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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식 금융시스템 특징과 변화 환경

북한 당국은 1976년 상업은행을 조선중앙은행에 통합시키면서, 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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선중앙은행 ‘단일은행제도(mono-banking system)’를 완성했다. 즉, 단일은행제도는 자본주의체제의 ‘이원적 은행제도(two-tier banking system)’와는 대비되는 개념으로, 중앙은행이 중앙은행과 상업은행 기능 모두를 담당해 중앙은행 고유 기능 외에도 기업·개인 대상 등의 금융업도 맡아 수행하는 제도이다(<그림 Ⅲ-1> 참조).50)

<그림 Ⅲ-1> 북한 금융기구의 종류와 역할

자료: 김광진,“북한 금융기구의 종류와 역할,” 한국수출입은행 북한·동북아연구센터 엮음, 󰡔북한의 금융󰡕

(서울: 오름, 2016), p. 75.

50) 그 외에도 <그림 Ⅲ-1>과 같이 국가무역회사의 대외금융 업무를 담당하는 조선무 역은행 및 기타 노동당 39호실, 군수공업부 등 특수기관이 관리 수행하는 특권기관 은행, 외국인 투자 또는 북한과 합영한 합영 외환은행들이 있다. 대외금융을 담당하 는 전문은행에는 조선무역은행과 권력기관의 무역결제업무를 전담하는 조선대성 은행, 조선금강은행, 조선창광신용은행, 조선금성은행, 고려은행, 조선통일반전은 행 등이 있으며, 합영 금융기관은 합영법 제정 이후 외국인 투자기업들의 원활한 기업활동 보장을 위해 설립된 금융기관으로서, 조선합영은행, 고려상업은행, 화려 은행 등이 있다. 이 외 기타 금융기관으로 협동농장 신용부, 황금의 삼각주은행, 보험기관 등이 있다. 김광진, “북한 금융기구의 종류와 역할,” 󰡔북한의 금융󰡕(서울:

오름, 2016), p. 73.

Ⅲ. 금융과 화폐: 사금융 발전과 공금융 정비 119 이와 같이 북한이 단일은행제도를 채택하게 된 배경은 경제체제가 중앙(국가) 중심의 계획경제인 만큼 국가가 필요로 하는 자금을 효율적 으로 집중·동원하여 계획경제를 수행함과 동시에 금융을 통해 국가기 관을 통제하기 위함이다.

1990년대 경제난에 따른 금융제도 개혁의 필요성 대두

북한에서는 국가예산이 국가기관의 필요한 자금과 함께 기업의 확 대 재생산자금을 담당하고, 금융은 기업의 유동자금을 지원하도록 되 어 있다. 즉 금융은 어디까지나 재정의 보조적 기능을 수행하는데 불과 하다.51) 따라서 국가재정이 축소될 경우, 기업은 이 부족분을 충당하기 위해 대출의 수요를 증대시켜야 한다. 문제는 경제난으로 은행이 충분 한 재원을 확보하지 못할 경우, 기업의 경영악화는 곧 계획경제 위축과 함께 국가재정 악화라는 악순환의 고리를 형성한다.

실제로 북한의 기업은 1990년대 고난의 행군 이후 자금조달 방식에 큰 변화를 경험하였다. 북한 당국은 2000년대 들어 경제난으로 인해 국가 재정 및 금융시스템이 어려워지자 금융개혁의 필요성을 인식하 고 재정·금융 회계 등 금융시스템 개선에 필요한 조사연구를 시작하 였다.52) 특히 2004년에 ‘중앙은행법’을, 2006년에 ‘상업은행법’을 각 각 제정하여 변화에 대한 법률적 근거를 마련하였으며, 2014년 이후 에는 중앙은행에서 상업은행의 기능을 분류했다.53) 그러나 상업은행이

51) 문성민·이동현, “북한 금융의 특징과 제도·정책 변화,” 위의 책 p. 19.

52) 조선중앙은행 등 금융담당자들도 중국의 국영은행에 파견되어 중국의 금융개혁을 조사하여 금융개혁을 준비해 왔다. 최 문, “조선의 국내 금융과 현대화 추진,” 󰡔북 한과의 비즈니스: 현대화와 신소비문화󰡕 (경남대 극동문제연구소 국제학술회의, 2017.6.14.), p. 84.

53) 상업은행은 자금의 융통과 기관·기업체에 대한 재정적 통제를 하면서 자체적으로 채산을 맞추는 ‘금융기관채산제’를 실시하게 하였으며, 중앙은행은 국가의 전반적 화폐유통을 책임지고 관리하게 하고 모든 은행들에 대한 금융적 지도와 감독통제 를 기본으로 하였다. 위의 글, pp. 83~8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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실질적으로 기능을 하는지에 대해서는 아직 지켜봐야 한다.

한편, 최근 김정은 시대에 강조되는 정책 중 하나가 ‘사회주의기업 책임관리제’이다. 이는 상품의 품목에서 수량, 가격, 판로에 이르기까 지 기업의 재량권을 확대시키는 한편 국가의 재정적 지원을 실질적으 로는 폐지하는 제도개혁이라고 할 수 있다.

따라서 기업에 대한 자금보장의 책임이 법적으로 국가재정에서 기 업과 은행으로 전가되고, 이에 따라 기업은 부족한 자금을 충당하기 위해 대출을 크게 증대시켰지만, 은행 역시 경제난 속에서 자금이 부족 하기는 마찬가지다. 무엇보다 은행이 시중의 유휴화폐를 흡수하여 대 출재원을 확보하는 데는 명백히 한계가 있다. 가장 큰 이유는 주민의 저축 기피현상이다. 주민은 애초에 국가은행을 신뢰하지 않는다. 게다 가 1990년대 이후에는 불법적인 경제활동이 증대되고, 이를 통해 재 산을 축적한 주민계층이 생겨나면서 이들은 자금의 노출에 대한 두려 움이 생겨났다. 뿐만 아니라 설령, 주민이 은행에 저축을 한다고 해도 필요할 때 인출이 거의 불가능하여 대부분 돈을 집의 곳곳 은밀한 곳에 분산하여 보관한다. 1990년대 이후 각 주민 세대들은 집의 담장 을 높게 쌓았는데, 그 이유 중 하나가 집에 숨겨둔 돈을 정기적으로 말리기 위해서라는 탈북자의 증언도 존재한다.

이러한 패턴은 비공식경제 부문으로 화폐가 유입되어 공식경제 부 문이 시중의 화폐를 회수하지 못하여 결국 인플레이션으로 이어질 수 있다. 실제로 북한 당국은 이에 대한 우려를 통해 2010년 시중의 증대 된 화폐를 국가경제로 흡수하기 위해 화폐교환을 실시하였으나 하이 퍼인플레이션만 초래했을 뿐 실패로 끝나고 오히려 사금융만 확대시 키고 외화를 선호하는 달러라이제이션(dollarization)만 초래했을 뿐 이다.

Ⅲ. 금융과 화폐: 사금융 발전과 공금융 정비 12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