심리적 임파워먼트 개념이 의미하는 ‘파워’는 내재적 동기 또는 과업수행 능력으로 이해될 수 있다(Conger & Kanungo, 1988). ‘파워’를 동인(energy)으로 인식함으로써 임파워먼트를 내재적 직무동기를 유발하는 것(energize)으로 정의하기도 하고(Thomas & Velthouse, 1990), 능력을 심어주는 것(enabling), 즉 자아효능감을 높임으로써 동기유발을 하는 것으로 정의하는 학자들도 있다(Conger & Kanungo, 1988).
정리하자면 임파워(empower)란 ‘힘을 부여하다, 힘을 실어주다, 힘이 있게 만들다, 능력을 부여하다, 능력 있게 만들다’ 등의 의미로 이해될 수 있으며, 임파워먼트란 조직구성원이 과업을 효과적으로 수행할 수 있다는 기대감을 느끼고 목표달성에 대한 동기가 유발되는 과정을 의미한다.
나아가 많은 학자들은 나름의 이론과 학문체계를 가지고 심리적 임파워먼트를 정의하였는데, 이들을 살펴보면 크게 단일 차원의 정의와 복수 차원의 정의로 구분해볼 수 있다. 먼저 Conger and Kanungo(1988)은 자아효능감(self-efficacy)에 초점을 두고 임파워먼트를 단일 차원으로 정의하였으며, 자율결정(self-determination or autonomy)으로만 정의하는 경우도 존재했다(Neilsen, 1986). 하지만 대부분의 경우 임파워먼트를 복수 차원으로 정의하고 있는 추세이다. Menon(2001)은 임파워먼트에 대해 자율적 통제에 대한 믿음(perceived control), 자신의 능력에 대한 믿음(perceived competence), 그리고 목표성취에 대한 동기유발(goal
internalization)의 세 차원의 조합으로 파악하였다. Bolger and
Somech(2004)는 중고등학교 교사들을 대상으로 실시한 연구에서 교사의 임파워먼트 인식을 여섯 가지 차원(의사결정 참여, 전문적인 성장의 기회, 존경받는 신분, 자아효능감, 자율성, 영향력)으로 정의하였다.
Thomas and Velthouse(1990)는 과업성취와 관련하여 구성원이 경험하는
인지 정도를 임파워먼트라 정의하였는데, 이들의 경우 영향력, 역량, 과업의미성과 선택권에 대한 인식의 조합 정도로 파악하였다. Spreitzer
(1995)은 과업평가(task assessment)의 요소로 과업의미성, 역량, 자기결정,
영향력의 네 가지 요인을 구분하고, 이들이 충족되어야 구성원들이 심리적 임파워먼트를 경험한다고 언급하였다. 각각의 요인을 보다 구체적으로 살펴보면 다음과 같다.
첫째, 과업의미(meaning)는 자신이 수행하고 있는 과업이 개인적으로 의미가 있고 노력을 투자할 가치가 있는 것으로 생각하는 것을 뜻한다.
업무나 과업이 의미를 갖기 위해서는 그것이 자신의 가치와 신념에 부합하고 경력개발에 도움이 되는 일이어야 한다. 아무리 권한이 주어져 있을지라도, 자신에게 도움이 되지 않는 일을 수행하게 되면 내가 힘이 있다고 느끼기 어렵기 때문이다. 즉 과업의미는 과업에 대한 동기를 유발하는 기능을 수행한다.
둘째, 역량(competence)이다. 개인에게 주어진 일을 잘 해낼 수 있는 역량이 있어야만 힘이 실렸다고 인식할 수 있으며, 만약 역량이 부족하다고 느끼게 되면 권한이 주어졌을 때 오히려 이를 부담으로 느껴 동기가 저하될 우려가 있다. Spreitzer가 언급한 역량 요인은
Bandura(1977)가 제시한 자아효능감(self-efficacy) 개념과 유사하다.
자아효능감도 직무동기를 유발하는 중요한 메카니즘으로 작용하는데, 능력에 대한 자신감이 없으면 자신이 부적절하다고 느끼게 되고, 결국 임파워먼트를 경험하지 못함으로써 동기유발도 이루어지지 않게 되기 때문이다.
셋째, 자기결정(self-determination)은 조직구성원들이 과업을 수행할 때 스스로 결정하고 실행할 수 있는 자율성 또는 통제권을 가지고 있다고 느끼는 것을 의미한다. 일반적으로 흔히 임파워먼트라고 이해하는 것이 바로 이 경우이다. 자신의 업무가 아무리 가치 있는 일이고 잘 할 수 있는 역량을 지니고 있다고 하더라도, 자신이 결정할 수 없을 때 또는 상급자의 명령 등의 외부요인에 의해서 결정되고 기계적으로 시키는 대로만 업무를 수행해야 할 때는 심리적 임파워먼트를 경험하지 못하게 될 것이다. 이와 같은 맥락에서 많은 선행연구자들은 자기 통제권(personal control)의 심리적 중요성을 언급해왔다.
넷째, 영향력(impact)은 조직구성원이 수행한 업무가 단지 개인의 성과에만 영향을 미치는 것이 아니라 조직 전반에까지 영향을 미칠 수 있다고 생각하는 것을 말한다. 앞서 살펴본 자기결정이 과업 수행 과정에서 스스로 통제력을 지니고 있음을 인식하는 것인 반면, 영향력은 과업 수행의 결과 측면에서 조직 성과에 영향력을 행사할 수 있다고 느끼는 것을 의미한다. 또한 과업의미가 과업 그 자체의 가치를 생각하는 것이라면, 영향력은 과업수행을 통한 성과의 가치를 생각하는 것을 말한다는 차이가 있다. 일반적으로 인간은 자신이 주위에 영향을 미칠 수 있을 때 자신이 힘이 있다고 인지하고 그만큼 파급력이 있다고 생각하게 되는데, 이러한 인식이 생기지 못하는 경우 자신의 존재감을 상실하게 되어 심리적 임파워먼트를 경험하지 못하게 된다(Spreitzer, 1995;
Thomas & Velthouse, 1990).
종합해보면, 심리적 임파워먼트란 자신이 의미있고 가치 있는 업무를 수행하고 있으며 또한 자신의 자율적 판단 하에 과업을 수행할 수 있다고 인식하는 상황에서 그 일을 효과적으로 수행할 수 있는 능력을 갖추고 있고 동시에 과업을 수행함으로써 조직의 성과에
유의미한 영향을 미칠 수 있다고 느끼는 심리적 상태를 의미한다. 즉, 개인이 일을 하는 일련의 과정에서 지속적으로 주도권을 행사하는 것을 중시하는 개념이라 정리할 수 있다. 이러한 Spreitzer(1995)의 연구는 심리적 임파워먼트, 즉 개인차원의 임파워먼트의 연구를 발전시키는데 크게 기여하였으며 연구자들에게 가장 널리 활용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