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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편 법칙의 정식을 통한 규범의 정당화의 한계

II. 칸트의 보편화가능성의 원리의 한계에 대한

2. 보편 법칙의 정식을 통한 규범의 정당화의 한계

그리고 그것이 옳고 그름을 쉽게 판정할 능력을 갖는 자율적 주체의 개 념을 기초에 놓고 있다면, 그것은 무엇이 의무인지를 판정하는 것이 하 나의 문제가 될 경우에는 도움을 줄 수 없을 것이다. 그것은 이미 확보 된 옳음에 대한 앎을 재확인하는 절차이지, 옳음에 대한 앎 자체에 도달 하기 위한 절차가 아니다.

2. 보편 법칙의 정식을 통한 규범의 정당화의 한계

에는 Y라는 결과를 얻기 위하여 X를 할 것이다.

3단계에서는 (2)에서 얻어진 일반화된 준칙을 자연 법칙으로 변형시킨 다.

(3) 모든 각인은 마치 그것이 자연 법칙인 것처럼 C 라는 상황에는 Y라는 결과를 얻기 위하여 항상 X 를 한다.

4단계에서는 (3)에서 얻어진 가상의 자연 법칙을 기초로 다음과 같은 사고실험을 수행한다.

(4) (3)에서 형성된 자연 법칙을 기존의 자연 법칙에 통합된 것으로 상상하고, 새롭게 통합된 자연 법 칙이 충분히 오랫동안 영향을 발휘할 경우 새로운 자연의 질서는 어떠한 것이 될 것인지 숙고한다.

롤스에 따르면 이러한 4단계의 검사를 거친 준칙은 두 가지 조건을 만 족시킬 경우 보편화가능성의 검사를 통과하게 된다. 첫째, 행위자는 이성 적 존재자로서 자기 자신을 ‘새로운 자연의 질서’에 속해 있는 것으로 가 정할 경우 그러한 준칙에 따라 행위하는 것을 의욕할 수 있어야 한다.

둘째, 행위자는 새로운 자연 질서 자체를 의욕할 수 있어야 하며, 또한 이성적 존재자 모두가 그러한 질서에 속할 것을 의욕할 수 있어야 한다.

만약 이러한 두 가지 조건을 만족시키지 못한다면, 해당 준칙은 비록 행 위자가 처한 상황에 있어서는 완전히 합리적인 것이라 할지라도 허용될 수 없다.

칸트에 따르면 보편화가능성의 검사 과정에서 도덕적으로 올바르지 못 한 준칙은 두 경우 중 하나로 판정된다(IV: 424). 완전한 의무에 어긋나 는 준칙은 모순이 없이는 결코 보편적 자연 법칙으로서 생각될(gedacht) 수 없으며, 불완전한 의무에 어긋나는 준칙은 보편적 자연 법칙이 되기

를 의욕(wollen)하는 것이 불가능한데, 이 두 경우에 의지는 자기 자신과 모순을 일으키기 때문이다. 오닐은 이러한 두 가지 모순을 개념의 모순 (contradiction in conception)과 의지의 모순(contradiction in volition)으 로 규정한다(O’Neill, 1975: 76-91). 여기서는 타인에 대한 완전한 의무의 경우에 대해서만 살펴보겠다. 칸트가 완전한 의무에 어긋나는 것으로 제 시하는 거짓 약속의 준칙에 롤스가 재구성한 4단계 과정을 적용하면 다 음과 같다(Rawls, 2003: 170).

(1) 나는 C라는 상황(즉, 돈을 갚을 수 없으며 값을 의도도 없지만 돈이 필요한 곤경에 처해 있는 상 황)에는 나의 개인적 이익을 증진하기 위해 거짓 약속을 할 것이다.

(2) 모든 각인은 C라는 상황에는 자신의 개인적 이익 을 증진하기 위해 거짓 약속을 할 것이다.

(3) 모든 각인은 C라는 상황에는 자신의 개인적 이익 을 증진하기 위해 거짓 약속을 한다(마치 자연 법 칙처럼).

(4) (3)에서 얻어진 자연 법칙을 기존의 자연 법칙에 통합된 것으로 상상한다. 이 경우 생성되는 가상 의 자연의 질서는 모두가 C라는 상황에서 거짓 약속을 하고 싶어하지만 아무도 거짓 약속을 할 수 없는 세계이다.

(1)의 준칙을 수용하고자 하는 행위자는 (1)의 준칙을 보편화할 경우 (4)에서 나타나듯이 (1)의 준칙을 따를 수 없게 하는 모순된 결과가 나 타난다는 점을 인정해야 한다. (1)은 그것이 보편화된 경우 (1)을 준칙으 로 삼는 것을 불가능하게 만든다는 점에서 자기 모순적이다.41)

41) “나는 이내, 나의 준칙은 결코 보편적 자연 법칙으로 타당할 수가 없고, 자기 자 신과 합치할 수 없으며, 오히려 필연적으로 자기모순일 수밖에 없다는 것을 안다.

왜냐하면 누구든 그가 곤경에 처해 있다고 생각한 연후에는, 그걸 지킬 결의도 없이, 그에게 생각나는 것을 약속할 수 있다는 것이 법칙의 보편성이 되면, 그것

2) 코스가드의 실천적 모순 해석과 그 문제점

그릇된 준칙을 보편화하는 경우 발생하는 모순의 개념은 다음의 세 가 지로 해석되어 왔다.42) 첫째는 디트리히슨(P. Dietrichson), 켐프(J.

Kemp), 우드 등이 지지하는 논리적 모순 해석으로, 이 해석에 의하면 그 릇된 준칙의 보편화에는 일종의 논리적 불가능성이 있기 때문에 그러한 준칙이 제안하는 행위는 상상할 수 없는 것이 된다. 둘째는 페이튼, 벡 (L. Beck), 오운(B. Aune) 등이 지지하는 목적론적 모순 해석으로, 이 해 석에 의하면 그릇된 준칙을 보편화할 경우 그것은 일종의 자연적인 목적 에 반하게 되는 결과를 가져오게 된다. 셋째는 싱어(M. Singer), 오닐, 코스가드 등이 지지하는 실천적 모순 해석으로, 이 해석에 의하면 그릇 된 준칙은 보편화될 경우 실천적으로 자기 파괴적인 결과를 가져온다.

본 논문에서는 이 세 가지 해석 중 현재 가장 유망한 것으로 보이는 코 스가드의 실천적 모순 해석을 살펴보고자 한다.

코스가드의 실천적 모순 해석에 따르면 그릇된 준칙을 보편화할 경우 발생하는 모순은 행위자가 자신의 준칙이 보편적 자연 법칙으로 작동하 는 가상의 자연 질서에서 그 준칙을 통해 구체화되는 자신의 목적을 달 성을 하기 위해 그 준칙에 따라 행위할 수 없을 것이라는 점에서 성립한 다(Korsgaard, 1996c: 92). 예를 들어 거짓 약속의 준칙이 보편화된 세계 에서는 약속이라는 사회적 관행이 성립할 수 없기 때문에 ‘돈을 얻기 위 해 거짓 약속을 하라’라는 준칙을 채택함으로써 돈을 얻는 것이 불가능 해진다. 거짓 약속의 실효성은 모든 사람들이 거짓 약속을 하지는 않는 다는 점, 즉 사람들은 약속을 하면 대체로 그것을 지킨다는 사실에 의존 하기 때문이다. 따라서 거짓 약속의 준칙을 채택하는 사람은 준칙 자체 를 의욕하는 동시에 준칙이 보편화된 세계를 의욕함에 있어 자신의 목적 의 실패를 의욕하는 셈이 된다. 이것이 코스가드가 말하는 ‘실천적 모순 (practical contradiction)’이다. 코스가드에 따르면 실천적 모순의 개념은

이다.”(IV: 422)

42) 모순 개념의 해석에 대해서는 Korsgaard, 1996c: 78; Timmon, 2006: 194-196 참 조.

보편 법칙의 정식을 통과하지 못한 정식이 왜 도덕적으로 올바르지 못한 지에 대한 합당한 설명을 제공한다. 타인들이 대부분 그러한 방식으로 행위하지 않는다는 이유에서만 효력이 있는 어떤 것을 행하는 것은 타인 들을 목적이 아니라 수단으로 대우하는 것을 의미한다.

코스가드는 실천적 모순 해석을 통해 보편 법칙의 정식에 대한 헤겔의 비판을 무력화시킬 수 있다고 본다. 헤겔의 비판의 논점은 다음의 두 가 지이다. 첫째, 보편 법칙의 정식은 실제로는 준칙의 옳고 그름을 이미 전 제하는 경우에만 작동할 수 있기 때문에 의무를 판정하는데 쓸모가 없 다.43) 모든 확실한 수단을 위해 나의 재산을 증식시킨다는 준칙, 즉 아무 도 맡겼다는 것을 입증할 수 없는 위탁물(Depositum)은 부인해도 된다 는 준칙은 보편화될 경우 위탁물이라는 것이 존재할 수 없게 할 것이기 때문에 모순을 발생시킨다(V: 27-28). 그러나 헤겔에 따르면 위탁물이 존재하지 않는다는 사실 자체는 모순을 성립시키지 않는다. 핵심은 과연 위탁물이 존재해야 한다는 것이 하나의 당위인가, 다시 말해 위탁물의 반환이 의무인가 의무가 아닌가의 여부에 있기 때문이다. 따라서 칸트는 위탁물의 반환이 의무라는 점을 이미 전제하고 있는 셈이다. 둘째, 칸트 의 보편 법칙의 정식은 그 자체로는 조건적이며 상대적인 규정 A와 – A 중 어느 한쪽에 형식의 절대성을 은연중에 삽입하는 방식으로 작동하 기 때문에, 그 과정에서 거짓 양성(false positive)으로 판정되는 준칙들 이 다수 존재할 수밖에 없다.44) 헤겔은 규정 A가 –A를 지양하는 행위 를 표현할 경우, 규정 A를 보편화함으로써 A와 –A가 함께 지양되고

43) “오로지 이 순수이성의 실천적 법칙부여의 능력의 외부에 있는 것, 즉 서로 대 립되는 규정들 중 무엇이 정립되어야 하는지 결정하는 것이 문제이다. 그런데 이 것이 이미 앞서 결정이 되어 있어 대립되는 규정들 중 하나가 이미 정립되었다는 것을 순수 이성은 요청하고 있으며, 그리고 나서야 비로소 순수 이성은 자신의 이제는 쓸모없는 법칙부여를 수행할 수 있게 된다.”(Hegel, 1986a: 463)

44) “절대적 형식이 제약된 질료와 혼합됨으로써 은연중에 비실제적이고 제약된 것 인 내용에 형식의 절대성이 삽입되는데, 바로 이러한 전도와 눈속임에 순수 이성 의 실천적 법칙 부여의 핵심이 있다. ‘소유는 소유이다’라는 명제에 ‘이 명제가 그 형식에서 표현하는 동일성은 절대적이다’라는 올바른 의미 대신 ‘이 명제의 질료, 즉 소유가 절대적이다’라는 의미가 삽입되는데, 이러한 식으로 모든 규정이 의무 로 만들어질 수 있다. 의사(Willkür)는 대립된 규정 중 무엇이든 선택할 수 있

거짓양성이 발생한다고 본다. 예를 들어 ‘가난한 자를 구제하라’는 준칙 은 보편화될 경우 빈자가 사라지기 때문에 준칙을 따르는 것이 불가능해 지지만, 도덕적으로 그릇된 준칙은 아니라는 점에서 이러한 거짓 양성의 사례가 된다.

코스가드는 실천적 모순 해석에 입각하여 헤겔의 이러한 비판을 다음 과 같이 반박한다(Korsgaard, 1996c: 95). 첫째, 위탁물 반환의 사례에서 모순은 위탁물을 돌려주지 않는 준칙이 보편화된 세계에서 성립하는 것 이 아니라, 위탁물을 반환하지 않음으로써 재산을 증식시키려는 준칙과, 그러한 준칙이 보편화되어 더 이상 그 준칙을 통해 목적을 달성할 수 없 는 세계 사이에서 성립한다. 따라서 이 경우 위탁물 반환이 의무라는 점 을 전제하지 않아도 양자 사이에는 모순이 성립하게 된다. 둘째, ‘가난한 자를 구제하라’는 준칙의 실천적 목적은 가난한 자를 돕는데 있으므로, 이 준칙이 보편화되어 빈자가 사라진 세계는 이 목적의 달성이 불가능해 진 세계가 아니라 이 목적이 완전히 달성된 세계로서 실천적 모순이 존 재하지 않는다. 따라서 이 준칙은 거짓 양성의 문제를 발생시키지 않는 다.

롤스에 따르면 정언명령의 절차(CI-procedure)에 대한 성공적인 해석 은 다음의 두 가지 조건을 만족시켜야 한다(Rawls, 2003: 163). 첫째, 그 것은 적어도 그것이 작동해야 한다고 합당하게 기대할 수 있는 주요 경 우들에 있어서는 어떤 다른 규범을 전제하지 않고 옳고 그름의 판정을 내릴 수 있어야 한다. 둘째, 보편 법칙의 정식을 통해 옳고 그름의 판정 을 내리는 과정에서 이 정식에 의해 유도되는 도덕적 추론은 왜 준칙은 타당한지 혹은 타당하지 않은지 합당하게 설명해줄 수 있는 것이어야 한 다.

그렇다면 실천적 모순 해석이 이 두 가지 조건을 만족시키는지 검토해 보도록 하자. 코스가드에 따르면 실천적 모순 해석은 거짓 약속의 준칙 과 같은 관습적으로 잘못된 행위의 판정과 관련하여 대체로 설득력 있는 설명을 제공하며, 몇몇 자연적 행위의 경우에도 유사한 설명을 제공할 수 있다(Korsgaard, 1996c: 97). 예를 들어 ‘원하는 것을 얻기 위해 침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