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 주한미군의 현재 필요성
<그림 Ⅲ-6> 주한미군의 현재 필요성: 지지정당별
(단위: %)
한미동맹과 주한미군의 존재는 동전의 양면 같은 것이다. 그러나 반드시 같은 문제라고는 할 수 없다. 양국의 돈독한 관계를 선호하면 서도 한국의 영토에 외국군대가 주둔하는 것에는 부정적인 생각을 하는 것이 논리적으로 충분히 가능하기 때문이다. 이런 이유로 KINU 통일 의식조사에서는 2019년부터 주한미군의 필요성에 대한 문항도 같이 조사하고 있다. 이는 “주한미군이 현재 필요하다고 생각하십니까?”라는 문항으로 측정되고 있으며, 이 문항은 앞의 한미동맹 필요성 문항과 마찬가지로 4점 척도(1=전혀 필요하지 않다; 2=별로 필요하지 않다;
3=약간 필요하다; 4=매우 필요하다)를 사용하고 있다. <그림 Ⅲ-6>의 그래프에서는 ‘약간 필요하다’와 ‘매우 필요하다’를 합쳐서 ‘필요함’
2020년 미 대선 이후 한미관계 전망에 대한 여론조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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으로 코딩한 후 지지정당 및 조사연도로 나누어 비교하였다.
마찬가지로 이 문항도 2019년 9월, 2020년 6월, 2020년 11월, 총 3차에 걸쳐 조사되었는데, 2020년 6월 조사에서는 하노이 회담 결렬과 방위비 분담금 압박 등 현안의 영향으로 주한미군이 필요하다고 답한 사람이 전체 응답자 기준 85%로, 2019년의 91.1%에서 약간 하락한 것을 볼 수 있다. 한미동맹과 달리 트럼프 대통령의 방위비 분담금 증액 요구는 주한미군과 직접적으로 연관된 문제로 조금 더 영향이 컸을 가 능성이 있다. 그러나 2020년 11월 조사에서는 다시 90.2%로 반등하 였는데, 이러한 반등의 원인으로는 바이든 후보의 당선이 확실해짐에 따라 한미 간 현안 갈등이 해결될 것이라는 기대가 반영된 것을 꼽을 수 있을 것이다.
주한미군의 현재 필요성에 대해서는 지지정당에 따라 약간의 차이가 관찰되었다. 국민의힘 지지자들의 경우, 2020년 11월 조사 기준 95.2%가 필요성을 긍정했지만 더불어민주당 지지자들은 89.8%로 두 집단 사이 에는 5.4%p의 차이가 있었다. 그러나 이 차이는 표본오차 등을 감안할 때 큰 의미가 있다고 볼 수는 없다. 세 차례의 조사 모두에서 더불어민주당 지지자들은 매번 90%에 가까운 비율로 주한미군의 현재 필요성에 대해 긍정적인 반응을 보였다.
나. 주한미군의 통일 이후 필요성
앞에서 본 것처럼, 현재 한국에 미군이 주둔해야 할 필요성에는 전 국민이 공감하고 있었다. 그러나 주한미군이 언제까지 주둔해야 할 필요가 있는지에 대해서는 의견이 갈리는 것으로 드러났다.
“주한미군이 통일 이후에도 필요하다고 생각하십니까?”라는 4점 척도(1=전혀 필요하지 않다; 2=별로 필요하지 않다; 3=약간 필요하다;
4=매우 필요하다) 문항에 대한 반응을 앞의 그래프와 마찬가지로 ‘약간 필요하다’와 ‘매우 필요하다’를 합쳐서 ‘필요함’으로 코딩하여 지지
Ⅲ. 한미동맹과 주한미군 61 정당 및 조사연도별로 비교한 것이 <그림 Ⅲ-7>이다.
<그림 Ⅲ-7> 주한미군의 통일 이후 필요성: 지지정당별
(단위: %)
우선 전체 응답자의 반응부터 살펴보자.
2020년 11월 조사 기준, 54.3%의 응답자가 통일 이후에도 주한미 군이 필요하다고 답했다. 이는 앞에서 90.2%가 주한미군이 현재 필요 하다고 답한 것과 비교하여 35.9%p 낮은 것이다. 즉 주한미군이 현재 한국의 안보와 동맹 유지를 위해 필요하다는 것에는 거의 모든 국민이 동의하고 있지만, 통일 이후를 생각해보았을 때도 주한미군이 필요할 것인지에 대해서는 절반에 가까운 응답자들이 회의적인 태도를 보였 다. 여기에는 지지정당에 따른 상당한 차이가 발견되는데, 무당파와 더불어민주당 지지자들이 각각 50%와 48.4%로 주한미군이 통일 이후 에도 필요하다고 답한 반면 국민의힘의 경우는 73.6%에 달했다. 즉 현재 주한미군의 필요성에 대해서 더불어민주당 지지자와 국민의힘 지지자들은 사실상 같은 생각을 갖고 있었으나, 통일 이후 필요성에 대해서는 매우 큰 의견 차이를 보이고 있었다. 이는 주한미군의 목적과 한미동맹의 성격에 대한 다른 입장에서 기원한다고 보인다. 일단 더불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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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주당 지지자들이 한미동맹과 주한미군 주둔이 한국의 국익과 통일 그리고 안보를 목적으로 하며 양국의 국익이 서로 상충하지 않는 한 에서 협력이 가능하다고 보는 반면 국민의힘 지지자들은 한국이 미국 의 패권 아래에서 보호받는 구조 자체를 계속 유지하는 것이 더 중요하 다고 보기 때문일 것이다. 이러한 미국 인식에 대한 이중적인 시각의 원 인은 앞으로 더 심층적인 분석이 필요한 부분이다.
그리고 앞 절의 ‘주한미군의 현재 필요성’ 문항과 마찬가지로, 주한미 군이 통일 이후에도 필요하다고 답한 이들의 비율은 2020년 6월 조사 에서 약간 하락하였다가 2020년 11월 조사에서 다시 반등하여 2019년 9월 수준으로 돌아온 것을 볼 수 있다(54.1% → 41.6% → 54.3%). 이런 변화에는 앞의 변수들의 경우와 같이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에 대한 실망과 반감 그리고 바이든 대통령에 대한 기대가 영향을 끼친 것으로 생각된다. 이 변화를 보면 특히 국민의힘 지지자들이 2020년 6월 조사의 48.3%에서 11월 조사의 73.6%로 무려 25.3%p의 상승을 보인 것이 주목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