 룹으로 나눌 수 있고, 각각의 그룹- 전통엘리트, 매체유명인, 매체활동형 리더- 에 속한 인물들이 동일하지 않은 특성을 지니고 있다면, 독립변수 의 영향력은 그룹에 따라 달라질 수 있을 것이다. 실제로 3장에서 의견 지도자의 그룹에 따라 연령, 학력, 직업군을 보여주었는데 세 그룹 간에 는 어느정도 차이점이 나타나고 있었다.
그렇다면 마지막 연구질문에서는 의견지도자의 유형에 따라 ‘의견지 도자로서 설득력’을 종속변수로 두었을 때 독립변수의 영향력이 동일하 게 나타나는지 검증할 필요가 있다. 이 때 연구질문 3과 마찬가지로 의 견지도자의 유형은 회귀모형에서 조절변수의 역할을 할 것으로 예상하고 아래의 연구질문을 제기할 수 있다. 그리고 의견지도자로서 설득력을 예 측함에 있어 독립변수인 인물의 매체활동, 소통반응성, 소통통제성이 의 견지도자 유형에 따라 조절변수의 영향을 받는지 확인할 것이다.
[연구질문 6] 의견지도자를 세 가지 유형- ① 전통엘리트형 의견지 도자 ② 매체유명인 의견지도자, ③ 매체활동형 리더-로 나누었을 때, 독립변수의 영향력은 ‘의견지도자로서 설득력’을 예측하는 데 있어 유형 에 따라 차이가 있는가?
가설 6-1. 의견지도자의 유형에 따라 인물의 매체활동이 의견지도자 로서 설득력에 미치는 영향력은 달라질 것이다.
의견지도자를 세 그룹으로 유형화할 때, 그룹 간에는 성비, 연령, 학 력, 직업군 등에서 차이가 있었지만, 가장 중요한 차이점은 ‘인물의 매체 활동’이다. 전통엘리트에 속한 인물은 레가시 미디어인 신문사 인물자료 를 토대로 자료를 수집했지만, 매체유명인은 인터넷 인물백과를 토대로 자료를 수집한만큼, 세 그룹의 인물의 매체활동 양상에는 차이가 있으며, 이 차이점으로 인하여 의견지도자로서 설득력을 예측할 때에도 차이가 있을 것으로 예상하였다.
가설 6-2. 의견지도자의 유형에 따라 인물의 소통반응성이 의견지도 자로서 설득력에 미치는 영향력은 달라질 것이다. 매체유명인은 전통엘 리트보다 인물의 ‘소통반응성’이 의견지도자로서 설득력을 예측하는 정도 가 더 클 것이다.
가설 6-3. 의견지도자의 유형에 따라 인물의 소통통제성이 의견지도 자로서 설득력에 미치는 영향력은 달라질 것이다. 전통엘리트는 매체유 명인에 비해 인물의 ‘소통통제성’이 의견지도자로서 설득력을 예측하는 정도가 더 클 것이다.
가설 3-2와 3-3과 마찬가지로 전통엘리트가 대중에게 설득력을 발휘 하기 위해서는 ‘소통통제성’ 측면의 역량이 요구될 것으로 보았다. 반면 매체유명인의 경우 방송과 인터넷 등을 통해 대중과 밀접한 소통을 보여 주고 있기 때문에 ‘소통반응성’에 근거하여 의견지도자로서 설득력을 발 휘할 것으로 예상하였다.
이상 6가지의 연구질문과 그에 따른 연구가설을 제기함으로써 현대
한국사회의 구성원들이 어떤 요인에 근거하여 한 인물을 의견지도자라고 인식하고 있는지, 어떤 요인에 근거하여 한 인물의 메시지를 받아들이겠 다고 하는지 단서를 찾을 수 있다. 또한 의견지도자의 유형에 따라 그 근거를 설명하는데 의미있는 차이점을 발견할 수 있는지 살펴볼 것이다.
연구를 위한 질문을 도식으로 표현한 모형을 <그림 4-1>에 제시하였다.
<그림 4-1> 연구모형
5장 연구 방법
1절 의견지도자 연구의 조사방법
커뮤니케이션 연구자들이 의견지도자에 주목한 이유는 의견지도자의 말 또는 메시지가 일상생활에서부터 정치적 의사결정, 여론의 흐름, 상품 의 구매, 건강정보의 전파에 이르기까지 그들의 영향력이나 사회적 파장 이 크기 때문이다(Katz, 1957; Katz & Lazarsfeld, 1955; Lazarsfeld, et al., 1948; Rogers, 2010 등). 1940년대 의견지도자 연구가 등장한 이래 의견지도자를 개념화하는 것 뿐 아니라 영향력을 측정하는 방법론 역시 학계에서 논쟁의 대상이었으며, 정교하고 타당한 측정방법의 필요성이 제기되었다. 그렇다면 선행연구들은 의견지도자가 누구인지, 또 어떤 특 성을 가졌는지 규명하기 위해 어떤 방법을 썼으며, 기존 의견지도자 연 구들이 가지고 있는 방법론적 한계는 무엇일까? 1절에서는 연구방법론을 서술하기에 앞서 지금까지 의견지도자를 규명하고 의견지도자의 설득력 을 측정하기 위해 어떤 방법이 사용되었는지 검토할 필요가 있다.
1장에 제시한 의견지도자 연구를 참조할 때, 초기 연구자들은 의견 지도자를 규명하고자 설문조사를 수행하거나 온라인 공간의 텍스트를 분 석하는 연구방법을 활용하였다. 초창기 커뮤니케이션 연구자들은 의견지 도력을 가진 사람을 측정하기 위하여 ‘대통령 선거에서 누구를 찍을지 어떻게 결정하는가’(Lazarsfeld et al., 1948), ‘이 마을에서 고민거리를 나 눌만한 사람이 있다면 누구와 의논하겠는가’를 묻거나(Rogers, 2010), ‘타 인에게 정치적 생각을 설득하려고 한 적이 있는가, 누군가 당신에게 정 치적인 조언을 해준 적이 있는가’(Katz, 1957) 와 같은 질문을 제기함으 로써 의견지도자 특성을 가진 사람의 영향력을 측정하고자 했다. 로저스 는 의견지도자 연구 및 의견지도력의 확산 연구에서 영향력있는 인물을 측정하는 방법을 크게 네 가지로 분류할 수 있다고 했는데, 타인지명 측 정방식(sociometric techniques), 자기추천방식(self-designating
techniques), 정보제공자의 평가(informants’ ratings), 그리고 참여 관찰 (observation)이다.
연구방법에 초점을 두어 선행연구들의 특징을 간단히 살펴보면, 우 선 타인지명 측정방식은 응답자의 직접적인 인지자료에 근거해 측정하는 방법으로 정치적 결정을 내릴 때 누구에게 영향을 받았는지 응답자가 제 3자를 지명하여 평가하는 방식으로 의견지도자의 영향력을 파악하는 방 식이다. 의견지도자 연구의 고전으로 꼽을 수 있는 <국민의 선 택>(Lazarsfeld, et al. 1948)의 경우, 1940년대 미국 대통령 선거 캠페인 기간에 나타나는 유권자의 투표 성향을 실증적으로 연구한 저서이다. 유 권자를 설득하여 지지후보를 결정하게 만드는 방법은 여전히 선거 연구 분야의 중요한 관심사인데, 이 연구는 대의민주주의 선거에서 유권자가 누구에게 조언을 구하여 후보자를 평가하고 선택하는지 유권자에게 미치 는 대인적 영향력에 초점을 두고 관찰한 실증주의적 관점의 연구이다.
이후 <대인적 영향력>(Personal Influence)과 같은 후속 연구가 등장하 였고, 저자들은 매스 미디어와 수용자 사이에 이루어지는 정보유통과정 에 있어 의견지도력을 가진 사람들의 대인적 영향력이 중요한 역할을 담 당한다고 주장하였다.
‘누구에게 영향을 받았는지’를 준거로 한 타인지명 방식의 의견지도 자 규명은 제 3자에 의해 객관적으로 의견지도자를 선별할 수 있는 강점 이 있음에도 불구하고, 이 연구가 정치정보의 흐름을 지나치게 단순화하 고, 소수의 의견지도자들이 대중에게 영향을 미치는 과정을 지나치게 부 각한 나머지 오히려 매스 미디어의 직접적 영향력을 간과했다는 비판을 받기도 했다(Robinson, 1976; Weimann, et al., 2007). 정보의 흐름이 매 스 미디어로부터 의견지도자를 통해 대중에게 이르게 된다는 단순화된 정보 유통 이론을 보완해야 한다거나(Menzel & Katz, 1955) 의견지도력 개념 구성에 있어 방법론적 허술함이 존재한다는 평가를 받기도 했다 (Gitlin, 1978; Robinson, 1976; Weimann, 1982).
이에 1990년대 들어 개인의 속성을 스스로 기입함으로써 응답자가 일상적 커뮤니케이션 과정에서 발휘하는 대인적 영향력과 의견지도자 성
향을 이론화하려는 시도가 이루어졌다(Schenk & Rosssler, 1997;
Weimann, 1991/1994). 와이만은 응답자에게 질문을 던져 스스로 인식하 는 대인적 영향력을 측정하기 위해 ‘인성강도(personality strength)’라는 개념을 사용했는데 대인 커뮤니케이션 과정에서 일어나는 일련의 성향- 자기확신, 혁신성, 조정능력 등을 의견지도력의 하위 속성으로 보고, 스 스로 응답하여 의견지도자 성향을 측정할 수 있는 문항들을 고안한 것이 다. 그리고 조사를 통해 사회구성원 중 인성강도가 높은 사람일수록 개 인적 특성, 능력, 그리고 인적 네트워크 내에서의 사회적 지위 등이 복합 적으로 작용하여 타인에게 영향력을 행사하는 ‘의견지도력’을 갖는다는 결과를 도출한다.
와이만은 인성강도에 근거한 측정방법을 통해 의견지도력이 단일한 요인이 아닌, 개인적·사회적 요인으로 이루어진 복합체라는 기존 입장을 (Katz, 1957) 지지할 뿐 아니라 초기 의견지도자 연구에 제기되었던 방 법론적 비판- 누구에게 조언(advice)을 구하는가와 같은 측정방법- 에 대응함으로써 보다 정교화된 의견지도력 개념을 측정할 수 있다고 주장 했다. 하지만 와이만의 연구방법은 특정한 조사 대상자 범위(respondent pool) 내에서 상대적으로 의견지도자 성향이 높은 사람과 그렇지 않은 사람을 구분하는 데 의의가 있을 뿐, ‘소통을 통해 타인에게 영향력을 끼 친다’는 의견지도자의 특성을 객관적으로 측정할 수 있는가 하는 타당성 의 측면에서 비판을 받을 수 있다. 다시 말해 조사 대상자 중 상대적으 로 의견지도력을 가진 사람을 파악하고 의견지도자 성향이 높은 사람이 어떤 특성을 가졌는지 파악하는 데 공헌했지만, 자기지명 방식의 측정방 법을 통해 과연 사회구성원에게 인정받을만한 의견지도자를 규명하기는 어렵다는 한계를 지녔다는 것이다.
마지막으로 의견지도자가 사회적 결정에 끼치는 영향력을 규명하기 위해 인물의 사회적 지위를 기준으로 접근한 방식의 연구가 있다. 이를 테면 하워드와 동료들은 캘리포니아 주의 주요 공공기관의 지위 목록을 확보한 후, 금연 및 보건 결정권자의 지위에 있는 인물들을 무작위로 선 별하여 전화설문조사를 수행하였다. 연구자들은 조사대상인 의견지도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