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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의 어린이 사회화 연구

I. 서론

4) 한국의 어린이 사회화 연구

현재까지 한국학계의 어린이 연구의 상당수는 ‘유아교육학’ 혹은 ‘교육학’에서 이루어졌고, 양적 연구 방법의 논문들이 주류를 이루고 있다. 관찰, 실험 등의 양 적 연구 방법의 연구들은 그 양에서 압도적일 뿐만 아니라, 연구 결과에 있어서 도 한국 어린이의 도덕성, 사회성, 인지 등의 발달의 특성들을 분석해내고 있다 (이순형 2009: 3). 그러나 유아교육학 연구의 바탕을 이루는 “만약 다른 조건이 동일하다면” 이라는 전제를 충족시키기 위해서 관련 변인들을 최대한 통제하는 실험 연구의 경우, 아이들의 삶을 “있는 그대로” 연구하는 방법이 될 수 없다. 다 시 말하여, 지금까지 이루어진 많은 연구들이 ‘교육적 효율성’이라는 준거에서만 아이들의 생활 세계를 보아왔기 때문에 그 본질적 측면을 탐구하는 데에는 소홀 19) 그러나 이상의 논의들과는 달리, 어린이 리터러시의 ‘성공적’ 학습에 대한 흥미로운

연구가 있다(Gilmore 1986). 초등학교에 다니는 흑인 아이들이 학교에서 요구하는 리터러시 능력에 대하여 가지는 태도는 공식 교육의 목표와는 일치하지 않는다. 이를 테면, 흑인 여아・남아 또래 집단의 놀이에서의 특정한 말의 연행 능력(‘sub-rosa literacy’)은 또래 문화 내부의 언어 사용 능력과 기준을 보여주는 것이 되지만, 이와 는 달리 교실에서 그리고 교사 앞에서 훌륭한 리터러시를 수행하는 것은 또래 집단 내부에서는 우스꽝스럽고 좀 모자라 보이기까지 하는 것이다.

해 왔다(임성혜・손영수 2001: 105). 이러한 양적 연구 방법론 경향의 연구들은 유아교육기관에서 유아들의 실제적인 경험을 잘 담아내지 못하며, 동시에 어린이 의 삶이 실제로 어떠한지에 대해서는 전체적이고 통합적으로 다루지 못하였다는 비판을 면할 수 없었다. 달리 말하여, 아이들을 ‘객관적 실체’로서 보는 시각 대 신에, 어린이들이 맺고 있는 관계 속에서 어린이를 이해하려는 움직임이 일기 시 작했음을 뜻하는 것이다. 어린이 연구의 주제는 아이들 삶의 총체적인 과정 속에 서 이해하여야 하며, 그들의 일상생활의 다른 부분들과 어떤 관련을 맺고 있는지 에 대한 고려가 반드시 수반되어야 한다는 지적이 그것이다. 따라서 최근 어린이 의 삶과 그 문화를 ‘재현’하려는 연구의 움직임이 나타나기 시작했는데, 특히 1990년대 이후 ‘질적 연구 방법’의 연구 혹은 ‘문화기술지’(ethnography)라는 제 목의 논문들이 등장하였고, 2000년대에 이르러서 그 수는 급격히 증가하고 있다.

이것은 유아교육학 연구자들이 양적 연구물들의 수치로는 나타낼 수 없으나, 중 요한 역할을 해왔을 어떠한 부분들을 간과했음에 대한 반성에서 기인한 ‘방법론 적인 전회’(methodological turn)(유혜령 2010: 311)인 것이다.

유아교육 분야에서 질적 연구의 동향을 보면 인접 학문(‘인류학’)에서 이루어지 는 질적 연구들과는 달리, 연구 주제의 면에서, 연구 방법의 면에서 그리고 연구 시각의 면에서 많은 차이를 보인다. 먼저 연구의 주제는 유치원 교사의 인식 혹 은 행동에 관하여 다루고 있는 연구들이 주를 이루는데, 이는 연구 주제의 편향 성이라는 점에서 문제점으로 지적될 수 있다(염지숙 2003: 442). 이러한 연구들 은 양육자의 직접적인 역할에 대하여 설명해 주기는 하지만, 어머니 혹은 교사의 의도와 기대를 어린이가 어떻게 받아들이고(혹은 받아들이지 않고) 그것이 아이들 의 사회화에 어떤 영향을 미치는가에 대하여서는 침묵하였다. 어머니와 교사가 어린이의 사회화 과정에서 실천하는 명시적인 가르침이나 암묵적인 기대뿐만 아 니라, 사회화의 주체로서 어린이가 어떻게 인지하고 그것을 언어적으로 어떻게 표현하는지에 관하여서도 다루어져야 할 것이기 때문이다. 다음으로 연구 방법적 인 면에서는, 문화기술지라고 명명한 연구들의 경우에도 상당수가 충분한 훈련을 받지 못한 연구자들이 충분하지 못한 현지 연구 기간(대부분 6개월 이하, 길어도 1년을 넘지 않음)과 인터뷰 등에 한정된 연구 방법의 연구들이 대부분이라는 점 도 문제가 될 수 있다. 또한 글쓰기의 면에서 해석의 타당성을 입증하기 위하여 관찰이나 인터뷰 내용을 인용문으로 ‘과다 사용’하는 ‘유사’(類似) 문화기술지의 형태로 기술된 것도 문제가 된다(유혜령 2011: 528). 달리 말하여, 이 새로운 시

도들은 질적 연구의 연구 절차나 연구 논리를 ‘기법화’하여 단순히 적용하는 한계 를 보여주는 것이다. 그러나 유아교육학 연구자들에게 새로운 연구 방법의 시각 을 열어 주었다는 데에 의의가 있다고 평가를 받기도 한다(유수경・황해익 2007:

297-298). 마지막으로 유아교육학의 어린이 연구에서 보이는 가장 두드러진 특징 은 어린이의 일상과 자람을 현재, 즉 ‘지금’과 ‘여기’가 아닌 시간적인 순서에 따 라 성장을 이루어내야 하는 단계 지향적(the stage-orientation)(오경희・한대동 2007: 220) 사고의 경향이 짙다는 점이다. 바꾸어 말하면, 아동의 일상 활동 속 에 나타나는 역동적인 삶의 측면에는 관심이 모아지지 못하였고, 대신에 기술적 인(descriptive) 내용과 처방적인(prescriptive) 교훈을 담고 있어, 연구 가설에 따른 연구 결과의 성공과 실패를 판단하고, 그 원인을 이해하고, 교훈을 얻게 하 며, 대안적 해석과 관점을 가지게 하는 데 보다 관심을 두었다.20) 동시에 이러한 이유로 유아교육학의 연구는 주로 가설 중심의 문화기술지라고 할 수 있을 터인 데, 그것은 명백하게 구성된 가설을 검증하려 시도하며 법칙 정립을 추구하기 때 문이다(이용숙 2005: 49).

이제 한국 어린이를 대상으로 하는 대규모의 전반적인 사회화를 다룬 몇몇 연 구를 살필 필요가 있겠다. 1983년 한국정신문화연구원에 의해 이루어진 『한국인 의 초기 사회화 과정 연구』에서는 도시, 농촌, 도서 지역의 어린이와 그 가정을 대상으로 유아기부터 초등학교 입학 전까지 사회화 과정을 분석하였다. 면접의 방법을 사용하여, ‘인적 배경’, ‘가정환경’, ‘피면접자 및 유아의 언어와 인지’, ‘역 할 이해 및 과업’, ‘놀이’, ‘기본 습관’, ‘교육 및 의례’, ‘자아상’, ‘포부’, ‘욕구’

등을 분석하였다. 특히 ‘언어와 인지’에 관련하여서는 다음의 내용들이 발견되었 다.

⑴ “존댓말은 3세경부터 사용하기 시작하였는데 부모들이 의도적으로 가르치기 시작하여, 취학 전 5~6세 즈음에는 학습의 강도가 더 강해진다.”

⑵ “글읽기와 글쓰기는 지역에 따라 뚜렷한 차이가 있어서, 도시에서는 3세경 부터 부모의 지도를 통하여서 손위 형제가 공부하는 것을 보고 배우는 것으 로 조사되었지만, 농촌에서는 부모가 의도적으로 가르치는 경우가 매우 적

20) 이를 테면, “유치원에서의 블록 놀이 활동이 교육적 의미를 제대로 구현하는가?”(김 진영 2002), “유아들이 지은 이야기를 극화 활동 경험으로 했을 때 유아들의 이야기 구조 개념이 더 발달한다.”(이문정 1999), “유치원 교사 재교육 프로그램으로 교사의 반성적 연구 일지 작성을 제언한다.”(윤선영・류칠선・지옥선 2000)와 같은 연구들이 있다.

다. 글쓰기는 도시에서는 4~5세가 되면 ‘자기 이름’, ‘아버지’, ‘어머니’ 등을 쓸 줄 알지만, 농촌과 벽지에서는 글을 쓸 수 있는 어린이가 관찰되지 않았 다.”

⑶ “‘아빠’, ‘엄마’, ‘형’, ‘누나’, ‘할머니’, ‘할아버지’ 등의 가족의 호칭어는 말을 하기 시작하면서 배워 2~3세 사이에 동거하는 가족 호칭어는 완전히 배운 다. 그러나 ‘이모’, ‘고모’, ‘큰아버지’, ‘작은어머니’ 등의 동거하지 않는 친척의 호칭어는 다섯 살 즈음이 되어야 (대체로 내외가의 3촌까지는) 정확한 호칭 어를 사용할 줄 알게 된다.” (김신일 1983: 22-24)

뒤이어 후속으로 이루어진, 한국정신문화연구원이 시행한 1985년의 『한국인의 학동기 사회화 과정 연구』는 1983년의 연구와 유사한 연구 방법론과 시각의 틀 을 고수하고 있다. 이 연구는 서울에 거주하는 중산층과 빈민층, 농촌의 초등학교 아동, 학부모와 담임교사를 대상으로 하여 초등학교 시기의 사회화 과정을 다루 었다. 이 연구에서는 초등학교 학생들이 일상생활의 어떠한 과정을 통하여 사회 화되며, 사회화 과정에서 교사와 학부모는 어떠한 역할을 하는가에 대하여 논의 하였다. 1995년에도 초등학교 학생을 대상으로 하는 또 다른 대규모 조사가 이루 어졌는데, 『초등학교 학생의 사회화 연구』가 그것이다(김영화 2004[1995]). 이 연 구는 초등학생들이 가정과 학교와 지역 사회에서 부모와 친구 그리고 교사들과 어떠한 사회적 상호작용 과정을 통하여 어떠한 한국인으로 사회화되고 있는가에 대한 종합적인 질문을 포함하고 있다. 최근에 출간된 『한국 아동의 일상생활문 화』(이순형 2009)에서는 유치원, 초등학교 저학년, 초등학교 고학년 어린이들로 연구 대상자를 구성하였다. 이 연구에 따르면, “한국 사회에서 성장하는 아동의 매일의 일과는 어떻게 구성되며, 어떻게 하루 생활을 하고 있는가?”라는 새삼스 러운 질문임에도 불구하고 그에 응답한 연구는 실시된 적 없다며, 아동의 생활 전체의 그림을 보여줄 수 있는 ‘일상생활문화’ 연구의 필요성을 지적하였다. 이 연구는 대도시, 중소도시, 농어촌 지역 유아, 초등학생들의 가정에서의 생활, 학 교와 유치원에서의 생활, 여가 생활의 생생한 일상에 대하여 기술하였다.

이상의 연구들은 많은 연구 대상자와 연구 지역을 아우르는 큰 규모의 종합적 인 연구로서, 깊이 있는 사회화의 역동을 보여주는 데에는 일정한 한계를 지닐지 라도, 한국 사회의 어린이 사회화 과정에 대한 일반적이고 전반적인 모습을 파악 케 한다. 그러나 어린이의 언어 습득과 사회화 연구, 즉 언어 사회화에 관한 연구 는 대다수가 서양 사회를 중심으로 이루어졌으며, 몇 몇 연구를 제외하고는, 어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