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6 김정은 시대 북한 경제사회 8대 변화
김정은 집권 이후 북한은 외국인 자본 유치를 위해 경제특구와 경제 개발구를 설치하는 한편, 관광산업을 수출산업으로 개발하기 위해 상 당한 노력과 투자를 하고 있다. 관광산업의 육성을 위한 투자는 원산갈 마해양관광개발구에 집중되고 있다. 이 지역에 대한 외국으로부터의 접근성을 강화하기 위하여 국제공항인 갈마 비행장을 건설·개항하였 으며, 2018년 신년사에서 원산갈마해양관광특구의 조기 완공이 제기 된 이후 관광특구 일대를 대대적으로 개발하고 있는데, 적어도 수백동 의 건물이 건설 중인 것으로 확인되고 있다. 관광 부문이 대북 경제제 재가 완화되면 가장 우선적으로 재개될 수 있는 분야이기 때문에 향후 이 지역에서의 남북경협 가능성이 제기되고 있다.
Ⅰ. 시장과 산업: 시장을 디딤돌로 회복 중인 산업 77 이 크게 증가하지는 못한 것은 사실이다.
북한이 전력 부문에 자원을 집중 투입하고 있지만 전력사정을 획기 적으로 개선시키지 못한 것은 여러 가지 이유가 복합적으로 작용하고 있다. 중대형 수력발전소를 계속 건설하고 있지만 북한에서 자체 제작 한 수차 등 발전설비의 문제로 설계 용량대로 발전을 하지 못하고 있는 것으로 평가된다. 화력발전소는 워낙 노후화되었고, 기술과 부품 이 부족하여 충분히 개보수를 하지 못하고 있다. 전력의 부족으로 석탄 생산량을 늘리는 데도 한계가 있다. 송배전망이 크게 노후화되어 새로 운 발전소에서 생산된 전력을 필요한 곳에 제대로 보내지 못하고 있다.
이런 요인들이 결합되어서 김정일 시대부터 전력 생산 증대를 위해 노력하고 있지만 여전히 만족할 만한 진전이 없는 상황이다. 그에 따라 2016년에 발표된 경제발전5개년전략에서도 전력공급의 증대는 여전 히 가장 우선순위가 높은 과제로 설정되어 있는 것이다.
전력사정 개선 요인과 한계
다만, 발전량 추정치와 별개로 북한의 에너지 사정이 1990년대와는 여러 면에서 달라진 것도 사실이다. 서비스 산업의 성장에 따라 전력을 사용하는 각종 영업시설이 증가하였으며, 가장 많은 전력을 사용하는 산업설비의 가동률 역시 높아졌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많은 관찰자들 은 북한의 전력사정이 기상조건 등에 따라 일시적으로 변동이 있지만 전반적으로는 개선되고 있는 것으로 보고하고 있다.
이는 다음과 같은 요인으로 설명할 수 있을 것이다. 첫째, 대도시를 중심으로 주민의 전력 사정이 다소 개선된 것으로 보인다. 이는 국가에 의한 전력 공급이 다소 증가한 데도 기인하지만 주로 많은 주민들이 태양광 설비를 중국으로부터 수입하여 설치함으로써 자체적으로 전력을 생산하기 때문이다. 주택용뿐만 아니라 보육원 등 소규모 공공시설이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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양묘장이나 양어장 등 소규모 생산시설에서도 필요한 전력의 일부를 태양광 설비를 통하여 조달하고 있다. 백만 세트 이상의 태양광 설비가 중국으로부터 수입된 것으로 추정되고 있다. 북한 정부는 태양광을 비롯한 풍력, 지열 등 재생에너지의 개발과 이용 확대를 에너지 정책 및 과학기술 중시 정책의 일환으로 강력하게 추진하고 있기도 하다.
이에 따라 대형 공공건물을 에너지 제로 건물로 건설하기도 하고, 풍력 발전기 등을 개발하고 있지만 아직까지 큰 성과는 없는 것으로 평가된다.
두 번째는 산업설비의 에너지 효율성 증가 가능성이다. 북한이 본격 적으로 공업화를 추진하던 1950~60년대에 북한지역에는 전력공급이 충분하였다. 그에 따라 북한은 매우 에너지 다소비형, 특히 전력 다소 비형 산업구조를 구축하였다. 이 때문에 전력공급이 급격하게 줄어든 1990년대에 북한의 핵심 산업설비들이 괴멸적인 타격을 입은 것이다.
이후 북한은 주요 산업설비의 개보수 및 현대화를 위한 투자 시 에너지 절약 및 에너지원의 전환(전력이나 중유로부터 석탄으로)을 주요한 사업 목적으로 하였다. 그리고 최근에는 석탄 가스화를 통한 고온공기 연소기술을 제철소 등 대규모 에너지를 사용하는 산업설비들에 채택 함으로써 전력 및 중유의 수요를 줄이고 있다. 이러한 에너지 절약 및 에너지원 전환을 위한 투자의 결과 산업설비들의 에너지 효율성이 어느 정도 높아졌다고 볼 수 있으며, 이는 한국은행의 북한 발전량 추정치와 외부 관찰자의 북한 에너지 사정에 대한 평가 사이의 괴리를 일정 정도 설명해 줄 수 있을 것이다.
김정은은 집권 이후 전력 상황 개선을 가장 중요한 정책과제의 하나 로 설정하고, 중대형 수력발전소 건설과 화력발전소 개보수 등 전통적 인 전력 공급 확대 정책과 함께 송배전망 현대화나 전국적 통합전력공 급망 구축 등 에너지 공급 효율화 정책과 전력 요금 인상 등 수요 관리정책, 그리고 태양광, 풍력, 지열 등 재생에너지 개발 및 이용 확대 정책 등을 추진하고 있다. 그러나 주지하다시피 아직 큰 성과는 없다.
Ⅰ. 시장과 산업: 시장을 디딤돌로 회복 중인 산업 79 여전히 우주에서 본 북한의 밤은 평양 등 일부 지역을 제외하고는 암흑이다.
<사진 Ⅰ-1> 우주에서 본 한반도의 밤
자료: 연합뉴스 제공
북한 경제가 성장하고, 주민의 삶의 질이 향상되기 위해서는 전력을 비롯한 에너지 공급의 확대는 불가결한 과제이다. 그런데 현재로서는 북한이 자체적으로 에너지 문제를 해결하는 것은 불가능에 가깝다고 보아야 할 것이다. 투자 재원이 절대적으로 부족할 뿐만 아니라 발전소 용 터빈이나 각종 부품 등을 생산하는 관련 산업이 여전히 취약하며, 기술이나 인력 문제도 심각하다. 외부로부터의 자원과 기술의 도입이 절실하며, 남북경협은 이를 위한 효과적인 대안의 하나가 될 수 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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