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9 『윤리와 사상』, 2012 『윤리와 사상』 교과서에서 각각 자유주의와 공동체주의의 관계를 어떻게 비교하였는지를 분석함으로써, 2015 『윤리와 사 상』에서 공화주의 사상이 지녀야 할 학습적 역할 모색하고자 한다.
(1) 2009 『윤리와 사상』교과서 내용의 분석
‘자율과 책임’ 단원에서 ‘개인의 권리와 공동선’의 관계에 대해 서술하는 내 용을 살펴보자.
하지만, 모든 국민이 일방적으로 자신의 권리만을 요구한다면 어떻게 될까? 아마도 국가는 무정부 상태의 혼란에 빠질 것이다. 밀이 자유를 개인의 본성이나 권리의 차원
46) 이러한 주장은 현대 공화주의자인 페팃과 샌델이 자유주의와 공동체주의를 아우를 수 있는 학자로 평가받고 있다는 것에 기인한다. 본 연구에서 살펴본 바, 페팃은 자유주의와 공동체 주의를 아우르는 제 3의 자유 개념으로서 비지배 자유를 강조하고, 센델은 ‘공동체의 연대’와
‘개인의 권리’를 동시에 고려해야 한다는 자유주의적 공동체주의를 추구한다. 이러한 근거로
보았을 때, 도덕 교육에서 공화주의를 자유주의와 공동체주의를 조화시킬 수 있는 내용 요소 로 선정한 것은 적합한 선택이라고 볼 수 있다.
47) 교과서별로 서술 체계가 상이하기 때문에 분석의 일관성을 위해서, 각 교육과정별로 교과 서 1종을 선택해 분석하는 방식을 채택하고자 한다.
에서 뿐만 아니라, 개인들 간의 관계라는 측면에서 파악한 것도 자칫 권리만 지나치게 강조하면 발생할 수 있는 혼란을 우려한 것이다. 그는 ‘타인에게 해를 끼치지 않는 한’
개인의 자유는 절대적으로 보장되어야 한다는 원칙을 주장하였다.
개인의 권리를 최대한 보장하는 동시에 공동선을 추구하려면 자유를 자율로 인식하 는 자세가 필요하다. 자율이란, 인간의 어떤 행위가 감각적 충동이나 타율에 의해서가 아니라 자신의 의지나 이성에 따라 이루어지는 것을 말한다(천재교육 『윤리와 사상』, 2012 : 215)
위의 서술에서, 개인과 공동체의 조화의 근거로 제시되는 것은 ‘적절한 수준 에서의 권리의 제한’이다. 이에 대한 이론적 근거로 밀(J. S. Mill)의 ‘위해의 원칙(harm principle)’을 제시함으로써, 권리를 남용해서는 안 된다는 점을 강 조한다. 자유주의와 공동체주의의 조화를 시도하는 이러한 설명 방식은 공동 체주의보다는 자유주의에 보다 초점을 둔 설명 방식이다. 이에 비해, 다음 서 술에서는 자유주의와 공동체주의의 조화를 정치사상 이론을 통해 이해시키는 방법을 사용한다.
권리와 의무는 유기적으로 연관될 수밖에 없다. 누군가의 권리는 다른 누군가의 의 무를 수반한다.…(중략)…이처럼 권리와 의무의 유기적 연관성은 결국 개인의 자유롭고 평등한 권리를 중시하는 자유주의와 공동선에 더 큰 비중을 두는 공동체주의가 조화를 이룰 수밖에 없음을 보여준다. 사회계약론자가 사회란 구성원의 동의와 합의에 따른 계약에 의해서만 성립할 수 있으며, 그러한 사회는 구성원의 자유와 권리를 보호할 의 무를 진다는 점을 강조한 것은 자유주의의 입장을 대변한 것이라고 볼 수 있다. 동시 에 그들이 자유와 평등을 최대한 확보하면서 공동 이익을 지키려고 약속을 하고 국가 의 필요성을 역설한 것은 공동체주의와 유사한 입장이다.
자유주의와 공동체주의의 유기적 관계는 공리주의에서도 확인된다. 공리주의자는 ‘최 대 다수의 최대 행복’이라는 원리에 근거하여 더 많은 사람이 행복을 누리게 되는 것 은 그만큼 더 좋은 일이라고 보았다. 그들은 사회는 개인의 집합체이므로 개개인의 행 복은 사회 전체의 행복과 연결된다고 보았다. 또한, 그들은 행복의 충족 조건으로 각자 개성에 따라 자신의 삶을 자유롭게 선택하고 영위할 수 있어야 하고, 타인의 행복에 관심을 두고 자신의 이익이 타인의 이익과 조화될 수 있도록 노력해야 한다는 것을 강 조하였다(천재교육 『윤리와 사상』, 2012 : 216-217).
위의 교과서 서술에서는 자유주의와 공동체주의가 조화를 이루어야 하는 근 거로 ‘권리와 의무의 유기적 연관성’을 제시한다. 또한, 자유주의와 공동체주의 가 조화를 이룰 수밖에 없는 필연적인 이유로, ‘사회계약론’과 ‘공리주의’를 소 개한다. 사회 구성원의 권리와 의무를 동시에 함축하고 있는 ‘사회계약론’과 개인과 공동체 양자의 이익을 모두 고려하는 ‘공리주의’를 예로 들면서, 학생 들로 하여금 자유주의와 공동체주의를 자연스럽게 이해시킨다.
한편으론, ‘공동체와 연대’ 단원에서는 자유주의와 공동체주의의 조화를 다 른 방식으로 시도한다.
자유주의는 타인에게 해를 끼치지 않는 한 무엇이든 할 수 있는 자유를 제한 없이 인정함으로써 무질서를 가져올 위험이 있다. 자유주의는 지나치게 개인의 독립성에만 초점을 맞춤으로써 인간의 삶에서 공동체가 갖는 중요성을 간과하기 쉽다.
이와 같은 자유주의의 문제점을 극복하고자 등장한 것이 공동체주의이다. ‘공동체’란
‘개인’과 대비되는 개념으로 공동의 목표를 가지고 운명이나 생활을 같이하는 집단을 뜻한다.…(중략)…즉, 개인은 공동체 안에서 항상 누군가와 관계를 맺으면서 성장한다.
이처럼 공동체는 우리에게 정체성과 소속감을 형성하게 하는 기능을 수행한다(천재교 육 『윤리와 사상』, 2012 : 222-223).
앞선, ‘자율과 책임’ 단원에서는 자유주의와 공동체주의의 조화를 사회계약 론과 공리주의와 같은, 이미 자유주의와 공동체주의가 함축되어 있는 사상을 통해 모색하려고 한 반면, ‘공동체와 연대’ 단원에서는 독립성만을 강조하는 자유주의의 한계를 보완할 수 있는 대안으로 공동체주의를 요청하는 방식을 통해 조화를 모색한다.
또한, 자유주의와 공동체주의를 조화시키는 방법으로 공동체주의가 집단주 의가 아님을 밝힘으로써 자유의 영역을 확보하고 있음을 밝히는 서술 방식도 사용한다. 이와 관련하여, ‘자율과 책임’ 단원에서 공동체주의에 대한 오해를 미리 차단하려는 서술에 주목할 필요가 있다.
마지막으로, 사회계약론적 관점에서든 공리주의적 관점에서든 자유주의와 공동체주 의의 조화를 추구하는 데 주의할 점이 있다. 공동체주의는 극단적인 개인주의로 공동
선을 침해하는 자유주의의 한계를 비판하면서 등장했지만, 결코 개인의 권리와 자유를 경시하지 않는다는 점이다. 이것이 자유주의와 공동체주의가 조화를 이룰 수 있는 근 거이다. “권리의 진정한 뿌리는 의무이다.”라는 말에서 알 수 있듯이, 모든 사회 구성 원이 자신의 권리와 의무를 소중히 여기고 실천할 때, 자유주의와 공동체주의는 조화 를 이룰 수 있다(천재교육 『윤리와 사상』, 2012 : 217).
위의 서술에서 공동체주의는 개인의 권리와 자유를 경시하지 않는다고 강조 한 이유는 공동체주의가 집단주의로 오해되어서는 안 된다는 점을 명시함으로 써, 자유주의와 조화를 이루어낼 수 있는 여지를 확보하기 위한 것이다. 이와 비슷한 서술을 ‘공동체와 연대’ 단원에서도 찾아볼 수 있다.
물론, 공동체주의가 극단적으로 강조될 대 발생하는 문제점을 간과해서는 안 된다.
극단적 공동체주의는 공동체에 의한 자아의 구속성, 가치의 통합 등을 강조함으로써 권위주의, 전체주의로 흐를 위험성이 있다. 권위주의나 전체주의는 개인의 권리나 자유 를 억압하고 구속하여 결국 개인을 사회나 집단의 존속과 발전을 위한 하나의 수단과 부속품으로 취급하는 문제점을 드러낸다(천재교육 『윤리와 사상』, 2012 : 223).
위의 교과서 서술에서 알 수 있듯이, 『윤리와 사상』 교과서에서 공동체주 의를 서술하는 데 있어 조심스러운 부분이 존재한다. 공동체주의의 전체주의 혹은 권위주의로의 경도 가능성 때문에 공동체주의에 대해 서술하기 위해서는 이러한 문제점에 대한 경계심을 요구하는 서술이 반드시 수반되어야 하는 ‘교 과서 서술의 부담’이 존재한다. 공동체주의가 지닌 한계로 인해 2009 『윤리와 사상』은 ‘자유주의적 공동체주의’ 개념을 언급함으로써, 공동체주의가 지닌 집단주의적 성격을 완화시킨다.
자유주의적 공동체에서 인간은 독립적인 인격을 갖춘 자유로운 존재인 동시에 공동 체의 구성원으로서 다른 사람과 함께 살아가는 존재이다(천재교육 『윤리와 사상』, 2012 : 225).
이러한 ‘자유주의적 공동체주의’에 대한 서술을 통해 2009 『윤리와 사상』
①자유주의와 공동체주의가 함축된 사회계약론과 공리주의 사상을 소개함.
②공동체주의는 집단주의로 오인되어서는 안 된다는 점을 밝힘.
③공동체주의가 전체주의나 권위주의로 흐를 위험성이 존재하기 때문에 ‘자유주의적 공동체주의’의 개념을 통해 조화를 모색함.
에서 자유주의와 공동체주의의 조화가 완성된다고 볼 수 있다. 이상의 2009
『윤리와 사상』에서 서술되고 있는 개인과 공동체의 관계에 대한 조화를 모 색하는 교과서 서술 방식을 정리하면 다음과 같다.
표8. 2009 『윤리와 사상』의 ‘개인과 공동체의 조화’를 모색하는 교과서 서술 방식
(2) 2012 『윤리와 사상』교과서 서술 분석
‘개인과 자율’ 단원에서 개인의 선택권과 자율에 대한 관계를 어떻게 설명 하는지 다음 교과서 서술을 통해 살펴보자.
진정한 자유란 외부의 부당한 압력이나 구속을 받지 않는 소극적 자유뿐만 아니라 스스로의 자율적 의지와 결정에 따라 자신이 원하는 삶을 선택하고 이루어가는 적극적 자유를 포함한다. 그런데 자유는 자신의 욕망에 따라 마음대로 살 권리를 의미하는 것 은 아니다. 나의 자유를 무한정으로 누리다 보면 다른 사람의 자유를 침해할 수 있기 때문이다. 칸트는 인간이 욕망에 따르는 것은 진정한 자유가 아니며, 이성에 근거한 도 덕 법칙을 따를 때 진정한 자유를 누릴 수 있다고 하였다.
욕망에 자신을 내맡기지 않고 일정한 원리에 따라 스스로 자신을 규율하는 삶을 ‘자 율적인 삶’이라고 한다. 그리고 개인이 사회 속에서 타인과 더불어 살기 위해서는 자율 적인 삶의 태도가 필요하다. 즉 개인이 자유롭게 선택하고 결정하는 과정에서 자신의 욕망뿐만 아니라 타인에 대한 배려, 사회 질서 등을 함께 고려해야 하는 것이다. 이러 한 자율적 행위를 통해 우리는 진정한 자유를 누릴 수 있으며 비로소 사회 속에서 책