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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핵검증을 위한 전략적 고려사항

북핵 신고와 폐기의 관건은 검증이다. 북한의 핵신고로 비핵화 2단계(불능화‧신고 단계)가 끝났으며 이제 3단계인 핵폐기로 넘어갈 수 있다는 의견은 검증의 어려움을 간과한 비현실적인 판단이다. 군비통제의 역사는 검증이야말로 군비통제의 성패를 가 름하는 결정적인 요인임을 잘 보여준다. 마지막까지 군비통제협상의 발목을 잡고 모 든 것을 수포로 만들 수 있는 것이 바로 검증이다. 이런 점에 비추어 볼 때, 향후 북핵 폐기 과정에서 추진할 수 있는 제대로 된 북핵폐기 검증전략을 수립하는 것이 매우 중요하다. 본 논문에서는 17가지의 전략적 고려사항을 제시한다.5

<1> 성공적인 검증이 북한 비핵화의 관건이라는 인식 하에, 북한의 핵폐기 약속 이행을

보장하고 핵개발의 전모를 파악할 수 있는 검증체계를 수립해야 한다. 북한의 핵개 발 전략, 핵폐기 의도, 핵폐기 이행 과정 및 비밀 핵개발 가능성 여부에 대한 실체적 인 진실과 지속적인 투명성을 확보할 수 있는 검증체계가 필요하다.

<2> 북핵폐기 협상과 동시에 검증에 대한 협상도 상호 긴밀한 조율 하에 병행 추진되어

야 한다. 그래야만 북한의 비핵화라는 목표를 완전하게 달성할 수 있는 검증제도가 확립될 수 있다. 검증이 빠진 채 합의를 하면 이행과정에서 큰 문제가 생길 수 있으 며, 그 대표적인 사례가 바로 남북한이 1991년 12월 31일 체결한 비핵화 공동선언이 다. 이 선언은 검증을 담당할 기구인 핵통제공동위원회의 구성에만 합의하고 구체

적인 검증절차에 대한 협의는 뒤로 미루었다. 하지만 핵통제공동위원회가 주도한 1년 여 간의 검증협상은 실패했으며, 이로 인해 북핵 해결의 주도권이 남북한에서 북‧미 구도로 넘어가고 말았다.

<3> 북한 정권의 핵개발 전략을 총체적으로 파악할 수 있도록 포괄적인 대북 정보능력

이 확충되어야 한다. 북한의 과거와 현재의 핵개발 실태에 대한 전모를 파악, ‘북핵 개발 실태 지도’를 작성하고, 핵폐기 완료 이후의 비핵화 상태를 지속적으로 확인할 수 있도록 대북 정보능력을 제고해야 한다. 북핵에 대한 기술적, 인적 정보뿐만 아니 라 핵을 둘러싼 정치‧외교적, 군사‧전략적, 과학‧기술적, 사회‧문화적 차원의 폭넓 고 깊이 있는 정보수집이 가능해야 한다.

<4> 북핵을 포함하여 핵비확산 문제 전반에 대한 정부차원의 확고한 정책과 정책지원

시스템을 갖춰야 한다. 북한의 핵개발 의도와 그 역사, 남북관계의 현주소와 동북아 안보정세, 국제안보 질서와 핵비확산 실태, 대한민국의 중장기 국가이익과 통일을 고려한 정부차원의 확고한 정책과 방침이 정립되어야 한다. 정부의 정책입안과 집 행에 참여하는 관료와 정책전문가들이 이러한 문제들에 대해서 일관된 입장을 가질 수 있도록 기본 교육체계를 갖추는 것도 필요하다. 즉 정책전문가들이 올바른 판단 과 대응을 할 수 있도록 북핵에 관련된 제반 사항을 숙지할 수 있는 시스템이 개발 되어야 한다.

<5> 국민들이 북한 체제의 변화와 비핵화가 실현되고 있다고 자신할 수 있는 검증제도

가 확립되어야 한다. 북한의 진정한 변화야 말로 비핵화를 위한 궁극적인 해결책이 기 때문이다. 이를 위해서는 단순히 핵폐기를 확인하는 차원을 넘어서 북한 정권의 사고와 입장 및 전략에 진정한 변화가 발생했다는 것을 확인할 수 있는 검증체계가 갖춰져야 한다. 북한이 수용하는 검증의 범위가 포괄적이고 강도가 높을수록 북한 의 변화 의지가 그 만큼 높다는 것을 의미한다. 검증이 북한 체제의 변화 여부와 그 정도를 측정할 수 있는 바로미터인 것이다. 결국, 북핵폐기를 위한 온전한 검증체 계를 구축하기 위해서는 핵기술 차원의 협소한 범위를 넘어서 북한 정권의 변화 여부를 판단할 수 있는 포괄적이고 심도 있는 접근이 필요하다.

<6> 북한의 약속 위반을 억지하고 위반 여부를 조기에 경보할 수 있는 검증체계가 필요

하다. 합의사항의 위반이 비일비재한 북한 정권의 행태를 감안할 때, 비밀 핵개발이 불가능하도록 해야 하며 설혹 비밀 핵개발을 시도하더라도 이를 조기에 탐지할 수 있는 검증체계가 구축되어야 한다. 물론 조기경보는 적시에 필요한 정보를 수집하

고 이를 바탕으로 적절한 정책적 대응을 하는 것을 포함한다. 2002년 10월 제2차 북핵 위기의 발단이 되었던 HEU 문제의 경우 정보당국의 조기경보는 있었지만 수집된 정보를 바탕으로 정책적 대응을 하지 않은 대표적인 조기경보 실패사례로 꼽을 수 있다.6

<7> 검증의 안보구축기능을 고려할 때, ‘先 북핵폐기와 검증, 後 평화체제 구축’이 바람

직하다. 핵폐기를 통한 북한의 비핵화가 완벽하게 검증되어야 만 기존 안보체제에 질적인 변화를 가져올 수 있는 여건이 형성되기 때문이다. 부연하면, 검증의 새로운 안보구축기능이 제대로 작동한 이후에 한반도의 기존 안보체제에 변화를 모색하는 것이 바람직하다.

<8> 한국의 전반적인 국익을 위해서도 북한의 철저한 비핵화와 완전한 검증이 이뤄져야

한다. 북핵폐기와 검증은 남북한 간의 군사적 긴장을 완화하고 관계를 발전시키기 위한 전제조건임일 뿐만 아니라 한국의 국가이익에도 중대한 영향을 미칠 수 있는 사안이다. 북한에 대한 완전한 비핵화와 검증이 이뤄져야만 한국이 북핵이란 멍에 에서 벗어나서 경제‧외교적으로 운신할 수 있는 폭이 넓어지게 된다. 국제사회의 지지와 환영 속에서 평화통일 과정을 관리하면서 궁극적으로 통일을 완수하기 위해 서도 완전한 비핵화와 철저한 검증은 필수불가결한 요건이다.

<9> 북핵폐기와 검증 과정에서 한국의 참여와 역할을 적극적으로 확보해야 한다. 핵보

유국이 아니라거나 전문성이 없다는 이유로 핵폐기와 검증 과정에 대한 참여 자체 를 포기하는 일은 있을 수 없다. 불능화 조치를 협의하기 위해 2007년 9월 중순 방북한 전문가팀이 미국, 중국, 러시아 전문가들로 구성된 반면에 한국이 빠진 것은 첫 단추를 잘못 끼운 실책이었다. 북핵폐기와 검증 과정에서 이런 실수가 반복될 바에는 아예 북핵문제에서 손을 떼는 것이 낫다. 한국은 북핵문제의 당사국으로서 폐기와 검증의 전 과정에서 적절한 역할을 확보해야 하고 전체 과정을 상세하게 파악할 수 있어야 한다.

<10> 핵무기 폐기와 핵시설 해체 및 검증에 소요되는 비용은 ‘평등과 형평의 원칙’에

기초하여 분담해야 한다. 핵무기 폐기 비용보다는 핵시설 해체와 환경오염 정화 비용이 더 많이 소요되기 때문에 미국을 비롯한 다른 6자회담 참가국들은 핵무기 폐기 비용만 분담하려 할 가능성이 크다. 따라서 모든 비용은 6자회담 당사국들을 중심으로 철저하게 ‘평등과 형평의 원칙’에 따라 균등하게 부담하는 것을 기본원칙 으로 삼아야 한다. KEDO 식의 국제기구를 설립하고 다른 국가들을 참가시켜서

비용부담을 분산하는 방안도 고려할 필요가 있다.

<11> 과거 핵폐기의 사례를 분석하고 시사점을 도출해서 북한의 실정에 맞는 핵폐기‧검

증의 행동강령과 지침을 마련해야 한다. 구소련 공화국들에 대해서 실시된 CTR 프로그램과 남아공, 리비아 등의 핵폐기를 추진하는 과정에서 나타난 시사점을 도 출하고 이를 북한의 실정에 맞게 재해석한 행동강령과 지침을 마련하고 요원훈련 용 교재를 준비하는 것이 바람직하다.

<12> 북한의 비핵화와 검증 및 한반도 평화체제 구축 프로세스를 전담할 수 있는 장관급

특명전권대사를 임명해야 한다. 북핵폐기라는 사안의 중요성을 감안할 때, 6자회담 과 북핵폐기 등 북한의 비핵화뿐만 아니라 평화체제 구축의 전 과정을 관리‧감독 하고 관련 현안들을 포괄적으로 해결할 수 있는 북핵 전담대사를 임명하고, 대통령 에게 직접 보고하도록 하는 제도를 갖추는 것이 필요하다.

<13> 북한의 비핵화는 남북한의 상생과 화해협력에 기여할 수 있는 방향으로 추진되어

야 한다. 이를 위해서 남한이 핵무기 개발에 직간접적으로 관여했던 북한의 과학자 와 기술자들에게 평화적인 분야에서 그들의 재능을 살릴 수 있는 기회를 주어야 한다.

<14> 과거의 대북 협상 및 사찰 경험을 통해 축적된 시사점과 북한의 특성을 고려한

검증체계가 구축되어야 한다. 남북한은 1992년 초부터 1년 여간 핵통제공동위원 회를 가동해서 핵사찰 문제를 집중적으로 협의한 경험이 있다. 미국은 1994년에 체결된 제네바 기본합의의 이행차원에서 전문가들을 영변에 파견, 핵물질의 관리 와 핵사찰을 실시한 경험을 갖고 있다. 한‧미 양국이 이러한 경험을 공유하고 협력 한다면 검증제도의 효과와 효율을 높이는 데 크게 도움이 될 것이다.

<15> 북한의 핵개발 과정에 정통한 내부고발자를 확보‧활용해야 한다. 이란의 비밀 핵

개발 사실이 발각되어 국제사회가 주목하기 시작한 것도 2002년 8월 내부고발자 의 폭로가 결정적인 역할을 했었다.7 북한의 내부고발자를 확보하기 위한 유인책 과 이들의 신변안전을 보장할 있는 대응책을 준비해야 한다.

<16> 북한의 급변사태에 대비하여 핵무기와 핵시설을 관리‧통제하기 위한 한‧미 합동

계획을 수립해야 한다. 혼란의 와중에 핵탄두가 폭발하거나 핵물질과 장비가 외부 로 유출되는 사태가 발생할 수도 있기 때문이다. 핵무기에 대한 통제계획은 화학‧ 세균무기를 포괄하는 WMD 전반에 대한 통제계획으로 확대되어야 할 것이다.

<17> 한국의 독자적인 검증능력을 확보하고 국가차원의 통합된 검증기구를 구성해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