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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한개발과 인권개선

개발과정에서 인권개선 모색은 국제사회의 주요 원칙으로 설정되어 왔다. 북한인권 특별보고관은 2008년 3월 유엔인권이사회에 제출한 보고서에서 북한 개발과정에서의 공평성 결여(inequity)와 선군정치로 인한 군사화를 문제점으로 지적하면서, 북한개 발과정과 인권개선과의 조화를 강조하고 있다.3 즉 북한은 고도로 계층화된 정치구조 하에 개발과정을 정권의 정점에 있는 엘리트들이 주도함으로써, 나머지는 개발과정에 서 소외되고 있다는 것이다. 북한인권특별보고관은 북한에서 정권생존 차원에서의 이 념편향적인 중앙계획경제에 의해 불공평한 개발방식이 가속화되고 있다는 점을 주목 하였다. 1968년 제1회 국제인권회의가 “인권증진이 사회개발과 경제개발관련 효율적 인 국가정책 및 국제적 정책에 달려있다.”고 규정하였고, 1977년 유엔인권위원회는

“‘인권’을 개발과정에 투영해야 한다.”고 권고한 바 있다. 이 후 1990년대 들어 유엔기

구들은 모든 활동에 보다 적극적인 차원의 인권개념을 적용시키고자 노력하여 왔다. 이와 같이 인권과 개발(development)은 상호강화(mutually reinforcing)작용을 하 는 것으로 규정되어 왔다.4

국제기구들이 인권 개선을 위해 중요시하는 가치는 참여 및 비차별(inclusion and

non-discrimination), 국가 및 지역단위 소유권(national and local ownership), 책임

성과 투명성(accountability and transparency), 참여 및 세력화(participation and

empowerment) 등이다. 이와 같은 가치들을 중심으로 국제사회는 지원과정에서인권

의 증진을 꾀하기 위해 조건부과(conditionality), 긍정적 지원(positive support), 권 리에 기반 한 접근(rights-based approach)을 시도하여 왔다.

첫째, 인권적 차원에서 구조전환 등과 같은 개발지원에 대한 조건부과의 목적이 기 존정권의 경제적‧정치적 영향력에 제약을 가하고자 하지만, 기존정권이 조건부과를 실행할 위치에 있다는 점이 근본적인 한계이다. 실제로 지원과정에서 국제사회는 지 원계획 협의를 위해 기존권력과 대화하여야 하며, 집행을 담당하고 동시에 이에 따른 보상을 받는 것도 기존권력이라는 점에서 경제적‧정치적 자유화 프로그램이 기존권력 엘리트들의 영향력 강화를 초래할 수도 있다. 지원에 대한 조건부과의 경우 인센티브 로 차관예산지원 혹은 합의된 특정정치목표에 도달할 경우 부채탕감이 주워지며, 역 인센티브로는 수혜국 정부가 인권상황을 개선하지 않는다면 대외지원을 중단한다는 위협이 해당된다. 기존사례에서 인권은 외부에서의 일방적인 압력 등 조건부과를 통 해 일시에 이루어질 수 있는 것이 아니며, 특정사회의 정치 및 사회변화가 필요한 사 안이라는 점이 증명되어 왔다.5

둘째, 긍정적 지원은 수혜국에 대한 개발지원과정에서 지원을 매개로 특정 인권개 선을 위해 적절한 여건을 조성하고자 하는 것이다. 인권기구들은 기부국들에게 단순 한 조건부과를 넘어서 수혜국들에 대해 보다 향상된 법률을 채택 집행하고 정의의 질 을 향상하고 과거 침해의 기록들을 조사하고, 선거, 언론자유 보장 등을 촉구하였다. 인권기구들은 도덕적 차원에서의 준수를 촉구하는 반면, 지원기구들은 현장에서 이를 구체화하고자 한다. 긍정적 지원의 경우 인센티브는 경찰이나 사법부에 대한 인권교 육지원, 역 인센티브는 인권감시단 파견, 지역인권비정부기구에 대한 물적 지원 및 국 제적 네트워킹 제공의 형식으로 이루어졌다.

셋째, ‘권리에 기반한 접근’은 ‘인간개발’의 관점에서 인권과 개발을 통합된 과정으 로 인식하기 시작하였다. 빈곤이 인간의 존엄을 위협하는 중요한 요소라는 점에서 빈 곤완화가 중요한 목표로 설정되었다. 빈곤은 단순히 경제적인 차원의 저소득만을 의 미하지 않으며 보건이나 교육에 대한 접근부족, 취약성, 소외(voicelessness)와 무기 력 등을 모두 포함한다는 점에서 효과적인 빈곤완화를 위한 다면적인 접근이 시도되 었다. 개발지원과정에서 빈곤과 박탈에 대한 참여적 평가의 필요성이 강조된 것이다. 빈곤계층의 관점에서 박탈감은 사회적 열등감, 소외감, 신체적 허약감, 취약성, 계절적 박탈감, 무력감, 모멸감을 포함하며, 실제 저임금 자체보다 더 심각할 수 있다. 따라서 개발과정에서 개인의 존엄 및 문화를 존중하는 것이 주요원칙으로 설정되었다.

‘권리에 기반 한 접근’은 권리침해에 대한 처벌과 권리존중을 위한 의무 및 제도를 강조한다. 따라서 ‘권리에 기반한 개발’ 차원에서 인권에 대한 관심은 사업의 대상을 단순한 수혜자나 참여자의 개념으로 보지 않고 권리보유자(rights-holders)로 인식한 다. 개발지원에 있어서 중요한 사안은 책임성(accountability)을 강화하는 것이며, 책 임성은 인권의 보호 및 증진을 위한 중요한 요소가 된다. ‘권리에 기반 한 접근’의 주 요한 측면은 개발지원 목표를 추구하는 과정에서 인권을 존중하고 실현해야 한다는 인식을 확인하는 것이다. 단순히 인권관행을 지원프로그램에 적용시킬 필요뿐만 아니 라 지원 결과의 인권적 합의를 판단하려는 노력을 의미한다. 따라서 개발지원과정에 서 중요시 되어야 하는 것은 정책결정과정과 정책결과 향유에 있어서 동등한 참여, 책임, 투명성이 보장되어야 한다는 점이다. 즉 빈곤층과 소외계층들의 참여가 매우 중 요한 요소로 강조되어야 한다.

우리 정부는 향후 대북 개발지원과정에서 보다 적극적으로 인권개선방안을 모색할 필요가 있다. 첫째, ‘권리에 기반 한 접근’의 주요 출발점은 다양한 계층을 대상으로 한 광범위한 인권교육 실시(지원기구 요원, 특정 대상집단(군인, 언론, 교사), 전체 국 민)를 포함하여야 한다. 이제까지 대부분 국내 대북지원단체들은 안정적인 지원활동 을 위해 북한인권문제에 대해서는 공개적인 관심을 표명하지 않아왔다. 따라서 향후 대북지원단체 및 개발기구들에 대한 북한인권 관련 전문교육을 제도화할 필요가 있 다. 이를 통해서 대북개발기구들이 유엔 등 국내외 북한인권감시기구들의 활동을 충 분히 이해하고, 나름대로의 인권개선방안을 모색하도록 유도하여야 할 것이다.

둘째, 대북 개발지원주체들이 북한 내 잠재적 파트너들의 범위를 확대하고 지역기 구들과의 협력을 증진할 수 있도록 하는 노력이 강화되어야 할 것이다. 이는 외부로부 터의 일방적인 변화추구보다는 내부적인 변화를 지향하고 이를 위한 역량형성

(capacity building)을 추구한다는 점에서도 필요하다.

셋째, 대북 개발지원기구들이 특정인권 침해 상황에 대한 사례조사나 정보수집 차 원이 아니라, 북한에 대한 정책적 영향력을 확대하기 위한 노력을 전개할 필요가 있 다. 이는 인권적 차원에서 문제를 조명했을 경우만이 실제 북한사회 내의 소외나 차별 의 구조적 원인을 규명해 낼 수 있기 때문이다. 다양한 권리간의 불가분성으로 개발지 원기구가 특정분야 인권 개선을 위해 이미 존재하는 다른 분야의 인권을 제한하거나 축소시켜서는 곤란하다. 물론 모든 분야의 인권을 동시에 일률적으로 증진시키는 것 은 현실상 거의 불가능하다. 지원기구들도 자체사업 실행과정과 관행이 인권적 기준

에 부합하는지 여부를 외부 인권기구들로부터 정기적으로 조사를 받는 것이 필요하 다. 이를 통해 개발지원기구들이 해결하고자하는 문제의 구조적 요인들을 제대로 규 명할 수 있도록 하여야 할 것이다.

넷째, ‘권리에 기반 한 접근’의 내부구조와 관련된 원칙중 하나는 개발기구들이 명시 적으로 모든 체제를 내부의 인권기준에 부합하도록 설정하는 것이다. 이를 통해 지역 요원들, 취약계층, 여성, 장애인들이 내부 지원정책 결정과정에 동등하게 참여하도록 보장되어야 한다. ‘권리에 기반 한 개발접근’을 통해 북한이 안고 있는 구조적인 식량 난에 대한 새로운 전략을 수립하는 것이 필요하다. 기아 대책의 경우 이전의 개발지원 의 방식은 수혜국에 대한 물자 투입을 증가시켜 국가 곡물생산량을 늘리는 것에 주력 하였다. 이러한 방식이 취약계층에 대한 충분한 지원이 되지 못한다는 비판에 직면하 여 소작농이나 여성에 대한 지원 사업을 추진하게 된다. 보건관련 활동은 어린이 및 임산부 등 취약계층의 영양공급 사업을 추진하고, 환경운동은 토양 침식 및 악화를 막기 위한 사업에 주력한다. 그러나 기아의 원인이 단순한 식량부족만이 아니라 소득 의 부족에 기인한다고 한다면, 이를 극복하기 위해서는 빈곤층의 소득확대가 필요하 다. 이를 통해 부족 식량의 수입, 국제무역 혹은 지역생산성의 증가가 이루어질 것이 라는 점이다. 일각에서는 농업이외 고용 등을 통해 소득 다변화가 이루어져야 하며, 지역주도의 활동, 생산자 간 협력, 지역 저장체계 확보 등을 주장하고 있다. 이러한 접근법들은 기술적인 관점에 기초하고 있다. 인권적 차원에서는 북한주민의 식량에 대한 접근권을 중요시 하고, 특정 계층의 식량권의 저해를 방지하고 이를 증진하기 위한 근본적인 문제들을 해결하는 것이 필요하다. 즉 주민들이 스스로 식량을 구입할 수 있기 위한 역량, 취업, 토지, 신용, 상속 혹은 교육정책 등 전반에 대한 검토를 하게 되는 것이다. 또한 식량 독과점으로 인한 식량접근권의 문제, 지역 및 다국적 기업의 관행 및 폐해로 인한 식량접근권 문제 등 매우 광범위한 문제에 대한 접근이 이루어져 야 한다.

다섯째, 대북개발기구들은 인권이라는 용어를 명백하게 명시하지 않더라도 개발의 과정에서 소외되는 계층의 세력화를 위한 정책을 통해 인간의 존엄을 실현하고자 노 력하여야 한다. 개발기구들은 인권기구들처럼 단순히 ‘비난과 압력(naming and

shaming)’의 접근방식을 취하기보다는, 지역조직을 통한 북한 내 가치 변화, 법률, 정

책 및 조직 변화 추구, 차별에 대한 저항 등의 방식을 추구하여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