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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략적 대안

이명박정부의 대북정책은 실행단계에 접어들기도 전에 대내외 도전에 직면해 있다. 북한은 이명박정부의 대북정책을 비판하고 남북대화를 거부하고 있다. 북한은 한국의 대북지원에 의존하지 않고도 미국, 중국 및 국제사회의 지원에 힘입어 버티기로 작정 한 것으로 보인다. 그러나 비핵화의 진전, 6자회담 재개, 북‧미관계 진전, 북‧일관계 진전, 북‧중관계 강화 등 한반도를 둘러 싼 상황이 급박하게 돌아가고 있다.

이러한 상황에서 한국이 택할 수 있는 전략은 어떤 것일까? 첫 번째 전략적 대안은 봉쇄정책이다. 국제적 차원과 남북관계 차원에서 북한을 압박하는 조치를 강화하여 북한의 어려움이 가중되도록 함으로써 북한이 굴복하게 하는 것이다. 그러나 북핵문 제의 해결로 북미관계가 진전되는 상황을 감안할 때, 봉쇄정책의 실효성이 낮다. 또한 봉쇄정책의 일차적 피해자는 북한 주민이며, 봉쇄정책이 한반도긴장을 고조시킨다는 점도 바람직하지 않다.

두 번째 대안은 선의의 무시정책(benign neglect)이다. 이것은 북한의 비타협적 태 도 및 대남비방에 대해서 일일이 대응하지 않고 의연하게 대처한다는 정책이다. 이것 은 국제정세가 정태적이고 남북관계에도 현안이 존재하지 않을 때 가능한 정책이다. 그러나 핵문제와 북한을 둘러 주변국 정세가 급박하게 전개되고 있는 상황에서 이러 한 정책은 적절하지 않다. 또한 남북간에는 경협, 이산가족, 평화정착 등 여러 가지 현안이 산적해 있기 때문에 북한에 대해 무관심과 무대응으로 일관하는 것도 부적절 하다.

세 번째 대안은 포용정책이다. 이것은 북한의 의무불이행과 비타협적 태도를 용인 하면서 대북지원과 협력을 지속하는 것이다. 그러나 포용정책은 북한의 대남정책 변 화를 유도하지 못하며 한국의 주도권 상실을 초래한다.

네 번째 대안은 선택적 포용정책이다. 이것은 포용정책의 정책기조는 유지하되, 북 한의 입장변화와 협상진전에 상응하여 대북지원 및 협력의 수준을 조절하는 것이다. 선택적 포용정책은 원칙과 보편적 기준을 중시하면서도 한반도상황을 안정적으로 관 리하고 남북관계를 진전시킬 수 있는 현실적 방안이라고 할 수 있다.

북한이 선택적 포용정책에 호응하도록 하기 위해서는 후속조치가 필요하다. 우선 남북간 공식‧비공식의 고위급 접촉 또는 특사회담이 필요하다. 상생공영정책을 설명 하고 남북관계 발전의 틀과 각종 현안에 대한 남북한의 입장을 협의하기 위해 특사회

담이 필요하다. 과거에도 한국의 신정부 출범, 핵문제, 잠수함침투사건, 조문파동 등으 로 인한 대화단절을 타개하기 위해 특사회담이 개최되었으며, 그 때마다 경색국면을 극복하는 돌파구를 열었다. 구체적 사업을 위한 분야별 실무회담으로는 남북관계의 새로운 틀을 정립할 수 없기 때문에 큰 틀에서 남북관계 전반에 대해서 협의하는 특사 회담이 필요하다. 특사회담의 의제는 비핵화, 정부의 대북정책 설명, 남북기본합의서,

6‧15 공동선언, 10‧4 정상선언 등 남북한 기본합의사항의 이행방안, ‘비핵‧개방‧3000

구상’의 실현방안, 대북지원과 인도주의문제 등 모든 현안을 망라해야 할 것이다.

한이 새로운 남북관계를 수용하도록 하기 위해서는 남북대화 재개라는 하드웨어와 함께 북한의 관심을 유도하는 컨텐츠가 필요하다. 이를 위해 비핵‧개방‧3000을 구체 화하여 북한에게 실익을 설명하는 것이 필요하다. ‘비핵‧개방‧3000구상’을 구체화하 고 북핵문제 진전에 따른 단계적 이행방안을 발표하는 것이 요청된다.

특히 북한이 중시하고 있는 6‧15 공동선언 및 10‧4 정상합의의 원칙적 존중에 대한 입장을 표명하는 것이 바람직하다. 다만 변화된 국내외 상황과 실현가능성 등을 고려 하여 구체적 이행계획은 선별적으로 단계적으로 협의해야 한다는 것을 밝혀야 한다. 그리고 ‘비핵‧개방‧3000구상’과 10‧4 정상선언을 종합적 패키지로 검토하여 단기과 제, 중기과제, 장기과제로 분류하고 단계적 실행방안을 수립해야 한다. 10‧4 정상선언 과 ‘비핵‧개방‧3000구상’은 다양한 사업을 포함하고 있는 바, 현실적으로 단계적으로 실시될 수밖에 없다는 공통점을 지니고 있으며, 두 방안 간에는 상호 중첩‧조정될 수 있는 부문이 있다. 따라서 경협 4원칙에 입각하여 ‘비핵‧개방‧3000구상’과 10‧4 정상 선언을 통합한 하나의 종합적 이행방안을 마련해야 한다.

그리고 남북대화 재개의 고리는 대북인도적 지원에서 찾아질 수 있다. 북한의 구 조적 식량난을 고려할 때 대북인도적 지원은 남북관계를 이끌어가는 중요한 지렛대 이다. 국제식량기구를 통한 간접지원과 남북한 직접 지원 등을 추진하는 것이 바람 직하다.

북한은 그동안 자신의 필요에 따라 남북대화의 개최, 중단, 재개를 반복해 왔다. 특 히 북한은 한국에서 새로운 정부가 출범할 때마다 정세판단과 새정부 길들이기 차원 에서 대화를 중단해 왔다. 북한은 남북대화를 하다가도 조문문제, 대량탈북자 수용 등 체제유지와 관련된 문제가 발생할 때는 대화를 중단했다. 그런가 하면 남북교류협력 이 진행되는 상황에서도 북한은 서해교전, 핵미사일발사 등 안보상황을 악화시키기도 했다. 이렇게 볼 때, 이명박정부 출범 후 북한의 대화거부가 새로운 것은 아니다. 그러

1_ Jong Chul Park, “Seoul’s Engagement Policy towards Pyongyang: Setting, Framework, and Conditions,” Korea and World Affairs, Vol. 23, No. 1 (Spring 1999); Jong Chul Park, “The Policy of Peace and Prosperity: Its Characteristics and Challenges,” The Korea Society Quarterly, Vol. 4, No. 1 (Spring 2004).

2_ 윤덕민, “비핵‧개방 3000구상: 과제와 전망,” 주요 국제문제 분석 , 외교안보연구원 (2008.4.29); 민, “새정부 대북정책 추진방향,” 한국국제정치학회, 통일연구원 외 공동주최 학술회의 이명박정부의 통일‧안보‧외교정책 추진방향 (2008.3.12).

3_ 김병연, “남북경제협력에서 기능주의와 실용주의,” 서울대학교 통일연구소 학술회의 통일, 평화, 그리

고 실용주의 (2008.5.20).

4_ Robert O. Keohane, International Institutions and State Power: Essays in International Relations Theory (Boulder: Westview Press, 1989), pp. 146-147.

5_ 박종철, “평화번영정책의 이론적 기초 및 체계,” 박종철 외, 평화번영정책의 이론적 기초와 과제 (서울: 통일연구원, 2003), pp. 45-48.

6_ 이명박 대통령, 4대 주요 경제신문과의 인터뷰, 2008년 3월 22일.

7_ The Washington Post, April 17, 2008.

나 북한의 대화거부가 계속되는 것은 남북한 모두에게 바람직하지 않다. 남북대화 중 단의 일차적 피해자는 식량난과 국제적 고립 등 대내외 어려움을 겪고 있는 북한이다. 더욱이 이러한 어려움의 가장 큰 피해자가 북한 주민이라는 것은 두말할 필요도 없다. 역사적 고비마다 북한의 정세판단, 전략, 전술은 북한이 안고 있는 문제를 해결하기 보다 오히려 북한의 어려움을 가중시켜왔다. 이제 공은 다시 북한에게 넘어갔다. 북한 은 비핵화, 미‧북관계, 남북관계를 선순환적으로 발전시킴으로써 체제생존과 발전의 길을 택하느냐, 아니면 한‧미균열과 남한배제를 시도하다가 고립과 침체의 늪으로 빠 져드느냐 하는 선택의 기로에 놓여 있다.

비핵 개방 3000 구상 의 기본방향과 추진전략:

평화와 협력을 향한 도약

조 민 (통일연구원 통일정책연구실장)

1. 「 비핵 ‧ 개방 ‧3000 구상 」 의 의의

한반도의 평화와 남북관계는 새로운 차원의 접근이 요청된다. 우리 정부는 「비핵‧ 개방‧3000 구상」을 통해 한반도의 평화와 남북협력을 향한 도약을 준비하고 있다. 이 에 대북정책의 중‧장기적 전망 속에서 「비핵‧개방‧3000 구상」이 제시된 것으로 볼 수 있다. 그런 점에서 이 구상은 달리 말한다면, 한반도와 남북한 주민 전체의 ‘평화, 협 력, 복지’의 추구를 지향한다고 하겠다.

「비핵‧개방‧3000 구상」은 북한이 핵을 폐기하고 개방을 하면 한국과 국제사회가 지 원하여 10년 내 북한 경제를 일인당 국민소득(GNI) 3천 달러 수준으로 끌어 올린다는 구상이다. 이는 우리 정부의 ‘상생‧공영의 대북정책’이 추구하는 중‧장기적 목표로 설 정될 수 있다. 이명박 대통령은 「비핵‧개방‧3000 구상」을 여러 차례 밝힘으로써 한반 도 비핵화와 더불어 남북협력의 원칙과 기본방향을 제시하였다.

북한이 핵을 포기하지 않는다면 한반도의 공고한 평화상태의 구축은 불가능하다. 그러 나 지난 10년 동안 한반도 평화 구축의 과제와 남북관계 발전의 문제는 만족할 만한 진전 을 이루지 못했다. 최근 북‧미 협상과 6자회담의 틀 속에서 한반도 비핵화가 어느 정도 진전을 보여주고 있으나, 북핵 문제의 완전한 해결 전망은 이직도 불투명하다. 15년 이상 끌어온 북한 핵문제는 7천만 한민족의 진운을 가로막는 가장 큰 걸림돌이 아닐 수 없다.

북핵은 북한체제의 자체 모순의 산물이자, 한반도를 둘러싼 동북아 국제정치적 역학 관계의 응축적 사안이다. 더욱이 지금까지 북핵은 남북관계를 규정하는 결정적인 변수 제 3 발표

로 작용해왔다. 따라서 우리 정부는 북한 핵문제를 회피하거나 우회적으로 접근하기는 힘들다. 이에 우리의 대북정책은 “북한의 비핵화를 최우선으로 하면서 남과 북 모두에 게 이익이 되는 상생과 공영의 길을 개척해 나가는 것이며,” 한반도의 진정한 화해와 협력을 위해 북핵 문제의 해결을 ‘선결과제’로 삼지 않을 수 없다.1 이를 위해 북한 핵 문제의 역사, 메커니즘, 현황, 그리고 해결 전망에 대해 보다 신중한 접근을 통한 대응 책이 마련되어야 한다. 지금 우리 정부는 핵문제 해결을 위해 한‧미 신뢰를 기반으로

6자회담의 다자간협력 틀 속에서 접근하고 있다. 이제 새로운 평화구조 창출과 본격적

인 남북경협을 위해서는 한반도 비핵화 합의사항은 이행되지 않으면 안 된다.

대북정책의 패러다임 전환

우리 정부의 대북정책은 패러다임의 전환(paradigm shift)을 요구하고 있다.2 대통 령 취임사에서 보듯이, 남북관계는 이제 “이념의 잣대가 아니라 실용의 잣대로 풀어가 겠다”는 인식의 전환이 나타나고 있다. 남북관계는 민족 중심의 논리도 중요하지만, 세계적 보편가치 속에서 국제협력을 한층 중시하겠다는 입장을 밝혔다.

남북경협 문제에 있어서도 새로운 접근법이 필요하다. 남북경협은 과거의 패턴과 관행을 뛰어넘어야 한다. 남북경협의 양적 확대 발전도 중요하지만, 남북경협 문제를 과거 경협 방식의 연장론에서 접근하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다. 민족특수성의 논리보다는 경제 원리에 입각한 남북 간 상호 실익을 추구하는 방향으로 추진되어야 한다. 이처럼 대북정책의 새로 운 패러다임 구축은 실천적 차원에서 남북협력의 목표와 논리를 바꾸는 데서 비롯된다.

지난 정부에서 대북정책은 항상 국정의 최고 과제로 부각되었다. 이러한 대북정책은 분명 분단시대의 민족사를 새로 쓰는데 크게 기여했다. 특히, 대북 화해협력정책은 남 북관계를 질적으로 전환시키는 계기로 작용했고, 민족문제에 대한 인식의 폭을 확대하 고 심화시켰다. 그와 함께 이 시기 국가전략은 대북정책을 통해 구현되는 듯했으며, 대북정책은 정치‧사회적 논의의 한 가운데에 놓여있었다. 그러나 지난 정부는 한국의 대외전략 수립, 북핵 문제, 한미동맹 재조정 문제 등에서 국론통합을 이끌어 내지 못해 많은 부작용을 낳았다. 이에 새 정부의 대북정책은 한국의 위상과 역량 그리고 미래 비전에 부응하는 방향으로 차분히 추진되어야 한다.

대북정책의 새로운 패러다임은 발상의 전환을 요청한다. 여기서 세 측면이 강조될 수 있다. 첫째, 북한 핵문제는 결코 낙관적 전망을 허락하지 않는다는 점이다. 북핵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