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 노인 이주의 맥락
3.2. 노인이주를 통한 가족의 재결합
3.2.1. 가족구성원의 흡인
3.2.1.2. 노인세대의 돌봄 부재 상황
한편 부모세대는 자녀세대가 육아에서 객관적인 어려움이 있는 현실을 잘 알기 때문에 거절을 하지 못한다. 또한 현재 중국 사회에서는 노인들 이 육아를 돕는 것이 암묵적인 규범처럼 되어 있기에 노인들은 의무감에 의해서 자녀가 있는 도시로 이주하여 손자(녀)를 돌봐주기도 한다. 더불 어 노인들은 자녀에게 양육도움을 제공하는 것은 노년기 자녀로부터 돌 봄을 받을 수 있는 가능성을 증가하는 기회이기도 하다는 것을 인식하고 있다.
사귀영(남성, 61세)
(아이를 돌봐주지 않으려는 어르신들도 계시죠.) 그건 불가능해요. 어 떻게 거절하나요. 대부분 기꺼이 승낙하지요. 지금은 다들 애가 하나 뿐이 아닌가요. 젊은 애들이 당신더러 애를 마중 다녀라는데 당신이 거절 해봐요. 그럼 이후에…아닌가요? 아들이 하나뿐인데 거절 못하 지요. 아닌가요? 나중에 나이가 들면 그래도 걔를 의지해야 되는데, 아닌가요. 이것은 임무지요. 꼭 해야 되는 거로 의무지요. 지금 노인 들은 다 이렇게 살죠 뭐.
이처럼 맞벌이를 하기 위해 젊은 세대는 노인의 도움을 필요로 하고 있고 노인들은 기꺼이 자녀를 돕고자 이주를 한다. 중국의 이주 노인들 은 대부분 경제적인 독립을 할 수 있고 자녀들과 가까이 살면서 노후를 즐길 뿐만 아니라 손자(녀) 돌봄에 있어서 자녀에게 많은 도움을 제공하 고 있다(孟向·姜向群·宋健, 2004).
의 노인이 투병기간에 자녀의 수발을 받지 못한다(陳鐵錚,2009). 뿐만 아니라 유수노인들은 자녀의 보호가 없기에 사기와 강탈에 더 많이 노출 된다(王全勝,2007). 더불어 자녀가 외출취업하면 노부모와 자녀의 정서 적 교류는 주로 자녀의 귀가와 전화통화를 통해 이뤄지는데, 외출한 자 녀의 귀가는 대부분 설연휴에만 가능하다. 통화의 경우 통화요금이 비싸 고 서로 통화시간을 맞추기 어렵기 때문에 대부분 자녀가 노부모에게 일 방적으로 전화를 거는 방식으로 진행된다. 또한 통신 수단으로서 전화자 체의 한계로 인해 유수노인들은 자녀와의 자유로운 정서적 소통이 어려 워 고독감을 느끼게 된다(杜鵬 외,2004; 王全勝,2007; 葉敬忠외,2009;
方菲,2009). 성인자녀의 외출취업으로 인해 노인들은 더 많은 생산노동 및 가사노동, 손(자)녀 양육 노동에 시달리기도 한다(王全勝,2007; 鄒曉 娟 외,2011). 대부분 노인들이 농업생산(73.1%) 식사준비(83.8%), 세탁 (72.3%), 야채심기(79.8%), 가축사육하기(50.9%) 등 가사를 담당하고 있 고, 64.7%의 유수노인이 손자(녀)를 돌보고 있으며 13.3%의 유수노인은 그들의 노부모까지 돌보고 있다(國家人口和計劃生育委員會流動人口服務 管理司,2012). 이처럼 성인자녀가 이주하고 홀로 남은 노인은 매우 취 약한 위치에 놓여 있다. 더불어 자녀들이 옆에 없으면 비상상황이 발생 할 때 매우 큰 위험에 처한다. 방정희의 경우에는 자녀가 모두 한국에 나간 후에 전기나 수도의 고장, 땔 나무 마련 등 모든 일에 신경을 써야 하는 것이 매우 큰 스트레스로 다가와 건강에 악영향을 미쳤다. 갑작스 럽게 기절했을 때에는 이름도 모르는 이웃의 도움을 받아서 겨우 병원에 갈 수 있었고 중국어가 능숙하지 않아서 진찰과정에서도 이웃이 번역해 줘야만 했다.
방정희(여성, 74세)
혼자 있으니까 막 애가 쓰여서, 농촌에 있으니까 1년에 전기 부셔져 도 걱정, 수도 부셔져도 걱정, 나무 때문에도 걱정, 신경질 나가지 고…양로원에 가니까 낫더라고요. (아플 때 중국 사람24)들이 병원에 모셔갔어요?) 응, 병원에 데리고 가서 입원하고 그랬지. (중국 사람들
24) 조선족들은 한족을 중국 사람이라고 부른다.
이 누구에요?) 중국 사람? 몰라…허허허, 쇼마이땐(매점) 사람들이라, 성도 몰라 나는. (그냥 이웃들인가요?) 예, 이웃들이지. 그때 내가 뇌 졸증이 걸렸던지, 어쨌던지, 그때 내 돈 많이 썼어. 병원에 가는데 진 찰하는데 내 (중국어) 말도 못하고 한 사람 조선사람 한 사람 있었어, 그래서 그 사람이 번역하고 뭐 그래가지고, 우리 딸이 왔어, 그래가지 고 길림 양로원에 보내고 그리고 또 한국으로 갔어.
홀로 남은 도시 노인의 경우 농촌노인들처럼 땔 나무를 직접 마련하여 취사를 하지 않고 전기 가마 등 편리한 가전제품을 사용할 수 있다. 그 러나 다른 한편 가전제품의 사용이 많음에 따라 전기 접촉 등 안전사고 에 노출될 가능성은 오히려 더 높다. 오숙평의 경우, 배우자를 사별하고 한단시(邯郸市)에서 독거하던 시기에 전기가마를 사용하는 과정에 전기 접촉 사고가 발생하여 손가락을 크게 다친 적이 있었다.
한옥지(82세, 여성)
내가 혼자 살 때, 한번은 이게…감전이 됐어요. 그것이 그…전기밥솥 이요, 내가 전기를 끊어야 하는데 끊지 않아 감전됐어요. 감전 되서 손에 피부가 다 벗겨지고, 넘어지기까지 해서 골절, 골절까지 됐어요.
그래서 병원에 입원하고, 병원에 입원 한 후 또 절단하고, 아이고 얼 마나 견디기 힘들던지, 매일매일 몸 전체가 아렸어요.
이처럼 독거노인들이 사고가 나거나 돌봄이 필요한 상황이 발생하면 자녀와 멀리 떨어져 있기에 자녀가 바로 부모 곁으로 달려갈 수가 없다.
특히 중국의 경우 국토 면적이 크기 때문에 대부분 자녀와의 거리가 멀 어 노인이 비상상황에 처할 때 바로 노인 곁으로 가지 못하는 경우가 많 다. 따라서 자녀들은 사별하고 혼자 있는 노인들을 가까이에서 모시려고 한다. 엽지영의 경우 정신적 질환으로 고생하고 있는 엄마(사별)의 상황 을 걱정하는 딸이 ‘반드시 와야 한다’고 요구하여 위해시로 이주하였다.
필종구는 필종구는 배우자와 길림성 통화현에서 살고 있었는데 아내가 사망하고 1년 정도 지나자 위해시에 거주하는 딸들이 위해시로 모셨다.
엽지영(여성, 65세)
에그, 나는 아픈 곳이 많아요. 주로는 정신적 질환이에요. 정신질환이 또 심장질환을 일으키고요, 가끔 기절하기도 하고요. 그래서 제 딸애 가 반드시 와야 한다고 , 떨어져 있으면 자기가 돌보지 못한다고 그 래서 제가 이사했지요.
필종구(남성, 77세)
(따님들이 당시 어떻게 어르신을 설득해서 어르신을 위해로 모셨나 요?) 딸들은 이렇게 말했어요. 우리가 어떻게 아빠를 돌보냐고. 이렇 게 멀리 떨어져 있는데, 아빠가 뭔 일 있으면 우리가 돌보지 못한다 고. 일 생겼을 때 돌아간다고 해도 너무 늦잖아, 너무 늦어. 그래서 내가 그랬죠. 그래 가자. 너희들 따라 가련다. 어쨌든 그때 가서 너희 들이 날 책임져야 된다. 지금은 여하튼 이러한 상황이지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