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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I. 미국의 국교부인과 중립성

1. 독일

(1) 사회적 배경

정교문제 중 학교에서의 종교수업과 관련하여 독일에서 현재 가장 논쟁적인 주제는 다음 두 가지이다. 즉, 제2차 세계대전 후 경제부흥의 기조에 따라 수십년에 걸쳐 이루 어진 독일 이민유입의 역사 및 그에 따른 무슬림인 국민의 인구비율 증가라는 사회적 현상의 귀결로 나타난 이슬람 종교수업, 그리고 이슬람 종교수업을 하는 교사의 채용

214) “Der Religionsunterricht ist in den öffentlichen Schulen mit Ausnahme der bekenntnisfreien Sc hulen ordentliches Lehrfach”(독일 기본법 제7조 제3항).

215) 물론 앞서 보았듯이 많은 독일인들은 전통적인 기독교 가치의 보존에 바탕을 두고 문화 적 다양성을 수용하는 것이 사회적 안정과 통합에 도움이 된다고 생각한다. 이철용(註 22), 405면 참조.

216) 이와 관련하여, 베를린 행정법원은 2009년 9월 29일 내린 판결에서 이슬람교도 학생들이 학교에서 기도하는 것을 허가한 바 있다. 학교 측은 국가중립 원칙에 의해 학생들에게 기 도하는 것을 허락할 수 없다고 주장하였으나, 법원은 학생들의 기도가 종교 활동의 자유를 누릴 권리에 포함된다고 판시하였다. Verwaltungsgericht Berlin, docket no. VG 3 a 984.07.

여부 문제이다.

독일은 독일 내 학교에서 무슬림 학생의 수가 현재 약 80만 명에 이르고 이는 전체 학 생의 6~7%를 차지할 만큼 사회통합을 위해 무시할 수 없는 존재가 되었다. 그럼에도 이 슬람 종교단체의 연합기구가 결성된 이후에도 이 기구가 기본법상의 종교교육을 담당할 수 있는 종교단체가 아니라는 이유로 이슬람 종교교육을 거부해 왔다. 그러나 2005년 연 방행정재판소가 이슬람 종교단체 연합기구를 종교교육을 담당할 수 있는 종교단체라고 인정함으로써 이슬람 종교수업에 새로운 전기가 마련되었다.217)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슬람 종교수업에 대한 진보와 보수진영의 입장은 모두 부정적 인 것이 현실이다. 보수진영에서는 독일 사회의 정체성 혼란을 우려해 이슬람 종교수업 에 반대하는 반면, 진보진영에서는 종교수업 자체를 반대하고 정교분리의 세속화를 강 조하기 때문이다.218)

이 두 가지가 특히 가장 최근에 학교에서의 종교수업에 중요하면서도 민감한 이슈 로 전면에 등장하였고 관련된 논쟁은 갈수록 커져가는 양상이다. 그리고 그와 함께 이 논쟁이 널리 퍼지게 된 한 중요한 촉발요인인 학교 기도에 대한 판결 또한 중요하 게 부각되었다.

(2) 1979년 학교기도시간 판결 (연방헌법재판소) 1) 사실관계 및 배경

1979년 독일연방헌법재판소의 학교기도시간 판결219)은 두 가지 경우를 다루게 되었

다. 학교기도시간을 ‘금지’하려고 하는 것이 첫째의 경우이고, 학교기도시간을 ‘실행’

하려고 하는 것이 앞과 대조되는 둘째의 경우이다.

첫 번째 사례는 다음과 같다. 학교는 학부모들이 반대를 표명한 이후, 다른 부모들이 지속적으로 학교 기도에 문제제기를 하였으나, 해당 학교의 두 학급에서 학교 기도를 유지하는 이전의 관행을 확정지었다. 헤센 주 헌법재판소는 학교 안의 특정 종교와 관련 없는 자발적인 기도가 학부모나 학생의 반대를 넘어 허용될 수 없다는 판결을 내렸다. 헤센 헌법재판소는 이 사건에서 “종교의 자유는 개인이 종교적 신념을 노출

217) 상세한 점은 이철용(註 22), 406면 등.

218) Von Campenhausen/De Wall(註 16), S. 239f.

219) BVerfGE 52, 223. 이후 ‘학교기도시간 판결’로 표기하기로 한다.

할 것을 반대할 권리를 포함하는데, 이 침묵할 권리는 무한하다. 기도 참여를 거부하 는 학생들은 자신의 종교적 신념을 표출할 것을 강요받지 않는다. 만약 학생들이 비 자발적인 기도 참여나, 기도가 끝난 후에 교실에 들어갈 것을 강요받는다면, 종교의 자유에 있어 학생의 기본적인 권리는 침해될 것이다.”라고 판시하였다. (1 BvR 647/70, BVerfGE 52, 223 (225))

이어서 두 번째 사례는 다음과 같다. 학생의 아버지는 학교기도시간을 유지하는 학교 의 관행에 반대하였다. 라인-베스트팔렌 주행정법원은 학교기도시간에 학생들이 반대 함에도 그들의 참여를 강제하는 것은 그들의 권리를 침해한다고 판결을 내렸다. 학생 들이 모든 수업에 출석할 것이 강요되기 때문에, 학생들은 교실을 떠남으로써 기도에 서 배제되는 것이 불가능하다. 그러나, 연방행정법원은 학생들은 참여를 원하지 않는 기도시간을 떠나거나 조용히 남아있을 수 있는 선택을 할 수 있다며, 주 법원의 판 결을 번복하였다. 그러나 모든 부모들은 학교기도시간이 진행되고 학생들은 이를 거 부할 수 있다는 점에 대한 정보를 제공받아야 하며, 또한 기도의 빈도나 소요시간은 합리적이어야 하고, 각 강의의 앞뒤 시간에 허용되어선 안 된다고 덧붙여 판시하였 다. 연방행정법원에 의하면, 학교기도시간이 이러한 제한을 두고 이루어진다면, 기도 하지 않으려는 학생들의 심적 고통을 예방할 수 있다는 것이다. 학생들은 종교수업 참여여부와 관련하여 자신의 종교적 신념을 나타내야 한다는 것은 소극적 종교의 자 유의 제한에 해당하는데, 결국, 소극적인(negative) 종교적 자유는 적극적으로 자신의 종교적 자유를 행사할 권리를 막을 수 없으며, 적극적 자유를 넘어서는 소극적 자유 의 헌법상 우선권이 없다는 것이 연방행정법원의 입장이었다.(1 BvR 7/74 BVerfGE 52, 223 (226))

연방헌법재판소는 이 두 사례를 다루는 판결에서 학교에서 종교적인 발언이 가능한 지, 종교 수업 밖에서 어떠한 종교적 발언도 금지되어야 하는지에 관해 다루었다. 연 방헌법재판소는 초교파(Interdenominational) 학교 판결220)을 언급하였는데, 이 판결에 따르면, 학교에서 기독교적인 언급(reference)을 하게 될 경우, 학교는 기독교 교리의 준수를 요구해서는 안 되며, 다른 종교의 내용이나 세계관에 열려 있어야 하게 된다.

일반 과목에서 기독교 교리에 대해 가르치는 것은 종교 교리를 가르친다기보다는 서 양의 역사와 문화의 일부를 가르치는 것으로서 서양 역사에서의 기독교의 역할을 고 려하여 허용된다. 그러나 특정 종교와 관련이 없는 학교기도시간은 정식 교과 과정도 아니며 기독교의 문화적 가치를 가르치는 것도 아니다. 판결에 따르면, 학교기도시간

220) BVerfGE 41, 29.

이 의무적이거나 구속적인 교과과정이어서는 안 되며 그것은 학생에게든 교수자에게 든 자발적으로만 행해져야 한다. 이렇게 자발적인 참여를 제안하는 요소를 포함함으 로써 학교기도시간은 종교의 자유의 제한을 상쇄하는 균형을 갖게 된다. 판결에 따르 면 학교기도시간이 의미가 있기 위해서는 “[그런 학교는] 신앙에 근거하여야 하겠지 만, 그 학교는 기독교적인 신앙을 절대적인 진실로 주장할 수는 없다. 그리고 그것은 단지 그러한 신앙을 자발적으로 인정하고자 하는 사람들에게나 가능하다.” 즉, 연방헌 법재판소는 자발적인 참여 조건 하에서만 학교기도시간이 허용된다고 보았다. 그러나 학교가 학교기도시간을 개최할 적극적 권리를 가진다고 본 것은 아니다.

2) 판시사항

연방헌법재판소는 학교기도시간 허용에 대한 부모 혹은 학생의 반대를 고려하여 의 무적인 학교기도시간은 허용되지 않으며, 학생은 학교기도시간에 참여하지 않고 교실 을 떠나는 선택을 해도 된다고 판결하였다.221) 학교기도시간 참여에 대한 거부가 결 과적으로 학생을 소외시킬 우려에 대하여는 교사들이 학생들 간의 관용과 존중을 보 증할 것이기 때문에 참여하지 않는 학생에 대한 실제적인 차별은 발생하기 어렵다고 보았다. 연방헌법재판소는 판결 당시의 종교에 대한 거부 현상은 독일 사회에 이미 일반적이며, 그것이 도시와 지방 사이에서, 상이한 학교 유형에 따라 그리고 연령대에 따라 나타나는 특별한 현상은 아니라고 인정하였다. 이러한 전제에서, 학교에서 종교 내용을 거부하는 것이 “정상적(normal)”인 조치에서 크게 벗어나는 것은 아니라고 본 것이다.222) 그리고 이러한 판단에 기초하여 학교기도시간 참여 거부가 차별을 야기하 지는 않을 것이라고 결론지었다. 그러나 법원은 또한 학생들이 특히 적대적이거나 비 관용적인 환경에 직면하게 되는 환경이 있을 수 있다는 것을 인정하였는데, 이 관점 에서는 결정이 그때그때 경우에 기초하여 내려져야 한다는 것이다.223)

위 판결은 학교기도시간에 참여하지 않는 학생에 대한 차별에 관한 의문은 다음과 같은 맥락 안에서 관찰되어야 한다고 보았다. 즉, “제자와 그들의 보호자 측에서 친기 독교적인 발언을 하는 것은 거의 불가능한데 ... 이는 종교적 입장이 다른 학생들을 차별적인 고립으로 이끈다는 우려와 일치한다.” 게다가 “다원적인 사회에서는, 그리고

221) BVerfGE 52, 223 (243).

222) BVerfGE 52, 223 (245).

223) BVerfGE 52, 223 (246).

기독교임을 포기한 사람들을 더 이상 예외적인 경우로 두지 않는 시대에서는” 다수의 학생들은 종교수업을 더 이상 듣지 않는다는 것이다.224)

3) 영향 및 평가 : 종교적 중립성과 독일의 학교 기도

한편 이러한 학교에서의 기도와 관련해서 독일 내에서는 그 구체적인 규범적 허용 과 한계에 대한 해석이 끊임없이 요구되고 있다. 이와 관련해 위 판례와 비교해볼 수 있는 한 사례가 최근 등장하였다. 2011년에 독일 연방행정법원(BVerwG)은 베를린의 고등학교의 한 학생이 학교 측에 수업 시간 이외 시간에 학교의 바닥에서 이슬람 의 식의 기도를 할 수 있도록 해 달라고 요청하고 학교 측은 거부한 사건에서, 학교의 그러한 조치가 합법적이라고 결정하였다.225)

요컨대 위 학교기도 판결에서 중립성이라는 언어가 중대하게 나타나지는 않았지만, 전체적으로 보면 일반적으로 참여를 강제하는 학교기도시간은 중립성과는 거리가 있 다는 것을 전제로 하고 있다. 판결은 학교기도시간 허용의 세부적 기준으로 자발적 실행이라는 기준을 부여하였다. 이것은 국가의 종교적 중립성이 종교교육에 대한 헌 법상의 근거 조항이 있는 독일의 공교육에서도 적용된다는 것을 뜻하며, 이러한 중립 성의 개념은 시간이 지남에 따라 이러한 초기 판결에서보다 더 중요한 역할을 맡게 되는데, 이는 이 절의 후반부에서 십자가 판결 등 독일연방헌법재판소의 그 후 여러 판결을 고찰하면서 다시 확인하게 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