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I. 미국의 국교부인과 중립성
Ⅲ. 본 장의 결론
원칙을 위반하여 중립성을 위반하고 있는지 여부를 검토하기 위한 상징적 지지
(symbolic endorsement) 여부의 테스트를 제시하고 있다는 점에 그 성과가 있다고 하겠
다.
요컨대 독일에서도 그리고 프랑스와 미국에서도 국가의 종교적 중립성은 국가가 종 교에 대하여 어느 정도 중립성 의무를 수행해야 하는가의 문제에 대한 입장간의 대립 속에서, 한편은 포함적 중립성의 모습에, 다른 한편은 배제적 중립성의 모습에 대응하 여 각각 드러나는 점이 있었음을 우리는 본 절에서 고찰하였다.
유사해보이지만, 전자가 후자보다 이론적으로 우선성을 가진다. 달리 말하자면, 일반 적 의미의 정교분리는 그 중립성 중에서 배제적 측면을 나타내는 표현이다. 전자가 후자보다 더 정치철학 등 관련분야 연구와의 용어적 호환성이 있으며 헌법학 자체의 법리 발달에도 유용한 개념이다(제3명제). 중립성은 양면성을 가지는 데 이것은 국가 간 설명과 국가내 설명에 모두 사용될 수 있다. 국가간 설명에서는 각 국가의 국가- 종교관계의 규범체계의 유형을 설명해낼 수 있고, 국가내 설명에서는 권리-법영역 및 통합-정치영역의 구분적 설명 또는 각 사회생활영역의 구분적 설명을 할 수 있게 하 는 것이 이 중립성의 양면성이다(제4명제).
제2절과 제3절에서는 제5명제의 첫 번째 문장을 구명했다. 즉, 국가간 설명(4.)에서 볼 때 독일, 프랑스, 미국이라는 세 국가에서 모두 국가-종교관계에 관한 점에 대해 크게 보아 배제적 입장과 포함적 입장이라는 두 견해로 나뉘고 있으며 보통 두 입장 은 각각 자신이 ‘중립적’임을 표방하고 있었다(제5명제 첫문장).
다음 장에서는 제1명제부터 제5명제 첫문장까지를 사례를 통해 재확인하고, 제5명 제 둘째문장(중립성의 국가간 설명 중 독일, 프랑스, 미국에서의 중립성 이동 경향), 제6명제(중립성의 국가내 설명 및 적용) 및 제7명제(국가의 종교적 중립성이 헌법적 기준이며 실질적 문제해결능력을 가진다는 것)까지를 새롭게 구명하고자 한다. 이 연 구는 국가와 종교의 관계에 대한 문제와 관련하여 독일, 미국, 프랑스에서 일어난 모 든 사례들을 다루기는 지면 등의 한계상 불가능할 뿐 아니라 연구목표에 비추어 불필 요하다 할 것이므로, 공적 영역, 그 중에서도 핵심이 되는 교육과 공적 장소에서의 종 교의 문제라는 주제에 한정하여 사례비교중심의 비교법적 방법을 사용하여 심도 있게 살펴보는 방법을 취하여, 위의 명제들을 증명하도록 할 것이다.
제3장 중립성의 중심내용 : 공적 영역과 종교적 중립성
이 장에서는 공적 영역에 집중하여, 여러 맥락에서 국가의 중립성(state neutrality)에 관한 문제를 탐구한다. 종교와 국가의 관계에 대한 문제에서 프랑스, 독일과 미국의 최근 사례들은 모두 그 관계에 대한 분석적인 접근에 동일한 원리(즉, 국가의 중립성) 를 활용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예를 들어 정교관계 모델의 스펙트럼에서 X축을 ‘분리성’으로 놓고, 좌측은 ‘협조’, 우측은 ‘분리’라는 양극단 사이의 임의의 좌표에 각 국가를 놓고 출발해 봤을 때, 그
차이는 줄어드는 것이 사실이다. 미국은 뚜렷하게, 그리고 프랑스는 아주 미세하게 우 측에서 좌측으로, 독일은 좌측에서 우측으로 이동하는 경향을 볼 수 있을 것이다. 확 실히, 기존의 독일, 미국의 학자들 중 다수가 이러한 차이의 감소가 중요하다고 지적 했다.
예를 들어 독일과 미국 사이에 있어서는 다음과 같이 학자들이 언급한 사례들이 있 다. 즉 “우리는 독일에서 최근에 그러했듯이, 미국이 교회-국가 간 협력적인 모델을 향해 나가가는 것을 보게 될 지도 모른다”202) (Edward J. Eberle (2007)) “최근 미국 대 법원의 어떤 판결들은 종교-국가의 분리 모델에서 독일의 협력 모델로 나아가는 부분 적인 운동으로서 보여지기도 한다”203) (Winfried Brugger) “교회-국가 간 협력적인 관 계가 존재하는 독일의 환경에서는, 국가가 제공되는 모든 신념들에 대해 관용을 지닌 채 무차별하게 중립적으로 행동한다. 예를 들면, 아이들이 그들의 종교적 선택에 따른 강의를 수강할 수 있는 장으로서 공공의 학교 공간을 제공하는 데 있어서 모든 신념 들에 대해 관용을 지닌다. 대법원장 Rehnquist가 옹호했던 타협적인 접근방식은 ... 독 일 법률의 방향에서는 중대한 발걸음이었다는 것은 흥미로운 일이다”204)(Edward J.
Eberle (2003)). “최근의 미국 법률 조항의 신조는 학교에서의 종교적인 가르침에 대한 공적인 지원을 존중하는 독일의 교회-국가 관계의 다소 독특한 방식을 표명하고 있음 을 볼 수 있다... 그래서 우리는 미국의 교회-국가 관계가 사립학교에서 주의 지원을 존중하는 하나님의 교회나 버지니아의 영향을 받은 교회-국가의 분리보다는, 독일에 서의 교회-국가의 협력이 미국의 교회-국가 관계와 더 유사하다는 흥미로운 지점에 서 있다”205)(Edward J. Eberle (2006)) 그리고 이에 더해 Christian Walter는 미국과 독일 이 매우 상이한 시작점들에도 불구하고 하나로 수렴하여 발전하는 경향이 있다고 말 하고 있다.206)
위와 같이 독일과 미국의 학자들이 언급한 이러한 경향에는 분명히 ‘국가의 (종교
202) Edward J. Eberle, A Comment on Mark Weiner’s Neutrality Between Church and State: Missi on Impossible (Berlin : Springer, 2007) p. 54.
203) Winfried Brugger, On the relationship between structural norms and constitutional rights in c hurch-state-relations (Berlin : Springer, 2007) p. 176.
204) Edward J. Eberle, “Free Exercise of Religion in Germany and the United States,” Tul. L. Re v., Vol.78 (2003) p. 132.
205) Edward J. Eberle, “Religion in the Classroom in Germany and the United States,” Tul. L. Re v., Vol.81 (2006) p. 87.
206) Christian Walter, Religionsverfassungsrecht: in vergleichender und internationaler Perspektive (Mohr Siebeck, 2006) p. 97.
적) 중립성’이라는 용어가 차지하는 역할이 있다는 것이 본고에서의 연구의 가설이라 할 수 있다. 그리하여 이 장에서는 이 줄어드는 차이가 국가의 중립성이란 원칙 위에 언어적 융합 안에 반영되는지, 그리고 만약 그러하다면 어떻게 그것이 작용하는지에 대해 탐구할 것이다.
한편 이 장에서는 대상 국가들의 헌법규범해석에 있어서 ‘정교분리’논법보다는 ‘중 립성원칙’ 논법을 고려하는 것으로의 변화가 일어나는 것으로 보이는 두 부분, 즉 공 교육에서의 종교의 역할과 종교적인 상징들이 공적 공간에 전시되는 것에 대한 질문 들에 주안점을 두고 보기로 한다. 여기서 살핀 본 연구의 핵심적인 발견은 한 조건에 서 어떤 동일한 개념들이 활용되는 것으로 보이던 것이 실제로는 아닌 경우가 많다는 것이다. 즉, 같은 용어가 활용되는 경우라 하더라도 세심히 관찰하지 않으면 그에 대 한 실제적인 의미의 이해가 상당히 달라질 수 있다는 것이다. 예를 들어 판결에서 다 수의견과 소수의견 모두 ‘중립성’이라는 개념을 쓰고 있지만, 실지로는 한쪽은 ‘배타 적 중립성’을, 한쪽은 앞과는 다른 속성을 갖고 있는 ‘포함적 중립성’을 그 의미로 삼 고 있는 경우가 있다. 이 경우 한 쪽이 중립성을 만족한다는 명제도, 또는 중립성에 어긋난다는 명제도 적절하지 못하거나 불만족스러울 물음인 것이다. 이 경우의 올바 른 물음이라면, “그 한쪽의 중립성은 어떤 중립성인가”를 묻는 것이어야 할 것이다.
이처럼 표현된 규범적 언어의 겉이 아닌 속의 의미를 세심히 밝혀내고, 언어 속에 내 재된 실제의 논쟁 사항이 무엇인지를 밝혀 낸 후에 비로소 그 해결을 가능케 하는 규 범적 방안이 무엇인지, 그리고 그 방안에 ‘중립성 원칙’을 더욱 제고하여 고려하는 것 이 타당한지 등을 밝힐 수 있을 것이다.
본 연구의 시작점은 사법부 자체의 언어이다. 종교-국가 관계라는 핵심적인 영역에 서 일어난 사례들을 검토하는 방법은 입법부, 행정부의 언어나 정치인의 언어, 종교인 의 언어 또는 일반 비종교인의 언어 등 다양하겠으나, 헌법학 연구인 본 연구에서는 주로 판결을 검토하는 것이 되어야 위와 같은 문제 상황들이 보다 선명하게 드러날 것으로 예상하여 그 검토를 하였으며, 결과적으로 그러한 전략은 뒤에서 보다시피 연 구에 있어 꽤 성공적인 결과물을 주었다. 다음 장은 특히 미국 대법원과 독일연방헌 법재판소의 판례들에서 중립성 원칙의 역할을 보다 심층적으로 비교하여 다룰 것이 다. 다만, 프랑스의 경우에서만은 역사적이고 사회적인 이유로 인해 앞에서 살펴본 대 로 동 문제는 정치(입법) 영역에서 주도권을 쥐고 전개되었다고 보인다. 따라서 입법 영역에서 ‘정치적 용어’로서 쓰였던 점 또한 함께 검토해보도록 한다.
제1절 공교육과 종교
독일, 프랑스, 미국 세 국가 모두에서 공교육은 전통적으로 “민주주의적 시스템에 의한 통치의 보존을 위하여 가장 필수적인 시민제도”207)이며 “그 안에서 사회의 문화 적인 기초가 원칙적으로 계승되고 개선된다”208)고 받아들여져 왔다. 그 세 국가의 조 건에서 주요한 차이는 종교적인 교육 내지 강의를 존중하는 방법인데, 독일은 그 교 육 내지 강의를 공교육의 교육과정으로서 애초에 헌법조항에 의해 포함시키고 있고, 나머지는 그렇지는 않다는 것이다.
본래 엄격한 정교분리 원칙을 유지하고 있는 국가는 공적 영역에서 종교의 영향력 을 최대한 배제하려고 한다. 공적 영역 중에서도 특히 교육 분야는 이러한 정교분리 원칙이 가장 우선적으로 지켜져야 하는 곳이다. 국가는 합법적 폭력의 독점체라는 베 버류의 언급을 굳이 떠올리지 않는다 하더라도, 또한 군대나 감옥처럼 ‘경성적인 강 제’는 아니더라도, 국가가 보장하는 공적 제도로서의 학교는 한 인간으로서 자유로운 그리고 자유로워야 할 나이의 어린 개인이 정신적 성장을 해 나가도록 인도하는 교육 이 이루어지는, 정신적이고 ‘연성적인 강제’가 적용되는 곳이기 때문이다. 또한 이러 한 학교는 본질적으로 성인이 되면 국가 기관들 그 자체의 구성권이라는 매우 중요한 권리를 가지게 되는 시민들을 재생산하는 기관이기도 하기 때문이다. 지식을 독점적 으로 갖춘 소수 엘리트의 배타적 통치 체제가 아니라 모든 대중이 공동체 의사결정에 참여하는 민주주의 체제를 채택한 근대 국가에서 국가 기관의 구성권을 가지는 시민 들의 명징한 (공적) 이성과 판단력의 제고는 반드시 필요하다.
그런데 위와 같은 이유 등에 의거하여 프랑스와 미국에서는 종교교육이 정식 교육 과정에 포함되지 않는 데 비해서 유독 독일 공교육에서는 일반적으로 종교가 다루어 진다.209) 교수자들이나 어떤 조건의 학생들210)에게는 그 참여가 자발성을 갖기도 하 지만, 어쨌든 독일 공교육에서 종교 강의는 정식 교육과정의 일부가 되고 다른 수업
207) Abington v. Schempp, 374 US 203, 230, 1963. (Brennan 대법관의 보충의견)
208) BVerfGE 93, 1 (1995).
209) 실제로 독일기본법 제7조 제3항을 보면, 특정 종교와 관련 있는 학교를 제외하고는, 공교 육의 정식 교육과정으로서 종교 수업을 제공할 것을 정하고 있다. “”종교수업은, 무종파학 교를 제외하고는, 공립학교에서 정규교과목이다. 국가의 감독권에도 불구하고 종교수업은 종교단체의 교리에 합치하게 행해진다. 어떤 교사도 자기의 의사에 반하여 종교수업을 할 의무를 져서는 안 된다.”(독일기본법 제7조 제3항).
210) 14세 미만의 학생들은 보호자가 참여를 결정한다.