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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속주의의 여섯 가지 요소

III. 미국 정교관계의 역사적 형성

2. 세속주의의 여섯 가지 요소

전술한 모든 논의 중에서 독일의 통상적 논의가 가장 간단명료한 양상을 띠고 있다 고 생각된다. 즉 보통 국가교회관계법의 기본원리로 꼽히는 세속성, 중립성, 평등성이 그것이다. 이러한 것은 간단명료한 구분법이라 보이며, 이를 세속주의의 중요하고 기 본적인 세 요소라 칭할 수도 있을 것이다. 그러나 우리가 논하고 있는 헌법적 의미의 세속주의를 이론적으로 더 깊이 파악해보려면 그 요소들을 좀 더 추출해 볼 필요가 있다. 본고에서는 헌법적 의미의 세속주의의 내용 내지 요소에 대한 전술한 모든 논 의를 종합적으로 평가한 후 가감하여 정리해볼 때, 그것은 본질적으로 다음과 같은 여섯 가지의 요소임을 밝히고자 한다.

(1) 국교부인

국교부인(국교의 부재, 국교의 금지도 같은 의미다)을 명문으로 밝히는 것이 일반적 이다. 미국 수정헌법의 국교부인조항, 바이마르헌법 제 137조 제1항 및 독일기본법 제

140조의 “국가교회는 존재하지 않는다”라는 규정, 대한민국 헌법 제20조 제2항 전단

“국교는 인정되지 아니하며”라는 규정이 그 대표적 예이다. “○○국은 세속국가다”라 고 규정하는 경우도 이러한 의미를 포함하고 있다고 보아야 할 것이다. 다만, 대한민 국과 같이 “종교와 정치는 분리된다”라고 추가로 규정한 경우 단지 이러한 국교부인 을 강조한 의미인지, 아니면 그 외에 별도의 의미를 가지는 지가 문제된다(제4장에서 논의함).

한편, 이러한 조항이 없고 국교가 채택되어 있는 나라들이 있다. 그런데 그러한 나

129) András Sajó, “Constitutionalism and Secularism: The Need for Public Reason,” Cardozo L. R ev., Vol. 30 (2008) pp. 2403-2404, 2411. 및 Tyagi, op. cit., Ch.1. 등 참조.

라들 중에서도 그것이 역사적, 상징적인 의미를 가질 뿐 현대의 시점에서 볼 때 내용 적으로는 국교가 부재한 나라와 유사한 실행을 하는 경우가 다수 존재하기도 한다(영 국, 덴마크 등). 그러한 나라들 또한 세속주의 채택 국가 내지 세속국가(secular state) 로 포함시키기도 한다. 그러나 엄밀한 의미를 고수한다면 그들도 세속주의 분류에서 는 포함시키기가 어렵다고 보는 일부의 의견도 있다.

(2) 중립성

세속화의 당연한 귀결이다. 국가입장에서는 평등대우원칙, 사인에서는 평등권과 직 접적 관련을 가지게 된다. 후자의 경우 다종교간 또는 종교와 일반 단체 간 관계에서 볼 때 평등권이 문제된다. 그래서 현실적인 면에서는 종교단체 입장에서는 평등권의 실현으로 주로 여겨질 수도 있다. 그러나 이론적으로 엄밀히 보았을 때는 중립성과 평등권은 유사하지만 다른 의미를 가진다. 평등권은 중립성에 조정과 변경을 (Moderation und Modification) 가하기 때문이다.130)

종교의 자유나 정교 분리의 원칙으로부터 공통적으로 요청되는 것은 국가가 오직 세속적 목적만을 가지고 행동해야 하며 또한 그러한 목적을 종교적으로 중립적인 방 식에 의해 성취해야 한다는 점이다. Kurland는 중립성의 이론을 다음과 같이 요약하여 말하고 있다.

“자유 조항과 분리 조항은 단일한 가르침, 즉 국가는 종교를 작위(作爲, action)나 부

작위(不作爲, inaction) 의 기준으로 이용해서는 안 된다는 의미로 해석되어야 한다.

왜냐하면 특전을 주는 것이든 또는 부담을 과하는 것이든, ‘종교를 분류의 기준으로 삼는 것 (classification in terms of religion)’을 이들 조항은 금지하고 있기 때문이 다. 이러한 판단 기준은 법원에 제기된 문제들에 대한 해결의 출발점을 제공해 주는 것이며, 문제에 대한 기계적인 답을 주는 것은 아니다.”131)

사실 독일, 미국, 프랑스의 학계의 담론 및 사법기관의 결정에서, 그리고 입법기관 의 입법논의에서도 중립성 용어는 시간이 갈수록 빈번히 그리고 중요하게 사용되고 있다(본 연구 제3장 참조).

130) Stefan Mückl, Grundlagen des Staatskirchenrechts, in: Josef Isensee/Paul Kirchhof(hg.), Handb uch des Staatsrechts der Bundesrepublik Deutschland, Band VII, 3. Aufl. 2009., op. cit., S. 146 5.

131) Philip B. Kurland, Religion and the law : of church and state and the. Supreme Court (New Brunswick : Aldine Transaction, 2009), p. 54-55.

생각건대, 증립성의 문제 상황은 크게 세 가지로 구분해 볼 수 있다.

첫째, 국가가 중립적으로 국민들을 대우하지 아니하고 특정 종파(혹은 정파)에 형사 적, 행정적, 과세적 제재로 불이익을 주거나 또는 반대로 이익을 주는가? (즉, 국가-국 민의 관계. 기본권적으로 볼 때는 일반 국민의 방어권적 측면)

둘째, 국가는 종교적 중립성을 침해하는 사인의 행위를 막음으로써 최소한의 보호 를 하고 있는가? (즉, 사인의 사인에 대한 기본권침해문제. 기본권의 대사인적 효력의 문제가 관련된다. 예를 들어 채플을 실시하고자 하는 학교에 관해 학생이 제기할 수 있는 소송이 그러한 것이 될 수 있음.)

셋째, 국가가 중립적으로 국민을 대우해야 한다는 명분으로, 그 국가의 사무에 종사 하는 사람들의 정치적 자유와 종교적 자유를 제한할 수가 있는가? (이 점은 ‘공무원 의 중립성’이냐 ‘국가의 중립성’이냐라는 보다 일반적인 논점과 궤적을 같이 한다. 즉 헌법에서 명령하는 중립성은 어떤 주체를 염두에 두는가에 대한 의미 문제이다. 공무 원으로서의 교사, 일반 공무원 등 특수한 신분을 지닌 국민의 자유권적 기본권과 그 한계가 논해지게 된다.)

이러한 중립성은 매우 정교한 판단을 필요로 하게 된다. 그런데, 실제 심사에서는

(특히 사법심사) 다음과 같은 오류를 저지르기 쉽다. 여기에서는 그러한 오류의 위험

중 몇 가지를 지적해 두기로 한다.

① 법률해석의 원칙에서 오류가 생기면서 ‘종교’ 또는 ‘종교활동’이라는 법적 개념 에 무엇이 들어가느냐, 즉 그 포섭 범위를 자의적으로 확정하기 쉽다. 그리하여 헌법 에서 정하고 있는 “중립성” 혹은 중립성의 의무(특수신분의 사인)를 넘어서, 중립성이 적용되어야 될 사항을 적용이 되지 않아야 할 것으로 판단해버리는 경우가 생길 수 있다. 반대로 중립적이 적용되지 않아야 할 사항을 적용되어야 하는 것으로 판단(예 컨대, 적용되지 않아야 할 범위의 의무까지 특수신분의 사인에게 부과하게 되는 등) 하게 될 수도 있다. 유사한 예를 들자면 정치적 중립성의 경우는 헌법 제7조 제2항에 서 “공무원의 …… 정치적 중립성은 법률이 정하는 바에 의하여 보장된다.”고 정하고 있는데 이 포섭의 범위가 어디까지인지가 국내에서도 끊임없이 논의되어 왔다.

참고로 독일의 학계와 판례에서는 1960년대와 1970년대에 공무원의 정치적 중립성 의 포섭범위에 대한 논의가 있었으나 그 후 결론이 내려지기를, 공무원은 국가기관으 로서 기능할 때는 중립적으로 행위해야 할 의무(중립성의무 Neutralitätsgebot132))가

132) 독일국가공무원법 제33조 제1항 제1문(§ 33 Abs. 1 Satz 1 BeamtStG).

부과되는 것이고, 그렇지 않을 경우에는 공무원은 시민으로서, 그러한 의무를 지지 않는다는 결론을 내리게 되었다. 다만 국가기관으로서 기능하지 않고 시민으로서 행 위할 때라 하더라도 본인이 어떤 행위를 하고자 하는 것을 외부로부터 압력을 받게 될 위험에 대해서는 보호를 받을 수 있고 그 정치적 중립성의 ‘보장’을 받을 수 있 다. 다만, 이 경우에도 국가기관과 같은 중립성의 의무는 아니더라도 절제를 할 것을 요구받게 된다(절제의무 Mäßigungsgebot133)).134)

② 헌법적 요청으로서의 ‘중립성’ 그 자체가 의미하는 바를 합헌적으로 해석하지 못하는 오류에 빠질 수 있다. (종교적) 중립성이 요청하는 좁은 범위 이외의 행동은 권리로서 주어져 있음에도 불구하고 이를 무시하게 될 수 있다.

③ 자주 발생하는 문제로, 중립성의 원칙과 평등권(평등대우)는 동전의 양면과 같은 관계에 있다는 점을 놓칠 수 있다. 이는 사인의 기본권 침해 유형의 사안에서 주로 발생할 수 있는데, 단순히 사인과 사인의 기본권 충돌 등으로 문제를 해결할 경우 국 가의 종교적 중립성 원칙이라는 논점을 경시하거나 축소해석하면서 한 당사자의 기본 권만을 우선시하여 사안을 해결하게 될 수가 있다. 이럴 경우는 앞서 말한 사법영역 과 입법, 행정 등 정치영역에서의 중립성이 서로 다르게 발전해나가는 원인이 된다.

예컨대 대광고와 그 학생 사이에 발생한 소송에서의 대법원의 판단이 그러한 양상 을 띠고 있다고 할 것이다. 결론에서는 학생의 손해배상권을 인정하여 결론에서는 옳 은 방향으로 나아갔다고 평가할 수 있지만, 사인과 사인의 기본권 충돌 등으로 문제 를 해결하는 데 치중하면서, 실제 문제상황의 가장 시초의 원인을 제공한 종교학교에 대한 강제배정에 대해서는 깊은 논리적 검토를 하지 않고 헌법 제20조 제2항 후문의 정교분리원칙에 위반되지 않았다고 결론적으로 판단한 점에서 그러하다고 할 것이다 (뒤의 제4장 참조).

③ 마지막으로, 개인의 자유로운 기본권의 영역에 해당하는 사안에서 그 개인이 아 닌 공동체 구성원들의 “외부적 선호”를 자의적으로 해석하는 동시에 그대로 투영하 여, 개인의 자유로운 의지에 어긋남에도 불구하고 그 내용을 실현되도록 하려는 목표 를 의식적, 무의식적으로 전제하는 오류를 저지를 수 있다.

(3) 사적 영역으로서의 종교

133) 독일국가공무원법 제33조 제2항(§ 33 Abs. 2 BeamtStG).

134) Josef Franz Lindner, “Parteipolitische Tätigkeit als Dienstaufgabe des Beamten?,” (ZBR Heft 1 0/2010) S. 325-326.

종교는 일단 사적 영역으로서 보장받게 된다. 이는 세속주의(정교분리)의 한 요소인 동시에, 헌법해석상 자기결정권(독일, 한국 등) 조항으로 중첩적으로 보장받게 됨이 일반적이다. 교회의 자율권을 인정하는 조항도 공권력으로서의 국가기관의 지배를 배 제할 수 있음을 보장하게 되므로 이러한 사적 영역으로서의 종교의 보장과 관련되게 된다.

(4) 양심, 종교의 자유 인정

이는 세속주의(정교분리)의 한 요소인 동시에, 헌법상 명시된 양심, 종교의 자유 조 항으로 보장받게 됨이 일반적이다. 양심, 종교의 자유는 사실 세속주의의 기본 전제이 고 목표이기도 하다. 그렇기 때문에 세속주의는 종교의 자유, 평등권이라는 단 두 가 지의 명시적 헌법 규범만으로도 도출될 수도 있는 것이다. 논리적으로 그러할 뿐 아 니라, 실례로도 대만 등 외국의 헌법해석례가 이 점을 뒷받침한다.

종교의 자유와 ‘정교 분리’와의 상호 관계에 대한 기존의 논의를 한번 일별해 보면 다음과 같다. 먼저, 이 둘은 서로 목적과 수단의 관계에 있다는 견해가 있다. 종교의 자유가 목적이라면 정교 분리는 이를 위한 수단에 해당한다. 정교분리가 이루어지지 않으면 종교의 자유가 구체적으로 보장될 수 없고, 정교분리가 철저할수록 종교의 자 유는 더 강하게 보장될 것이다. 이를 다른 각도에서 말한다면, 종교의 자유는 기본적 인권의 범주에 속하는 반면, 정교 분리는 인권 자체는 아니며 이를 보장하기 위한 통 치 조직상의 원리, 즉 이른바 제도 보장(制度保障)에 해당한다는 견해이다.135)

그러나 정교분리를 단순히 제도보장으로 보는 견해는 안일한 태도라는 지적이 있 다.(일본의 長谷部恭男)136) 제도보장론은 기본권의 법률유보가 존재하여 그 기본권의 보호가 불충분했던 바이마르 공화국 헌법을 해석할 때의 난점을 극복하기 위해 칼슈 미트 등의 학자가 주장했던 이론인 것이다. 따라서 그러한 기본권의 개별적 법률유보 가 없는 현대 일본의 헌법이나 현재 대한민국의 헌법을 해석하는데 있어서는 이러한 논리는 불충분하고 안일한 것이다. 오히려 정교분리를 기본권의 객관적 가치질서로 보는 독일의 일부 견해가 더 논리적인 정합성이 있다고 판단된다.

한편 정교분리의 법적 성격이 위와 같이 제도보장인지 객관적 가치질서인지 여부와

135) 양건(註 3), 354면 ; 김철수, 앞의 책, 265면 등.

136) 長谷部恭男,「憲法」, 第5版 (東京 : 新世社、2011) 154면 이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