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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동산 열풍! 사유재가 된 살림집

Ⅵ. 계층·지역·세대: 변화의 바람이 일상을 바꾸다 191

* 많은 하층민들이 강냉이밥으로 끼니를 해결하고 있다.

자료: 연합뉴스 제공

192 김정은 시대 북한 경제사회 8대 변화

소비사회에서 사고팔 수 있는 중요한 재화가 되었다.

2000년 이후 살림집은 부의 과시와 성공의 욕망을 부추기는 상징이 되었다. 2006년 칸 국제영화제에서 소개된 북한 영화 ‘한 녀학생의 일기’에서 중요한 모티브로 등장하는 아파트는 신분 상승의 욕망과 충성에 대한 보상의 표징이다. 평양의 미래과학자거리와 려명거리에 들어선 화려하고 웅장한 신축 고층아파트는 끊임없이 북한 인민들의 상승과 과시의 욕망을 자극함으로써 당과 국가의 정책과 노선에 자발 적 순응을 이끌어내는 소비시대 새로운 유형의 이데올로기 도구라 할 수 있다.

* 미래과학자거리는 2015년 10월에 완공되었고 대동강변에 위치하고 있으며, 가장 높은 건물은 53층이다.

<사진 Ⅵ-2> 평양의 미래과학자거리와 려명거리

Ⅵ. 계층·지역·세대: 변화의 바람이 일상을 바꾸다 193 자료: 연합뉴스 제공

북한 중앙통계국과 유엔인구기금(United Nations Population Fund)이 공동으로 조사 발표한 󰡔2014년 북한의 경제‧사회‧인구‧보건 조사보고서󰡕 (원제: Democratic People’s Republic of Korea:

Socio-economic, Demographic and Health Survey 2014, 이하 2014 SDHS 보고서)에 의하면, 주택 유형별 비중은 연립주택 41.7%, 단독주택 32.8%, 아파트 25%이며, 평양의 경우는 아파트의 비중이 62.9%로 다른 지역에 비해 월등히 높고, 황해북도와 양강도의 경우는 아파트의 비중이 12% 안팎으로 평균 비중보다 훨씬 적은 것으로 나타 났다. 김정일이 통치했던 2008년에 실시된 인구일제조사에서 파악된 주택 유형별 비중은 연립주택 43.8%, 단독주택 33.8%, 아파트 21.4%

로 2014년 조사 결과와 비교해 연립주택의 비중은 줄고 아파트 비중은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 려명거리는 평양 룡남산지구에 위치한 신도시로 2,800세대의 살림집과 40개의 공공시설로 구성되어 있으며, 2017년 4월에 완공되었다.

194 김정은 시대 북한 경제사회 8대 변화

구분 연립주택 단독주택 아파트

2008년 43.8 33.8 21.4

2014년 41.7 32.8 25.0

<표 Ⅵ-2> 주택 유형별 비중 변화

(단위: %)

자료: Central Bureau of Statistics of the DPR Korea and UNFPA, Democratic People’s Republic of Korea: Socio-economic, Demographic and Health Survey 2014 (Pyongyang:

Central Bureau of Statistics, 2015), p. 13.

열악한 살림집 주거환경

김정은 집권 이후 아파트의 비중이 증가하고 있지만 주거 인프라의 수준은 크게 개선되지 못하고 있는 실정이다. 가장 최근에 발표된 북한 중앙통계국과 유니세프(UNICEF)가 공동 조사한 다중지표군집조사 보고서인 ‘2017 DPR Korea MICS’에 따르면, 살림집까지 수도관으로 식수가 공급되는 가구 비율은 55.6%에 불과하다.107) 그런데 2008년 인구일제조사와 2014년 SDHS 보고서를 통해 알려진 개별 수도관을 통한 식수 공급 비율은 각각 84.9%, 82.1%로 오히려 최근에 식수 공급 사정이 더 나빠진 것으로 보인다.

2014 SDHS 보고서에 따르면, 화장실의 경우 수세식의 비중은 63.2%(개별+공동), 재래식의 비중은 36.8%(개별+공동)로 조사되고 있는데, 도시의 경우 수세식 비중이 71.1%인데 반해 농촌은 수세식의 비중이 48.9%에 불과해 도-농 격차가 크다. 게다가 물 공급이 원활하 지 않고 제한적인 북한의 실정을 고려했을 때 수세식 화장실의 기능은 훨씬 떨어질 것으로 추정된다. 이밖에 난방 연료의 경우 석탄의 비중이 56.5%, 땔감(목재)의 비중이 48.8%로 나타나고 있으며, 취사 연료 역시 석탄(56%)과 땔감(52.6%)의 비중이 커서 전형적인 후진국 저개

107) Central Bureau of Statistics of the DPR Korea and UNICEF, DPR Korea Multiple Indicator Cluster Survey 2017, Survey Findings Report, p. 142.

Ⅵ. 계층·지역·세대: 변화의 바람이 일상을 바꾸다 195 발 국가의 주거 인프라 실태를 보이고 있다.

구분 도시 농촌 전체

개별 수세식 71.1 48.7 62.5

공동 수세식 1.1 0.2 0.7

개별 재래식 20.6 49.0 31.5

공동 재래식 7.3 2.1 5.3

<표 Ⅵ-3> 화장실 형태

(단위: %)

자료: Central Bureau of Statistics of the DPR Korea and UNFPA, Democratic People’s Republic of Korea: Socio-economic, Demographic and Health Survey 2014, p. 15.

사고 팔리는 살림집, 사유재가 되다

LH토지주택연구원이 북한이탈주민을 대상으로 2015년에 실시한 설문조사에 의하면, 북한에서 개인 간 거래를 통해 구입한 살림집에서 거주했다는 응답률이 46.4%로 조사됐으며, 국가에서 배정한 살림집 에서 거주했다는 응답률은 53.7%로 나타났다.108) 이 조사 결과는 북한 사회에서 주택(살림집)의 사적 매매가 상당히 활성화되어 있음을 잘 보여준다. 살림집을 개인 간 매매하는 행위는 원칙적으로 위법 행위이다.

2012년에 법률출판사에서 발간한 󰡔조선민주주의인민공화국 법전󰡕에 따르면, “리기적 목적 또는 기타 부당한 목적으로 살림집을 교환하는 행위, 국가 살림집을 팔고 사거나 비법적으로 다른 공민에게 빌려주거 나 거간하는 행위” 등을 모두 불법으로 규정하고 있다.109) 하지만 이러 한 제도적 규정이 현실과 얼마나 유리되어 있는지는 조사 결과를 통해 서도 쉽게 확인된다.

108) 최상희 외, 󰡔북한주택 현황조사·분석 연구󰡕 (대전: LH토지주택연구원, 2015), p. 93.

109) 법률출판사 엮음, 󰡔조선민주주의인민공화국법전󰡕(평양: 법률출판사, 2012), p. 74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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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림 Ⅵ-3> 살림집 장만 방법

(단위: %)

자료: 정근식 외, 󰡔북한사회변동 2017: 시장화, 정보화, 사회분화, 사회보장󰡕, p. 49.

주택의 사적 매매가 활성화되면서 주거생활의 계층 간 격차가 더욱 크게 벌어졌으며, 특히 소득이 낮은 하층의 주거생활이 크게 악화되었다.

또한 선호하는 주거양식의 계층 간 차이도 뚜렷해졌다. 고소득층의 경우 공동주택보다는 단독주택의 비중이 증가하고 있으며, 중층은 연 립주택에서 아파트로의 이동이 뚜렷하고, 아파트의 선호도가 높은 특 징을 보인다. 하층의 경우 대다수가 연립주택에 살거나 기타 유형의 살림집(움집, 흙집, 집단수용시설 등)에 거주하는 비중이 압도적으로 높다.

민간 자본의 블루오션이 된 부동산

LH토지주택연구원에서 발간한 최상희 외(2015)의 연구110)는 2000년 대 이후의 북한의 주택현황이 상세하게 총망라되어 있다. 이 연구팀은 평양, 청진, 함흥, 남포, 신의주 등 5개의 도시들에 거주한 2010년

110) 최상희 외, 󰡔북한주택 현황조사·분석 연구󰡕 (대전: LH토지주택연구원, 2015).

Ⅵ. 계층·지역·세대: 변화의 바람이 일상을 바꾸다 197 이후 탈북한 북한이탈주민 총 35명을 대상으로 거주실태에 관한 설문 조사를 실시했다. 이 연구 결과에 의하면, 국가계획보다는 시장적 요소 가 주거생활을 변화시키는 주요한 동인(動因)이다. 주택 공급측면에서 당국의 역할이 축소되고, 대신 신흥 부자(일명 ‘돈주’)와 기관시행자가 투자자를 모집하여 주택을 공급하는 것이 확대되는 추세이다. 신규주택 건설에서 국가의 비중은 20% 내외로 파악되며, 계획에 의한 국가 주택 배정이 줄어들고 시장을 통한 공급과 자조주택 건설의 비중이 커졌다.

신축 주택뿐만 아니라 기존의 주택들도 돈주들에게는 실속 있는 투 자 상품이다. 해외로의 인구 유출이 증가하고 인구 이동이 잦아지면서 빈집들이 늘어나자 돈주들은 빈집들을 싸게 사들여 리모델링한 후 비 싸게 되파는 등 부동산 시장을 더욱 확대시키고 있다. 우리와 마찬가지 로 북한에서도 교통수단과 상권 접근성은 주택 가격을 좌우하는 중요 한 결정요인이 되고 있다. 북한 사회에서도 살림집이 거주 목적보다 재테크의 수단으로 더 중요하게 인식되는 날도 그리 멀지 않아 보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