빈학파는 세 단계로 발전한다. 프로이트의 정신분석은 제1 빈학파, 아들러의 개 인심리학은 제2 빈학파, 프랑클의 실존분석은 제3 빈학파로 불리게 된다.48) 프로 이트의 정신분석학이 리비도와 관련한 ‘쾌락 의지’를, 아들러의 개인심리학이 ‘권력 의지’를 제시한 것에 반해, 프랑클의 실존 분석은 ‘의미를 찾으려는 의지’를 제시한 다. 로고테라피는 고통에 처한 사람에게도 지금의 그 고통은 고통 나름대로의 의미 가 있다는 것을 알려줌으로써 문제를 해결할 수 있도록 돕는 심리치료법이다. 각각 의 학파의 특징은 다음과 같다.
(1) 프로이트의 정신분석학
지그문트 프로이트(Sigmund Freud, 1856~1939)는 오스트리아의 신경학자 정신 의학자로, 정신분석학의 창시자이다. 20세기 이후 지금에 이르기까지 학자이면서 동 시에 사상가로서 심리학 및 정신의학뿐만 아니라 인류학, 교육학, 범죄학, 사회학 및 문화계 각 분야에 이르기까지 지대한 영향을 미쳤다. 프로이트는 오늘날 체코의 프 라이베르트 지역에서 출생하였고 빈 대학 의학부를 졸업한 후, 1885년 파리에서 샤 르코(1825~1893)의 지도하에 히스테리 환자를 관찰하면서 연구하였다. 이후 최면술, 카타르시스 및 자유연상법 등에 관한 연구과정을 거치면서 정신분석이론을 체계화했 다. 저서로는 『꿈의 해석』(1900)과 『정신분석 입문』(1917) 이외에도 후세의 많은 사 람에게 큰 영향을 미친 다수의 저술이 있다.49)
프로이트는 정신구조를 지정학적으로 의식 전의식 무의식으로 구분했다. 의식은 가시화된 정신구조 밖으로 드러나 보이는, 지금 내가 느끼는 것을 말하며 빙산의 일각으로 표현했다. 전의식은 약간의 자극으로 의식화되는, 이용 가능한 기억의 영 역이라고 하였다. 무의식은 자신이 자각하지 못하는 과거의 경험이 쌓여있는 정신 구조의 주된 영역이라고 하였다.
그리고 성격을 구조적으로는 이드(id), 에고(ego), 슈퍼에고(super ego)로 나누었
48) 빅터 프랭클, 죽음의 수용소에서 , 20쪽.
49) 이영숙, 「유식사상의 아뢰야식과 정신분석의 무의식 비교 고찰」, 불교문예연구, 2016, 250쪽
다. 이드(id)를 근원적 생물학적 충동 즉 태어난 순간부터 유전적으로 쾌락의 원리 에 지배를 받는 본능 또는 충동의 세계로 보았으며, 에고(ego)는 현실의 법칙에 지 배를 받는 자아, 이성, 분별 합리의 세계로 보았다. 슈퍼에고(super ego)는 도덕의 원리에 지배를 받는 양심, 자아, 이상의 세계로 분류하였다. 성격의 발달은 리비도 의 위치에 따라 각각 달라진다고 하였다. 프로이트는 무의식의 세계를 전문가가 의 식 세계로 올려서 개인이 알아차리도록, 최면술을 이용하거나, 꿈의 해석을 통해 현실화시킬 수 있다고 하였다.
프로이트의 정신분석학은 모든 것을 무의식적 억압(repression)의 결과로 되돌리 기에 책임을 부정한다. 무의식적인 이드(id)로써 의식적인 자아(ego)가 제약을 받는 다는 의미에서 ‘억압’이라는 개념을 가장 중심에 둔다. 신경증을 의식으로서의 자아 가 무력화된 것으로 보며, 치료를 통해 억압된 내용을 무의식으로부터 의식으로 돌 려보냄으로써 자아에게 힘을 실어주고자 한다. 프로이트의 정신분석의 목표는 인과 성의 ‘해야 한다(must)’에 중점을 두고 무의식의 요구와 현실의 요구 사이의 타협을 이끌어내는 것이다. 충동을 현실과 조화시키는 인간을 추구하며 현실은 종종 충동의 포기를 가차 없이 요구하는 것이라고 한다.50)
정신분석은 범결정론으로 인간의 모든 행동은 이미 결정되어 있으며 무의식의 결정에 의해 영향을 받는 수동적 존재로 인식한다. 현재 실존적 공허로 고통 받는 환자에게도 모든 원인이 무의식 속에 결정되어 있다고 믿고 있었다. 때문에 신경증 의 실체를 폭로하는 방법 즉 최면을 걸어 꿈을 분석하고 모든 원인이 리비도를 오 도했거나 불충분하게 표출한 결과라고 믿는다. 프로이트는 인간의 자유의지를 부인 하며 인간은 결정지어진 존재이고 모든 문제는 적합한 시기에 해결되지 않은 성적 리비도의 고착에 의해 발생한다는 환원주의자이다. 이 정신분석 치료를 받는 환자 들은 치료가 끝났다고 해도 대부분 실존적 공허에서 벗어나지 못한다.
프랑클은 환원론이 인간을 물화, 객관화, 탈인간화함으로써 실존적 공허를 부추 기기 때문에 실존적 공허로 인한 심리치료에 적합하지 않다고 하였다. 또한 프로이 트는 무의식을 자신이 자각하지 못하는 과거의 경험이 축적된 것이라고 보았지만, 프랑클은 실존을 본질적 무의식으로 보았다. 실존의 근본은 완전히 겉으로 들어날 수가 없으며 그 자체를 완전하게 파악할 수도 없기 때문이다.
(2) 아들러의 개인심리학
알프레드 아들러(Alfred Adler, 1870~1937)는 오스트리아 정신의학자이자 심리학 자로, 1870년 오스트리아 빈에서 태어났다. 빈 대학에서 의학을 공부한 뒤 1895년 의사가 되었고, 1902년 빈에서 프로이트를 중심으로 한 ‘빈 정신분석학회’를 결성하 50) 빅터 프랭클, 영혼을 치유하는 의사 , 27쪽.
고 초대회장을 맡았다. 1912년 학회에서 탈퇴 후 ‘개인심리학회’를 결성했다. 그는 성본능을 중시하는 프로이트의 학설에 반대하여 개인심리학이라는 독자적인 학문을 창시했다. 인간의 행동과 발달을 결정하는 것은 열등감, 보상 심리, 인정 욕구, 권력 욕구라 보고 ‘인간 이해의 심리학’을 체계화하는데 전념하였다. 현실과 밀접한 학문 을 추구했던 그는 원론적인 연구에 그치지 않고 많은 상담과 강연을 했다. 1937년 스코틀랜드의 한 도시에서 강연을 하러 가던 중에 심장마비로 사망하였다. 주요 저 서로는 『기관의 열등에 관한 연구』, 『신경증적인 성격에 관하여』, 『인간이해』, 『개 인심리학과 학교』, 『우리는 무엇 때문에 사는가』 등이 있다.”51)
아들러의 개인심리학은 ‘배치(arrangement)’라는 개념을 중요시한다. 신경증환 자는 배치를 통해 책임을 회피하고자 한다. 무엇인가를 무의식적으로 만들려는 것 이 아니라, 스스로를 무책임하게 만들고자 한다. 증상은 배치를 통해 합법적인 질 병으로써 환자가 자기 자신을 변호하고자 하는 것이며, 환자의 책임감을 덜어 준 다. 신경증환자가 자신의 증상에 책임을 지게 한다. 증상을 개인적으로 책임지게 하고, 책임성 강화를 통해 자아의 범위를 확대하고자 한다. 책임지는 존재로서의 자아의 제약을 의미한다. 인간의 책임성에 집중한다.52) 모든 행동의 근원은 열등감 이며 이를 극복하기 위하여 권력을 추구한다고 한다. 아들러는 출생 순위도 개인심 리학에 영향을 미치며, 열등의식을 벗어나 우월을 향한 의지가 중요하다고 한다.
공익을 위한 우월 지향의 노력은 바람직하지만 자기 자신만을 위한 우월 의지는 바람직하지 못할 뿐만 아니라 좌절되었을 때는 심한 열등감에 빠지게 된다.
아들러는 인간의 성격은 유전과 환경 그리고 창조력에 의해 결정되며 5세 이전 에 완성된 생활양식이 일생을 두고 성격을 지배한다고 본다. 프랑클은 개인심리학 또한 실존적 공허를 치유하는 것에는 한계가 있다고 본다.
(3) 쉘러의 개인심리학
막스 쉘러(Max Scheler, 1874~1928)는 독일의 사회철학자 윤리학자이다. 현상 학의 창시자인 에드문트 후설의 철학 방법에 따라 현상학적 접근방식을 취했지만, 대상에 독립적인 실재의 지위를 기꺼이 부여했다는 점에서 후설과 차이를 보인다.
셸러는 심적 태도의 본질과 심적 태도가 대상과 맺는 관계의 본질을 발견하려 했 다. 1920년까지는 평화주의자이자 개종한 로마 가톨릭교도였지만, 1924년을 전후 하여 인간과 세계에 대해 더욱 범신론적인 견해를 갖게 되었다.
쉘러는 개인심리학은 특정 유형의 인간, 즉 야심형 인간에게만 적용된다고 지적 했다. 인간의 정신적 현실을 목적성의 범주에서 보았다. 목적성이 인과성보다 더 높은 범주이며, 개인심리학은 정신분석 보다 한 걸음 더 나아간 것이고, 심리치료 51) 최옥규, 「命理學의 心理學的 位相에 관한 硏究 - 프로이트 융 아들러의 心理學을 中心으로 」,
공주대학교, 2014, 1쪽.
52) 빅터 프랭클, 영혼을 치유하는 의사 , 27쪽.
사적으로 더 진보한 것이다. “하고자 한다”(will)는 목적성에 따라, ‘해야 하는’ 이 드에, ‘하고자 하는’ 자아를 대립시켜서, 환자가 단순히 현실에 적응하는 것을 넘어 서, 현실을 용감하게 형상화하기를 요구한다.53) 정리하면 정신분석과 개인심리학은 모두 하나에 집중함으로써 학문적으로 상당히 제한되어 있다. 의식과 책임성은 인 간 존재를 이루는 두 가지 토대이다. 인간은 의식하는 존재이며 책임지는 존재이 다. 각각 인간의 한쪽 면을 중요하게 생각하지만, 이 두 면이 함께 있어야 인간에 대한 진정한 인간상(像)이 될 것이다. 인류학적 측면에서 볼 때 서로 상반되지만 이미 서로 보완적인 것으로 드러난다. 정신사적 우연의 산물이 아니라 체계적인 필 요성에서 탄생한 것이라 할 수 있다.54) 셸러는 파스칼의 '심정의 논리' 또는 '질서' 에 크게 의존했으며, 인간의 감정을 통해 선천적으로 주어진 위계질서 속에 모든 가치를 배열하였다.
(4) 행동 요법
프랑클은 행동 요법에서 많은 영향을 받았다. 행동 요법은 오랫동안 정신분석가 들이 절대적 위상을 지녔던 시대의 이론들에 기초하고 있다. 하지만 행동 요법은 프로이트 학설에서 각종 증상의 원인이라고 믿었던 병인학(病因學)적인 이론들이 그저 믿음일 뿐이라는 증거들을 제시할 수 있었다. 유아기 정신적 외상(trauma)55) 의 경험, 이드(id) 자아(ego) 초자아(superego)간의 갈등을 모두 신경증적으로 추 적할 수 있는 것은 아니다. 또한 모든 증상에 대한 대치가 프로이트주의의 치료법 에 따른 것도 아니다. 그 치료도 정신분석에 의한 것이 아니라 단기적인 행동 수 정에 의한 것이었을 뿐이다. 그래서 신경증을 비신화화(非神話化)한 것은 행동주의 의 연구 덕분이다.
행동주의 심리학은 인간의 모든 행동은 학습의 결과라고 보며, 환경과 외부의 자 극에 의해 영향을 받으며 인간의 출생순위와도 관련이 있다고 본다. 대부분의 정서 적 문제들은 잘못된 행동유형을 학습한 결과이거나 효과적인 반응을 학습하는 데 실패한 결과로 여겨진다. 그러므로 행동수정이라고도 알려진 행동치료의 목적은 행 동유형을 변화시키는 것이다. 행동주의는 실재론적 입장에서 관찰 가능한 행동을 대상으로 한다는 한계점이 있다.
이상에서 살펴본 것처럼 환원주의의 세 가지 형태는 주관주의(subjectivism)와 항상성(homeostasis)과 그리고 범결정론(pan-determinism)이다. 존재는 ‘다르게 53) 빅터 프랭클, 영혼을 치유하는 의사 , 33쪽.
54) 빅터 프랭클, 영혼을 치유하는 의사 , 10-20쪽.
55) 트라우마(Trauma)는 충격적인 사건을 겪은 후 극심한 스트레스와 함께 나타나는 정신적, 신 체적 증상들을 일컫는다. 트라우마의 어원은 그리스어‘traumat’로 ‘몸에 가해진 상처’를 뜻하는 말이었지만, 몸이 아니라 ‘정신에 가해진 상처’라는 뜻으로 의미가 변화한 것은 프로이트부터라 고 할 수 있다. 유숙 「사회적 트라우마의 개성화와 치유를 위한 미디어테라피 경험 연구: 융 (Jung)의 집단 무의식과 개성화 사유를 중심으로」, 중앙대학교, 2016, 13쪽.