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0년 미 대선 이후 한미관계 전망에 대한 여론조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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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표 Ⅳ–3>에 의하면, 예상대로 영남지역 응답자 중 미국에 대해 호감을 느끼는 비율이 호남지역 응답자 비율보다 높게 나타났으며, 싫어한다는 비율도 최소 약 8%p 낮게 나타났다. 한 가지 흥미로운 사실은 모든 지역 에서 과반수가 미국에 호감을 나타내고 있기는 하지만 영호남지역 응답자 중 미국에 호감을 드러낸 비율이 비영호남지역 응답자(71.2%)보다 낮다는 점이다. 특히 대구/경북지역과 호남지역 응답자는 비영호남지역 응답자에 비해 약 20%p나 차이가 났다. 서로 다른 이념 성향으로 평가한 응답자 비율이 높은 호남과 대구/경북지역에서 미국에 대한 호감도가 비슷한 수준으로 나타났는데, 이를 미국에 대한 호감도가 이념 성향이 드러나는 쟁점이 아니라는 방증으로 해석할 것인지 또는 보수 성향 응답자가 많은 대구/경북지역에서 현 정부 안보정책 평가와 미국에 대한 호감도를 결부시키고 있는 결과인지 추세를 살펴볼 필요가 있다.
Ⅳ. 미국에 대한 일반적인 인식과 평가 79 미국, 중국, 일본, 러시아 등 주변 4대 강국 중 “남북한 통일을 가장 바라지 않는” 나라를 꼽는 설문에 대해서 응답자들은 중국과 일본을 대체로 일관되게 지목해 왔다. 반면 미국과 러시아에 대해서는 다른 주변국에 비해 낮은 비율로 나타났다(<그림 Ⅳ–3> 참고). 러시아를 꼽은 응답자 비율이 매우 낮게 유지되는 추세는 다른 나라에 비해 통일에 대한 중요도가 낮게 인식되고 있다는 사실을 반영하는 것으로 보인다.
따라서 미국은 주변국 중 호감도도 높고 통일에 대해서도 긍정적인 유일한 국가로 인식되고 있음을 알 수 있다. 한편 수출규제 조치로 인해 일본에 대한 반감이 상대적으로 높아졌던 2019년 2차 조사를 제외 하면, 중국은 통일을 가장 바라지 않는 나라로 지속해서 꼽히고 있다.
예컨대, 중국은 당시 조사에서만 40% 미만으로 꼽혔을 뿐, 이번 조사에서 처럼 47% 안팎의 높은 비율로 통일을 가장 원하지 않는 나라로 인식되어 왔다.
<표 Ⅳ-4> 정당 지지와 통일을 가장 바라지 않는 나라
(단위: %)
구분 더불어민주당 국민의힘 정의당 무당파 합계
미국 19.0 10.1 8.6 21.4 17.4
중국 45.0 55.5 42.9 44.4 47.2
일본 32.0 31.3 48.6 31.7 32.3
러시아 4.0 3.1 0.0 2.5 3.1
통일을 가장 바라지 않는 나라를 지목하는 데에 있어서 사회경제변수나 세대는 통계적으로 의미 있는 차이가 나타나지 않았으나, 정치 성향을 반영하는 정당 지지와 지역은 관계가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예컨대, <표
Ⅳ–4>에 의하면, 상대적으로 보수 정당으로 인식되는 국민의힘 지지자 들은 다른 정당 지지자나 지지정당이 없는 응답자들보다 약 10%p 이상 높게 통일을 가장 바라지 않는 나라로 중국을 꼽고 있었다. 더불어민주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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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지자와 지지정당이 없는 응답자의 경우, 미국을 포함하여 통일을 가장 바라지 않는 나라에 대한 분포가 유사하게 나타났다.
미국에 대한 호감도에 있어서 정치 성향과 거주 지역에 따라 통계적 으로 유의미한 차이가 나타난 것처럼, 통일을 가장 바라지 않는 나라를 선택하는 데에도 유사한 차이가 드러났다. 비록 정치이념에 따라 통일 을 가장 바라지 않는 나라가 크게 달라지지는 않았지만, 앞서 본 바와 같이 보수 정당 지지는 중국을 선택할 가능성을 다른 정당 지지나 지지 정당이 없는 경우보다 더 높이는 것으로 나타났고, 보수 성향 응답자가 상대적으로 많은 대구/경북지역에서도 다른 지역에 비해 최대 37%p 높게 중국을 꼽았다. 또한 국민의힘 지지자와 대구/경북지역 거주자는 통일을 가장 바라지 않는 나라로 미국을 선택할 가능성이 낮은 편으로 드러났다(<표 Ⅳ–5> 참고). 한편 미국 호감도 설문에서처럼 통일을 가장 바라지 않는 나라를 지목하는 데에 있어서도 세대, 성, 학력, 주관적 또는 객관적 계층에 따른 차이는 통계적으로 의미가 없었다.
<표 Ⅳ-5> 거주 지역별 통일을 가장 바라지 않는 나라
(단위: %)
구분 비영호남 대구/경북 부산/울산/경남 광주/전라 합계
미국 17.9 10.1 12.1 28.6 17.3
중국 47.8 63.6 47.7 26.5 47.3
일본 31.4 22.2 39.6 38.8 32.4
러시아 2.9 4.0 0.7 6.1 3.0
이와 같은 결과는 한국 정치 맥락에서 정치이념 또는 이념 성향 구분에 통일 및 대북 정책, 즉 안보정책 차원이 두드러진다는 점과 그 구분에 한국 정치 특유의 지역균열이 투영된다는 현실로 이해할 수 있다. 안보 정책 차원에서 동맹국 미국에 대한 인식과 평가가 차지하는 비중이 클 수밖에 없고, 따라서 이념 성향 또는 지지정당에 따른 차이가 미국뿐만
Ⅳ. 미국에 대한 일반적인 인식과 평가 81 아니라 현재 미국과 정치, 경제적 분쟁이 격화되고 있는 중국에 대한 평가 차이로 이어질 것이며, 이 차이는 영호남 지역 구분을 중심으로 재현될 가능성이 크기 때문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